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2007년 5월 19일
산행구간: 화방재-수리봉-만항재-함백산-중함백-은대봉-싸리재(두문동재)
산행거리: 약10Km
산행시간: 5시간 40분 (
전국에 이산 저산을 오른 것도 수년, 그리 많은 산은 아니지만 어느 날 문득 내가 다닌 산들 중에 대간 길은 얼마인고 생각을 해본다. 따져보니 설악 미시령-한계령구간, 덕유산, 소백산 등 백두대간 구간은 그리 많지 않다. 52개 구간 중 대간길을 제대로 걸은 곳은 불과 6개 구간 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끊어진 나만의 대간 길을 이어 전구간을 걸어 보기로 계획해본다. 그 첫 시험대가 화방재-싸리재이다. 영월과 상동을 거쳐 화방재로 가는 길은 국지성 호우가 내리고 있다. 해발 980m 화방재에 오르니 비가 멎었다. 그렇지만 구름 아래쪽은 아직도 비가 많이 오고 있다. 유일사입구에 민박집 TV자막에서도 내일까지 비는 계속된다고 한다. 내심 걱정이 앞선다. 서울서 예 까지 오기가 그리 녹녹치 않은데 기상 때문에 포기해야 할 상황이 생길 까봐 마음이 불안하다. 맛깔스런 민박집 식사를 소주 반병을 좀 넘게 곁들여 먹었다. 불안한 심경으로 잠을 청한다. 곤한 잠에 취한지 4시간 만에 깨어난다.
[산행전날 유일사 입구 - 철쭉축제에 대비해 주차장을 크게 마련했다]
[구름에 덮힌 화방재 가는 길]
[새벽 5시가 채 안된 시간인데 여명은 밝아 온다 04:42]
민박집에서 화방재 까지는 1Km가 채 되지 않는다. 현재 기온은 8도, 바람은 없다. 그러나 쌀쌀하게 느껴진다. 화방재에 도착하여 폐가 터 옆으로 난 들머리를 기점으로 나만의 백두대간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산행 들머리는 폐가를 끼고 시작된다 04:55]
태양을 품고 일어난 여명은 동녘을 점점 밝게 물들이고 이내 나의 후레쉬도 얼마 안되는 소임을 다하고 배낭 속으로 들어간다. 좌측으로 만항재 가는 길이 운무와 함께 멋진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그리고 북녘엔 높은 봉우리가 가까이 버티고 있으니 그곳이 바로 오늘 산행의 첫 도전자인 수리봉(1,214m)이다. 화방재에서 수리봉까지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표고차는 약 240m 정도이다. 그만큼 가파른 길의 연속이다. 길은 계속해서 35-40도 경사를 유지하고 있다. 산행 후 10여분이 지나자 이마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한다.
[수리봉을 오르며 바라보는 만항재 가는 길]
[수리봉의 모습]
산행 35분만에 수리봉에 도착했다. 구름은 변화무쌍하게 산을 삼켰다 뱃텄다를 반복한다. 천제단이 있는 태백산 정상은 흔적도 없고 오로지 하얀 구름 속 연무와 산새들의 지저귐만이 있을 뿐이다.
[수리봉 - 표지가 없어 산악회에서 표지기를 대신해 붙여 놓았다 05:32]
수리봉에서 만항재까지는 해발 1200~1300m를 오르내리는 얌전한 길들이 이어진다. 수리봉을 떠난 지 한 시간이 다 될 무렵 전나무 숲을 사이로 만항재로 이어지는 군사도로가 나타난다. 시간은
[밤새 내린 비로 아직도 물기가 흠뻑한 꽃잎들...]
[만항재까지는 전나무 숲이 이어진다]
[산길의 호젓함을 맛보며~]
[구름에 덮힌 전나무 숲]
[만항재 날머리의 전나무들]
[만항재의 모습 - 건물은 식당이다. 낮에는 오뎅, 음료 등을 팔고 있다. 산불감시원들의 아지트 이기도~ 06:31]
다시 가파른 산행은 1시간 정도 이어지고 도착한 함백의 정상은 구름에 휩싸여 을씨년스럽기 까지 하다. 정상부위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었다. 그리고 구름도 그 바람을 타고 날아 다니고 있다. 아~ 정말 운이 없다. 1570m의 이 높은 산에 올라 아무것도 볼 수 없다니~
단지 대간길만 이어간다고 하기엔 백두대간 종주는 무의미한 산행이다. 단지 기록경기일 뿐이다. 대간길에서 만나는 수 많은 자연을 보고 만끽하면서 기억에 담고 훗날 이때를 추억하며… 이런 것들이 이 백두대간 산행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난 산행을 기록경기 처럼 좌우도 안보고 빨리 걷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빨리 걷지 말자고 스스로 생각도 해본다. 자연스러운 많은 것들을 보고 생각하면서 속세와 멀어진 이곳에서 호젓하게 오랫동안 숨을 쉬자고 말이다.
[만항재에서 함백산을 오르는 들머리]
[함백산을 오르며 태백을 바라보니~]
[구름은 잠시 멀리 남녘의 봉우리를 살짝 보여준다]
[함백산 오름길 중 정성스레 쌓은 돌계단]
[구름은 걷힐 줄 모르고~]
[태백 선수촌 입구의 함백산 안내도]
[해발 1,450m 이상도 구름으로 가득하다]
[함백산 정상부에 다다르며 보이는 나무들은 물기를 흠뻑 머금고 햇살을 투영시킨다]
[정상이 가까운데 을씨년스런 모습이 연출된다]
[연무속에 보이는 정상 07:42]
북쪽으로 향하는 함백산 주능선의 동쪽사면은 주목들로 가득하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을 서 있다는 주목! 목질이 단단해서 호된 비바람과 눈보라 속에서 죽어서도 오랫동안 스러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태백산 당골 주변에 장식용으로 쓰는 주목공예품들은 비싸기도 하다.
[정상에서 북측으로 내려서면 보이는 주목군락지]
[고사목 주목! - 죽어서도 천년을~]
[동쪽 사면은 서서히 구름이 걷히는지 이따끔 조망이 가능하다]
정상에서 중함백을 향하는 도중 컵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다시 은대봉을 향하면서 제2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제2쉼터를 지나면서 은대봉 구간에는 이른 아침에 먹이를 구하려는 멧돼지들이 파놓은 구덩이들이 많이 보인다. 흙의 상태를 보니 방금 전에 판 것도 있다. 내가 서 있는 이 주변에 멧돼지가 있다는 얘기다. 두리번 두리번… 그러나 멧돼지는 보이질 않는다. 아마도 인기척에 피한 듯 하다. 예전에도 멧돼지를 몇 번 만난 적은 있었다. 그럴 때 마다 멧돼지는 경계 자세를 취한 후 먼저 도망갔다. 그러나 멧돼지도 간혹 사람이 오는 것을 모르고 먹이 사냥에 열중하다가 갑작스럽게 사람과 조우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사람도 멧돼지도 자기가 피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놀란 상태라서 멧돼지는 사람을 공격하게 된다. 그래서 한적한 대간길을 나설 때는 배낭에 종을 달고 다녀야 멧돼지와 갑작스럽게 만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멧돼지나 뱀 등과 같은 산짐승들에게 자리를 비킬 것을 미리 경고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평소에 접하지 못한 종소리는 산짐승들에게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하지만 요즘 북한산과 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서 종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사람이 많은 산은 종이 필요 없다. 오히려 뒤를 따르는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줄 뿐이다. 종의 용도를 제대로 알고 써야 할 것 같다.
[쉼터의 모습 09:17]
[천상의 식물원처럼 건강미가 넘치는 야생화군락]
[자연은 뭔가 새로운 잉태를 시작하고 있다]
[제2쉼터의 안내도]
[샘터]
[은대봉을 향하며~]
[마지막 쉼터]
[멀리 사북쪽엔 강원랜드 카지노가 보인다]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흙을 파헤친 모습]
[은대봉을 오르며~]
은대봉에 오르니
[은대봉 정상석 10:07]
[산악회들의 자리다툼인가? 표지기는 왜 이리 많은지?]
[은대봉 하산길에서는 두문동재 길의 모습이 보인다]
[고사목들이 즐비한 하산길]
[언젠가 다시 이어가야 할 금대봉의 모습]
[싸리재(두문동재)의 모습 10:35]
[교통편 안내 - 서울 기준]
금요일 무박일 경우 청량리발 마지막 열차(
(요금 15,000원 정도, 금요일밤 막차 2주전에 미리 예약해야 함, 동절기에는 막차시간이 1시간 정도 늦추어짐)
태백역 주변엔 기차시간에 맞춰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다.
택시기사: 010-7369-3144 (태백역에서 물어본 기사, 친절함)
두문동재까지 15,000원, 당골까지 13,000원, 유일사 17,000원, 화방재 18,000원
택시요금은 요일, 시간에 따라 다소 틀릴 수 있음
버스터미널(태백역 앞에 있음)
두문동재(고한,
시간표(
유일사(화방재) 요금: 1,000원
시간표(
유일사 요금: 1,000원
시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