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풍랑이 빚은 눈부신 속살 [석모도 해명산․낙가산]




2012.  4.  15  (일)


평택산악회  40명


 


전득이 고개 - 해명산 정상 - 270봉 - 낙가산 - 전망터 - 보문사 -P [4시간]

 


 

          [봄 풍랑이 빚은 눈부신 속살에 봄기운이 찬연하다.]


       내 마음의 봄꽃향기라 지칭하는 oo 일행 40명을 태운 애마가 거침없이 내달려 봄바람을

         무우 짜르듯이 쫙 가르니 속수무책이다. 그래도 춘풍은 동요하지 않고 점잖게 길을 터주어

 우리의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진정제이니 평온스런 마음뿐이다. 봄빛 길을 따라

눈부신 속살을 마음껏 향유하면서 그 속으로 동요된다.

 


 

            황해의 봄은 완연하다. 해풍의 멋 사위와 풍경 좋은 소박한 산세가 마음을 더없이 이끈다.

서쪽바다 푸른 수평선이 뭍의 형색과 어우러지는 해면에 잔재되어 봄빛을 찬연히

            반사키고 있다. 또 당당하게 자리 잡고 한 축을 이루는 옥석 같은 섬들이 타오르는 春霧에

         묻혀 봄의 평화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서풍의 향내가 감돌아 흐뭇한

기운에 해명산의 봄은 시나브로 평화로운 춘기의 정적이 감돌고 있다.

 


 

    짭조름한 비릿함이 훈풍을 타고 내면으로 스며든다. 잔잔한 해수에 몸을 기대며 끝없는

     대해의 풍경에 가슴을 묻힌다. 물길위로 넘나드는 춘풍은 언제나 객선의 길을 안내한다.

저 내륙의 산정이 해무에 가려진 채 잿빛의 큰 기둥을 이루며 고고히 떠 있다. 그리고

       석모도를 감싸 안은 대해의 너른 품은 호수처럼 잔잔하며 그윽한 춘정의 양기를 발산하고

있다.

 

 

 

 

 

    

         [사월의 향기는 고단한 봄을 일으킨다.]


 춘풍으로 숨김없는 물결을 일으키며 제멋대로 그림을 그리는 품새가 가관이다. 춘화의

    향기로 가득 찬 황토 빛 색감이 하얀 지붕과 푸른 지붕의 처마와 맞대며 살포시 비벼대고

있다. 안개에 가려진 대양이 아늑한 꿈을 꾸는 듯하여 미풍이 가까이 다가서나 고요한

숨결만 내보인다. 그 조용한 풍경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동안 침묵했던 산야의 흐름이 봄바람을 타고 해수 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정겨운

곡선과 곡선으로 교차하는 부드러운 능선과 이어진 들판 어귀의 황토 밭에서 뭇 새 한

    마리가 포르르 날아오른다. 그 새는 봄기운에 취해 비상을 꿈꾸고 세상을 관조하며 하늘

속으로 점점 멀리 사라져 간다. 봄의 물결 속에 이는 그 장면은 무척 낭만적이다.

 

 

 

 

 

 

 

 

 

 

 

 

 

 

 

 

 

  


         붉은 봄빛이 해무와 어우러지면서 그윽한 감빛의 광채를 솟게하니 산정의 풍경이 더없이

맑아진다. 그 맑은 빛을 따라 조용히 일렁이는 수목들의 움직임도 소박하기만하다.

 길 따라 곱게 펼쳐져 있는 암릉결에도 빛이 감돌아 해무를 품으며 봄의 원기를 듬뿍

받고 있는 듯 하다. 봄의 숨결이 해풍을 타고 넉넉히 산정을 에워싼다.

 

 

 

 

 

 

 

 

 

 

 

 

 

 

 

 

 

 

 

 

 

 

 

 

 

 

 

 

 

   


                 웃음꽃이 피어나는 넉넉한 암릉길이다. 거칠고 투박하지 않으며 조용히 드러내는 바위의

멋스러움이 비쳐진다. 유하게 드리워져있는 길목의 솔향에 마음이 넓어진다.

      가지가지사이로 스며드는 봄빛의 유혹은 거부할 수없는 사랑의 숨결이다. 내쉬는

              숨소리가 더 맑아진다. 환한 웃음사이로 가늘게 퍼지는 탄성의 소리가 어느새 미성으로

둔갑된다. 



 「 고즈넉한 풍경과 부드럽게 휘감은 해무의 連景이 사월의 봄을

일으키고 있네요.」

「 해명산의 봄 풍경이 봄내음의 체취를 더욱 느끼게 합니다.」

   「 조용하고 평화롭게 이어지는 산세의 유정함도 그 속의 한 몫을

합니다.」

               「 큰 비경보다는 소박한 海景으로 묘사시켜도 드러나지 않는 감동이 크지

 않아서 너무 좋습니다.」

 

 

 

 

 
 
 
 
 
 
 

 

해풍과 춘무 속에 가다 쉬며를 반복, 이중적 행동은 봄의 리스크를 저장시키기에

     적정하였다. 봄 속에서 이글어지는 시간과 생성되는 차이에서 느끼는 감성은 여기의

        기억을 소화시키기에는 필요충분이었다. 가고 오면서 한마디, 여전한 풍경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회억은 짧아서 더 찬연한 봄의 사색으로 남을 거라고. 새침한 한마디에

同情感을 느낄 수 있었다.

 

 

 

 

 

 

 

 

 

 

 

 

 

 

 

 

 



          [봄빛은 서서히 제 빛깔을 찾아간다.]


    회색 계조의 움직임이 멈추어져 있다. 춘풍의 사위는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로 넘쳐나

산정 곳곳을 누비며 봄을 알리기에 분주하다. 그 아래 바둑판처럼 펼쳐져 있는 논과

    염전의 모습은 아직 봄을 맞이하기에는 준비가 덜 되어있는 모양이다. 안개 속에 묻혀

   고요히 때를 기다리는 들녘은 완고한 자연의 법칙을 준수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기에

봄과의 조화가 상이할 수밖에.

 

 

 

 

 

 

 

 

 

 

 

 

 

 

 

 

 

 


     동과 서로 잇는 능선 결을 따라 봄 빛깔이 소연하게 묻어나는 길목에서 문득 되돌아본

          풍경은 호수처럼 잔잔하다. 사위로 펼쳐진 계곡과 기슭에는 소나무들이 청청하게 해풍을

맞고 있고, 바닷가에는 봄 나무들이 새로 연둣빛 어린잎을 내고 있다. 지난 강풍과

     동반한 봄비 뒤로 세밀한 봄 그림자에 자욱한 물안개까지 더해졌다. 봄이 주는 다복한

    풍경이며, 봄바람을 타고 그려내는 한 폭의 유화처럼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전망바위에서 드러나는 대양의 모습에 지나온 애증이 교차한다. 해가 거듭될수록 달라지는

   것이 자연의 본 모습이다. 하지만 자연이 뒤로 사라진다 해도 그 흔적은 남는 법. 과거로

묻혀버리지 않으며 아주 오래된 그와의 맺어온 인연이 통하였기 자연스레 소통되었던

흔적은 영영 시간 속에 묻히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리움은 묻어나겠지만.



         「 인간은 풍경을 마음대로 바꾸고, 그 풍경은 자연에 의해서 다듬어진다.

이 말은 곧 자연과 인간의 소통의 부재가 있어서가 아닌 건가요.」

「 자연을 지킨 것보다 인간이 버려 놓은 게 더 비일비재 합니다.」

          「 자연 속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딱 맞는데, 어쩜 인간은

자연의 흐름을 방치하고, 무한정인 사리사욕으로 자연을 훼손하는지 모르겠어요.」

       「 그저 자연 앞에 인간은 미미한 존재라는 뜻을 알지 못하고, 횡행하는

         박리주의의 만연 때문일 것입니다.」      


                                바람을 타고 귓속에 후벼드는 그 일언들의 힘이 크게 느껴진다.

 

 

 

 

 
 
 
 
 
 
 
 
 

          [가슴에 타오르는 봄의 그윽한 낭만]


     선율처럼 흐르는 잔잔한 봄빛이 산정을 넘고 대양 속으로 그윽이 내려앉는다. 붉은

    알갱이들이 빚어내는 찬연한 봄 방울이 해면체 위로 솟아나기 시작한다. 바람결을

         따라 이리저리 흩어졌다 모였다가 반복하기를, 봄 사랑의 물결로 주를 이룬다. 조용한

가운데 미세한 움직임이 어슴프레 드러난다. 봄 바다의 생명들이 황홀한 표정을

    지어내는 것이다. 본디 그 표정은 자연의 변화에도 민감하지 않는 그대로 한결같은

봄의 상징이다. 고즈넉한 바다의 일렁임이다.

 

 

 

 

 

 

 

 

 

 

 

 

 

 

 

 

 



     낙가산 단애에 섰다. 깎아지른 벼랑위에서 광대한 물길의 유연함을 가슴으로 맞는다.

     또 수평선으로 이루어진 남서쪽 대양은 봄빛에 그을리며 흰 구름에 쌓여있다. 힘없이

     흐르는 목가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망망대해의 움직임은 첩첩하다. 해무를 품고

 있는 대양의 몸체는 그리 봄의 일렁임을 직시하지 못하는 듯 묵묵히 하늘과 맞닿아

있다. 시간의 흐름이 정지하듯 이 시간 밖의 외연적인 모습이다. 아스라함이

밀려든다.

 

 

 

 

 

 

 

 

 

 

 

대진

 


       해풍을 맞으며 정적에 쌓인 해명 산 능선의 비침이 지나온 시간을 환하게 비추어낸다.

   맑은 봄의 입자의 형상이 생동감 있게 눈 속에 일며 그리운 영화처럼 머리에 스치게

한다. 아련함이 든다. 빛 속에 머물며 지난 시간의 영상을 그리움으로 표출하고픈

   마음을 묵화처럼 그려내는 봄 안개에 넌지시 운을 띄운다. 그러자 그 안개는 아무런

     반향도 없이 흐물흐물 물러가기 시작한다. 아, 그 영상... 한 움큼 쥐어지는 봄의 情이

밀려온다.

 

 

 

 

 

 

 

 

 

 

   


   발아래 구름 같이 펼쳐지는 봄 풍경은 보문사를 끼고 광망(曠茫)한 풍만함으로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얼굴을 때리며 꽃잎처럼 무심코 서있는 우리들의

    눈을 이곳저곳 흩어지게 한다. 숨길 수 없는 애련함이 잠긴다. 고요히 해무를 이고 있는

  보문사는 하늘을 가린 그에게 가냘픈 숨소리를 내뱉는 듯 희미한 얼굴만 비칠 뿐이다.

 

 

 

 

 

 

 

 

 

 

 



연푸른 빛깔로 변해가는 산세의 수려함이 어느덧 그윽한 그림자로 변해가며 빛을

         휘저어낸다. 사사 ~삭, 손살 같이 해풍이 불어대며 수목들을 아래에서 위로 힘차게 밀어

         제친다. 초목과 군목들의 힘찬 요동이 봄을 일렁이는 듯하다. 그사이, 들리는 듯 마는 듯

      봄의 노랫가락이 들려오고 그 선율이 메아리쳐 산중으로 날아간다. 잊을 수 없는 봄의

애상인 듯하다.



   「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봄의 시간이 어느덧 여물게 지워지기 시작합니다.」

「 유유히 흐르는 이 시간은 그 어느 때와 달리 낙화의 초상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기약 없는 시기와 세월속의 그리움... 뭐 이런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아, 맞습니다.  한낱 붙잡을 수 없는 한 자락 춘몽이겠지요.」

 

 

 

 
 
 
 
 
 
 
 
 
 
 
 
 
 
 
 
 


 빛은 저물어가고, 운기는 지쳐만 가는데 해무는 공기의 저항으로 잠시 피신중이다.

   봄을 움켜지고 있는 변화는 탈색되어가는 시간의 틀에서 이르게 헤어나기 시작한다.

 탈바꿈이다. 시간의 변화는 계절 속에서 준비된 양상의 순간이다. 그러기에 흐르면

흐를수록 변화하는 게 자연의 정설인지...  되돌아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산정의

흐름이 시야에서 멀어지며 진 붉은 빛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



   석모도의 해명산은 해발 323m로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기암괴석과 바다를 안고

     흐르는 수려한 산세가 석모도의 수수한 경관과 어우러져 봄의 춘경을 대변하는 듯 했다.

  특히 전망봉~해명산~낙가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바위산의 힘찬 기운과 장쾌함이

느껴지고, 험난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산행의 묘미까지 있어 기쁨을 더해주었다.

 

아득한 해무 속에 이글거리며, 때를 기다리는 섬섬옥수의 묵직함이 황해의 기백을

   보여주는 은은함이 되어 봄날의 정숙함을 나타내어 주었다. 필경, 이는 가늠치 못한 

봄의 향연과 자연이 주는  보물임엔 틀림없다.

 

        능선 어디에서든지 마니산을 비롯해 내륙의 산과 강화도의 섬 산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기막힌 조망을 연출하니 박하향기 속에 빠진 듯이 시원스런 마음 뿐 이었다. 또 보문

  산사의 그윽한 풍경소리를 벗 삼아 자연에 탈루해 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시간이 되면 다시 한번 찾아와 그 경에 묻히고 싶고, 황해의 산물을 보듬어 주고 싶은 것이

이유라면 이유이겠다.

 

 

봄의 선물 한웅큼을 받아 든 님들의 얼굴에 싱그러운 사월을 닮은 생긋한 미소가

      한가득 피어올랐다. 가득찬 웃음 날리며 그 풍경에 사로 잡힌 마음 속에는 이미 짙고,

푸르고, 생생하고, 싱그러운 사월의 세상이 가득 담겨졌으리라.

 

 

단초한 황해의 푸릇푸릇 한 춘기와 봄의 성성한 생기를 돋워 준 oo와의 추억이

생생히 돋아나는 아침에 강렬한 그 영상이 뇌리에 스치며 가슴이 일렁인다.  

 

 

회원님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2012.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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