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와 하늘이 맞닿았다... 가덕도종주 산행기


- 일 자 : 2005. 7월 14(목욜)
- 날 씨 : 습도많은 후덥덥한날씨
- 인 원 : 저니와 러브산넷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천성선착장-연대봉-매봉-누릉령-응봉산-감은봉-눌차선착장
[총산행시간 4시간40분 사진촬영시간포함]




:::::산행에 앞서:::::
올 장마는 예년과 달리 지겹게 느껴질만큼 길다. 게다가 산행의 즐거움을 빼앗긴것 같은 우울한 기분이다. 흐린 날씨가 계속되다보니 파란 하늘이 보고싶다. 우중산행은 낭만도 있지만... 무엇보다 신발밑창에 달라붙는 진흙과 발이 퉁퉁 부어오르는 물이 가득찬 등산화를 생각하면 비내리는날 산행을 더욱더 망설이게한다.




부산출발(09:20)∼명지(09:40)~가덕도 여객터미널(10:30)~천성선착장(11:50)



☞ 녹산 가덕도 여객터미널


모처럼... 비가오지않는다는 소식에 당근(?) 배낭을 메고 산행을 하기로 했다. 산행지는 작년여름 우중산행으로 다녀온 가덕도를 다시 찾기로했다. 이번 산행코스는 지난해와는 달리 연대봉-매봉-응봉산-감은봉을 잇는 종주를 하기로 했다.



☞ 가덕도 도선 시간표


주중이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많다. 가덕도 주민을 비롯해 등산객, 낚시꾼등 다양한 사람들이 천성으로 가는 배안을 채우고 있다. 도선간격은 가까운 선창이나 눌차쪽은 빈번하지만 반대로 천성이나 대항쪽은 하루에 그리 많치는 않는것 같다. 산행들머리를 천성쪽으로 잡는것도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산행시작(12:00)∼임도삼거리(12:20)~물개바위(12:50)~연대봉정상(13:10)





☞ 천성선착장에서 바라본 연대봉


가덕도를 잇는 뱃길은 인근 신항만 공사때문인지 흙탕물이다. 옆으로는 줄지어 양식어장이 보이는데 피해가 우려된다. 천성항 뒤로 우뚝솟은 연대봉이 일년만에 다시찾아온 나그네를 반가이 맞아준다.

작년에 한번 올랐던 곳이라 무심코 마을 뒤로난 길을 걷다 엉뚱한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길이 틀렸다고 생각되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와서 다시 시작하는것이 가장 빠른 방법인데... 그 평범한 이치를 어기고 등산로를 찾아 더 들어가자 이젠 오갈때없는 갇혀버렸다.




☞ 조용하고 평화로운 어촌마을


무성한 수풀을 헤치고 밀림을 빠져나오는데... 산딸기가 수두룩하다. 몇개 따서 입에 넣어보니 옛날생각이 난다. 근데.. 어릴때 할머니들이 산딸기가 많은곳에는 뱀이 있다고 들어가지 말라고 한 말이 생각이 나면서 갑자기 머리에 찬바람이 부는것 같다. 더우나 뱀은 꼭 뒤온 뒤에 밖으로 나오길 좋아하는데... 허겁지겁 위험지대를 빠져나오기위한 몸부림이 시작된다. 무사히 탈출은 되었지만 산행 시작하기도 전에 땀이비오듯이 흐른다.




☞ 낙타등바위가 저만치 보인다


산길로 접어들자 그동안 내린 많은량의 비로 인해 패인곳 여기저기에서는 빗물이 고여있고 흙길은 죽죽 미끄러진다. 완만한 경사지만 비오뒤 습도많은 후덥덥한 날씨에 바람한점없어 몸에는 소금비가 계속 내린다.



☞ 발아래는 대항선착장이...


숨이 차기시작한다. 평소에 이렇게 완만한 경사는 한번도 쉬지않고 올랐는데 오늘은 어찌되었는지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꼭~ 누군가 뒤에서 잡아채는 기분이다. 그렇치만.. 비내린뒤 산행은 촉촉히 물기를 머금고있는 풀들에서 싱그러운 냄새가 난다.



☞ 연대봉정상가는 길에 만난 물개바위


연대봉정상 바로밑에는 물개를 빼닮은 바위가 있는데... 일명 물개바위이다. 머리모양이 남쪽바다를 향하고있는데 전망좋은 이곳에 앉아 침묵을 하며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ㅎㅎㅎ






☞ 물개바위에서 바라본 대항과 천성항


이곳의 조망은 정말 좋다. 왼쪽에는 새바지선착장이 가까이보이고 국수봉너머로는 가덕도등대.. 그리고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대항과 조금전에 산행을 시작한 천성항이 발아래 조용히 자리잡고 있다.



☞ 일녀만에 다시 찾은 연대봉정상


물개바위에서 정상까지는 20여분이면 도착되는 거리로.. 정상이 가끼워져서 그런지 이제사 가끔씩 바람이 불어온다.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지고 눅눅했던 기분도 서서히 제 컨디션을 잡아가는것 같다. 그림같이 펼쳐지는 바다를 배경으로 오르다보니 어느새 정상에 이른다. 정상석뒤 봉수대와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낙타등바위가 그모습 그대로다.




연대봉출발(13:20)∼매봉(14:23)~누릉령(14:42)~응봉산(15:10)~감은봉(15:40)~눌차선착장(16:40)



☞ 어음포곡에 설치되어있는 산행안내도


제법 넓은 정상에 앉아 조망을 즐기며 잠시 휴식을 취한후 곧바로 매봉을 향해 출발... 가파른 경사길을 내려오자 어음포곡임도와 만난다. 이곳에서 매봉오름길은 숲길 곳곳에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산행길이다. 그런 연유에서 인지... 거미줄은 왜 그리 많은지.. 마치 산행로 곳곳에 거미가 망을 쳐놓은듯 하다.




☞ 매봉정상에 달려있는 창원51님의 리플


매봉정상은 감시초소만 덩그러니 있을뿐 정상석도 없고.. 조망도 숲으로 가려있다. 정상바로밑 응봉산가는 중요한 길목에 노란색의 정겨운 창원51님의 리플을 볼수있었는데.. 왜 이리 반가운지......^^*




☞ 매봉하산길에 바라본 응봉산


응봉산으로 가는 매봉하산길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우거져 솔향기가 그윽하다. 비가와서 미끄러운 구간을 몇군데 빼고는 아주 훌륭한 산길이다. 맞은편에는 암봉으로 이루어진 응봉산정이 이제 지척이다.





☞ 매봉뒤로 연대봉 낙타등바위가 보인다



누릉령 임도를 가로질러 응봉산을 오르다보면 조망이 기가막힌다. 8부능선으로 접어들면 맞은편으로 부산 몰운대에서 시작되는 해안선이 희미하게 보인다. 정상바로밑 바위전망대에 올라서니 산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 그리 시원한지... 그늘이 있어면 한숨 자고갔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덕도 주봉인 연대봉을 비롯.... 매봉, 국수봉이 육산이였다면 이곳 응봉산 정상은 순전히 바위로만 이루어진 암봉이다. 조망 또한 사방이 툭 터져 눈맛이 시원스럽다. 여기서 걸어온길을 뒤돌아보니.. 매봉뒤로 연대봉 낙타등바위가 오똑솟아 있다.




☞ 감은봉가는길에 바라본 선창과 눌차항


이제 남은 봉우리는 감은봉이다. 응봉산에서 감은봉가는길은 능선을 탄다는 기분을 가지고 걷다보면 눌차항이 가깝게 와 닿는다. 다시 눈길을 바다 쪽으로 돌리면 푸른바다와 하늘이 맞닿아있다. 육지산행에서는 맛볼수없는 섬산행만의 아름다운 풍광이다. 그 아름다움을 마음에 담고 마을로 하산을 서두른다.





☞ 아담한 어촌마을인 눌차선착장


마을(동선새바지)로 내려서면 눌차항까지 길게 이어지는 동선방조제와 만나는데 산행후 포장도로를 30여분 걷는다는것이 쉽지가 않다. 이제 발의 피로가 느껴지는 시간이다. 눌차마을은 몇 십채의 집으로 이루어진 아담한 어촌마을이다.




눌차선착장(16:50)∼선창선착장(17:00)~가덕도여객터미널(17:20)~김해(18:10)



☞ 뒤돌아본 가덕도(산행코스)



눌차와 선창을 연결하는 다리가 놓여있는데.. 눌차선착장을 출발한 배가 또 바로옆 선창선착장에 들린다. 다리로 100m의 거리의 두마을에 선착장이 따로 있는것을 보면... 아마.. 이 다리가 생기기전 부터 내려온 마을간의 전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선착장을 출발... 아쉬움에 갑판으로 나오니 가덕도가 점점 멀어져간다. 연대봉에서 시작 감은봉까지 이어지는 주능선이 오늘 걸었던 거리를 가늠하게 해준다. 어디에선가 읽은듯한 글중에.... 걸음은 정직하다.. 돌아보면 걸은 만큼 보이니까.. 라는. 글이 문득 생각이난다.

산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말이다. 녹산에 도착..용원회마을에 들려 가족이 함께 먹을수있는 싱싱한 횟감을 사서 집으로가는데 FM라디오에서.. 즐겨듣는 자탄풍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노래가 흘려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