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 : 2006년 7월 12일 - 14일   
* 목적산 : 지리산 종주
* 날씨 : 흐림
* 참가자 : 나혼자

* 코스 : 성삼재 - 노고단대피소(1박) - 세석대피소(2박) - 천왕봉 - 대원사

* 산행시간 : 2박3일 동안 총 23시간

 

난 사실 초보 산꾼이다....

초보 산꾼인 내가 작년부터 계획했던 지리산 종주 산행을 이번에 마쳤다.

산을 그냥 막 다니다 산을 조금씩 알아 나간지 이제 1년... 드디어 지리종주를 해냈다...

5월 설악산 공룡능선(오색-대청봉-설악동)을 다녀온 뒤로 별다른 산행이 없었기에

체력적인 면에서도 걱정이 되긴했다...

 

11일 밤...(산행 전날)

흐린 날씨와 태풍.. 장마전선.. 여러(?) 악재가 나의 지리산 종주를 말렸으나 

게의치 않고 배낭을 꾸리기 시작했다. (사실 8일부터 입산 통제가 풀리지 않고 있었다... ㅜ.ㅜ)

65리터의 배낭을 거의 다 채울 정도의 산행 준비물들....설레였다...^^

 

12일... (성삼재-노고단 대피소)

아침에 바로 국립공원 지리산 홈페이지를 확인했다. 8일부터 입산통제였는데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입산 통제가 풀린 것이다...^^

다시한번 배낭을 챙기고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후 2시 구례행 버스에 올랐다.

가는동안 내리던 비는 하동을 지날때 까지 오다가  구례로 접어들자 맑은 하늘을 보이며 뚝~ 그쳤다. 

구례터미널에서 성삼재로 가는 막차(17:20)를 타고 성삼에 도착하고 바로 노고단 대피로소 향했다.

노고단에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마주치며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하니 먼저 오신 네 분이 계셨다.

경기도, 강원도, 제주도 등에서 오신분들 그리고 나 모두 5명...^^

자리 배정받고 저녁(김치찌개)을 해먹고 나니 해는지고 어둠과 함께 짙은 구름이 주변을 둘러쌌다.

10시 소등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13일... (노고단대피소-노고단-삼도봉-벽소령대피소-세석대피소)

생각보다 더운 대피소 내부... ㅜ.ㅜ 잠자리에 약간 예민한 나... ^^

깊은 잠을 못자고 새벽 4시가 되기전에 일어나 짐 챙겨서 출발 준비를 했다.

짙은 가스 그리고 시원한 새벽 공기와 함께 노고단에 올랐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과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

렌턴 불빛에 의지해 본격적으로 주능선 초입으로 접어 들었다.

천천히 질퍽한 길을 걷다보니 피아골로 내려서는 삼거리다. 날이 서서히 밝아지고 이어 도착한 임걸령 샘터.. 

잠시 쉬며 식수 보충을 하고 떠나려 하는데 두 분의 등산객이 도착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계속 걸었다.

(이 후 두분 중 한분은 세석, 장터목까지 계속 마주치며 걸었고 한분은 이날 정터목까지 걸으셨다...)

삼도봉을 지나서 였나..? 새벽부터 당일 왕복 종주(노고단<->천왕봉)를 하시는 분을 만났다.

산행 마지막 날 까지 뵐 수 있었던 이분은 강원도에 혼자 오신 분인데 대단했다.

어떻게 그렇게 걸으시는지... (결국 천왕봉 일출을 보고 하산 하셨다는... ㅎㅎ)

삼도봉, 화개재를 지나 토끼봉까지 갔을 때 온몸에서 피로감을 느꼈다.

그리 힘들지 않은 코스인듯 했는데 이상했다. 전날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랬나..??

세석까지 시간을 충분 했기에 휴식 시간을 늘여가며 산행을 계속했다.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해서 늦은 아침(비빔밤)을 먹고 벽소령으로 향했다.

벽소령까지 갈때도 휴식에 휴식을 더하며 2시간 정도를 걸었다. 벽소령에서 점심(라면)을 먹고 식수보충~

벽소령을 떠나 세석으로 가는데 잠시나마 파란 하늘도 보여주고 조망도 약간은 허락했다...^^

흐린날이 조금을 개여서 일까 갑자기 다리에 힘이 솟구치고~ 가벼워지는 몸~ 흐흐..

가볍고 신나게 오르락 내리락하며 칠선봉, 영신봉을 차례로 지나 도착한 세석대피소....

전날 노고단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자리 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난 미리 예약을 해두었고 예약자 중 젤 먼저 도착해 자릴 배정 받았다.

저녁은 걷다가 몇번 마주친 연세 많은 네 분의 어르신들과 함께 이것저것 같이 해먹었다.

꽤 피곤했기에 잘 잘수 있을듯 했으나 소등 이후에도 여기저기서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 덕에

이날도 잠을 설치며 자다 깨다 하며 깊이 자진 못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다리에 맨소레담 로션을 바르고 있었다...ㅋㅋ 쏴아~한 냄새~~ ^^)

 

14일... (세석대피소-장터목대피소-천왕봉-중봉-써리봉-유평매표소)

종주 마지막 날...

전날 산행으로 피곤했는지 새벽 4시에 몽롱한 상태로 일어나 짐을 대충 챙겨 1층으로 내려와

배낭 패킹을 했다. 계속 먹어 치웠는데... 왜 아직 무거울까...^^

대피소 나서서 촛대봉을 지나 얼마 후 동이텄다.

아~~ 이게 뭔가... 하늘이.. 하늘이... 한순간에 확 트여 개여버리는 하늘...

멀리 천왕봉 뒤로 붉은 물결이 펼쳐진다. 순간 천왕봉에 올라있는 사람들의 기분은 상상해본다.

(이후 장터목에서 전날 왕봉종주를 하신 분을 다시 만났는데 전날 하산을 안하고 참길 잘했다면서

천왕봉 일출을 보고 내려 온 그 분의 밝은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비록 천왕봉 일출은 아니었지만 이틀만에 탁 트인 맑은 하늘에서 통이트는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고

신비로웠다. 거기에 쫘악~ 깔린 운해는 덤으로...^^

맑은 하늘, 맑은공기와 함께 도착한 장터목산장...

일출을 보고 내려 온 분들과 전날 날씨 때문에 일출을 포기했던 분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아침을 건조 미역국으로 떼우고 이분 저분과 얘기도 나누며 정터목에서 1시간 가량을 머물렀다.

(탁 트인 하늘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은 50여분... 다시 능선을 넘어가는 구름이 지리산을 덮었다..)

천왕봉으로 발길을 돌리고 마지막 남은 산행에 들어갔다.

잠시 후 제석봉, 통천문을 지나 도착한 천왕봉.... 드디어 천왕봉이다....

비록 아무것도 조망할 수 없이 구름속에 갇혀버린 천왕봉이었지만 다 왔고 사고없이 해냈다는

뿌듯함과 감격이 밀려왔다. 사진을 찍고 한참을 센 바람을 맞으며 멍 하게 앉아 있었다.

 

이제 남은 건 하산 길....

천왕봉에 설때마다 고민한다 대원사 or 중산리...

언제나 중산리의 짧은 거리의 유혹에 못이겨 중산리를 택했다.

이번에도 무거운 배낭 때문에 망설였지만 다리 상태가 좋아서 기존 계획대로 대원사를 택했다.

중봉가 써리봉을 지나 치밭목까지 오르락 내리락하며 혼자서 쓸쓸히 지루히 걸었다.

내려서면서 조망이 잘되는 포인트에선 무조건 휴식을 취하며 여유롭게..천천히 내려섰다.

양말도 하나 갈아신고 발도 주무르고.. 그 손으로 행동식도 먹고 ...ㅋㅋ 왝~

한참을 내려서니 유평리 마을 산행 날머리가 나왔고 어릴 때 자주 왔었던 대원사 계곡...

민박집이 많은 동네다.

포장된 임도를 한참을 걸어 유평매표소에 도착했고 시원한 막걸리 한잔을 들이키며

종주의 마침표를 찍었다.

 

무엇보다 아무런 사고없이 산행을 마친것에 만족하고 짓꿋기만 하던 날씨가

종주하는 동안 심술 부리지않은 것에 감사한다...^^;

 

또 다른 얼굴의 지리산을 만나길 기약하며 지리산을 뒤로했다.....!!


 

<구례 도착직전... 개인 하늘>

 

<임걸령 샘터에서...>

 

<전북,전남,경남이 만나는 삼도봉에서..>

 

<많은 계단길을 내려와 도착한 화개재>

 

<토끼봉에 도착... 걷다 지쳐 배낭 던져놓고 휴식~~>

 

<연하천 대피소...>

 

<연하천 대피소를 형제봉가는 길..>

 

<또 휴식~~ 아이구 힘들다~~~>

 

<벽소령 대피소를 뒤로하고...>

 

<세석대피소 전 지루한 계단길....>

 

<세석대피소...>

 

<촛대봉을 지나 연하봉 가기전...>

 


 

<장터목대피소..>

 

<제석봉 고사목..>

 

<통천문...>

 

<천왕봉에서...>

 

<천왕봉에서...>

 

<중봉에서...>

 

<치밭목대피소에서...다람쥐..>

 

<무제치기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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