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10.7.31 (02:40 ~ 08:30) 6시간
산행구간: 절골-합수부(세곡)-심적골-1442봉 (원점회귀)
산행거리: 약 13Km

 

   함백산 1572.9m의 산으로 태백산 북쪽에 백두대간상에 자리 잡은 산이다.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은대봉, 싸리재, 금대봉 그리고 댓재와 피재를 거쳐 두타산으로 이어가는 백두대간 길이 보인다. 등산코스는 화방재코스,  싸리재코스, 절골코스로 안내되고 있다. 제3코스인 절골코스는 항상 등산로가 없다는 멘트가 따른다. 일명 심마니코스인 것이다. 절골은 황지천까지 길이가 16Km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한 절골이 상류에 품고 있는 심적골과 안흥골 상류는 사람의 접근이 거의 없어 비경으로 꼽히기도 했으나 잡지사 기자가 한번 올라 기행문을 기고한 것 외에는 절골에서 함백의 정상으로 가는 길에 대한 정보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7년전 절골을 들머리로 심적골, 1442봉 북측 하단부로 함백산을 오른 적이 있다. 당시에 어둠 짙은 새벽에 계류를 따라 오르다가 더 이상 진행하기가 어려워 세곡쯤에서 동이 틀때까지 기다리다 심적골로 들어섯던 기억이 난다. 당시 절골계곡은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이곳으로 오르는 산꾼은 거의 없었다. 안흥골과 심적골의 합수부를 지나면서 부터는 등산로도 없고 계곡을 여러번 가로지르며 갔다. 좌골과 우골이 마주치는 심적골 합수부에서 오른쪽 계류를 타고 올라야 백두대간 함백구간 제2쉼터 아래 샘터로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심적골 상류에서 왼쪽계류로 올라서는 바람에 1442봉 북사면에 위치한 주목군락지로 올라 함백산 정상에 올랐다.

 

   오지코스 앵콜산행!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 절골을 들머리로 함백산을 올라 보기로 한다. 휴가철이라 기차표 마련도 쉽지 않아 매진된 열차시간에 예약대기자로 등록하여 겨우 22시 출발하는 막차 이전 열차에 올랐다. 기대에 부풀기도 하고 2시30분 부터 시작하는 계곡산행이라 걱정도 앞선다. 요즘 산에 멧돼지가 많아 안 좋은 만남이라도 피해 볼까나... 방울을 두개 달고 깊은 산 계곡길을 가려던 참이었다. 태백역에서 내려 배낭을 재정비하고 역사 반대편 주공아파트쪽 지하도를 건너 절골 들머리에 들어선다.

 

[태백역 새백 2시5분 , 열차는 동해로 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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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사라진 태백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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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역 광장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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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골계곡을 가기 위한 철길 지하도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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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골은 없고 오투리조트 안내판만 즐비한 절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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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골 입구에는 절골이라는 이정표 대신 O2리조트 입구 안내판 만이 눈에 띈다. 도로포장도 잘 되어 있다. 절골계곡을 따라 도로를 4Km 정도 오르니 절골은 없어지고 저수지와 O2리조트 입구가 나온다. 헉~ 이런, 내가 생각했던 절골이 없어진 것이다. 절골을 메워 모두 넓은 주차장 두개와 리조트가 이어진다. 계곡길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걸까? 나침반을 꺼내 방향을 잡고 리조트 안쪽으로 들어간니 유스호스텔이 나온다. 산세를 보나 거리를 보나 이곳이 세곡을 좀 지난 곳으로 여겨진다. 계곡으로 추정되는 오렌지슬로프를 따라 오르면서 우측에 축석으로 정비된 개울이 보인다. 이것이 절골 상류이다. 이 물이 유스호스텔 아래 터널을 통해 리조트입구 저수지로 빠져 나오는 것 같다. 심심 산골 계곡이 이렇게 변할 줄이야.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다.

 

[절골길을 밝히는 오투스키장 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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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수백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오투스키장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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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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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곡쯤 자리잡은 유스호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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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렌지 코스 상단에 조그만 저수지가 있다. 약 300평 정도의 크기이다. 이곳이 그 옛날 절골의 합수부 즉 심적골과 안흥골이 만나는 곳이다. 심적골은 정비되어 토마토코스로 이어진다. 토마토코스 상단부에 도착하면 합수부와 같이 저수지가 또 하나 나타난다. 이곳은 심적골이 좌골과 우골이 갈라지는 곳으로 판단된다. 좌골은 스키장에 묻혀 없어지고 샘터로 향하는 우골만 남아 있는데 깜깜한 상태에 절개지를 통해 우골로 진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골 진입을 포기하고 토마토 상단부 배수로를 따라 좌골 상단으로 숲을 헤치며 10분 정도 오르니 또 스키장 글로리3코스가 나타난다. 동이 트기 시작한다. 스키장 코스를 따라 가장 높은 으뜸마루에 도착했다. 해발 1420m 지점이다 함백산 정상과는 표고차 150m 정도 이다. 숨도 고를 겸 이곳 전망대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정상으로 가기로 한다.

 

[오투스키장 배치도 - 함백산 북동쪽에 자리잡은 으뜸마루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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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이로 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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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마루 전망대 - 함백 정상과 표고차 150m 정도, 덕유산 곤돌라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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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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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마루 오름길 글로리3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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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다시 구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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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구름이 몰려 오면서 강풍이 불기 시작한다- 구름이 야구공처럼 날아 다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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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을 먹고 난 뒤 부터 기상이 악화되기 시작한다. 떠 오르던 태양은 온데간데 없고 바람을 따라 가는 구름이 마치 야구공 날아가듯 보인다. 엄청난 강풍이다. 10분 정도 바람을 맞으니 손도 시렵고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지금이 한 여름인데...., 배낭안에 자켓을 꺼내 입고 30분 정도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려 보지만 기상은 점점 더 안좋아진다. 바람이 너무 거세서 길도 없는 1442봉 능선을 올라 탈 수가 없다. 전망대 건물을 벗어나면 날아 갈 것 같다. 여기서 더 머물다간 저체온증이 올 것 같다. 자세를 낮추고 스키장 코스를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해발 1200m 부근에는 바람이 약하고 구름도 없다. 아쉽지만 그냥 하산해야 할 것 같다. 목적을 달성 못하고 갈기갈기 찢긴 함백을 내려오는 기분은 비참하기 까지 하다. 도대체 함백산을 오른 건지 스키장 답사를 다니러 온건지 그저 허탈할 뿐이다. 내려오면서 어둠을 뚫고 지나온 곳을 다시 한번 쳐다본다

 

[구름에 덮힌 대간 마루금_우측 사면 아래가 심적골 우골로 대간길 샘터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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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적골 - 좌골과 우골 갈림터... 지금은 소규모 저수지로 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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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프로 바뀐 절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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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골 합수부 - 심적골과 안흥골 갈림터도 저수지로 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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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흥골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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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계류로 전락한 절골 상류는 슬로프 아래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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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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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절골이 세상 밖으로 나오나 담수호 레프팅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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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골을 삼켜 버린 주차장과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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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골마을 배추밭    해발 720m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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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심적골이여...  마음은 잠시 현실과 추억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정말 가고 싶은 길이었는데 갈 수 없었다. 이제는 대간길 사거리이정표에서 동쪽 샘터 방향으로 함부로 하산해서는 안될 것 같다. 사실상 등로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태백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왜 이리 무거운지... 절골과 심적골에 기대어 살던 생명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리조트 이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로망인가?  다음번 고한역 적조암에서 오를 것을 기약하면서 열차에 올라 타며 떠나는 태백역에서 7년전 함백 심적골의 추억을 되새겨 본다

 

[산행개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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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블로그에서 http://blog.paran.com/hans3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