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황석산과 거망산을 두르고.....

 

 

■ 날짜 : 2012년 12월 8일(토요일)

■ 날씨 : 맑음/눈보라

■ 산행거리 : 약 13.5km.

■ 산행시간 : 9시간 37분(점심 및 휴식시간 포함)

■ 산행속도 : 약간 빠르게

■ 산행 길 : 거연정휴게소▶피바위▶황석산성▶황석산(1,192m)▶뫼재▶거망산(1,184m)▶

                 거망샘▶서상면 소재지

■ 함께 한 사람 : 진주비경마운틴 회원님들과

■ 구간별 도착시간 : 거연정 휴게소(08:55)▶황석산(11:58)▶거망산 (16:25)▶서상의원(18:19)

 

 

 

진주에도 오랜만에 겨울눈이 제법 쌓였습니다. 몇 년간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아 노심초사 하늘만 바라보았는데 제법 많은 눈이 왔으니 그 눈이 아직 많이 여물지 못한 산꾼의 마음을 자극합니다.

 

혼자 산으로 갈까? 아니면 산악회를 따라 갈까? 또 아니면 아직 할 일이 많은 매실 밭으로 갈까? 많은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만 혼자 겨울 산에 간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초래되고 위험성도 있고(실제 지리산에서 눈 때문에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다가 혼이 난 적이 있음) 농사일은 다음으로 미루고 망태기를 주섬주섬 챙깁니다.

 

겨울산행의 채비는 망태기의 무게를 많이 요구하지요.

여벌옷과 아이젠. 끓여 먹을 찌개거리를 챙기니 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릅니다.

 

진주 비경 마운틴 산악회는 전문 가이드 산악회입니다.

익스트림과 터프함을 주무기로(?)하고 때론 무작정 길을 개척하기도 하고 비법정을 선호하기도 하지요.

그런 까닭으로 전국에서 알아주기도 하며, 전국에서 가이드를 요청하는 산꾼들이 제법 있지요.

 

산청을 들어서니 지리산과 웅석봉이 설국으로 변한 것으로 보아 오는 산행코스인 황석산-거망산-월봉산-남령에도 많은 눈이 있을 것이라 예상이 되어 오늘의 만만치 않음을 가름할 수 있습니다.

 

결국 거망산에서 시간상 오늘의 산행을 접어 함양군 서상면으로 하산을 하여 예정되었던 월봉산-남령구간을 가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만 오랜만에 산에서 많은 눈과 친구 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으며, 힘듦도 시간도 전혀 아깝지 않아 오늘 난 땡잡은 날이라 생각합니다.

이 맛으로 막걸리를 마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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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말이 필요없는 익스트림과 터프함을 주무기(?)로 산행길을 안내하는 산악가이드 이지요. 그래서 저도 가끔은 애용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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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안내문만 보면 오를 수 없기에 사진만 찍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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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사연은 있겠지만 망태기안의 내용물은 다르겠지요? 그래서 산에서 먹는 맛이란 산해진미도 부럽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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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농부가 까치밥을 저렇게도 많이 남겨 놓았는지요? 혹시 너무 높아 감의 수확을 포기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리를 맞고 눈을 맞은 저 홍시의 맛은 어떨련지요? 입 안에 군침이 돕니다. 군침 흘리는 것은 나쁜 행동이 아니겠지요. 몰래 따 먹으면 절도죄가 성립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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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보다 아름다운 우체통을 보셨는지요? 하얀 꼬깔을 쓴 항아리 우체통에 어떤 소식이 전달 될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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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부터 본격적인 산행입니다. 그나저나 산행길이 눈으로 덮여있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러셀이 힘들어 살며시 중간대열로 빠지니 미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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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때 왜구들의 침략이 이곳까지 진행 되었다니 그 때 주민들의 고통은 어떠 했을까요? 특히 여자들의 고통이 더 했겠지요.

그래서 요번 대통령 잘 뽑아 우리나라가 부강해 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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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능선으로 올라서니 발은 무릅까지 눈속으로 파 묻히고.... 멀리 괘관산(1,253m)이 얼굴을 내 밉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오늘 날씨는 아주 좋았지요.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그 후로 날씨는 눈과 바람으로 변하여 저의 빰을 사정없이 후려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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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사연이 서려있는 피바위도 오늘은 눈으로 덮히고 폭포수도 추위에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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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석산성 너머로 괘관산(좌측)과 백운산(우측)이 나란히 모습을 같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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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석산 정상부에 자리잡은 소나무가 너무 추워 보입니다. 올 긴긴 겨울을 어떻게 견디어 낼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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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방향 좌측으로는 상고대가 자리잡고, 우측으로는 눈꽃이 피었습니다. 바람의 방향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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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성도 오늘은 묵묵히 아무 말이 없습니다. 아마 입이 얼었겟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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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위험했지만 황석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황석산 정상에는 정상석 세울 자리가 없어 이렇게 바위에 붙여 놓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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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산의 북능으로 가는 길이지요. 저 길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도저히 용기가 나지않아 할 수 없이 우회를 했지요. 본디 나의 사전에는 우회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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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 온 황석산! 비록 길은 눈으로 덮어버려 어림잡아 왔지만 매우 힘든답니다. 특히 맨 앞의 선봉대는 죽을 맛이지요. 러셀( 등산에서, 선두에 서서 눈을 쳐내고 길을 다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드는지 저도 해 봤기애 잘 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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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과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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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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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막대기가 황석산에는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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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메! 기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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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런 솜사탕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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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은 이런 처마도 만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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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살 잡수신 직장 동료 선배이자 일명 저의 산 사부입니다. 동심에 빠져 자신이 아직 젊었다고 생각하는 철 없는 중년(?)이지요. 언제 철 들련지? 내가 하산해야 철 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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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곳 마다 이 모양 이 꼴이니 참으로 이 세상은 경치 좋은 곳이지요. 어찌 이 곳에서 힘들다고 말이 나올련지요? 나오다가도 입속으로 쏙 들어가 버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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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와 제자! 쭉 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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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에베러스트 원정대 같습니다. 저도 같은 대원이고요. 그나저나 에베러스트 6,000m 고지에는 올라봐야 하는데(그게 나의 산에 대한 한 가지 소원이랍니다) 세월은 자꾸 흘러가고 힘은 자꾸 빠지니 환장 할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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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들 이 곳에 오르지 않고 바로 아래 안부에서 서상쪽으로 하산을 했지요. 그러나 저를 비롯한 세사람은 이왕 이 곳까지 왔으니 거망산에 올랐지요.

언젠가 정상석도 바뀌고....... 내가 오르지 않았다면 거망산은 얼마나 심심했을까?를 생각하니 참 잘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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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곳에 나의 흔적을 남기고....그 새 바람이 붑니다. 나의 인생도 흔들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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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상석 뒤로 옛 정상석이 부끄러운 듯 아직까지 자리잡고 있었지요. 본래 주인이 새로 온 서자에게 밀리고..... 이런 불상사가 산에서 이루어 지다니.....이게 무슨 변고 인지요? 함양군에서 새로 정상석을 세운다면 본래의 정상석에 예를 다 한 후 철거를 하든지 아니면 새 정상석을 세우지 말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하여야 함에고 그대로 두 정상석을 세우다니.....그게 함양군의 산에 대한 행정인지 묻고 싶습니다. 이제 하산을 해야 하는데 뒤돌아 서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