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을 그리며


 

1. 산행일 : 2005. 8. 14.

2. 동  행 : 없음

3. 산행지 : 우두산-수리봉-배후령

4. 도상거리 및 소요시간 : 약 18km, 총 9시간 35분

5. 구간별 소요시간

-, 07:34   우두산 출발

-, 07:48   여우고개

-, 08:07   164.2봉

-, 08:34   춘천농고연습농장

-, 08:54   2차선 포장도로

-, 09:44   콘크리트도로

-, 10:04   양지노인요양원

-, 10:24   403번 지방도 탈출

-, 11:36   수리봉 주능선(헬기장)

-, 12:39   527.3봉

-, 12:53   양통고개

-, 13:20   수리봉

-, 13:35   암봉(전망바위)

-, 14:16   652.1봉

-, 15:55   용화산-배후령능선 도착

-, 17:00   헬기장

-, 17:09   배후령


 

지난 3월인가 술꾼님이 수리봉능선을 산행하고 난 후 술좌석에서 금강산에서 갈라져 나온 지맥을 이야기며 수리봉 지나서 우두산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맥이 있는 것 같다고 하여 산줄기가 뚜렷한 수리봉-춘천댐 능선도 있고, 용화산-가일리능선도 있는데 산의 형태도 뚜렷지 않은 우두산 능선을 눈여겨볼까 의아해 했는데 신경수님이 이맥을 소양기맥이라 부르며 산행을 시작하는 것을 보고 이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된다

 

몇일전 고전무님, 교감선생님과 만나 이지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분들 말씀이 지도를 보면 상중도에 고산이라는 삼각점이 있는 암봉이 있는데 옛 어르신들은 이 암봉이 금강산의 마지막봉 또는 금강산에서 떠내려온 봉우리라고 말씀들을 하셨다고 한다

 

참고로 이지맥을 잘 살표보면 이지맥의 능선 동쪽으로 떨어진 빗물은 소양강을 따라, 서쪽으로 떨어진 빗물은 금강산댐을 지나 평화의 댐. 화천댐. 춘천댐을 지나 이 상중도의 고산앞에 이르러 하나가 되어 의암호로 흘러든다

오늘 계획은 고전무님일행과 덕유산을 가기로 하였으나 일이 좀 늦어져 2진으로 가려던 것이 동행하기로 하신분이 연락이 되질 않아 부득이 가까운 곳에 있는 이지맥을 따라가 본다

                      우두산 충열탑

  07:34  우두산 주차장

우두산 충열탑 아래 주차장에 차를 두고 충열탑에 올라 산행을 시작한다

신경수님의 산행기를 봐 짐작은 했지만 처음부터 이슬에 젖은 잡목과 풀섶을 헤치며 나아가려니 금새 이마에선 구슬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들깨밭을 넘어 여우고개 

                                   여우고개

  07:48  여우고개

4차선 도로를 건너 좌측 도로준공 기념석 뒤로 시멘트계단이 있어 따라 올라가니 계단은 고압철탑밑에서 끝이 나고 가야할 능선쪽으로는 잡목과 가시덤풀숲이다

                         교통호와 참호 

한 5분여 가시덤불숲을 헤집고 지나면 군교통호와 초소가 밀집해 있는 곳이 나오고 이후 길은 뚜렷하다

                                  164.2봉

  08:07  164.2봉

조그만 언덕을 오르면 지도상 삼각점이 표시되어 있는 164.2봉이지만 삼각점은 없고 목이 잘린 소나무와 바위가 삼각점을 대신하고 있다

164.2봉을 지나서 우측으로 갈라지는 능선에 신경을 쓰며간다

자칫 직진하는 능선을  따라면 국군춘천병원

능선상 조그마한 봉우리에서 우측 희미한 능선을 따라가면 초원과도 같은 옥수수밭이 나오고 도로 건너 춘천농고연습농장이 눈에 들어온다


                            옥수수밭 뒤로 춘천농고연습농장

  08:34  춘천농고연습농장

연습농장 정문에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이 있어 좌측으로 길을 찾아보지만 철책이 가로막고 있어 부득이 경고를 무시하고 정문을 통과 좌측능선을 바라보며 길없는 풀숲을 헤치며 오르니 바짓가랭이는 물론 등산화까지 젖어 찌걱거린다

                        내려다본 농고연습농장과 지나온 능선 

                       헐벗은 능선 뒤로 구름에 가린 수리봉

동쪽으로 산불이 났었는지 시야가 툭터진 곳에 앉아 양말을 벗어 짜서 신으니 당장은 좀 괜찮은것 같지만 두어걸음 걸으니 언발에 오줌 눈 격


 

  08:54  2차선 포장도로

아래로 잘 포장된 2차선도로가 보이는데 내려가는 길이 가시덤불이다 보니 짧은 옷을 입은 팔은 바둑판처럼 헤진데다 짠 땀까지 스며드니 고문도 이런 고문은 없을 듯

도로를 건너 봉우리를 두어개 넘으니 지도에도 없는 콘크리트 도로

                                    콘크리트도로

  09:44   콘크리트 도로

콘크리트도로를 건너 봉우리 하나를 넘으니 이번에는 우마차길

                           비포장도로 

들깨밭 옆을 돌아 풀숲을 헤치며 능선에 진입하니 길이 있다

평탄한 능선길을 10분여 진행하다보면 능선 갈림길

우측 능선길을 따라 진행하면 양지노인요양원이 있는 콘크리트 도로로 내려선다

               부대담장에서 부리봉능선(고탄고개 우측능선이 지맥)   

  10:04   양지노인요양원

이곳에서부터 1km 정도를 포장도로를 따라 가야하는데

작열하는 태양, 찌는듯한 무더위, 도로에서 올라오는 복사열, 찌걱거리는 등산화

평지와도 같은 도로를 걷는데 왜이리 힘이 드는지

 

                             박주가리

도로를 따라 걸으며 가야할 능선을 가늠해보니 군부대 뒤로 돌아 올라가는 능선이 지맥이다


 

  10:24   403번 지방도를 버리고 능선진입

군부대 울타리를 지나 403번 지방도를 버리고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길 우측 폭30cm 가량 되는 복개한 개울이 동행한다

복개하지 않은 곳에서 수통에 물을 보충하고 한참을 쉬어보지만 여름을 타는 몸에다 오랜만에 산행을 하다보니 떨어진 체력의 회복이 쉽지 않은데다 이제부터 올라가야하는 길은 급경사에 정글과도 같은 곳

 

                        지나야할 잡목과 덩쿨지역

잡목에 의지하며 겨우 능선에 진입하자 우측으로 희미한 길이 올라온다

이런줄 알았으면 계곡으로 조금 더 진행을 하는건데 ...

급경사에, 더위에, 젖은 등산화

이제 여나무걸음 걷고 쉬기를 반복한다

                  오름길에서 지나온 지맥과 춘천시

두 번째 묘를 지날 즈음 더는 못가겠기에 배낭과 등산화를 벗어던지고 누우려고 뒤를 돌아보니 춘천시내와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좌우에서 흘러들어온 소양강과 북한강이 중도에서 합류하여 북한강이 되어 의암호로 흘러들고

 

그 주위를 대룡산 금병산 삼악산 계관산 북배산 가덕산 삿갓봉 수리봉 오봉산 마적산이 그 주위를 포근히 감싸안은 호반의 도시 춘천

누가 이런 춘천에 반하지 않을까

 

한 20여분을 그렇게 보내고는 다시 양말을 짜서 신고는 다시금 된비알을 올려쳐 보는데 이제는 어지럽다

다시 앉아서 쉬기를 10여분

걷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용화산

  11:36   수리봉능선진입(헬기장)

참호를 건너자 폐헬기장

쉴만한 곳을 찾아 하나만 남기고 다 벗어 던지고는 드러누우니 하늘이 빙빙돈다

혹여 점심을 먹으면 좀 낫겠지 하고 도시락을 꺼내지만 밥이 넘어가질 않아 반은 버리고 물에 말아 억지로 몇술 뜨고는 다시 누우니 한 40여분이 훌쩍 지나간다 

벗어 놓았던 옷은 배낭에 넣고 맨몸에 배낭을 메니 훨씬 낫다


  12:39   527.3봉

삼각점이 비닐에 덮여 있는 것으로 봐서 이놈은 내가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는 것이 아닌가 싶다


 

  12:53   양통고개

오늘 최대의 난구간인 수리봉 오름길

자신이 없다

더욱이 오늘 거리만 보고 7시간 남짓이면 족할 것 같아 물도 1.5L 밖에 준비하지 않은데다 이미 반이상을 소비하여 맘껏 마실수도 없다

꼭 부용산을 닮았다

 

정상부가 훤하여 올라가 보면 나타나는 오르막, 이번에는 하고  오르면 다시금 나타나는 오르막

쉬지 않고 간다 아니 쉬면 못갈것 같다

                          수리봉정상에서 내려다본 샘밭

  13:20   수리봉

쓰러진 원형철조망을 넘으면 수리봉 정상

낙엽이 지면 조망이 좋은 곳이지만 요즘은 남쪽 샘밭쪽만 겨우 보일뿐이다

  13:35   암봉(전망바위)

좌측으로 우회길이 있지만 암봉으로 향한다

암봉초입 삼한골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시원하여 아니 쉬어갈수 없어 바위 위에 누우니 배후령까지야 심심하면 다니던 곳 굳이 배후령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게 몹시 힘이 드나보다

 

그렇게 또 20분을 보내고 암봉을 내려가는데 이건 장난이 아니다

특히 등산화가 젖어 등산화와 발이 따로 노니 팔힘만으로 버티려니 죽을 맛이다

임봉을 지나서는 그저 그런 능선길


  14:16   652.1봉

오래된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

이제 쉬는 곳에서는 으레 드러눕는다.

그러다 보니 또 20여분이 덧없이 지나가 버리고

오르내리막이 잦아지는 것과 비례해서 체력도 끝모를 바닥으로 떨어지니 좌측 고탄계곡 맑은물이 눈에 어른거린다

이제 10분에 5분은 쉬는 것 같다


  15:55   용화산-배후령능선 도착

춘천시에서 설치한 밧줄구간을 지나 용화산 갈림길

이곳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 이 복장으로는 곤란하여 길에서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누우니 또 20여분

옷을 주섬주섬 입고 한 10여분 갔을까

 

죽을 맛이다

하는수 없이 다시 벗어 배낭에 걸치고 간다

여차하면 입지는 못해도 걸치기는 해야겠기에

삼한골과 수리봉능선이 잘 조망되는 암봉

삼한골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어떤 에어콘이 이보다 나으랴

                          지나온 수리봉능선  

이제 배후령도 얼마남지 않았겠다 자리깔고 누우니 문득 덕유산에 가신 고전무님이 생각이 나 동행하지 못한 미안한 맘에 전화를 드리니 무사히 하산하셨다 한다

그나저나 같이 가기로 하고 연락두절인 이분은 어찌된 것일까

어제까지만 해도 야속하더니 이제는 걱정스럽다

                           종유산 죽엽산 사명산

  17:00   헬기장

능선상에 교통호가 파여 있는 길을 따라 오르면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

이제 배후령까지는 쭈~우~ㄱ 내려가면 된다


  17:09   배후령

휴게소에 들러 맥주 한캔 마시고 나니 정신이 좀 맑아진다

이 지맥의 미답구간은 우두산-수리봉능선, 사명산-광치령구간이기에 오늘 우두산 -수리봉능선을 걸어봤는데 예상과는 달리 일부구간을 제외하고 능선상 길흔적은 뚜렷하여 낙엽이 진 늦가을에서 이른봄 사이에 산행을 하면 어렵지 않게 산행을 할수 있을 것 같다

끝으로 서두에서 언급한 것 처럼 이지맥에 떨어진 빗방울은 능선의 좌든 우든 과정은 다르지만 결국 의암댐 상중도 고산 앞에서 북한강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한강으로 흘러간다

우리민족도 해방 후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간에 다른 물줄기가 되어 흘러왔지만 이물줄기가 춘천시 우두동 고산앞에서 만나듯 다시 하나가 되어 흐르는 그날을 기다리며 이길을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