지루하게 이어지던 장마가 잠시 멈춘 7월 23일(일요일), 9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4호선 전철의 종점인 당고개역에서 내리니 남양주시 청학리의 수락산 유원지로 가는 33-1번 마을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마을버스를 타고 순화궁고개를 넘어서 십여분 만에 “마당바위”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십여분 만에 옥류폭포에 닿는데 옥류폭포 밑에는 석축을 쌓아서 인공으로 넓고 깊은 소를 만들어 놓았다.

5분 정도 옥류폭포를 구경하다가 다시 임도를 오른다. 이끼 낀 바위들과 맑은 계류,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자연미를 드러내며 시야를 꽉 채운다.

계곡의 아름다움을 천천히 감상하며 느긋하게 임도를 오르다보니 두 개의 장승이 지키고 있는 쉼터에 이른다.

쉼터에는 체력단련시설과 벤취, 돌탑이 있는데 쉼터 주변에서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이 잠시 자신을 동심의 아련한 추억에 젖게 한다. 아득히 먼 옛날에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당고개역 앞에서 바라본 불암산. 
 

남양주시 청학리의 수락산 들머리. 
 

옥류폭포와 인공으로 만든 넓고 깊은 소. 
 

계곡의 정경. 
 

이끼 낀 바위가 있는 계곡.

 

쉼터를 지키는 두 개의 장승. 
 

아이들과 쉼터의 돌탑. 
 

쉼터에서부터 임도는 끊어지고 차가 다니지 못하고 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등로가 시작된다. 이끼 낀 바위 사이의 등로는 속세를 벗어난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청정함을 두 눈으로 만끽하게 한다.

계류 위의 돌다리를 건너 돌계단을 오른다. 자연석을 거칠게 가공하여 시멘트로 이어 붙인 돌계단은 게곡의 자연미와 잘 어우러진다.

계류 위에 설치된 또 다른 돌다리를 건너니 역시 자연석으로 만든 돌계단길이 길게 이어진다. 돌계단길에 이어 쇠난간을 설치하고 암반에 홈을 파서 계단처럼 만들어 놓은 곳을 오르면 수풀에 가려진 은류폭포가 희미하게 바라보이는, 넓고 평평한 바위에 닿는다.

다시 돌계단길을 구불구불 오르면 금류폭포의 밑에 닿게 된다. 
 

이끼 낀 바위 사이의 등로. 
 

돌다리를 건너서... 
 

돌다리와 계류. 
 

바위와 돌계단. 
 

은류폭포가 바라보이는 넓은 바위. 
 

수풀에 가려 희미하게 바라보이는 은류폭포. 
 

돌계단길. 
 

금류폭포의 바로 밑에는 이끼 낀 커다란 바위가 있어서 이 바위와 다른 바위 사이로 금류폭포에서 내려온 계류가 흘러 내려오고 있다.

금류폭포 밑에서 5분 정도 금류폭포를 쳐다보다가 다시 가파른 돌계단길을 몇 분 오르면 금류폭포의 위에 닿는다.

사람들이 쉬기 좋게 넓고 평평한 바위지대인 이 곳은 흐르는 계류에 발을 담그고 있기도 좋고 음식점에서 술이나 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있어서 좋다.

이 곳에서 계류에 발을 담그고 40분 정도 길게 쉰다. 그런데 찌린 냄새가 진동하는 게 조금 불쾌한 기분을 갖게 한다.

내원암으로 발길을 옮겨 5분 정도 내원암을 둘러 보다가 다시 잠시 돌계단을 오르면 돌계단길이 좌우로 갈라지는데 왼쪽으로 오르면 내원암의 삼성보전이 나타난다.

삼성보전을 보고 나서 다시 돌계단을 내려와서 가파른 등로를 30분 가까이 오르면 약수터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이 곳에서 왼쪽으로 오르면 수락산 정상의 바로 남쪽 밑에 있는 삼거리로 가게 되고 오른쪽으로 오르면 수락산장을 거쳐 수락산 정상의 바로 북쪽 밑에 있는 안부 사거리로 가게 된다.

약수를 달게 마시고 왼쪽의 가파른 길을 10분 정도 올라 수락산 정상의 바로 남쪽 밑에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바위와 계류. 
 

금류폭포. 
 

금류폭포 위의 모습. 
 

내원암의 대웅보전. 
 

내원암. 
 

삼거리의 약수터. 
 

삼거리에서 해발 637 미터의 수락산 정상으로 오른다. 수락산 정상은 수십명 이상의 사람들로 떠들썩하다. 석림사와 의정부가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앉아 쉬기도 하고 밑에 조그만 정상표지석이 있는 바위에서 홈통바위와 509봉, 524봉(도정봉)을 조망하면서 40여분 정도 수락산 정상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수락산 정상의 북쪽으로 내려선다.

수락산 정상과 홈통바위 사이의 안부 사거리에는 동쪽의 수락산장에서 오르는 길과 서쪽의 석림사에서 오르는 길이 만난다. 여기서 양쪽 무릎에 에어신신파스를 뿌리고 십여분간 쉬다가 석림사길로 내려선다.

허벅지뼈와 정강이뼈 사이에 있는 반월판연골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내리막길을 갈 때에는 느릴 수 밖에 없는 데다가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무릎에 시큰거리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 왼쪽 무릎은 반월판연골의 보푸라기가 심하게 일어난 부분의 일부절제수술을 했지만 완치되지는 않은 상태고 연쇄적으로 오른쪽 무릎도 아프니 미칠 노릇이다. 관절전문병원의 집도의는 평지만 가볍게 걷고 수술후 산행을 하면 아픔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산행을 삼가고 무릎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 평지만 걸어 다니라고 권고했지만 일년 이상 일주일이 멀다 하고 산행을 하던 버릇이 고쳐지지 않고 심하게 아프지만 않으면 마음부터 산을 거닐고 있으니 무엇이든 중독이란 무서운가보다. 아무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관절의 지속적이고 심각한 통증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지도 못하고 양반다리로 앉아 있기도 어려운 무릎의 통증은 관절통을 심하게 앓고 있는 연로한 분들이나 이해하리라.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으려니까 젊은이들이 세금을 더 내서 칠순이 넘도록 허리가 휠 정도로 리어카를 끌거나 관절통 등의 불치병으로 고생하는 노인들의 복지와 의료보장이 절실히 확충돼야 한다는 신념이 다시 한번 불끈 솟는다. 누구든지 언젠가는 늙을 것이고 마침내 죽을 것이다.

각설하고 험한 내리막길을 30분 가까이 굼벵이처럼 느릿느릿 내려오니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왼쪽으로 꺾어져 내려가는 계곡길에는 출입을 금지하는 줄이 쳐져 있고 올 봄에 낙석 사고가 나서 추가 낙석 발생이 우려되어 계곡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등산로 폐쇄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직진하여 삼거리 바로 위의 사진촬영소(바위전망대)에 이른다. 이 곳에서 30분 가까이 쉬다가 다시 험한 암릉길로 내려선다. 
 

수락산 정상의 기암. 
 

수락산 정상에서 바라본 홈통바위. 
 

수락산 정상에서 바라본 509봉과 524봉(도정봉). 
 

수락산 정상 - 해발 637 미터. 
 

안부 사거리의 방향표지판. 
 

로프지대. 
 

사진촬영소(바위전망대). 
 

석림사로 하산하는 길도 만만하지는 않다. 로프를 잡고 암릉을 내려서야 되는 곳이 한 군데 있는데 초행길에서는 위태로움을 느껴 내려서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곳이다.

아무튼 양쪽 무릎의 통증으로 사진촬영소에서 계곡길과 만나는 쉼터 삼거리까지 내려오는데 한시간 10분이나 걸렸다. 벤취 두 개가 설치된 이 삼거리에는 사진촬영소 직전의 삼거리와 똑같은 등산로 폐쇄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중간에 왼쪽으로 꺾어져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는데 나중에 험한 등로라고 알게 된 그 곳으로 내려갔다면 무릎에 더 큰 고통을 받았으리라.

삼거리에서 계곡을 잠시 거슬러 오르면 발을 담그고 쉬기 좋은 멋진 폭포가 나온다. 폭포 밑의 소에 발을 담그고 20분 정도 쉬다가 양말을 신으려고 하는데 양발의 엄지발가락에 몇 분의 시차를 두고 쥐가 난다. 발을 주물러서 쥐를 풀어주고 씹어 먹는 바이엘 아스피린 한 알을 씹어 먹고 염분의 부족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소금 정제 한 알을 물과 함께 삼킨다.

천천히 양말과 등산화를 신고 폭포에서 내려와 징검다리를 건넌 후에 철골받침의 나무다리를 건넌다. 좀 더 나아가니 거대한 암반 위를 흘러 내려가는 계류의 모습이 너무 멋지다.

징검다리를 건너서 계류를 따라 내려가는데 암반 위로 흐르는 계류의 모습이 하류가 되어 수량이 풍부해져서 그런지 참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삼거리 쉼터의, 수락산 정상 부근의 낙석 사고로 인한 계곡 등산로 폐쇄 안내문. 
 

삼거리 쉼터에서 계곡으로 조금 올라가면 나오는 폭포와 소. 
 

징검다리를 건너서... 
 

암반 위로 흐르는 계류 1. 
 

계류를 건너는 징검다리. 
 

암반 위로 흐르는 계류 2. 
 

암반 위로 흐르는 계류 3. 
 

암반 위로 흐르는 계류 4. 
 

암반 위로 흐르는 계류 5. 
 

석림사가 가까워지는 등로의 이끼 낀 바위는 자연의 순수함과 신비함을 마음 깊이 느끼게 해 준다.

다리를 건너서 20분 정도 석림사를 구경한다. 수많은 아기불상들 위로 모셔져 있는 석불상의 모습이 매우 이채롭고 인상적이다.

다시 다리를 건너서 등로를 5분 정도 걷다 보면 길은 끊어지고 공사장에서 많이 쓰는 철판으로 만든 다리로 계곡을 건너면 석림사에서 바로 내려오는 아스팔트 포장도로와 다시 만나게 된다. 포장도로를 따라 몇 분 더 내려오면 오늘의 수락산 날머리인 석림사 일주문이 나온다.

석림사 일주문에서 몇 분 더 내려오면 노강서원이 나오는데 이 곳은 조선 숙종 15년(1689년)에 인현왕후의 폐출을 반대하여 간하다가 진도로 유배를 가던 중 노량진에서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박태보의 충절을 기리고 지방 교육의 마당으로 삼기 위해 그의 죄를 사면하고 숙종 21년에 노량진에 건립한 서원인데 지금의 건물은 1969년에 의정부시 장암동으로 옮기면서 매월당 김시습의 영정을 봉안한 청절사의 터에 다시 지은 것이라고 한다.

노강서원에서 좀 더 내려가니 주춧돌만 남아 있는 청풍정 유지가 나오는데 이 곳은 박태보의 아버지인 서계 박세당이 매월당 김시습을 추모 배향하기 위해 충렬사를 짓고 그 앞에 정자를 지어 유생들과 함께 학문을 강론하던 곳이라고 한다.

길을 따라 내려와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장암역으로 들어가는 육교를 건너 장암역에서 전철을 타고 귀가한다. 
 

석림사가 가까워지는 등로. 
 

석림사의 종각. 
 

석림사의 큰법당(대웅전). 
 

석림사의 석불상. 
 

석림사의 석탑. 
 

오늘의 수락산 날머리 - 석림사 일주문. 
 

노강서원(鷺江書院). 
 

청풍정 유지(淸風亭 遺址).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