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아산 자료

  

한국지명총람과 곡성군지, 그리고 곡성문화원장의 고증에 의하면

신숭겸 장군을 일컬어 곡성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받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곡성은 성스런 용과 봉황을 의미하는 지명이 48%나 될 정도다.

게다가 나무 목(木), 절 사(寺)를 쓰는 목사동면은

18개(木=十+八)의 사찰이 있었다는 지명도 신비롭다.

  

목사동면의 주산 삼산(三山·765m)은 신비스런 중국의 삼신산과

한국의 삼신산(금강·지리·한라산)을 일컫듯,

삼산을 정점으로 우측에 성인이 태어날 형상의 성출봉(聖出峰·일명 형제봉)과

좌측에 아홉 마리 용이 꿈틀거리는 형국인데

신 장군이 용마를 타고 화살보다 더 빨리 날아 다녔다는

비래봉(飛來峰)을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래봉 동쪽은 신숭겸 장군이 용마를 타고와 머물렀다는 신유봉(申遊峰)이 있고,

산 아래 유봉(留鳳) 마을은 봉황이 새끼를 품고 있는 형국이다.

  

목사동면에서 성장한 신숭겸 장군은 고려의 무장으로 궁예를 몰아내고

왕건을 추대하여 개국공신이 됐으나 불행하게도 대구 팔공산 전투에서

후백제군에게 포위되어 왕건으로 변장하고 싸우다 전사하게 된다.

  

  

산행코스

 

A팀: 노고치-비틀재-닭봉-희아산-삼산-비래봉-용산재-목사동제1교

       (약 5시간30분)

B팀: 노고치-비틀재 -닭봉-희아산 -월등재-솔지마을

      (약 3시간)

참석인원: 예약은 만석이었으나 40명

  

 산행

 

곡성휴게소 에서 짧은 휴식을 갖는다.

그리고 산행행사가 시작 되는데

국립공원이나 명산을 찾아 산행 하는것도 좋지만 지난주에 이어서

이번 산행도 역시 유명하지 않으면서도  등산인 들이 즐겨 산행 했던

흔적을 찾는 오늘의산행 배경과 코스안내를 산행대장님 으로 부터 듣는다.

 

어느 산이나 만나는 오르막 이지만 된비알 이라고도 할수 없는 

육산의 약간의 오르막이 시작 되면서 A팀 B팀 무리지어 산행을 시작 한다. 

누구라고 이야기 할 필요도  없이 서둘러 산행을 시작 하는 것이다.

쌀쌀하고 추울것이다 라는 예보도 있었지만

날씨는그렇게 추위를 의식하지 않을 정도이고 맑다.

첫번째 만남은 소나무 숲이 우리를 맞이 해준다.

 

오르막을 오르다가 솔잎이 깔린 등로를 더 오르기도 하고

낙엽이 수북히 쌓인 능선과 내리막 그리고 또 오르막을 여러번 반복 한다.

등산로는 낙엽이 깔려있으니  편안함을 느낄정도 이다.

2시간정도 이상 산행을 했으니 정상이 곧 나오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며

또 이 봉우리를 넘으면 정상 이려니 하면서 몇개의 봉우리를 다시 넘는다. 

오늘도 역시 나는 맨 마지막 그룹으로 엄청 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뒤 따른다.

 

드디어, 희아산 정상에 도착하는데 바람도 없고 아늑한 느낌이며

지금 곧 바로  점심을 먹기 시작하려는 다인의 산우들을 만난다.

 

  

야호! ! 정상에서의 만남에 반가워 하며 좋은산이라는 덕담도 나누고

먼저 도착한 산우들과 함께 역시 맛있게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A코스와 비교 하면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으니 

아직은 아직은 하며  정상에서의 조망도 즐기기도 하고 

이렇게 한곳에 모두 함께하니 육성 노래자랑 이라도 하자고 하는 농담도 하며

모두들 여유있는 하산을 하게 된다.

  

  

소나무.

 

우리나라 어느 산엔들 소나무가 없는 산이 어디 있으랴 만 

오늘 따라 유독 소나무의 푸르름이 돋 보이며 눈에 들어 오고

또한 만나게 된다.

아마도, 많은 나무들이 그 푸르른 잎사귀를 떠나 보내고 또 나무의 색 마져도

푸른색이 아닌 갈색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금방 눈에 띄고

만나게 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또 얼마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나무 가운데 하나인

속리산 정이품송 소나무가 불어오는 강풍에 가지가 부러지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이렇게 추운날이 되어 소나무를 만나며 보게 되니

너무 지나친 비약 인지도 모르 겠지만, 

날씨가 차가운 후 에야 오직 송백만이 그 시들지 않음을 안다는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중일 때에 제자 이상적의 변함없는 사랑에

감명을 받아서 그린 국보 문화재 세한도를 연상 해 보기도 한다.

  

시들지 않고  더욱 푸르름을 느끼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더 푸르게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겨울소나무의 푸르름을 보고

독야청청 이라며 홀로 높은 절개를 지켜 누구든지 따를수 없다고 했으며

또는 '송죽 같은 절개' 라고 하며 대나무의 곧음과 소나무의 푸르름을

시,서,화 또는 노래로 소나무를 표현 했음을 잘 알고 있다.

  

겨울의 추위를 두려워 하지않고 변함없이 푸르름을 자랑하는

이 모습을 보며

참으로 소나무는 여러 용도로도 우리들에게 이로움을 주지만

정서적으로도 많은 것을 전해 주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리고,소나무는 문화관광부가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100 대 민족문화 상징 가운데서 진돗개,한우,호랑이와 함께

자연상징으로 선정 되기도 했는데

이 땅에 생육하고 있는 4500 여종의 식물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포함 되었으며.

오히려 국화인 무궁화보다 더 우리민족의 상징 으로서

우리나라를 대표한다고 볼수있게 되었다.

 

또한, 여론조사에 나타난 결과로 볼때에도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나무 가운데 하나 라고 한다.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나무

  

바로 얼마전 까지만 해도 그렇게 푸르름을 뽐내며 자기자랑을 하던 나무가

빨갛게 노오랗게 단풍이 되어 제 잎을 떠나 보내 더니

그 잎이 낙엽이 되어 그 푸르던 나무 아래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낙엽이된 그 잎은 머지않아 썩어서 부엽토가 되어 

그 나무의 성장을 위해 마지막 희생을 할 것이다.  

 

이제는 앙상한 가지만을 남겨둔체 겨울을 맞고 있는 모습을 본다.

또한 바짝 말라 붙었음 에도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나뭇가지에 아직도 매달린 단풍잎을 보며  애처롭다기 보다는

오히려 과감하게 자신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 추하기 까지 한다,

때로는 이런 추한 모습이 보기 싫어서 나무를 마구 흔들어서 그 바짝 마른 잎을

떨어 뜨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때도 가끔은 있는데

아무튼 보기에 좋은 모습은 아닌것 같다.

 

어찌할수없는 자연의 법칙이고 겨울을 나기위한 나무의 순응 이기도 하련만

이렇게 헐벗은 나무를 보며 때로는 황량한, 쓸쓸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쓸쓸함보다는 나무를 보며 나를 다짐 하는 글을 쓴

소설가 윤대녕의 글을 읽어 보며 나도 역시 또 다른 마음을 가져본다.

..........

  

헐벗은 나무를 보며 생각 한다.

그동안 나는 사소한 일에도 얼마나 자주 마음이 흔들렸던가,

또 어쩌다 상처를 받으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원망 하며 보냈던가,

그리고,나는 과연 길을 잃은 사람이 다시 찾아 올수 있도록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킨적이 있던가,

그렇게 말없이 기다림을 실천한적이 있던가, 

  

다음해에는 한그루 나무처럼 살고 싶다.

자기자리에 굳건히 뿌리 내리고 세월이 가져다 주는 변화를 조용히 받아 들이며

가끔은 누군가 찾아와 기대고 쉴수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다.

겉 모습은 어 쩔수없이 변하더라도 속 마음은 변하지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 그루의 나무처럼 말이다.

  

소설가: 윤대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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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앞이 탁 트인 능선길에선 세찬 겨울바람이 불어 귀가 시릴 정도다.

윙 윙 소리가 귀에 거스릴 정도로  세차게 바람이 불기도 하지만

적당한곳에 자리하니 겨울의 숲이 전하는 침묵이 너무 조용 하다.

그리고 바람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이름모를 철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새소리 마져 들리지 않으니 더욱 조용 하다.

  

사실 나는 산에 오게 되면 멋진풍경을 함께하는 일도 즐거운 일 이지만

이런 침묵이,적막함이, 조용함이 너무나도 좋다.

  

하산을 위해 능선길을 걷다가 잠시 쉼을 갖어 본다.

오르막의 가쁜 쉼도 이제 쉬지 않으니 차분 해 진다.

그리고,  이 산에서 내가 느끼고 보았던 것들을 정리 하기도 하고

또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어느 순간 에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읺고

그저 마치 무아 지경처럼  겨울숲이 선물 해주는 조용함을 즐기며 

산이 주는 매력에 좋아하고 흠뻑 빠져 들기도 한다.  

  

어느 작가는 이렇게 고요속에 파묻힌 겨울숲을 가리켜

흑백을 드러내는 수묵화에 비견한다고 표현 하기도 했는데

헐벗고, 야위고, 굶주린것 처럼 느껴지며 마치 이것이 전부인 양

속내를 보여주는 이 모습이 겨울숲의 모습이기도 하겠지만

숲이 지니고 있는 본연의 매력있는 모습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래서,겨울숲 보다는 여름숲 가을숲이 더 좋은게 아닌가 싶다.

  

다시 여유로운 하산 이다.

  

그렇지, 굳이 잣대로 잰다면 10 Cm 는 되는 켜켜이 깔린 낙엽을

행여 미끄러 질세라 조심 조심 밟으며 내려 온다.

밧줄을 따라 하산하십시요 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흰 가느다란 밧줄이 하산길을 인도 하는데 등산로 정비가 안되어 있으니

엄청 도움을 준다.

그런데 이 밧줄은 하산지점에서 전원생활을 하신분이 농작물 피해를 막기위해

설치 했으며 등산로를 벗어난 곳에는

장뇌삼을 비릇한 약초를 많이 심어 놓았다고 한다.

절 처럼 느껴지는 멋스런 한옥집이 한채 자리잡고 있고

그 한옥의 안주인 같이 느껴지는 분도 내려 오면서 만난다.

 

  

다시 마을을 향해 하산하다 매실밭의 거름냄새의 역겨움을 느끼는데.

누군가는 이런 냄새와 거름이 시골모습이고 역겨웁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감나무 밭에 이른다.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이 홍시가 되어 감나무 가지에 여러개 매 달려 있다. 

수확하지 않고 일부러 나 둔것이고 그냥 눈치 보지않고

따 먹을수 있는 감 이려니 생각 하며 모두들 몇개씩 따 먹는다.

버스에 다시 모인 산우들은

A코스 도착지점인 목사동 용산재로 이동 한다.

그리고 고려의 개국공신으로 추앙받는 신숭겸 장군의 출생지 에서의

유적을 둘러보며 산행이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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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마무리 하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달

그리고,또 다른 해를 맞이 하기위해 준비 해야 하는 달.

그렇게 차분한 마음과 기대로 맞이한 12월도

벌써 중순을 넘어서서 하순으로 향하고 있다.

  

아! 모든것들이 달리는 기차처럼  빨리 지나가고

속절없이 한해를 보내 버리는 느낌마져 드는게 요즈음 이다.

신년 원단에 그렇게 다짐하고 이루려고했던 일들을 과연 얼마나 이루고

또, 마무리 했는가를 겸허하게 반성도 하며 후회도 해 본다.

  

그래, 맞아 맞다.

따스한 정에,그리움에, 사랑에 너무 허기진 나를 반성 하면서

당장 내일 부터라도 내 주위를 좀더 따스하게 안아주며 보듬어주고,

좀더 사랑하도록 해야 하겠다.

끝으로 오늘도 희아산 산행을 함께한 다인의 산우 여러분들의 건강을 빌며

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행복하십시요.

 

12월 중순에

글쓴이-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