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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영월 산하를 체험하다(한반도지형, 청령포, 동강 마라톤, 태화산)


체험일시 : 2009년 8월 22일 토요일 ~ 8월 23일 일요일 (1박 2일)
체험장소 : 강원도 영월 일원
체험팀원 : 아빠, 엄마, 천지연(동생: 초등학교3학년), 천지인(본인: 중학교1학년)


<영월 여행의 동기>
아직 방학 중이다. 다른 학교보다 늦게 여름방학을 시작했기 때문에 개학도 늦은 것 같다.
방학이 끝나기 전 한 번 더 여행을 가고 싶었다. 될 수 있으면 무언가 새로운 체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살피고 있던 중 8월 22일과 23일에 강원도 영월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코리아레저스포츠챔피언십'이라는 이색적인 대회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여러 종목이 있었지만 멋진 영월 동강을 따라 달려 볼 수 있는 강변마라톤에 참가하고 싶어서 참가신청을 했다. 마라톤은 출전자 모두가 함께 뛰지만 시상은 남녀별 청년부(18~30세), 장년부(30세~) 등으로 나누어 한다고 했다. 나는 아직 해당 나이가 안되지만 주최 측과 전화연락 끝에 청년부 참가가 허용되었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청해보는 장거리달리기대회였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완주'가 목표였다. 막상 마라톤대회 신청을 하고 보니 조금이라도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았다. 대회까지 일주일 정도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  훈련은 집 근처 강변 둔치에서 몇 번 하였다. 처음엔 약 7~8km 정도 거리를 달려보았다. 여름이라 기온이 높았지만 달릴 만했다. 그 다음 연습 때는 약 15km 정도 되는 거리를 늦은 밤에 뛰어보았다. 물론 아빠와 함께 연습했다. 산행으로는 40~50km 이상도 하루에 해 본적이 있었지만, 아스팔트 또는 콘크리트 길을 계속 달린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녔다. 산행할 때는 멋진 조망을 하며 쉬엄쉬엄 사진도 찍고 야생화 감상도 할 수 있어서 피로를 잘 모르고 제법 긴 구간을 갈 수 있지만. 마라톤과 같은 달리기는 기본이 걷는 것이 아니라 뛰는 것이기 때문에 산행보다는 시야가 좁아져 조망의 잇점이 좀 부족하고 에너지소모가 빨라 피로가 더 일찍 찾아오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평소에 산행을 즐겨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장거리 연습한 다음날은 아예 방학숙제 등을 하며 쉬었다. 무리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강변마라톤이기 때문에 코스의 높낮이 차이는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회 이틀전 공지사항으로 우천으로 인하여 코스를 변경한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코스는 대부분 동강변을 왕복하는 것이었는데, 바뀐 코스는 처음에 동강변을 따라 뛰다가, 그 다음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합수부를 지나 남한강변을 뛰다가, 그 다음 태화산과 국지산 계곡을 따라 제법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다가, 이번엔 동강이 아닌 서강변을 달려서 동강둔치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이었다. 코스안내도를 보니 절반은 '강변마라톤'이고 나머지 절반은 무슨 '언덕마라톤'이었다. 게다가 처음 코스보다 1km가 늘어 총 16km 거리가 되었다. 코스의 높낮이 차이도 무척 심해졌다.
더욱 힘든 것은 경기 시작이 땡볕 속 오후 2시라는 점이었다. ===3 ===3 ===3

아무튼 마라톤 때문에 시작된 영월 여행은 지금부터다.


**********첫째날**********

<한반도지형-영월 선암마을>
드디어 대회당일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요기를 하고 아빠가 운전하시는 차에 탔다. 차에서 조금 자고 일어났더니 벌써 영월에 도착해 있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한반도지형'으로 유명한 선암마을 쪽으로 먼저 가보았다. 입구에서 약 600m정도 올라가니 한반도지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왔다. 정말 한반도의 모습과 꼭 닮은 지형이 내 눈앞에 있었다. 이곳에는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으시는 사진작가 분들도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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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 따라>

영월엔 동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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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포>
한반도지형을 조망하고 나서는 조선의 제 6대 왕인 단종께서 수양대군(세조)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유배를 당한 곳인 '청령포'에 가보았다. 3면이 깊은 물로 둘러 싸여 있고 뒤는 험준한 절벽이 위치한 그런 곳이었다. 단종께 묵념을 드리고 근처의 식당에서 좀 늦은 아침식사를 했다. 마라톤을 할 것이기 때문에 위에 부담이 가는 음식보다는 속이 편안해지는 음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해장국에 밥을 말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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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경기>
식사 후 아직도 시간이 남아 차로 변경된 마라톤코스를 답사할 겸해서 영월  주변을  둘러 보았다. 영월읍내에 단종 임금의 묘인 '장릉'이 있었고, 청령포에 이어서 단종 임금의 유배지가 되었던 '관풍헌'도 있었으며, 각종 박물관들이 눈에 띄었다. 역시 영월은 아름다운 자연환경 뿐만 아니라 역사의 한 페이지를 가진 곳이라고 생각한다.
동강변 둔치 위 도로에서 바라본 봉래산(799.8m 왼쪽-정상부에 '별마로천문대'가 있음)과 동강대교(Y자 모양-영월의 영문 이니셜 Y와 관련이 있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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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했을 것 같은 '영월대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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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읍내를 한 바퀴 돈 후 마라톤 코스를 한 번 살펴보았다. 느낌상 자동차로도 한참을 가는 거리었다. 이 코스를 30도를 넘나드는 땡볕 더위 속에 뛴다고 생각을 하니 조금 걱정되었다. 옆에서 엄마가 걱정이 많은 눈치다. 엄마 눈엔 경찰차, 119구급차 등이 먼저 눈에 띄시는 모양이다. 이제 대회 준비를 하러 출발점인 동강 둔치로 돌아왔다. 대회본부에 등록을 하고 지급품들을 받았다. 동강대교 밑 교각 근처에 주차한 차로 돌아와 경기복으로 갈아입고 배번벨트를 찼다. 햇볕은 따갑게 내리쬔다. 간단히 복숭아, 바나나를 먹고 경기장으로 갔다. 더우면 안되기 때문에 물 묻힌 손수건(원래 산행용으로 쓰는 것인데, '한국의 산하' 기념품이기도 함)을 목에 두르고 모자에 물을 축였다. 몸에도 물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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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이 먼저 진행되었다.
국민의례를 하고, 고 김대중 전대통령 할아버지의 서거에 대한 묵념도 있었다.
그 후 대회 관계자 여러분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출발 전 영월군수님과 악수를 하고, 대회 진행 아나운서 누나와 인터뷰도 나누었다. 모 방송국에서 촬영도 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이라고 소개하니, 놀라워하는 모습들이다. 몇 마디 나누고 출발 신호를 기다린다.
다른 종목(핀수영, 인라인스케이트, MTB자전거)에 출전한 선수들이 먼저 출발을 하고, 마라톤은 마지막으로 오후 2시가 약간 넘어 총소리와 함께 출발하였다. 나에겐 달리 작전이 없다. 아주 잘 뛰시는 아저씨들의 뒤를 따라 뛰었다. 마라톤 클럽에서 단체로 출전하신 것 같았다. 이미 인간의 한계를 여러 차례 경험하신 분들이었다.

동강둔치를 출발하여 올 여름 새롭게 태어난 동강대교(2009년 7월 30일 준공)를 건넌다.
((참고-다음의 마라톤코스 사진은 대부분 마라톤 경기 전후 코스 둘러보기하면서 촬영한 것들임. 마라톤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으므로~~~))




다리를 건너 우회전하여 동강을 따라 간다.
멀리 태화산 너머 소백산 줄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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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곳(합수지점)을 지난다. 합수지점 아래로는 동강, 서강이 아닌 '남한강'이라 불린다.
역시 멀리 병풍처럼 펼쳐진 산은 태화산 줄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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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변을 따라 한참을 가니 왼쪽으로 커다란 시설물 공사를 하고 있다. '영월복합화력발전소'라고 한다.
만일 여기서 계속 직진하게 되면, 영월의 '고씨굴' 쪽으로 가게 된다고 한다.


발전소 공사장 부근 갈림길에서 우회전하니 동강과 서강이 합쳐져 커진 남한강 위에 작은 다리가 놓여 있다. '팔흥교'라고 하는 것 같다. 이 다리 위에서 낚시하시는 강태공 아저씨들을 보기도 했다.

남한강의 여유로운 모습(왼쪽이 팔괴리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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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km지점이자 첫 번째 급수대인 곳을 지난다. 자원봉사 나온 형들도 땡볕에 수고가 많다고 생각한다. 받은 물 중 절반은 마시고 절반은 몸에 뿌렸다. 그래도 산행을 즐겨하는 체질이라 주변경관을 감상하며 뛰니 별로 힘들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코스가 직선이 아니라 구불구불한 구간이 많아서 그때 그때 새로운 볼거리를 볼 수 있었다. 
달리는 방향에서 왼쪽에 남한강 줄기가 이어지다가 멀어지고, 영월의 명산 태화산에서 시작된 물이 흐르는 개울을 따라 달리게 된다. 병풍처럼 태화산 줄기가 버티고 서 있는 구간을 달리는 것이 싫지는 않았다. 태화산 등산로 입출구 몇 개(오그란이-봉정사 입구, 큰 골 입구 등)를 통과한다. 태화산도 아직 나에겐 미답지인 산이다. 오늘 경기가 끝나면 한 번 올라봐야지...


해바라기들도 더위에 지쳤나보다^^.




태화산 입구 주차장(오그란이, 봉정사 입구-주차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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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다리를 건넌다. 이 계곡 물이 태화산과 국지산에서 흘러나온 물일 것이다.


작은 오르막과 구불길이 나오기도 하고,


제법 반듯한 길이 나오기도 한다.


또 구불길이 나온다. 역시 가벼운 오르막이다.


오른쪽 계곡물이 시원하게 보인다.


흥월리 마을 안내석


벌을 키우는 곳이 있기도 하다. 붕~~~ 붕~~~
빨리 달려 이 구간을 벗어나자.


태화산 산행로이기도 한 큰 골 입구-산님들을 싣고 온 관광버스가 보인다.
10km 급수대가 위치한 곳이도 하다.


그렇게 10km 가까이 달리자 드디어 길고 급한 오르막이 나오기 시작한다. 첫 번째 오르막은 경사도 경사지만 길게 올라가서 더욱 힘들었다. 무슨 강변마라톤 코스에 한계령처럼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코스가 다 있냐는 말이 나올 만했다. 하지만 다행히 오르막을 지나고 긴 내리막이 있어서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걸을 수도 없었다. 걷게 되면 오히려 더 빨리 지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을 깎아 언덕길을 낸 모습-전신주를 따라 이어진다.


가히 '언덕마라톤'이라 할 만하다.


언덕 안부에서 내리막길도 길게 그리고 구불구불 이어진다. 물론 올라온 것처럼 경사도 급하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무슨 농공단지라고 한다. 아직도 내리막 중이다.


긴 내리막이 일단 끝나고 마을이 나타난다. 


몇 km 정도 더 가니 충신 엄흥도(조선 전기의 지사(志士). 단종이 세조에 의하여 죽자 후환이 두려워 아무도 시신을 거두지 않았는데, 관까지 준비하여 장례를 치렀다. - 네이버 백과사전)의 묘소를 알리는 비석이 보였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또 하나의 긴 오르막이 나왔다.
아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영월군에서 임시포장을 한 것 같다.
오른쪽으로는 새로운 도로 공사 중이었다. 공사 구간엔 터널도 뚫려 있다.


오르막을 오르며 옆에 있는 교통표지판을 보았다.
<10%>
경사가 10%란다. MTB로도 좀 힘들게 올라갈 만한 언덕이 아닌가 싶다.




이 오르막을 넘으니 길고 긴 내리막이 다시 시작된다. 얼마 남지 않았으니 속도를 낸다. 경사가 역시 급한 내리막길이다.


'팔괴교'라는 서강 위의 다리를 지난다.




방금 전 청령포를 지나 온 강물일 것이다.


굴다리도 통과한다.


태백선 철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달리고 달린다.


다시 동강과 서강 합수부가 보이기 시작하고 동강대교 아래 결승선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속도를 조금 더 내본다.


대회 진행 아나운서 누나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준다. 아까 인터뷰한 최연소 마라톤 출전자인 그 중학생 선수가 드디어 완주에 성공하며 들어오고 있다고...드디어 골~인! 그러고 보니 내 나이가 아직 만 12세 몇 개월~~~




코스에 비해 기록도 괜찮다고 한다.


나는 원래 '어린이산꾼'이었어...


동강대교 아래서 알탕 중


동생에게도 메달을 걸어줘본다. 응원하느라 수고했어.


아빠와 엄마가 대단하다고 하신다. 동생(천지연)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함께 레이스를 한 아저씨들께서도 정말 장하다고 하신다. 결과를 기다리는데…. '청년부(30세 미만)' 1위란다. 물론 전체 1위를 한 아저씨가 따로 계시는데 청년부가 아닌가보다. 정말 뜻밖에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멋진 상장도 받았고 부상으로는 단백질 보충제(그런데 중학생이 먹어도 되는지...성장기 어린이를 포함하여 운동선수 등이 먹을 수 있다고 써있기는 함)를 받았다. ((참고로 대회가 끝난 후 대회주최측에서 원래 어른들의 입장에서 상품을 준비했다고 하시며 다른 상품을 준비해서 보내주겠다고 전화연락이 왔다. 끝까지 챙겨주시다니 왠지 더 흐뭇해진다.))
오늘의 일정이 모두 끝나고  상장과 부상을 챙겨서 차에 탔다.


이번 대회 진행을 맡은 이세진 아나운서 누나와 함께(마라톤 다음날 촬영)- EBS방송에서 <CEO 특강>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신다.


나와 동생에게 기념 사인도 해주셨다.


아빠가 기념으로 '어라연' 쪽으로 드라이브를 해주신다. '별마로천문대' 갈림길도 보인다. 주말이라 그런지 어라연 가는 펜션 쪽엔 래프팅을 즐기려는 듯한 사람들이 가득하다. 다시 영월읍내로 돌아와 한 숙소를 정해 그 곳에서 잠을 청한다. 내일 만약 다리가 어느 정도 풀린다면 주변의 산(특히 오늘 유심히 봐둔 '태화산')이나 한 번 오를까 한다.

오늘 대회를 주최한 영월군과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멋스러움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축제의 한마당이 되었으면 좋겠다.


**********둘째날**********

<태화산 산행기>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행히 다리가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다. 약간 뻐근하기는 했다. 그래서 원래 일정에 있었던 영월의 명산 중 하나인 태화산에 오르겠다고 아빠한테 말씀드렸다. 아빠는 무릎에 무리가 가면 안되니까 오르고 내릴 때 스틱을 쓰고 많이 험하지 않은 코스로 오르자고 하신다. 아침을 먹고 동강둔치 대회현장과 어제 달렸던 마라톤 코스를 다시 한 번 둘러본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땡볕이다. 30도를 웃도는 더위였다. 마라톤 코스를 둘러보고는 흥월 2리 '흥교' 마을로 가서 들머리를 잡는다. 어제 달리면서 태화산의 '오그란이(봉정사입구) 코스'와 '큰 골 코스' 출입로들을 볼 수 있었는데, 또 하나의 코스가 앞서 말한 '흥교' 마을 기점 코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그곳이 옛날 같으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오지마을에 가까운 마을이라는 점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흥미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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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월리 갈림길에서 달곳마을 쪽으로 회전하여 조금 가면 임도 같은 급경사의 길을 올라가게 된다.


'흥지개고개'라고 부른다는 고개 안부에서 좌회전하면 흥교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넓게 복숭아 과수원이 이어져있다. 배추밭과 고추밭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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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여기에 초등학교 분교가 있었는데 지금은 폐교하고 다른 용도(자연체험장)로 사용중이었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아빠가 마을 주민들을 만나 등산로에 대해 물어보신다.
요즘은 이 쪽으로 산행하는 산님들이 별로 없다는 말씀과 함께 수풀이 우거져 길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하신다.
마을에서 지능선의 모양과 계곡의 위치 등을 보시고 아빠는 출발하자고 말씀하신다.
사실 이 쪽 관련 산행지도를 준비하지 못했다. 김삿갓계곡의 마대산이나 적멸보궁이 있는 법흥사 지역(구봉대산, 백덕산 등)의 산행을 주로 계획하고 준비하였는데, 어제 마라톤 때문에 태화산 쪽으로 긴급 수정된 것이다.

장비를 챙겨 출발하는데 여기저기서 개짖는 소리가 난다. 개조심이라는 문구도 있다. 마을 어디에서 나타난 개들이 나와 동생을 따라 다닌다. 특히 동생이 잘 놀아주니까 계속 따라 다닌다. 그 중 제법 잘생긴 개 두 마리가 따라온다.
복숭아과수원을 지키는 또 하나의 큰 개가 보인다. 다른 개들처럼 짖어대지는 않는다.



 


한참만에 과수원 끝자락에서 작은 계곡을 발견한다. 그 계곡 앞에 다가가자 우리를 따라온 개들이 먼저 앞서 가며 계곡에서 물을 먹는다. 아빠는 계곡을 찾았으니 이쪽으로 가보자고 하신다. 경험상 길 모를 땐 만만한 게 계곡이거나 능선이다.


계곡 초입에 마을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물탱크가 있었다. 그 위로는 사람이 다닌 지 오래된 길인 것 같다.


 길에 수풀이 무성하다. 사실 별로 길 같아 보이지 않았다. 낙엽이 아주 많이 쌓여 있었고, 반바지차림으로 산행에 나선 아빠와 나는 날카로운 나뭇가지에 여러 번 긁히기도 했다. 스틱으로 썩은 나뭇가지들을 헤치고 길을 열어가며 진행해야 했다. 험하지 않은 코스를 오른다는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낯선 계곡에 길을 만들며 오른다.


 활기찼던 동생이 조금씩 힘들어 하는 것 같아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아직 개 두마리가 우리를 계속 따라온다는 점이다. 상류로 올라갈 수록 계곡의 물이 줄면서 계곡과 보통 산비탈이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낙엽은 갈수록 많이 쌓여 있는 것 같다. 아빠는 계곡을 버리고 가장 가까운 지능선을 질러 오르자고 하신다. 우리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동의했다. 거리는 길지 않았지만 급경사 비탈길을 아빠가 먼저 돌파해 나가신다.  깊은 낙엽 주변은 피하고 또한 낙석이 없을 만한 곳으로 골라서 이동한다. 순식간에 우리 가족은 야생가족(?)이 된 것 같다. 개들도 역시 따라 올라온다. 




얼마 후 작은 지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지능선에서 반가운 표지기 리본 들을 몇 개 볼 수 있었다. 먼저 본 것은 리본에 <요산요수산악회>라고 써있었고, 몇 분 정도 더 가니 <북극성-자연을 소중히>라는 리본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정상 등로에 있음을 확인시켜준 <영월사랑-영월군> 리본도 만날 수 있었다.
참고로 그 표지기(리본)들 중 2개는 <한국의산하>의 <樂山樂水님>과 <o북극성o님>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집에 돌아와 검색을 해 보니 역시 두 분 모두 태화산에 다녀오셨었다. 이렇게나마 간접적으로 뵌 것인가?)






다행히 하늘이 조금씩 열리는 것이 보인다. 능선에서 고도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저기까지만 가면 주능선일 것 같다고 동생에게 말하니 힘들어도 힘을 내서 올라온다.




아직도 개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길을 따라온다. 엄마는 개들에게 물을 주시기도 한다. 개들도 목마를 것이라고...


지능선에 올랐어도 결코 만만하지는 않았다. 꾸준히 급한 경사가 지속된다. 가끔씩 <영월사랑-영월군> 표지기가 나타나지만 능선은 길과 길 아닌 곳의 구별이 쉽지 않다. 숲의 나무의 종류가 바뀌었다는 느낌도 들었다. 참나무 같은 활엽수에서 소나무 같은 침엽수 숲으로...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계속 따라오던 개들이 어느 봉우리 8~9부 능선을 감아 돌아 올라가기 시작하자 갑자기 따라오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 주었지만 개들은 우리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물론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 같았다. 주인이 있는 개들이니까 주인이 걱정할까봐 먼저 내려간 것일까? 이제 우리는 탐험대의 수가 둘 줄었다^^. 

거기서 조금 더 올라가니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은 '단양/영춘'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 길은 '태화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태화산 정상까지 10분>이라는 반가운 표지판이 나타난 것이다.




예쁜 한쌍의 나비가 꽃 위에 앉아있다.


어쨌든 정말 10분 정도 가니 다시 표지판이 나오고,


곧이어 태화산 정상(1,027m)이 나온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중에 태화산의 이름이 당당하게 올라있다.




정상석 아래 쪽에 갈림길 표시도 있다.


이쪽으로 계속 가면 태화산 주능선을 따라 태화산성도 나오고 고씨굴입구도 나올텐데...


여~가 정상이드레요.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정상 주변에 큰 나무들이 많아 시야를 많이 가려서 북쪽으로 '별마로천문대'가 위치한 봉래산(799.8m)과  남쪽으로 저 멀리 소백산줄기만 일부 시야에 들어온다.
별마로천문대는 영화 '라디오스타'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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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래산 정상 별마로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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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쪽 조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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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가 제2연화봉이고 그 왼쪽으로 소백산 연화봉천문대-연화봉...계속 왼쪽으로 가면 비로봉-국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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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태화산 정상은 이름난 두 천문대를 남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곳이구나!!!
북-봉래산 별마로천문대
남-소백산 연화봉천문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메라에 담을 거라고는...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날고 있는 잠자리 한 마리(잘 보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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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마음 같아서는 능선을 따라 고씨굴까지라도 더 가고 싶었지만 차를 노선버스가 다니지 않는 곳에 주차를 해 놓았고 어제 마라톤을 뛰었으므로 다리에 혹시 무리가 가면 안 되기 때문에 다시 원점회귀를 하기로 한다(고씨굴은 이미 작년에 관람한 적이 있음).
특이한 야생화에 벌이 앉아 있다.


그렇지만 내리막길도 거리만 좀 짧은 편이지 경사는 만만치 않다. 무릎에 충격이 가급적 덜 가게 스틱을 이용하여 내려온다. 다행히 돌계단길 같은 것은 아예 없는 코스라 좀 안심이 되었다. 급경사 구간을 무사히 내려간다. 조심조심 넘어지지 않게...


아까 지나갔던 작은 계곡이 보이기 시작한다.


과수원이 나온다.


아까 만났던 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리는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마 주인이 묶어 맨 모양이다.
흥교마을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바라본다.


태화산 능선을 뒷배경으로...


그런데 뱀 한마리가 길바닥에 뒤집어져 있다. 꼼짝도 안 한다. 살려보려고 물통에 남은 물을 부어봤지만...움직이지 않는다.
올 여름 뱀 참 자주 본다.


드디어 하산 완료!
약 2시간 반의 짧은 산행이 된 셈이다.


주차한 폐교 쪽으로 돌아간다.


태화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저 그런데, 이곳 흥교마을의 조망은 멋진 그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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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과수원 아주머니께서 맛있는 복숭아를 먹어보라고 주시기에 맛보고 나서 맛있어서 복숭아 몇 상자를 사기도 했다(동강 愛 복숭아). 엄마는 과수원 아주머니와 복숭아 뿐만 아니라 고추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신다. 아까 그 계곡에서 끌어오는 물이라고 한다. 정말 시원하고 깨끗했다.


흥교마을은 여름을 지나 가을로 향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영월에서의 멋지고 기분 좋은 추억들...
아마 한동안 아니 어쩌면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드디어 이번 주말 개학입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한 산행 이어가시길 바랄게요.
살다보니 뜻밖의 행운도 있는 것 같아요^^.



天 地 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