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의 아름다운 호수, 천지연... 호명산

(호명산 정상으로 가는 서릉길, 소나무숲이 시원하다)


- 호명산의 개요

호명산은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에 위치한 높이 632.4m의 산이다. 경춘가도를 가다보면 청평댐 북쪽에 있는 산으로 뾰루봉(710m)의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산의 규모 및 산세는 대단치 않지만 남쪽으로 그림같이 아름다운 청평댐의 전망을 조망할 수 있고 울창한 숲이 시원스런 산이다.

청평역을 기점으로 한 기차편 등 교통이 편리하여 가볍게 다녀오기에 적당한 산으로 동쪽에 흐르고 있는 조종천에는 대학생들의 MT장소로 유명한 안전유원지가 있다.

호명산의 주능선에는 거대한 산상 저수지인 호명저수지가 있다. 1979년 양수발전을 위해 축조된 저수지로 20만km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산행개요〕

 

- 산행일 : 2006. 5. 21(일) 맑음

- 산행자 : san001 등 

- 산행요약

■ 코스 : 청평역~안전유원지~서릉~호명산~북동릉~호명저수지~고산식물원~큰골능선~상천역

■ 거리 및 시간 : 산행거리 약8km, 산행시간 3시간58분, 총시간 6시간12분

■ 구간별 

청평역~(12분)~안전유원지~(6분)~다리~(4분)~들머리~(10분)~능선(수도)~(46분)~대성사갈림길~(3분)~정상~(31분)~아갈바위쉼터~(28분)~대성사갈림길~(6분)~장자터고개~(9분)~수리봉(호명호수)~(8분)~갈매봉~(8분)~팔각정~(14분)~고산식물원입구~(9분)~큰골능선분기점~(29분)~송전탑~(8분)~상천4리~(7분)~상천역

 

 

〔산행기〕

 

거대한 산상호수, 천지연

 

호명호수.

고도 550m 산상에 펼쳐지는 4500평의 거대한 호수. 장자터고개에서 한차례 땀을 흘리며 오른 수리봉에서 내려다보이는 호명호수는 상상하기 힘든 기막힌 풍경이다. 이런 산상에 호수가 있다니. 호수를 감싸는 능선이 마치 낮은 구릉처럼 보이는 호수는 가히 하늘의 호수이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천지연.  

하지만 아직은 다소 삭막한 풍경. 자연경관과 인공미가 조화를 이루는 자연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한창 공사중이다. 산책로를 만들기 위해 능선을 따라 포크레인으로 길을 넓혀 놓았고 꽃밭 조성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호명산 산행에 마음이 들뜬 것은 호명산이라는 특이한 이름과 더불어 호명호수에 대한 호기심이 일조를 한다. 우리나라 최초로 1979년 양수발전용 저수지로 축조된 호명호수. 2004년 10월에야 일반인에게 개방이 되었다. 덕분에 청평역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산행이 상천역과 주발봉과의 연계가 가능해져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수리봉에서 바라보는 호명호수)


 

안전유원지 들머리

 

청평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싣는다. 무려 두달전에 산행대장님이 예약한 표. 통로는 등산객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기차 분위기, 창가에 펼쳐지는 번화한 거리는 이미 예전의 낭만적인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어도 버스에서 느끼지 못하는 특유의 정감어린 분위기는 여전하다.

 

청평역에서 호명산으로 가는 길은 안전유원지와 대성사 코스가 있다. 가장 접근성이 좋은 지름길은 안전유원지를 거쳐 호명산 서릉으로 오르는 코스이다.

청평역을 나와 대수마트입구(청평 안전유원지 500m 안내판)에서 안전유원지 방향으로 접어든다. 갈림길에서 10분 정도 가면 안전유원지 입구. 조종천 둑 자전거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200m 쯤 가면 철다리가 있다. 다리의 높이가 낮고 안전시설이 없어 장마철에는 위험하다. 다시 둑에 올라서 50m 쯤 산으로 들어가면 등산안내도가 있는 들머리가 나타난다.

(청평역 뒤로 보이는 호명산)

(안전유원지로 가는 도중 보이는 호명산)

(조종천 둑길)

(조종천 건너는 철교)

(들머리)


 

끝없는 된비알, 호명산 서릉길        

 

들머리에서 호명산 정상까지는 쉼 없는 된비알길. 지름길인 만큼 땀이 마를 시간이 없다. 또한 위치상으로 청평호반 옆에 위치하였지만 막상 청평호가 내려다보이는 장소는 그리 많지가 않다.   

 

능선으로 붙기까지의 사면길은 하늘로 쭉쭉 뻗은 잣나무숲길. 10분이면 한숨 돌릴 수 있는 능선(정상 1.48km)에 오른다. 더구나 반가운 건 수도꼭지가 달린 시원한 물. 능선에서 물이 나오는 건 「산을 물을 가른다」는 원칙이 어긋나지만 사면에서 끌어온 물인 듯하다.

(잣나무 사면길)

(능선상의 수도)

 

능선에 올라섰지만 이어지는 능선길은 여전히 가파르다. 바람마저 잠잠하고 청평호반에 대한 기대가 무색하게 시야도 전혀 없다. 공터에 나무걸이 의자가 원형으로 설치된 쉼터까지 유일하게 한번 시야가 잠깐 트인다. 그래도 지친 몸과 마을을 달래기에는 그림 같이 아름다운 풍경이다.  

(전망지대에서 보이는 청평호)

(전망지대에서 보이는 뾰루봉)

(쉼터)

(쉼터에서 보이는 청평호)

  

능선 곳곳에는 쓰레기를 담는 자루가 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관리한다고 하니 얼마나 산을 사랑하는 마음인지 고마움이 느껴진다. 더구나 쓰레기 수거비란 명목으로 입장료도 받지도 않으면서.

 

쉼터를 지나면 그나마 운치 있는 소나무숲에 여유가 생긴다. 산의 규모에 비해 수령이 오래되어 그윽한 맛이 있다.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산의 유래가 이런 울창한 소나무숲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아무래도 낙엽송보다는 한국적인 소나무숲이 한국호랑이와 어울린다. 

대성사에서 올라오는 북릉갈림길(대성사 1.7km)을 지나면 정상까지는 100m 거리.

(소나무숲길)

(능선상에 피어난 둥굴레)


 

호명산 정상

 

호명산 정상은 햇볕을 피할 데가 없는 너른 공터의 헬기장. 벌써 무더위를 느낄 만큼 후끈 달아오른다. 정상에서는 가야할 북동릉길이 잘 보인다. 능선의 끝에는 비탈사면의 나무를 온통 밀어내어버린 듯하게 보이는 호명호수의 댐이 보인다. 사실은 계곡을 자갈과 흙으로 막아놓은 사력댐이다. 옅은 안개로 시야는 그리 좋지가 않아 맞은편 뾰루봉, 화야산 정도만 제대로 보인다. 

 

그늘숲을 찾아 점심을 펼친다. 햇빛만 조금 피해도 지친 마음에 금방 생기가 돋는다. 맛갈 나는 밥상으로 허기를 채우고 단체사진을 촬영한다. 헬기장 한 켠에 세워진 정상석을 들고 옮길 수가 있어 구색 맞추기에 금상첨화다. (사진 촬영 후 원위치 시켜놓음)  

(정상)

(정상에서 바라보는 가야할 북동릉, 중앙의 벗겨진 부분이 댐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우측 뾰루봉과 중앙의 화야산)

(정상석을 옮기며)


 

장자터고개까지의 울창한 숲길, 북동릉 

 

장자터고개까지의 약3.2km의 북동릉길은 대체로 편안하다. 고도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트레킹하기에 적당하다. 중간에 위치한 아갈바위쉼터까지는 부드러운 흙길, 이후 능선길에는 바위가 많다. 

 

북동릉으로 약 40분 정도 가면 나무의자가 있는 아갈바위봉(619m, 기차봉)에 오른다. 수풀에 가려 우무내골이 살짝 내려다보이지만 이 근처가 유일하게 전망이 있는 지점이다.

아갈바위란 범이 입(아가리)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듯 호명산 곳곳에는 호랑이와 관련된 지명들이 많다. 범이 운다는 범우리, 아갈바위골 등 지금은 청평호반이 생기고 주위가 개발이 되어 상상하기 어렵지만, 산과 가까운 마을에서 호랑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지형여건으로 이런 이름이 유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너무 깊은 산에 사는 호랑이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므로.

(아갈바위봉)

 

571봉(나무의자 하나 있는 봉우리)을 지나면 한동안 바윗길이 이어지다 급격한 내리막이 이어진다. 내리막을 지나면 나타나는 갈림길(특별히 인식 못하는 갈림길). 바위산님이 능선길을 따르지 않고 옆의 바위로 오른다. 능선길이 바윗길을 우회한다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조금 내려가면 길은 완전히 분리. 바위산님을 불렀지만 대답이 없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느라 방향감각을 잃은 상태. 그렇다고 걱정은 않는다. 지도를 보는 능력이 있어 잘못 내려간 걸 알면 금방 쫓아 올테니까. 다행히 다른 분이 전화를 하여 금방 뒤쫓아온다.

(바윗길을 지나면 급경사 내리막이 나타난다)

 

이정표(↖대성사 1.8km, ↗범우리 2.6km, ↓정상 3km)가 나타난다. 여기서 호명호수는 범우리 방향으로 가야 한다. 범우리로 접어들어 5분 정도 가면 장자터고개(→범우리 3.4km, ↓정상 3.2km). 우무내골을 거쳐 대성사로 가려면 장자터고개 직전 작은 봉우리 방향(이정표 없음)으로 가야 한다.  

장자터고개에는 호명호수로 가는 방향으로 철문이 열려있다. 이제부터가 2004년 10월부터 개방된 길.

(대성사와 범우리 갈림길, 호명호수는 우측 범우리길을 따른다)

(장자터고개, 철문이 있다)


 

호명호수를 따라 도는 산책길

 

장자터고개에서 9분 정도 완만한 경사를 오르면 황토흙이 들어난 수리봉이다. 눈앞에 갑자기 나타나는 호명호수. 공사가 한창이어서 다소 어수선하지만 산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아늑한 분위기이다. 서쪽의 댐을 조성한 방향을 제외하고는 나지막한 능선으로 둘러싸인 산세. 가장 높은 갈매봉(598봉)에서 왼쪽의 팔각정까지는 능선을 따라 산책로를 조성중이다. 나머지길은 일반포장도로.

(호수 주위를 도는 포장도로)

 

수리봉에서 상천역으로 가는 큰골능선을 바로 타려면 굳이 호명호수를 둘러서 갈 필요는 없다. 수리봉에서 좌측 포장도로(댐을 조성한 부분)를 따라 100여m만 가면 큰골능선으로 가는 갈림길(호명호 표지석과 고산식물원 입구 안내판이 있는 지점). 호수를 한바퀴 돌면 약30분 정도가 추가 소요되지만, 그림 같은 호명호수를 수박 겉핡기식으로 지나갈 거라면 차라리 대성사로 가는 우무내골이 더욱 좋다.

 

수리봉을 내려서 포장도로를 따르다가 갈매봉 올라가는 길로 접어든다. 포클레인으로 파헤쳐진 길. 수풀에 쌓인 갈매봉 정상은 달랑 삼각점이 하나 있을 뿐이다.

팔각정까지는 약8분 거리. 팔각정은 능선 위에 세워진 2층 건물로 청평 양수발전소 홍보관을 겸하고 있다. 호수 방향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시원한 전망대에서 마무리 한잔을 주고 받는다.   

(갈매봉 정상)

(갈매봉에서 팔각정으로 가는 도중 바라본 중앙의 수리봉)

(팔각정)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호명호수, 우측 봉우리가 큰골능선으로 가는 갈림길 근처이다)

 

전망대를 내려오면 다시 포장도로길. 한국전력 순직사원 위령비와 상천리로 가는 도로(호명호수 건설위해 만들어진 도로)입구가 연이어 나타난다. 도로 입구에서 큰골능선 갈림길인  호명호 표지석(고산식물원입구)까지는 5분 거리.   

(위령비)

(호명호 표지석에서 바라본 좌측 팔각정, 우측 갈매봉)

  

갈림길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면서 호명호수의 댐이 드디어 보인다. 능선 양쪽을 막아 세워놓은 거대한 사력댐. 그 높이가 100m 이상이 되는 엄청난 규모이다. 호명산 정상에서 보이던 헐벗은 부분이 바로 댐이다. 

그런데 양수발전소용 호수라고 하지만 호수 근처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발전소가 보이질 않는다. 발전소는 동쪽 능선 아래 복장리에 위치하고 있다. 철로 만든 관로를 통해 쏟아지는 물로 20만Kw의 전력을 생산한다고 한다. 그리고 호수의 물은 심야에 끌어 올린다고 하니 인간이 조성한 역사이지만 그 능력이 가히 놀랍다.

(호명호수의 사력댐, 우측 봉우리가 수리봉이다)

(좌측의 지나온 호명산 능선과 중앙의 우무내골, 일명 대성사계곡)

  

포장도로 주변에는 별장 같은 집들이 몇 채 세워져 있다. 잠시 후 나타나는 갈림길(상천역 방향 2.27km)에서 도로를 벗어나 능선으로 접어든다.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꽃밭(철쭉, 연산홍 등)이 능선길 사이로 지그재그 이어진다. 호명호수와 더불어 자연공원 조성 작업의 일환이다.  

(별장 같은 집)

(호명산 능선)

(능선상에 조성된 꽃밭사이로 등산로가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평범한 큰골능선길

 

상천리로 가려면 계속 능선(우무내골 북릉)을 따르지 않는다. 「상천역 2.1km」 안내판이 있는 지점이 북릉갈림길(큰골능선)이다.

가파른 내리막길. 짙은 수풀에 쌓여 위치를 가늠키 어렵다. 40여분 내려오면 송전탑. 곧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우측 방향으로 7분이면 마을로 내려선다.

(큰골능선 분기점에서 바라본 댐, 중앙이 갈매봉, 우측이 수리봉이다)

(지천에 널린 고사리밭)

(마을로 내려서며 바라본 풍경)

 

한적한 시골길. 상천초등학교를 지나면 시골 간이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상천역에 도착한다. 울타리도 없고 역무원과 손님의 구분이 필요 없는 시골역. 자연스럽게 동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은 간이역만의 풍경이 아닐까.  

(시골길)

(상천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