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호명산

산행일 : 2009년 1월 02일 금요일

누구랑 : 나홀로 청솔산악회를 따라서.

이동경로 :  청평역~ 정상~ 기차바위~호명호~ 천지연봉~큰골능선~ 상천역

 

   (산행지도)

 

 

 

편안하게

안내산악회를 따라 새해 첫 산행을 나선다.

이른 아침 코끝이 알싸한 제법 매서운 겨울날씨가 몸을 옴추리게 만든다.

 

오랫만에 따라 나선

안내산악회의 버스안은 나를 알아보는

많은 산행 선배님들이 넘~넘~ 반가워 하신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자연을 벗삼아 그런지 그냥 바라만 봐도

편안함이 느껴지는데 아마도 내가 정년후엔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

 

버스는 청평역에 우릴 내려 놓는다.

청평역 건널목을 지나 징검다리를 밟고 강을 건너는데

강물이 꽁꽁 얼어 붙었다.

강물이 얼어 붙은 모습은 기억의 저편에 숨어 있던 모습였는데 참으로 반갑다.

 

우리 어릴적엔

저렇게 얼어붙은 강가에서 

외발 썰매를 타며 짧은 겨울을 종일 보내곤 했는데...

 

       (청평역을 지나며)

 

 

        (꽁꽁 얼어붙은 강을 건너서)

 

 

 

 

         (호명산 산행 들머리)

 

 

 

강을 건너자 마자 산행 들머리다.

들머리 초입에 세워진 안내도를 스처지나자

초반부터 오름이 아주 가파르다.

 

오름길이 한차레 진정된다.

그곳엔 시설규모가 제대 갖춘 체육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아마도

인근 주민들이 매일 같이

오르 내리며 사랑받는 근교산은 이곳 호명산 이리라.

 

호명산 이곳 저곳은

등로 정비는 물론 안내표지가 아주 잘 돼 있어

등산지도나 개념도 없이 아무나 올라도 길 잃을 염려는 없어 보인다.

 

 

알싸한 겨울공기가 피부를 스치나

그리 밉쌀스럽지 않은건 오름길이 가팔라 체온이 올라간 때문이다.

가파른길 쉬어 가시라 등로는 전망대 한곳을 오름길 중간에 마련해 주었다.

그곳에서 내려다 보니 청평댐이 한 손에 잡힐듯 가깝다.

 

 

 

등줄기에 땀이 베어 나온다.

맨 후미에서 쉬엄쉬엄 천천히 걸어도 체력이 예전만은 못하다.

내몸은 벌써 하룻밤 사이 50대에 함류한 티를 내는것 같다.

그러나 난 아직 정신년령은 20대인데...

ㅋㅋㅋㅋㅋ

 

드뎌 한시간만에 정상에 올랐다.

정상은 넓직한 공터다.

사방팔방 거침없는 조망이 시원 시원하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우리가 가야할 호명 양수발전소가 지척이다.

 

 

 

 

    (허연부분이 호명호)

 

  

정상을 내려선후

능선을 걷는데 잔설이 미끄럽다.

아이젠을 하기도 그렇고 안하기도 그런 어정쩡한 등로가

가는 내내 지속됨에 넘어질까 신경이 곤두선다.

 

호명호를 앞두고 기차바위에 올랐는데

무슨사연으로 그런 이름을 얻었는진 모르나

바위 하나는 그저 그런 기차와는 무관한 평범한 바위다.

 

그러나 뒤 따라 올라선

미래행복님이 능선을 가리키며 저게 구불구불 기차몸통이고

이곳이 기차 화통 같다 말씀하여 바라보니 그 말씀도 맞는것 같다.

 

 

 

  

기차바위를 내려

양지쪽에 자리 잡아 도시락을 편다.

 

등줄기 땀이 식어

서늘한 몸을 외투로 감싸고

점심을 먹고 나니 몸이 더 떨리는것 같다.

 

벙거지를 눌러쓰고

먹은 즉시 몸을 뎁히려 길을 나선다.

 

이내 몸은 달아  오르고...

하나 하나 추위에 대한 무장해제를 당한 몸띵이에 와 닿는

서늘한 공기가 기분 좋게 느껴질쯤 산 정상부위에 시퍼런 호수가 눈앞에 나타난다.

양수 발전소란다.

 

호명호란 이름의 양수 발전소는

아름다운 소 공원으로 나들이 산책하기 좋은 장소로 가꾸어 놓았다.

 

호수를 돌아 나가다

호명산 천지연봉이라 이름 지은

야트막한 봉오리를 올라서니 통나무로 바닥을 깔은 전망대다.

 

천지연봉을 뒤돌아 내려 얼마를 걸으니

팔각정 건물이 나오고 그 아래엔 멋진 조각품의 조형물이

우릴 내려다 보고 있다.

 

     (호명호 전경)

 

 

                  (천지연봉 올라가는 길)

 

 

        (천지연봉)

 

 

      (팔각정)

 

 

                     (호명호의 조형물)

 

 

  

호명호를 빙돌아 내려와

큰골능선을 따라 상천역을 향한다.

급경사의 내림길이 완만해질 쯤 소나무 오솔길이 환상적이다.

오늘 걸은 등로중 제일 맘에 든다.

은은한 솔향에 심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오늘 산행은

별 생각 없이 따라 나선 산지다.

사전 지식이나 아는것 없이 그저 하루 소일하자는 생각에

나선길인데 귀로에 보니 지명이 낯설지 않다.

 

대성리...그리고 마석...

이런~!!

30 여년전 피끓은 젊음을 불태웠던 군시절

공병대 ATT 훈련을 받던곳이 이곳였단 사실을 뒤늦게 인식한다.

 

그때와는 완전 다르게 변해버린 지금의 거리...

늦게 훈련 입소 했던날 구보를 하며 거리에 떨어진 밤을 주워와 삶아먹고

군 상사들에 이끌려 뺑이치게 북한강에 띄워놓은 단정의 노를 저어가며 다이나 마이트로

물고기 잡던일 하며 한여름 뙤약볕을 고스란히 받아가며 장간 조립교,중무교.경문교.도보교 구축으로

기진맥진한 육신을 훈련 성과가 시원찮다고 북한강 강바닥 자갈위를 박박 기었던 얼차레의 기억들이

거리 거리를 지날때 마다 펄펄 살아 춤춘다.

그때의 고통이

이젠 아련한 추억으로 아름답게 생각될 만큼 세월이 흘렀다.

 

그때 그시절

그 모진 고통을 함께 견디며 울고 웃던

군 동기생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

 

호명산...

산은 그다지 별 특징없는 밋밋한 느낌였으나

아련한 기억의 저편을 떠올리게 한 산행지로 오랫토록 기억될것 같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