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산 산행기

 

들머리 글

원래는 지금쯤 월출산이나 목포 바닷가쯤에 가있어야 하는데... 세상일이 내 맘대로만 되지는 않는다. 갑작스레 일정을 바꾸면 막상 새로운 산에는 가기가 힘든다. 평소에 요리 레서피 써놓듯이 몇군데 가고싶은 산의 산행 계획을 뽑아두어야 좋을 것 같았다.  그냥 호명산만 가는 것은 싱겁다. 호명산 산행은 정상에선 좀 멀지만 호명호수를 보고 와야 제격이다. 그런데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원점회귀를 할까 하다가, 상천리에 주차하고 큰골 능선 - 호명호수 - 호명산 -청평터미널 로해서 시내버스로 다시 상천리로 오는 방법을 생각해서 실행에 옮긴다. 월간 산에 나와있는 특집자료를 챙겨서 보고 출발

 

 
<분홍색 산길과 파란색 찻길>
 

1. 일시 : 2007. 1. 21(일)

2. 장소 :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하천리 (632.4m)

3. Who:  Me Alone

4. 기상 : 따뜻한 봄날, 복장은 여름 긴팔로 다님.

5. 일정개요 : 춘천-가평 상천2리 - 호명호 - 호명산 - 청평터미널 - 상천2리(차량회수) - 춘천

6. 준비물 : 배낭 35리터, 순토시계, 물통, 카메라, 구급약, 우장(고어 오버트라우져와 자켓), 모자&버프, 만보계, 수저세트, 위스키, 장갑, 선글래스, 접사삼각대, 아이젠, 방한마스크, 방한양말, 스패츠, 스틱2, 등산계획서

7. 산행거리 및 통과시간

춘천출발(09:30) - 상천4리 회관(10:10) -들머리 능선(10:40) - 호명호 능선(11:40) -호명호전망대:천상원(12:20) - 장자터고개(12:40) -아갈바위(13:25) - 호명산(14:30) - 조종천 징검다리(15:30) - 버스(16:30) - 상천4리 회관(16:50) - 춘천(17:30)

총산행거리: 약 11km   총산행시간 : 5 시간

 

8. 산행기

10:40 상천리 들머리

집을 09:30 너머 출발해서 중간에 김밥을 두 줄을 사가지고 가평을 향한다. 여유있게 달려서 상천리 고가도로를 넘어 첫번째 마을에 느티나무 정자있는 곳, 너무 쉽게 상천4리 회관에 도착한다. 푸른가든 간판도 같이 있다. 너무 쉽게 생각하고는 도로를 따라 오르니 큰골 삼거리가 없다. 십여분을 걸어가다 헬리콥터카페에서 되돌아 나온다. 동네 분들에게 물으니 친절하게 건너편 산에 잣나무 숲옆으로 난 들머리를 가르쳐 준다. 도착해서 전기 철탑을 보면 두 개가 있는데 오른쪽 철탑을 향하여 접근한다고 생각하면 될일이다. 푸른가든은 마을 중간쯤에 들어 앉아 있다. 그옆으로 난 시멘트 포장도로를 지나 큰골 개울을 건너는 조그만 다리, 다리를 건너지 않고 오를쪽 능선으로 오르니 리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가도로 너머 도로옆의 상천4리 회관- 오른쪽으로 해서 푸른가든엘 가야하는데...>

<너무 쉽게 생각하고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만난 헬리콥터 카페 - 담에 오면 들어가볼 작정임>
<멀리서 보았을 때, 잣나무 봉우리 좌측으로 보이는 길>
 

11:40 호명호 능선

처음가는 산행을 할 때, 제일 어려운 것은 들머리 찾기이다. 일단 들머리를 찾고 나서는 애매한 갈림길에서의 고민이 그 두번째 이다. 제법 보이는 리본을 따라 능선에 어렵지 않게 올라선다. 이후로는 헷갈릴 염려없는 능선 외길이다. 잠시후에 오른쪽에서 상천역에서 오르는 등로와 만나고 한참을 올라서 나타나는 바위봉을 우회해서 오르다 마지막에 긴 미끄럼방지 로프지대를 치고 오르면 사위가 훤해진다. 정면으로 산꼭데기에 보이는 댐, 호수는 그 너머에 있을게다. 오른쪽으로 가면 마지기골이라는데 느낌에는 꼭 그리로 가야될 듯 하지만 호명산은 호수의 댐을 가로질러 간후 오른쪽 능선을 따라 가야만 한다. 일단은 내려가 전망대에서 호수 구경을 하러 간다. 전망대 문이 잠겨있어 옥상에 올라 주위를 바라본다. 대한이 하루지난 오늘, 날은 따뜻한 봄날이다. 여름용 쿨맥스 긴티만 입고서 내내 산행을 했을 정도로 바람없이 따스한 날이다. 그 덕(?)에 개스가 살폿하여 먼데 전망이 없다. 날이 쌩쌩하니 추워야 하늘이 시리도록 파란법인데...

전망대에서 내려서 맞은편 팔각정엔 가지 않고 댐을 가로질러 건너 나무데크로 오른다. 먼저 왔다 간사람들이 버려 놓은 쓰레기가 엉망진창이다. 깨끗하게 치워야 다음사람이 안버릴까? 아님 그대로 썩도록 내버려 두어서 뒤에 오는 사람들이 보고 느낄수 있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능선상의 상천역방향 등로 합류점을 막 지나서, 철탑>
<마지막 깔딱고개 로프>
<고개끝 - 오른쪽 마직이로 가면 안됨>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호수쪽으로 하산>
<숙소건물을 지나서 왼쪽으로 난 등로를 오르면 전망대>
<맞은편쪽에도 팔각정 전망대가 있다>
<산정 호수의 전경>
<사력댐을 가로질러 건너면 우측위로 나무데크로 해서 호명산으로>
<댐 밑으로 물흐를 일 없으니 만든 미로 공원 -  가운데는 임대용 타임캡술>
<가야할 호명산 능선 길>
<먼저 왔던 사람들의 쓰레기- 새로달린 리본마다 수상하게 쳐다보게 된다.>
 

14:30 호명산

십여분 내려오니 철망문이 보인다. 여기가 장자터고개, 범울이로 하산하는 길과 호명산으로 가는 길이 나뉜다. 범울이를 한자명으로 호명이라고 했겠거니.... 제법 날카로운 암봉들을 짖쳐 오르니 대성사 갈림길이 나오고 또 한참을 바위능선을 오르내리고 나서 전망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밑으로 대성사계곡이 가까이 보이니 여기가 알갈바위다. 예서 점심을 먹고, 예전 같으면 구수한 담배 한개피 피웠겠지만 신년들어 여직까지는 완전금연중 - 심호흡 한번하고는 출발한다. 중간에 일가족 4명이 처음으로 지나쳤고(버너는 있는데 라이터가 없다고 한다. 담배는 끊었지만 비상 라이터는 있어서 가지시라 주었다.) 그 뒤로 아갈바위에서 세분 산객을 볼때까지 사람이 없었다.

아갈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호명산까지 가는 동안에 몇팀의 산객들을 더 만나면서 정상에 도착하니 비로서 조망이 두루 터진다. 조종천을 끼고 도는 현리길과 시내 중심가, 멀리 상천의 에덴동산, 내려보이는 청평댐과 호수, 무엇보다 그 맞은 편에 있는 뾰로봉과 화야산의 능선- 다음에 오를 산으로 점찍는다.

<장자터고개 철망문 -범울이로 하산할 수 있다.>

<한여름 예쁜 꽃만큼이나 예쁘게 생긴 산누에나방 고치집-저안에서 편안히 자고있을 번데기>

<돌길도 있지만 오롯한 오솔길도 있다>
<장자터와 호명산의 딱 중간 1.6km씩 떨어진곳에 위치한 전망처 - 아갈바위, 예서 점심>
<호명산 정상 - 멀리 보이는 호명호.>

호수 너머로 삼악산 봉화산 소주봉도 보인다.

호수 왼쪽 멀리로는 화악산과 응봉이 시야에 와닿는다.

북으로는 경춘국도 건너로 대금산 깃대봉 연인산 명지산이,

북서쪽으로는 조종천 협곡 위로 청우산과 운악산이 조망된다.

서쪽으로는 깃대봉과 은두봉 뒤로 서리산 축령산이,

남서쪽으로는 천마산이,

남으로는 뾰루봉과 화야산이, (담에 갈 산 ^^*)

남동으로는 용문산이 시야에 와닿는다는데... 좀 뿌옇다.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15:30 조종천 징검다리

가파른 길을 내려온다. 왼쪽으로 보이는 청평댐의 호수물은 아직도 누렇다. 지난 여름의 홍수 흙탕물이 소양댐에 그대로 갇혀 있단다. 소양호위 윗물은 푸루디 푸르게 맑다. 심층수도 마찬가지인데 흙탕은 수온차로 중간에 갇혀서 그대로 있다가 조금씩 배수되어 나온다니.... 뭔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올봄이 지잘때까지 그대로 있을 게다. 보는 사람도 맘이 안 좋은데 춘천에서 서울까지 그속에 사는 수많은 물고기들은 어떨까?? 

가파른 계단길에 자그만 자갈돌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한번 찍고는 조심스레 내려온다. 중간에 경관 좋은 곳에는 벤치가 있어 잠시 다리를 쉬고 내려간다. 화전터에서 직진하면 청평공고 쪽으로 내려설 듯하여 오른쪽 잣나무 숲길로 들어 내려선다. 다 내려와서 미끄러운 눈길에 또 한번 엉덩방아를 찍고는 날머리로 하산한다. 들을 가로질러 뚝방에 서니 바로 밑으로 징검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 오르니 옛날 주가를 올리던 안전유원지와 청평유원지 둘다 거의 폐허, 방치 상태로 있다. 예전엔 자연스런 둑방으로 개울에 들어 갈수 있었는데...  높다란 둑방에다 오염된 물탓이련가? 

안전유원지는 젊었을 때 와보았던 곳이라 하룻밤을 지냈던 이층집을 찾아 보려 휘돌아 봤지만 못찾겠다 근 삼십여년전의 일이니 세상이 세변이나 바뀌었으니 못찾는게 당연할 수도 있다. 하산하면서 청평댐을 보면서도 댐 저아래 백사장에 친구들과 캠핑와서 하루밤을 지내고 갔었던 일을 떠올렸었는데-이건 삼십년도 훨 넘은 옛적 일.  옛날생각에 헤매다 터미널 가는 길을 놓쳤다. 왼쪽으로 돌아 내수면 연구소를 통과하여 청평철교쪽으로 해서 시내 구경도 하면서 휘적휘적 터미널에 찾아 들어 물어보니 4:10분 청량리발 1330-2 좌석버스는 온다더니 안오고 4:30발 가평 군내버스를 타고는 상천역 앞에서 하차, 역쪽으로 해서 십여분을 걸어 올라가 차를 회수해서 춘천으로 출발 집에 도착하니 17:20이다.

<더 내려와서 있는 벤치에서의 청평호 조망>
<화전터 수도꼭지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내려오는 길의 잣나무 숲>
<하산완료 - 돌아다본 날머리>


 

<둑방에 올라서자 보이는 징검다리>
<청평에서 바라본 호명산>

<상천역은 아마 간이역 같다>

날머리 글

처음으로 나홀로 산행을 했다. 이런저런 일들이 계획에서 어긋나 있었고, 홀로서기(?)겸 생각도 정리할 겸 호젓한 산길을 찾아 올랐다.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지만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산정의 호수와 산밑의 호수 그리고 호젓하고도 오롯한 산길을 통해 마음이 편안해지는 산행이었다. 평소에도 서울에 오갈때 마다 청평검문소 옆에 난 호명산 간판이 궁금했었는데, 오늘 알고보니 그길은 대성사로 마지기골 들어 오르는 길이고, 가보고 싶었던 산정의 호명호수까지 가볼수 있는 코스를 잡아 상천에서 청평으로 오고, 시내버스를 타고 차량을 회수하는 참 좋은 산행 코스였다. 거기에 더해서 삼십여년 전의 옛추억어린 청평댐 밑의 야영과 안전유원지에서의 추억들을 돌이켜 볼수 있었으니 금상첨화였다. 그 민박집이 그대로 있었다면 다시가서 하루를 지내 볼려고도 했었는데 없어진듯 했다. 봄에 철쭉꽃 필때 쯤, 아내와 같이 점심 맛나게 준비해 와서 미로공원서 놀기도 하고, 점심도 해먹고는 윗길로 해서 주발산으로 해서 상천리로 하산하는 산행도 한번 계획해 봐야겠다.

 

참고사항 : 만보기 19634보

고도계    :  Hi675m / ASC 915m / DSC -935 / LAP 3 / DUR 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