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숲의 산... 축령산, 서리산

(절고개 근처에서 바라보는 서리산)

 

- 축령산의 개요

축령산은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 경계에 있는 높이 879m의 산으로 한북정맥에서 주금산으로 분기된 능선상에서 서쪽으로 다시 가지를 친 능선상에 있다. 서리산과 이웃한 산으로 남이장군에 대한 전설이 많이 깃들여져 있는 산이다.

산기슭에는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있고 잘 조림된 잣나무와 전나무가 울창한 산림을 이루고 있다. 휴양림 곳곳에 자연과 잘 조화된 통나무집 산막, 야영장, 취사장 등이 있으며 잘 가꿔진 잔디광장, 체력단련장 및 대피소등이 등산객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대체로 부드러운 흙길이 산행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나, 수리바위 남이바위로 이어지는 동남쪽은 바위가 아찔한 절벽을 이루고 있어 또 하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절고개를 중심으로 축령산과 서리산(825m) 어느 곳을 산행하여도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다.

비룡산이라 불리기도 하였으나 조선왕조의 시조 이성계가 등극하기 이전 고려말 사냥을 왔다가 한 마리의 짐승도 잡지 못하고 돌아오는데 몰이꾼들의 말이 이 산은 신령스러운 산이라 산신제를 지내야 한다고 하여, 그 이튼날 산 전상에 올라 산신에게 제를 지낸 후 사냥을 한바 오득산(五得山)에서 산돼지 5마리를 잡았다는 전설이 있으며 이 때부터 축령산이라 불리었다고 한다. (현지 산행 안내판 자료)

 

- 서리산의 개요

서리산은 수동면 외방리와 가평군 상면의 경계에 있는 높이 825m의 산이다. 청취대 북쪽에 있다. 옛기록을 사펴보면 서리산의 다른 이름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소의산’으로, [동국여지지]에는 ‘상의산’으로, [조선지지자료]에는 '상산‘으로 나와있다. ’소의‘나 ’상‘은 ’서리‘의 가차로, 한자의 음만 그대로 빌려와 표기한 것으로 보이며, ’상‘은 ’서리‘에 해당하는 한자로, 그뜻을 살려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서리산(832m)과 축령산(879m)사이에 걸쳐 발달한 철쭉이 동산을 이루는 아름다운 곳으로 봄의 서리산 정상의 철쭉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장관이다. (출처 : 남양주시청)


 

〔산행의 개요〕

 

- 산행일 : 2006. 4. 7(금) 맑음

- 산행자 : san001, 신기루

- 산행개요

■ 코스 : 전자동버스종점~수리바위~남이바위~축령산~절고개~서리산~철쭉동산~화채봉삼거리~휴양림매표소~전자동버스종점

■ 거리 및 시간 : 산행거리 약9km, 산행시간 3시간49분, 총시간 5시간11분

■ 구간별

전자동버스종점~(21분)~임도~(19분)~휴양림갈림길~(13분)~수리바위~(10분)~능선삼거리~(24분)~남이바위~(11분)~855봉~(12분)~축령산~(16분)~절고개~(9분)~억새밭사거리~(39분)~서리산~(8분)~철쭉동산~(6분)~화채봉삼거리~(20분)~갈림길~(8분)~휴양림도로~(6분)~휴양림매표소~(7분)~전자동버스종점

(출처 : 진혁진의 백두대간과 산행정보)


 

〔산행기〕

 

신기루님과 100산 산행을 하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많든 적든 반드시 새로운 산, 새로운 코스를 최소한 한 가지 이상 포함하는 것이다. 이번 축령산, 서리산 산행도 마찬가지.

몇 번 다녀와 개인적으로는 신선감이 떨어지는 축령산에서는 휴양림까지 가지 않고 버스 종점에서 오르는 코스를 답사하고,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였던 서리산을 산행하는 것이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산행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영인산(아산), 왕방산, 마차산 등 너무 늦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산을 고민하던 중 신기루님이 축령산을 가자고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제시간에 갔다 올 수 있을지 순간 걱정이 되지만 축령산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신기루님이 예전에 축령산에서 길을 못찾고 헤맨 기억을 확인하고픈 마음이 느껴진다.

 

청량리역에서 비금리로 가는 133-1번에 몸을 싣는다. 길을 따라 보이는 백봉, 천마산, 철마산 등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1시간20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흐른다. 하차한 곳은 두 번째 축령산자연휴양림 입구. 휴양림으로 가는 길은 두군데가 있지만 새로 개설된 도로(두번째 입구, 첫번째 입구인 외방 1리에서 버스로 약 5분 거리)가 가까울 것 같아 내린 곳이다. 휴양림까지는 3.2km. 첫 번째 입구와 별반 차이가 없다.

 

도로길 40분을 걸어가는 기분이 아찔하다. 다행히 화물차 한대가 약간의 거리를 단축시켜 주어 25분만에 전자동 버스종점에 도착한다. 아직도 휴양림 매표소까지는 650m 남았다.

버스종점에서 마석으로 나오는 귀중한 버스시간 정보를 얻는다. 오후 3시버스. 서울을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유일한 버스이다.

(전자동 버스종점 출발시간 : 07시, 8시20분, 10시, 11시25분, 13시10분, 15시, 16시35분, 18시40분, 20시30분, 21시50분)

(버스종점, 등산로는 우측 식당 뒷길로 간다)

 

들머리

버스종점에서는 굳이 휴양림까지 올라갈 필요가 없다. 종점 옆에 있는 「깊은 산속 옹달샘」이란 식당 뒤의 능선으로 붙으면 된다. 식당 좌측길을 따라 가면 한적한 산골 동네.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임도길이다. 폐가에서 임도로 가는 길을 벗어나 좌측 막다른 길로 오른다. 하얀 울타리가 있는 민가로 들어가면 산으로 오르는 길 흔적이 나타난다. 이 길은 사유지를 통과하는 비지정 등산로여서 주능선에 오르면 올라온 방향으로 「등산로 아님」 표시가 있다.

(하얀 울타리 안의 사유지를 지나 산으로 오르는 들머리)

 

잠깐이면 능선에 오른다. 능선길은 처음부터 가파르다. 등산로 주위에는 어느새 진달래꽃과 생강나무가 만발하여 있다. 봄이 언제 오는가 싶더니 일주일만에 갑자기 봄이 온 느낌이다. 하늘이 열리는가 싶더니 불쑥 임도가 나타난다. 그것도 호사스럽게 잘 포장된 도로. 산허리를 따라 빙빙 돌기 때문에 임도를 따르면 안된다. 임도 맞은편에 리본 한개가 길을 인도한다. 

(임도와 만나는 지점, 가운데로 오르는 길에 리본이 달려있다)

 

주능선까지는 여전히 된비알. 휴양림이 내려다보이고 맞은편으로는 서리산이 나타난다.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며 한무리의 시끌벅적한 등산객들을 만난다. 이제부터 잘 다음어진 길이다. 소방대원 두사람이 우리를 앞질러 부지런히 오른다. 가쁜 호흡을 가다듬으며 뒤에 힘겹게 따라가는 부하 소방대원이 안쓰럽다.  

(주능선에서 보이는 서리산)

 

수리바위. 멀리서 바라보면 독수리의 두상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헛것을 보았는지 낯설다. 수리바위 위에 오르자 낯익은 바위가 나타난다. 그동안 축령산을 얼마나 대충 다녔는지 알만하다. 수리바위는 천혜의 전망대. 산허리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임도를 비롯 남이바위, 멀리는 천마산에서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이 유혹한다.

(수리바위)

(수리바위 위 전망바위)

(수리바위에서 보이는 좌측 천마산)

(수리바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임도)

 

남이바위로 가는 길은 아기자기한 바윗길. 오래된 산이란 표현답게 소나무 한그루도 고고한 기품을 풍긴다. 휴양림으로 가는 능선삼거리를 지나 30여분만에 남이바위에 오른다. 남이바위는 세조 때 남이 장군이 축령산 일대의 지형지물을 익히며 휴식을 취한 바위에서 유래하였다. 마치 바위를 파내어 의자처럼 만든 듯한 절묘한 형상의 바위가 있다. 여기에 앉으면 의외로 편안하다. 남이장군이 이 자리에 앉아 천하를 살펴보지 않았을까.

수리바위부터 남이바위를 지나 정상까지의 우측 사면은 절벽이다. 일망주제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능선. 남동방향으로는 청평의 깃대봉, 은두봉과 그 너머 호명산, 뾰루봉 등 산물결이 넘친다.

(남이바위로 가는 바윗길)

(남이바위로 가는 도중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수리바위)

(남이바위의 의자바위)

(남이바위에서 바라보는 은두봉)

 

남이바위부터 정상까지는 대체로 편안한 길이다. 중간에 있는 855봉에서 수레너머고개를 거쳐 은두봉으로 가는 능선길이 갈라진다. 북한강변을 따라 가는 산행시리즈로써 계획하고 있는 산이다.

(남이바위에서 보이는 855봉)

(정상으로 가는 길)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축령산 정상)

 

축령산 정상에는 케언 한기가 있고 국기봉이 펄럭인다.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어 느긋하게 점심을 즐긴다. 처음으로 쫓기듯이 산행을 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어느덧 서리산 너머 주금산도 가까운 거리에 다가섰다.

(축령산 정상)

(축령산에서 바라보는 서리산과 뒤의 주금산)

(축령산에서 바라보는 좌중앙의 청평 깃대봉과 뒤의 호명산, 우측의 뾰루봉)

(855봉과 수레너머고개로 가는 좌측 능선길, 은두봉으로 향하는 능선이다)

 

정상에서 15분 정도 내려오면 절고개. 절고개 우측으로 주목, 구상나무 조림기가 있다. 축령산 임도 하부는 잣나무 숲, 상부는 구상나무 숲으로 만들려는 가평군의 「잣향기 푸른교실 조성사업」의 일환이다.

그러고 보면 축령산의 숲의 산이다. 휴양림에서 절고개로 올라오는 길에 잘 조림된 나무들은 풍요롭다. 울창하지만 복잡하지 않고 질서가 정연하다. 질서가 있다보니 공간이 넓다. 솔잎이 부드럽게 깔린 바닥은 편안하다. 그래서 가평8경에 축령백림이 들어있지 않은가. 반면 능선에도 나무들도 많지만 바위가 많아 역시 시원하다. 바람도 시원하지만 느낌이 더욱 시원하다. 한마디로 여유가 있는 산이다. 이렇듯 축령산은 능선의 남성적인 면과 사면의 여성적인 면이 어우러진 산이다.

(절고개로 내려가는 길)

(절고개)

 

서리산은 축령산과 같은 휴양림계곡을 둘러싸며 한 품을 이루고 있는 산이다. 서울근교에서 몇 안되는 철쭉 명산. 그런데 그 산세는 축령산과 완연히 다르다. 방화선이 길게 구축된 능선은 우아하고 부드럽다. 그냥 편안한 모성의 산이다. 

 

여기 절고개가 바로 축령산과 서리산을 구분 짓는 고개이다. 절고개부터 서리산 정상까지는 방화선이 이어진다. 능선상의 나무들을 잘라 버리고 폭10~20M 정도로 능선을 너른 공터로 만들어 놓았다. 갈 길이 훤히 보여 힘들어도 힘겨운 줄을 모르는 구간이다.

 

억새밭 삼거리를 지나면 무슨 초원을 걷는 듯한 느낌이다. 구릉을 연상시키는 능선 주위에는 능선을 더욱 아늑하게 만드는 키 큰 나무들이 도열한 듯 서있다.

절고개에서 서리산까지는 약40여분 거리.

(되돌아본 억새밭 삼거리와 축령산, 임도와 만나는 지점이다)

(서리산으로 가는 초원같은 방화선)

(서리산 가는 길)

 

서리산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민둥봉우리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서리산 줄기에 있는 봉우리들 역시 민둥봉우리 형태이다. 그냥 부드럽다.

(서리산 정상의 산불감시초소)

(서리산에서 바라보는 축령산)

(서리산에서 바라보는 철쭉동산)

 

서리산 정상을 지나면 지금까지의 분위기와 달리 철쭉 군락지가 펼쳐진다. 다소 키가 높은 듯한 철쭉. 철쭉산의 특징인 광활함은 없지만 상당히 빽빽한 느낌이다. 이런 길은 철쭉동산을 지나 화채봉삼거리까지 이어진다. 아직 철은 이르지만 철쭉산이라는 그 명성이 충분히 연상이 된다.

 

철쭉동산은 불기고개를 거쳐 주금산으로 가는 능선 갈림길. 원래 화채봉은 주금산 능선길에 있지만 웬일인지 이정표에 표시된 화채봉은 휴양림으로 가는 지능선 방향으로 있다. 신기루님과 농담처럼 한 예기지만 화채봉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쉽게 포기할 수 없어 억지로 화채봉을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지 않은가 생각된다.

 

화채봉 삼거리에서도 직진하는 방향으로 화채봉이 표시되어 있지만 조금만 가면 「등산로아님」이라는 안패판이 있다. 이 능선길은 질마재를 거쳐 휴양림매표소 밖으로 이어진다. 이제 14시8분. 15시 버스에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좌측 내리막으로 내려간다.

 

약30여분 내려오면 휴양림 도로. 도로 옆에 잘 가꾸어진 통나무집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삼거리에서 매표소까지는 약20분 거리..

버스종점에 도착한 시간은 15시4분 전. 처음으로 쫓기 듯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되어서 참으로 개운하다. 아무도 없는 종점에서 반가운 미소를 건네는 버스가 더욱 정겨워 보인다.

(휴양림도로와 만나는 지점에 있는 통나무집)

(휴양림매표소)

 

 

- 산행일정

 

07:55   청량리 : 330-1번(비금리행) 버스

08:51   마석

09:15   축령산 자연휴양림 입구 도로

 

09:18   출발 : 휴양림 3.2km

09:45   버스 종점, 「깊은 산속 옹달샘」: 휴양림 650m

09:55   능선

10:06   봉우리, 임도

10:18   주능선

10:25   휴양림 갈림길 : ↑축령산 1.99km, 남이바위 1.27km, 수리바위 0.32km, ←제1주차장 0.74km, 암벽약수 0.15km

10:38   수리바위 : 축령산 1.67km, 남이바위 0.95km, 제1주차장 1.1km

10:44   휴식후 출발

10:54   능선삼거리 : ↑축령산 1.35km, 남이바위 0.63km, ↓수리바위 0.32km, 제1주차장 1.37km, ←홍구세굴 0.64km

11:09   전망바위

11:18   남이바위 : 축령산 0.72km, 수리바위 0.95km, 서리산 3.59km, 제1주차장 2.05km

11:29   855봉(이정표 없음) : ↑축령산, →수레너머고개, 은두봉 방향(리본)

11:35   헬기장 : 축령산 0.15km, 남이바위 0.57km, 수리바위 1.52km, 서리산 3.02km, 제1주차장 2.59km

11:42   출발

11:48   축령산 : ↓휴양림주차장 2.74km, 남이바위 0.72km, 수리바위 1.67km, ↓홍구세굴 1.99km, ↑서리산 2.87km, 휴양림주차장 2.86km(절고개 방향)

12:50   휴식후 출발

12:57   이정표 : 정상 0.25km, 서리산 2.62km, 제1주차장 2.61km, 절고개 0.43km

13:06   절고개 : ←제1주차장 2.18km, 잔디광장 0.72km, ↓정상 0.68km, ↑서리산 1.19km

13:15   억새밭삼거리, 철쭉단지(119, 2-3), 임도 : ←전망대 0.71km, ↑정상 1.71km, ↓축령산 1.15km, 행현리 5.7km

13:54   서리산 : ←화채봉 0.76km, 철쭉동산 정상 0.35km, →축령산 2.87km, 제1주차장 3.04km, 행현리 5.2km

14:02   철쭉동산 : 제1주차장 2.86km, 화채봉 0.58km, 축령산 2.9km(?), 서리산 1.8km(?)

14:05   갈림길 : 수동고개 3.3km

14:08   화채봉 삼거리 : ↓서리산 0.67km, ↑화채봉 0.09km(등산로 아님), ←제2주차장 1.89km, →철쭉동산 0.49km

14:15   출발

14:35   갈림길 : ↖주차장 0.7km, ↗매표소 0.9km, ↓서리산 2.0km

14:43   휴양림 도로 : →제2주차장 0.26km, ←서리산 2.36km, 산림휴양관 0.03km

14:45   휴양림관리사무소 : ←축령산 2.9km, 통나무집 0.3km, 제1주차장 0.16km, → 제2주차장 1.1km, ↓산림휴양관 0.25km

14:45   서리산 입구 : ↓산림휴양관 0.26km, →서리산 2.43km, 철쭉동산 2.08km, ↓관리사무소 0.03km,

14:48   갈림길 : ↖축령산 3.19km, 통나무집 0.6km, 제1주차장 0.45km

           ↓서리산 2.68km, 제2주차장 0.08km, 관리사무소 0.23km, 산림휴양관 0.48km  

14:49   휴양림 매표소

14:56   버스 종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