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백운산 (미끼골~큰골)

1:25,000지형도=함양

2005년 7월 7일 목요일  흐림(22~28도)    일출몰

코스: 백운교11:30<1.6km>묵계암12:00<2.7km>백운산13:30<3.1km>절고개15:00<3.5km>큰골경유~신촌마을16:30

[도상10.9km/ 5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전라북도 장수군 번암면과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 백전면 경계선상의 백운산(白雲山1278.6m)은 백두 대간의 중재~영취산 구간에 우뚝 솟아 지리산 보라보기 최고 조망대로 각광받는 산이다.

서북쪽으론 무령고개 건너 장안산(1236.9m)과 동남쪽으론 빼빼재 건너 괘관산(1251.6m)을 양날개로 거느리며 백두 대간을 남북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그 산 아래 포근히 감싸고 있는 백전면쪽의 미끼골과 큰골은 겨울산 못쟎게 여름철 계곡산행으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끝봉서 본 정상부
  끝봉서 본 정상부
 

더구나 이 산자락엔 신라시대부터 명맥을 이어온 유명 사찰들과 적멸보궁이 있는 화과원, 그리고 길이 30m나 되는 용소폭포가 있다. 특히 큰골에는 수많은 담과 소가 즐비해서, 화강암 마사토지역의 청정수와 어우러진 선경이 매혹으로 와 닿기도 한다. .

이번 가는길의 남쪽으로 흘러내리는 미끼골과 큰골물은 위천을 타고 경호강 따라 진주 남강을 거쳐 삼랑진에서 낙동강이 되어 김해 앞바다로 흘러간다.

한편 백운산에서 절고개까지의 북쪽 물들은 부전천, 송계천 따라 남강으로 가서 낙동강이 되지만, 번암면쪽의 백운천은 요천따라 섬진강으로 흘러가서 광양앞바다로 빠진다.

대미를 장식하는 큰골 하류
  대미를 장식하는 큰골 하류
 

가는길:대전~통영간의 서상나들목 혹은 함양에서 37번도로를 이용해 백운교에 내리면, 양쪽 계곡으로 갈라진 포장도로가 원점회귀산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왼쪽의 미끼골로 먼저 진입해서 상련대까지 약 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상련대의 청정약수가 반기지만, 상련대 이후 끝봉(1,232m)까진 가풀막의 연속이다.

그러나 오름길 울울창창 수림속에선 온갖 새들의 지저김과 풀벌레소리가 물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멋진 자연속의 교향곡을 들을 수 있다.

초라한 상연대
  초라한 상연대
 

안내문
  안내문
 

끝봉에 오르면 남쪽 맞은편 저멀리 하늘금을 긋고 있는 지리산 주능선을 완상할 수 있고 동쪽의 괘관산과 서쪽의 중재를 전후한 대간길이 확연하고, 진행방향의 정상부 날등도 뚜렷하다.

이후 능선길은 완만하고 무덤 한 곳 지나쳐 중봉을 넘어서면 또다른 무덤 뒤편의 대간길 삼거리에 서게 되는데,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은 어느때고 탐방객들의 식당으로 활용되고 있다.

[함양308]삼각점과 이정표가 있는 고스락에서 북쪽을 향하면 대간길이고, 서래봉을 향할려면 정상에서 살짝 내려온 동쪽 숲속으로 내려서야 한다.

안부엔 [하산길(백운암, 원통재)5.6km/하산길(미확인)]이 있다. 미확인길의 암봉을 넘어면 곧장 큰골 최상단으로 연결되는 계곡길이 열려있다. 그러나 백운암쪽의 날등을 타려면 암봉밑을 돌아나와 다시 주능선으로 붙으면 된다.

 끝봉에 올라 ...미끼골 서쪽 암봉
   끝봉에 올라 ...미끼골 서쪽 암봉
 

무덤서 본 중봉~끝봉
  무덤서 본 중봉~끝봉
 

계속 날등을 타고 서진하다가 이정표 하나 더 만나면 [하산길5.1km→]쪽을 향해야 하고, 서래봉을 넘어선 안부에도 이정표[하산길(백운암)4.4km/하산길(원통재)]가 있는데 여기서 선택은 자유다.

노약자는 백운암 쪽으로 향하고 건각들은 원통재(빼빼재로 더 많이 알려져 있음)방향의 날등을 타야, 적멸보궁이 있는 화과원과 용소폭포를 볼 수 있다.

신나게 날등타고 내려오면 헬기장 한 곳 지나서 절골과 원통재 갈레길을 만나게 되는데, 자칫하면 이 지점을 놓치기 쉬우므로 헬기장 이후론 각별히 유의해야한다.

화과원 옛 절터는 내용물 하나 없는 빈 집이고 적멸보궁도 발굴도중에 예산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여서 구경은 불가능하다.

단지 그 앞의 안내문과 용소폭포 건너편의 옛 스님들이 일구던 텃밭에서 이 지역의 역사를 대충 짐작할 뿐이다.

화과원 유허지
 화과원 유허지 
 

안내문
  안내문
 

장장 30m나 되는 용소폭포의 굉음이 온 골짝을 울려도 정작 그 모습은 위에서만 내려다 볼 수 있지, 그 아래서는 전경을 올려다 볼 수 없다. 용소폭포 하단은 암벽 틈새의 정글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계속 숲속은 요지경 속이어도, 수월한 하산길 따라 내려오면 아름답고 작은 폭포들이 연이어 반겨준다.

백운암 근처에도 또 다른 비경의 폭포가 있지만 가까이 접근하기는 어려워, 이 역시 위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하고 백운암은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

큰골을 다 빠져 나오면 민박집 몇군데 거쳐 콩밭 속에 자리한 경남민속자료 19호로 지정된 영은사지석장승(靈隱寺址石長丞) 두 기를 만나 옛 조상들의 애환을 함께 할 수 있다.

위에서 본 용소폭포
  위에서 본 용소폭포
 

폭포 중간지점
  폭포 중간지점
 

놀고싶어라..
 놀고싶어라.. 
 

접근금지   ... 또다른 폭포
  접근금지   ... 또다른 폭포
 

위에서라도...
  위에서라도...
 

돌아본 큰골
  돌아본 큰골
 

산행후기: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흐르고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의식의 변화만이 따라주질 못하는 모양이다.

백운산 오름길의 묵계암에서 섬돌 위에 고무신 한 켤레 가지런히 놓였던, 너무나도 단촐하고 서정적이던 그 때 그 모습이 더 좋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가난이 싫어서 고향산천을 떠나 왔어도, 다시찾은 고향은 옛모습 그대로여야 고향 냄새가 난다고 하는 것은, 지독한 나만의 이기주의가 아닐 수 없다.

그래 그런지 상련대에 당도해서야 저으기 마음이 놓이는데 좀전의 신축중인 묵계암과 대비되어 너무 초라해 보인다.

그러나 여기도 기와불사가 접수중이니 언젠가는 변한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뱀무
  뱀무
 

전국의 수십개나 되는 백운산 중에서도 당당 최고봉임을 자랑하는 이 곳은 한여름이면 거의 매일 정상부는 구름에 쌓여 있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농무로 가득찬 능선길은 전혀 볼 수가 없다가 끝봉 절벽으로 나서자, 잠시잠깐 정상 오름길과 미끼골 서쪽능선의 암릉지대를 드러내서 너무 반갑다.

그래 귀한 것이 좋은 것이야, 억지로 자위를 해 보지만 내심 아쉽기만 하다. 장쾌한 백두 대간의 흐름이라든가 맞은 편 지리산의 실루엣, 그리고 주변 산영들을 카메라에 담고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여길 찾은 지는 오늘로 벌써 여섯 번 째, 그 동안의 사진들은 업그레이드 하면서 한꺼번에 다 날렸었다. 덩달아 옛 산행기도...

마가목나무
  노각나무
 

그 당시엔 너무도 망연자실했었지만 눈 앞의 만개한 노각나무 꽃을 촬영하면서 생각해 보니 그 때 그 일은 차라리 잘 된 일이었다.

신변잡기와 타인에 대한 비방이 가득했던 그 것들은 한낱 비망록에 불과할 뿐, 산에 대한 존경심 따위는 아예 찾아볼 수 없는 그런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미천하긴 해도 읽는이로 하여금 공감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 해 보지만,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글을 쓰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지도도 스캔해서 올려보고 야생화를 곁드려 보기도 하고, [가는길]에 충실할려고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아서 항상 불만이다. 그러나, 그게 나의 한계다.

말나리
  하늘말나리
 

이번 코스엔 며칠 전부터 몽올지던 하늘말나리가 만개를 했다. 태양 아래서는 촬영이 잘 안되서 번번이 실패를 했었는데 오늘은 흐린날씨 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가는장구채라든가 산꿩의다리도 접사가 잘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남들은 다들 수월하게 피사체를 낚아채던데... 카메라를 바꿔야지 하면서도 그게 잘 안된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그냥 달리면서 마구 찍기에 좋은, 그래서 엎어지고 넘어져 고장이 나도 별로 아깝지 않은 이 카메라를 계속 사용 중이지만 주위에선 교체를 권유하는 분도 계신다.

하산길 널찍한 공터로 들어가 혹여 지나온 능선이라도 볼 수 있을까 하고 들어가 보지만 역시 헛탕이다. 그러나 그 자리엔 언제 피었다 졌는지, 엉겅퀴 2세들이 엄마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잔뜩 웅크린 자세로, 바람아 불어라~ 하고 있었다.

엉겅퀴
  엉겅퀴
 

위로      뉴~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