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10월 15일(일요일)

* 산행시간 : 9:05 ~ 20:32(11시간27분 휴식시간 포함)

* 산행거리 : 총 21km(이하 GPS측정 수치)

* 전체 상승 고도 합계 : 2,362m

* 전체 하강 고도 합계 : 2,573m

* 산행구간 : 미륵리 미륵사지(363m) 포암산(961.7m) 마골치3거리(856m) 만수봉(983.2m) 895m봉 960m봉(삼거리) 영봉(1097m) 보덕암(436m) 송계2교 통나무휴게소(164m)

* 구간별 거리 : 미륵리~만수봉(7.8km), 만수봉~주능~960봉(5.7km), 960봉~송계2교(7.4km)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는 하늘은 구름한점 없는 청명한 날씨다.

그러나 스모그인지 안개인지 시계는 매우 좋지 않아 상쾌한 조망은 포기해야 할 듯

벼르고 벼렀던 산행인데다 단풍이 어우러진 월악을 볼까하여

서둘렀는데 다소 실망스럽다.

 

그러나 오늘 코스는 주능선 종주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어

몇시간이 소요될지, 등로상태는 어떠한지, 난이도나 위험한 구간은 없는지,

오늘 예정한 코스를 무사히 소화할 수 있을지 등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면서 흥미를 느끼게 해준다.

 

선답 산행기에서 9시간이 소요되지 않은 것으로 보았는데

내 주력으로는 자신이 없다.

혹자는 1박2일이나 12시간은 걸어야 한다는 귀뜸이다.

10시간 정도 예정을 하고 계획을 하였는데 실제로 1시간 반이 더 소요되었다.

 

산 능선에는 벌써 겨울채비에 들어갔고 단풍은 시들시들

바싹 오그라든 모습이다.

주능선(5.7km구간)의 등로상태는 헷갈리는 곳도 있고 낙엽으로 등로 구분이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양호한 상태이며

위험구간은 로프로 연결되어 있어 조심만 하면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제일 위험한 곳이 960봉 전 직벽인데 자일에 의지하여 주의하여 내려오면 괜찮을 듯 하다.

 

이하 모든 자료와 데이터는 GPS를 토대로 작성하여 정확도를 높였고

혹 후답자를 위하여 몇가지 자료를 실었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산행지도(미륵리 ~ 포암산 ~ 만수봉구간) - GPS 지도상 실제로 걸은 경로



▼ 주능선 ~ 영봉 ~ 송계2교 구간



★ 고도표 1



★ 고도표 2(주능선 구간) - 898.5봉이 아니라 895.5봉임



★ 영봉에서 하산길 고도표(560봉 - 960봉임)



★ 구글에서 본 산하



 



 


 

이상  GPS자료를 편지한 것이다

능선상에 연결된 길은 본인이 실제로 구글어스에서 실제로 걸은 코스를 GPS에서

표시해주고 있다.

영봉을 오르기 위해 아래로 한바퀴를 돌아 영봉으로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야 중봉으로 하산한다.

 


▼ 미륵사지 앞에 주차하고 왼쪽길로 가다 첫번째 다리를 건너면 우측으로 등로가 보인다


 


▼ 등로는 잘 발달되어 있다


▼ 왼쪽 미륵사 전경과 오른쪽 넓른 공터는 입구 주차장




보통은 하늘재까지 3KM를 완만하게 올랐다가 포암산으로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곳에서 시작하면 호젓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 30분여 오르면 하늘재 포암산간 주 등로와 만나게 된다



▼ 미륵리에서 시작하여 지나온 능선



▼ 포암산 직전의 로프지대(없어도 되는데....)



 



▼ 마골치(?)라고도 하고 능선3거리라고도 하는것 같다.

여기는 백두대간상 포암산에서 진행하면 만수봉과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인데

방향은 등산이 금지된 구간이다.



▼ 만수봉 가는길에 약 1KM 정도 이러한 산죽길이 이어진다



▼ 만수봉의 형태는 길게 평지로 되어 있는듯 한데 외쪽 끝이 만수봉이고

   월악 주능은 오른쪽 봉에서 우측으로 이어져 있다(거리는 약 100m 정도?)


 

▼ 아쉽게도 월악 주능은 등산이 금지된 구간이다.

   여기까지 와서 아니갈수도 없고 죄송한 마음으로 범법자가 되어야 했다. 

 

 

▼ 영봉으로 이어지는 월알 주능선(굽이굽이 넘어가야 할....)


▼ 덕주봉 갈림길 - 왼쪽이 덕주봉 오른쪽은 월악 주능

 

 

▼ 처음으로 월악산 영봉이 고래를 내민다(아휴~ 까마득하게 보이기만 한데....)

 

 

▼ 여기서부터는 간간히 시원한 조망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부터는 지금과는 다른 험하고 거친 월악 암산의 위력을 자랑한다

 

 

 

▼ 지나온 봉우리, 아주 희미하게 포암산이 보임(정말 조망은 꽝이다)


▼ 신륵사 전경을 줌으로(덕산방향)



 

 
 
▼ 960봉 전 마지막 직벽코스


 



▼ 지나온 능선


 

▼ 약 8시간만에 올라선 960봉 이다

   만수봉에서 모 산악회 회원들과 만난것 외에는 사람 구경을 못했는데

   여기서도 아무도 없다.

   영봉을 오르면서 하산하는 산님 2명만 만났을 뿐이다.

  

   여기서 갈등이 시작된다.

   무릎도 시근거리고 곧 날이 어두워 지는데 영봉이 2.2km면 1시간은 족이 가야하고 하산하는데 3시간 정도

   계산을 해보니 오늘의  계획은 무리라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계속 가야하나 덕주골로 하산해야 하나 .....

 

   일단 갈데까지 가고 보자는 오기로  진행을 결정한다

 

 

▼ 헬기장에서 영봉을.....

 

   과연 저 높은 암벽을 어떻게 올라야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궁금하면서도 호기심이 생긴다.

   오른쪽을 빙 돌아 반대 방향에서 철계단을 통해 힘겹게 올라야함을 어찌 알까

 

   직벽 앞에서 오른쪽으로 하염없이 하산하는 느낌이다.

   에구 여기까지 와서 그냥 올라도 힘든에 계속 내림길이 이어지고 있으니....

 

   그러고도 한번 더 오랐다 내려야 본격적이 영봉 오름길이 시작되니

   갈수록 태산이다

 

 

▼ 여기서 2번째 갈등이 시작된다

   날은 이미 저물어가고 영봉을 올라 보덕암으로 가는 길은 너무 멀고

   신륵사는 여기서 2.8km밖에 안되니 1시간여면 하산하는데....

 

   하산하자니 서운하고 계속가자니 부담스럽고....

   조금만 더 가보자하고 길을 재촉한다


▼ 정말 싫다 싫어....

 

 

▼ 3번째 갈등의 시작이다.

 

   영봉까지는 300m 고도는 117m, 까마득하게 이어지는 철계단을 바라보며

   긴 상고에 들어간다.

 

   땀을 많이 흘려 물도 고갈되어 가고 여기서 보덕암으로 하산한다고 해도 종점까지 5km는 가야하고

   해는 저물어 초행길에 야밤 산행은 불가피하고.....

 

   그래도 왔으니 정상은 밟아봐야 하지 않을까

   나중에야 우째됬든 일단 정상은 가보고 결정하자.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본격적인 계단길 고행을 시작한다

 

 

▼ 겨우겨우 올라온 영봉.

   아무도 없는 정상이지만 이제는 원이 없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

   그러나 그 많은 계단은 어찌한단 말인가

   걱정은 좀 있다하고 시원한 바람이나 마음껏 담아가자....

 

 

▼ 중봉과 하봉

 

 

▼ 내려 가면서 본격적인 어두움이 시작되고 있다

 

 

 

 

 

렌턴을 준비하고 본격적인 야간 산행 채비를 하고

영봉 갈림길에거 좌로 하여 중봉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컴컴한 산하, 적막하고 고요하기만 하다.

오로지 혼자밖에는 없다는 생각과 천고지가 넘는 이곳에서 안전하게 하산해야할텐데

중봉 하봉 넘기도 만만치 않을텐데 한는 걱정을 하면서 가는데

 

50 여m쯤 앞쯤 되었을까.

갑자기 우두두두 하는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소름이 끼친다.

 

" 거기 사람이에요? " 하는데 뒤쪽에서도 뭔가가 획하고 지나간다

" 누구 있어요? " 그래도 조용하다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한다.

혹 멧되지일까.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나

그래도 여기서 앉아 있을 수도 없고 되돌아 갈수도 없고....

 

갑자기 겁이 난다.

 

좀 정리를 해보자.

만약 멧돼지와 내가 만난다면 누가 더 무서워할까?

내가 멧돼지를 무서워할까, 아님 멧돼지가 날 더 무서워 할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인데 맹수가 아니고야 동물이 인간을 무서워하지 않으랴 하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저놈이 나를 더 무서워 하고 겁을 내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위협적인 경고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 네 이놈" 하고....

 

조용하다.

 

그렇게하고 중봉으로 향하는데 또 오름길이다.

힘겹게 중봉에 오르면서 이놈들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뾰족한 방법은 없지만 가진거라고는 스틱밖에 없으니...

 

이런 저런 생각으로 중봉을 내려가려는데 바로 코앞에서 또 우두두두 하는데

이 소리는 마리수가 10여마리 정도 되는 때거지 발굽소리다.

소스라치게 놀라 주춤 뒤로 물러난다.

 

렌턴으로 비추어 보니 동물의 붉은 눈동자가 이쪽을 주시하고 있는데 7-8두 되는

시커먼 무리가 웅성웅성 등로에서 우글 거린다.

 

가만히 살펴보니 산양이다.

그제야 오르면서 월악산에는 산양이 산다는 푯말이 생각이 난다.

이런 놈들...

 

이제 위엄 있는 목소리로 "워이" 하고 소리를 냈다.

 

산양들이 두리번거리더니 등로를 통해 손살같이 내리 달려 도망간다.

등로를 잘 살펴보니 배설물(똥과 소변) 자국이 군데군데 보이는게 아닌가.

 

렌턴을 손으로 가리고 보니 아무것도 안보인다.

불이 없다면 아마도 몇걸음도 옮기지 못할 칠흑같은 어두움이다.

산양들은 이런 어두움과 깍아지르는 절벽에서 어떻게 빨리 이동하면서 살까?

 

아뿔사 카메라도 이놈들을 좀 담았어야 하는데

10여m 지척에 두고 쫒아 버리고 생각이 났으니....

 

한번더 조우를 하였는데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 산양의 배설물

 

 

▼ 그래도 계단은 군데군데 많기도 하다


 


 

 

 

▼ 보덕암에서 시원한 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스님이 친절히 길도 안내해 주고 하여.....

    별채 옆으로 돌면 보덕굴 방향으로 가다가 오른쪽길로 계속 내려오면

    하산길인데 등로는 매우 양호하다


 

▼ 통나무휴게소 앞 길옆에 새워 있는 간판



내려오면서 발을 헛딛어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였지만  시큰거리는 무릎을 이끌고

무사히 하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야간 산행은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같은 날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8시 반 밖에 되지 않았는데 아무런 차도 지나가지 않는다.

차소리에 반가워 세워달라고 하니 세워 주는데

타고 보니 공단 직원차다.

시골이다보니 차가 빨리 떨어진단다.

이 시간 되면 버스커녕 택시도 없고 차량 통행도 뜸하단다.

미륵리까지 태워 주었는데 지나가는 차를 한대도 만나지 못했다.

 

이런저런 얘기중에 포암산에서 왔다고 하니 너무 먼거리라고 하면서

 

등산금지구역인데 "딱지를 끊어야 겠네요" 한다.

"에구 그럼 한장 끊어 주세요" 농에 대한 답을 하면서...

왜 그곳을 금지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대미산 가는 방향도 그렇단다.

 

그래도 공단직원은 "월악산을 찾아 주어서 감사하다"는 친절의 말을 건네준다.

동창교 부근을 지나면서 여기가 자기 사무실이라고 하였는데

이 시간에는 차도 없다고 하면서 미륵리까지 손수 태워다 주는 직원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내려서 보니 젊은 친구들이다.

고맙고 친절한 공단직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참 매력적인 코스라고 생각한다.

산행금지 구역인지라 추천하지는 못하겠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듯.

월악 주능의 굽이치는 능선이 눈에 아른거린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