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2일 (일요일)

◈ 산행경로
용산역
곡성역(22:50-03:07)
도림사주차장(04:45)
도림사(05:10)
능선합류(05:37)
등로합류(06:10)
동악산(06:32)
736.8봉(06:52)
능선합류(07:14)
배넘이재(07:41)
형제봉(08:14)
서봉(08:25)
최악산(08:42-08:58)
697.1봉(09:23)
괴티재갈림길(09:59)
60국도(11:10)
괴티재(11:40)
점심(-12:03)
569봉(12:58)
532봉
사거리안부(13:15)
무덤(14:23)
능선합류(14:53)
통명산(15:06)
진둔치(15:55)
쌍구동
명산교
곡성
곡성역
용산역(19:26-22:49)

◈ 도상거리
약 17km

◈ 산행시간
10시간 45분

◈ 동행인
캐이, 곰발톱

◈ 산행기

- 동악산
곡성역 맞이방에서 잠깐 등을 누였다가 택시도 다 떠나버린 휑한 주차장을 망연자실 바라보며 시내로 들어가 24시김밥집을 어렵게 찾아 라면과 김밥으로 아침을 먹는다.
벨은 울려도 전화를 받지않는 기사들을 탓하며 인적 끊어진 도로를 따라가다 불켜진 청년회의소 건물을 두드려 젋은분의 배려로 차를 얻어타고 도림사 주차장에서 내린다.
원래 목표로 했던 월봉리 능선은 놓치고 임도를 따라가며 도림사까지 올라갔다가 조금 되돌아 계곡을 건너는 돌계단을 간신히 발견하고 능선으로 붙는다.
처음부터 가파르게 이어지는 간벌된 산길을 바삐 올라가면 백구 한마리가 맹렬하게 짖어대던 도림사가 발아래로 보이고 곡성읍내의 환한 불빛이 아련하게 펼쳐진다.
나직하게 울려오는 목탁소리를 들으며 급한 산길을 올라 월봉리에서 이어지는 능선을 만나서 앞에 실루엣으로 우뚝 서있는 동악산을 겨냥하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흰눈이 얕게 덮혀있는 바위지대를 휘돌아 찬바람 불어오는 전망대로 올라서니 앞에 형제봉에서 최악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어둠속에 모습을 나타내고 곡성읍내가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오후에 시작한다는 예보와 달리 한두방울씩 떨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한동안 조망 트이는 바위지대를 이리저리 넘고 계곡에서 이어지는 일반등로와 만나 더욱 뚜렸해진 산길을 올라간다.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암릉들을 넘고 살갗에 와닿는 진눈깨비를 느끼며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급사면 돌밭길을 지나 동악산(745m)으로 올라가면 돌탑과 정상석이 서있고 찬바람만이 거세게 불어온다.



▲ 동악산 정상


- 서봉
여명에 눈을 뜨는 가야할 산줄기를 바라보다 통신탑을 지나서 '추락주의' 안내판이 서있는 바위지대를 조심스레 통과하고 미끄러운 긴 철계단을 한발한발 천천히 내려간다.
얼어붙은 암릉을 엉거주춤 내려가 삼각점(?/1991재설)이 있는 735.3봉을 지나고 삼인동과 청계동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지점을 지나서 완만하고 뚜렸하게 나있는 눈길을 기분좋게 따라간다.
다시 암릉을 넘고 철계단을 지나서 마산봉으로 길게 이어지는 능선과 합류해 통신탑이 서있는 동악산을 바라보니 남쪽은 수직절벽을 이루고있고 전면으로 동봉과 서봉이 호위하듯 높게 서있어 당당한 산세가 느껴진다.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이정표가 서있는 갈림길에서 남쪽 지능선으로 잘못가다 돌아와 암릉들을 우회하며 뚜렸한 눈길을 내려간다.
양쪽으로 길이 뚜렸한 배넘이재에서 막걸리 한잔씩을 돌려마시고 우장을 단단히 차린 다음 도림사로 길이 갈라지는 형제봉(655.6m)으로 올라 억새숲을 뒤지며 삼각점을 찾지만 보이지않는다.
동봉으로 직접 길이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가파른 오른쪽 능선길 따라 대장봉이라고도 하는 서봉(734.5m)으로 올라가면 조망이 훤히 트여서 동악산 뒤로 천황지맥의 마지막 봉우리인 고리봉이 뾰족한 모습을 나타내고, 성출봉이라고 하는 동봉(759m)이 손에 닿을듯 가까우며, 흰눈을 쓰고있는 최악산쪽 봉우리들이 험준한 모습을 보인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악산



▲ 배넘이재



▲ 서봉 정상



▲ 서봉에서 바라본 동봉



▲ 서봉에서 바라본 동악산



▲ 서봉에서 바라본 두개의 최악산



- 최악산
동봉으로 바로 가던 일행을 기다리며 20여분 쉬다가 암릉을 우회해서 내려가 숲을 축축하게 적시는 스잔한 겨울비를 맞으며 점점 운무가 몰려오는 흐릿해진 산길을 따라간다.
정상판이 걸려있는 특징 없는 최악산(727m)을 넘고 등산로 안내판이 서있는 암릉지대를 통과하니 노송들이 분재처럼 서있는 기암들이 운무속에 나타나 발걸음을 잡는다.
거친 암릉을 왼쪽으로 길게 우회하다 바위로 이루어진 또다른 최악산(697.1m)으로 올라가면 삼각점은 없지만 서봉에서 이어온 암릉길이 한눈에 펼쳐지고, 가야할 통명산이 흐릿한 모습을 보이며, 뭉실뭉실 피어나는 비구름 너머로 지리산자락이 몽환적으로 보여 감탄사가 나온다.
가느다란 밧줄이 걸린 바윗길 따라 암릉을 우회하고 괴티재가 있는 동쪽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지점을 주의하며 푹푹 빠지는 젖은 눈길을 내려간다.
엉뚱한 봉우리에서 길도 없는 동쪽 사면을 치고 내려가다 돌아오니 앞의 봉우리에서 능선이 갈라지는데 삼각점을 확인하지 못했고 최악산의 위치가 잘못 표기됐다는 생각도 들어 헷갈린다.
자연스럽게 꺽어지는 산길 따라 전망이 트이는 암릉으로 올라서면 통신탑이 서있는 봉우리로 이어지다 왼쪽의 괴티재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가늠이 된다.
송림사이로 뚜렸하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길을 타고 남쪽으로 꺽어져 한동안 뚝 떨어져 내려가니 점차 방향이 틀리지만 한치 앞도 안보이는 안개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헤메인다.
시간에 쫓겨 족적 흐릿한 지능선을 따라 간벌된 나무들이 성가신 사면을 치고 내려가 무덤들을 지나고 60번국도로 떨어지면 '녹주맥반석 찜질방'이 있는 서계리가 나오고 고갯마루는 오른쪽으로 멀리 떨어져보인다.



▲ 첫째 최악산 정상



▲ 바위지대



▲ 둘째 최악산 정상



▲ 둘째 최악산에서 바라본 서봉



▲ 둘째 최악산에서 바라본 통명산



▲ 둘째 최악산에서 바라본 지리산자락



- 통명산
장마철처럼 부슬부슬 내려오는 빗줄기를 맞으며 따뜻한 컵라면이라도 먹을 수 있는 가겟집을 찾아보다 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도로를 청승맞은 모습으로 올라간다.
가지마다 눈부시게 빙화를 맻고있는 느티나무들을 지나 굴다리로 4차선도로를 건너, 버스승강장에서 찬비를 피하며 마른옷으로 갈아입고 독한 잣술을 벌컥이며 마구 떨려오는 뭄뚱이를 진정시켜서 빵으로 간신히 요기를 한다.
컨디션이 안좋은 곰발톱님을 바로 달려오는 곡성행 시내버스에 태워 보내고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무덤가에서 능선으로 붙으니 예상대로 길은 없고 잡목과 가시덤불들이 극성을 부린다.
가시나무들을 피하며 외롭게 서있는 송전탑을 지나고 낙엽에 미끄러지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한동안 올라가면 다행히 땀이 좀 흐르며 몸을 조여오던 추위가 잠시 가신다.
진땀을 흘리며 나무들을 부여잡고 급사면을 넘어 2번째 송전탑을 만나서 569봉으로 올라서지만 짙은 비구름으로 앞이 전혀 보이지않는다.
오래전에 간벌된 나무들이 깔려있는 묵은 산길 따라 이리저리 갈라지는 지능선에 조심하며 방향을 잘 맞춰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넘는다.
억새가 우거진 옛 무덤터를 지나고 길을 못찾아 우왕좌왕 헤메이다 간신히 왼쪽으로 휘어지는 능선을 찾아 들어가니 흐릿한 족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조금씩 고도를 높히며 무덤 한기를 지나고 추위에 부들부들 떨며 수북한 눈길 따라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능선으로 올라서면 통명지맥길과 만나며 반질반질한 등로가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꺽어 산죽지대를 지나고 넓은 헬기장을 거푸 넘어 통명산(764.8m)으로 올라가니 정상석이 반겨주지만 비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않고 힘없는 바람결에도 몸은 시나브로 떨려온다.



▲ 암릉에서 바라본 통신탑과 너머의 통명산



▲ 괴티재



▲ 통명산 정상



- 곡성
통명산 삼각점이 있는 764.7봉은 포기하고 온길을 되돌아 뚜렸하게 나있는 미끄러운 눈길을 뛰듯이 내려가면 비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인적 끊어진 산중은 적적하기 이를 데 없다.
466.9봉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뚝 떨어지는 눈길 따라 산불초소를 지나니 앞이 트이며 등산로 안내판이 서있는 진둔치 임도가 나온다.
곤방산과 천덕산을 거쳐 오지리까지의 원점 회귀산행은 이미 물건너 갔지만 적어도 주부산을 올라 또다른 통명산으로 내려가려던 계획에 잠시 고민하다가 시간도 애매하고 젖은 몸이 너무 떨려와 하산하기로 의견을 모은다.
안개에 묻힌 정자를 지나고 생각지도 않았던 번듯한 4차선 포장도로로 내려가면 길은 온통 얼어있고 지나가는 차는 한대도 보이지않는다.
광주에서 우정 차를 몰고 마중 나오신 연하선경님과 통화를 하고 왼쪽으로 꺽어 약해진 빗줄기를 맞으며 낮은산 답지 않게 구절양장으로 험하게 이어져 올라가는 도로를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 내려간다.



▲ 진둔치



▲ 진둔치



▲ 뒷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