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7년9월12일

인원:00명(차량2대)

산행지:강원도 평창과 홍천 일원의 회령봉과 보래봉

산행코스:산신각-쌍묘-회령봉-1210안부-보래봉-보래령-계곡길-산신각

산행시간:4시간

 

 

 

 

 

어느덧 무더웠던 여름은 지나가고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오늘도 산으로 떠난다.

백로가 지나고 나니 이제 시원하고 선선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새벽에 일어나 대충 배낭을 꾸리고 출발지로 천천히 걸어가는데...

다른 산악회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홀로 기다리는데 오늘 함께 촬영할 pd로 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왜 안 오느냐고?

차량이 2대로 출발하다보니 각각의 차량에 탑승하게 된 것이다.

사실 웬만한 산악회에서 2대씩 가기란 힘들다.

거기다 잘 아는 회장님은 산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관광버스를 구입해 일주일에 5회씩 산행을 다니는 전문 산악회로 발전 시킨 것이다.

 

 

 

 

직접 운전을 하는 회장님을 조금 도와 드리고져 운전대를 잡고 가는 도중에 회장님은 오늘 산행에 대해 열심히 설명 하신다.

연세도 있으신데 대단한 열정이다.

새벽같이 출발 했는데도 영동 고속도로 상습정체 구역에선 여지 없이 차량들로 滿員이다.

참으로 부지런한 민족이다.

아침 식사를 위해 문막 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는데 평창 효석 문화제에 참석키 위해 가는 차량들이 몇대 보인다.

여기까지만 운전을 도와주고 차에 탑승해 산행지로 가는 중에 방송 스텝들과 오늘의 촬영에 대해 논의를 한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평창 회령봉,보래봉 들머리에 9시30분쯤 도착한다.

 

 

 

 

 

모두들 차에서 내려 단체사진 한컷하고 들머리를 출발한다.

원래는 겨울산의 대명사인 계방산 들머리인 운두령(1089m)에서 산행을 시작하려 했는데 많은 인원으로 월령산행을 하다보면 효석문화제 축제 참가에 문제가 생길거 같아 단축해서 원점 산행으로 바뀐것이다.

하지만,

출발부터 워밍업 없이 된비알로 시작된다.

축제에만 참석하려했던 산님들까지 산을 오르다 보니 청바지에 운동화 심지어 구두를 신고 온 사람들 때문에 산에서도 정체,지체가 된다.

물론 촬영 스텝들과 보조를 맞춰야 하기에 빨리 갈수도 없다.

된비알(급 경사길 )을 한참 오르고 나니 쌍묘(1200m고지)지잠에 도착한다.

주중이라 다른 산악회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쌍묘에서 오늘 산행에 대한 전체적인 스켓치를 하고 회령봉으로 향하는데 지금까지와는 또다른 분위기로 山竹(조릿대)이 우릴 기다린다.

어른 키만한 조릿대들로 깊은 산중이라 그런지 참으로 깨끗하고 반들반들해 기름을 발라 놓은듯 하다.

사실 몇년전 지리산 깊은 곳에서 오뉴월에 채취한 연한 조릿대 잎을 말려 茶를 끓여 먹듯 하면  좋다는 말(고혈압이나 고지혈증에 좋다고 함)을 듣고 했던 기억이 나니 반갑기 그지 없다.

역시 깊은 산중에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듯 하다.

평창에 있는 대개의 산들이 거의 이런 山群으로 이뤄져 있다고 보면 된다.

회령봉(1320m) 정상에 도착하니 날개미인듯 보이는 벌레들이 우릴 반긴다.

이 높은 곳에서 살고 있다니?

과연,

이런 현상들을 어찌 봐야 할지?

 

 

 

 

 

오늘 올라야 할 회령봉,보래봉은 거의 높이가 비숫하다.

불과 4m 높이 차이로 보래봉(1324m)이 주봉이라 할수가 있다.

하지만,

이곳 산들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관계로 사실은 겨울산이라 볼수가 있다.

나무가 많이 우거져 있어 조망은 꽝이고 특별히 볼거리가 있는 그런 산행코스는 아니다.

보래봉으로 향하다 어찌보니 멋진 연리지(한나무에 각기 다른 품종의 나무가 공생하는 현상)를 만났다.

사실 무심코 지나칠수 있는데 자세히 보니 아주 오래된 갈참나무에 예쁜 단풍나무가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연리지로 제일 유명한 곳은 충북 괴산쪽에 있고 덕유산 안성 매표소에서 오르다 보면 또 만날수 있는데 설명을 해 줘도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산에서는 볼거리를 눈 여겨 보고 여유있고 즐기는 산행을 하는게 기본으로 돼야 하지 아닐까 싶다.

 

 

 

 

보래봉 못미쳐 안부(말 안장마냥 능선상에 푹 들어가 있는 곳)에 왁자지껄한 소릴 듣고 가 보니 잘 아는 산악회에서 단체로 행동식을 먹으며 즐거워들 하신다.

모든 대원들한테 다큐멘터리 형식의 취재를 나왔으니 인터뷰 협조를 요청하고 다음에는  자기들 산악회도 한번 촬영을 해 달란다.

사실 약속은 했지만 촬영팀들의 스케쥴 때문에 10월末은 돼야 할 것이다.

오늘의 최고봉인 보래봉에도 날개미들로 난리다.

촬영하는 도중에도 내가 좋은지 달려들어 깨물기까지 하니 조금 화까지 난다.

회령봉이나 보래봉 어디에도 그 흔한 정상석 하나 없으니...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이젠 전국 어느산을 가든 산꾼들로 인산인해다.

각 지자체에서 그 곳을 찾는 산꾼들을 위해 작은 정상석 또는 정상목이라도 하나씩 세워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수풀이 많이 우거져 있고 얋게 雲霧가 끼어 있는 관계로 조망이 전혀 없어 좋은 그림을 찾느라 우리 pd가 고생이다.

보래령에 이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고  운두령에서 넘어오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잠시 인터뷰를 한다.

이제 계곡길로 하산만 하면 된다.

거의 하산을 마칠즈음 클로징을 마치고 산악회 회장님의 인터뷰 할 시간에 계곡물에서 씻는데 시원하다 못해 차가움까지 느끼게 된다.

이제 앞으로 계곡물은 차가움과 얼음으로 뒤 덮일 날들만이 기다릴 뿐이다.

산행후엔 역시 땀을 씻어내는 알탕(?)이 최고야요.

촬영을 하다보면 항상 꼴찌로 내려오게 된다.

오늘도 산행 들머리 부근에서 산악회에서 준비한 맛난 음식으로 만찬을 즐긴다.

 

 

 

 

본격적인 可山 이효석 문화축제를 보러가는데 역시 메밀 꽃 필 무렵의 본고장 답게 메밀꽃이 지천이다.

매년 이맘때쯤 열리는 행사로 벌써 9회를 맞고 있다.

평창의 유명한 축제의 장으로 먹거리 볼거리를 한 곳에서 느낄수 있는 문화축제인 것이다.

특히 올해(2007년)는 可山 李孝石선생의 탄생100주년 되는 해로 생가도 고증해서 다시 만들어 놨고 생가뒤로는 평양에서 사시던 모습의 집을 푸른집이란 이름으로 복원을 하고 있다.

평양 푸른집에서 그 유명한 작품인 메밀꽃 필 무렵이 만들어졌다 한다.

36歲에 결핵성 뇌막염으로 세상을 뜬 짧은 生에 훌륭한  작품을 남기신 업적 때문에 고향인 평창군 봉평면이 전국적으로 유명해 지고 아름다운 고장이 되지 않았나 싶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표현이 꼭 이럴때 쓰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촬영을 마치고 메밀꽃 막걸리에  메밀묵 그리고 메밀전병을 안주삼아 만찬을 즐기며 마무리 한다.

먹는 즐거움이란 과연 최고의 즐거움이 아닐까,,,,

 

 

 

오늘은 선선한 날씨속에 포근한 육산(흙산)을 산행했다.

들머리가 800m고지에서 출발했기에 정상까지 표고차가 若500여m 차이로 처음 된비알길은 고생했지만 전체적으로 그리 어렵지 않은 산행 길이였다.

조금 아쉽다면 森林이 우거지고 엷은 雲霧로 인해 視界가 좋지 않음에 방송 촬영이 잘 됐는지 걱정스런 마음이다.

하지만,

우린 산에서 최선을 다 했다.

세상 모든 일이 최선을 다 하는 과정을 중요시 하고  결과는 나중에 보는 것이니 그것으로 만족을 해야 한다.

함께 했던 많은 산님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보낸거 같아 기분이 좋다.

항상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 싶다.

내 마음속에 행복을 찾아서 말이다.

온 세상 행복으로 가득하길 바라며 .....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