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이야기(22) - 태화산(泰華山)

 마곡사를 품은 태화산

 

 

▲ 나발봉에서 활인봉 정상 조망

 

  
    
태화산(泰華山)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는 말로 유명한  마곡사를 품고 있는 태화산은 국내에서 적송이 가장 잘 보존된 산중 하나로 5km에 이르는 송림 삼림욕장이 조성되어 가벼운 산책과 등산을 겸할 수 있다.

 

   이 산에 둘러 싸인 마곡사는 아름다운 주변 경관과 차분한 경내 분위기로 고찰로서의 위엄도 갖추고 있는 곳이다. 마곡사 뒤편에는 사람에게 기와 건강을 유지시켜 주는 송림욕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 된다는 적송림의 송림욕장이 있다. 울창한 적송 사이를 따라 마곡사를 둘러싸고 있는 이 산의 능선에 개설된 등산로의 길이는 무려 5km에 달하며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마곡사 대웅전앞 은적암 입구를 기점으로 죽어가는 사람도 살린다는 생명수 샘터가 위치해  있는 활인봉(423m)과 샘골 갈림길, 나발봉(417m)을 따라 마곡사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이 등산로는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와 노인 등 노약자가 등산하기에 적당하다.  

  

마곡사(麻谷寺)

 

   충남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태화산 기슭아래 태극천 양쪽으로 청아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 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9년(640)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조계종 25개 본사 중 제6교구 본사로서 충남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불법을 공부하던 중 범승으로 화신한 문수보살을 친견하였는데, 문수보살이 가사 한 벌과 다른 유물을 주면서 '이 유물은 석가모니의 유물이니 본국으로 돌아가서 절을 짓고 탑을 세워 그 안에 봉안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장율사가 신라로 돌아와 세운 7대 사찰 중 하나이다. 

 

   마곡사(麻谷寺)란 이름은 자장율사가 사찰을 개산(開山)하고 보철화상(普徹和尙)이 설법할 때 그 설법을 들으려 몰려드는 사람들이 마치 삼(麻)밭에 삼이 선 것과 같이 골짜기(谷)를 가득 메웠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이 마곡사 자리는 주변 산과 물의 형태가 태극형이라 하여 '산태극 수태극(山太極 水太極)'으로 불리는데, '정감록', '택리지' 등에서도 기근이나 전란의 염려가 없는 삼재팔난불입(三災八難不入)의 십승지지(十勝之地)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마곡사를 가로지르는 태극천의 모양이 활처럼 휘어져 태극 모양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으며, 마곡사는 임란과 병란을 거치면서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마곡사는 태극천이라 부르는 계곡을 끼고 있고, 태화산에 둘러싸여 있어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데, 특히 왕벚꽃, 산수유, 자목련 등이 꽃을 피우는 봄이 가장 아름답다 하여 예부터 봄은 마곡사 가을은 갑사라는 뜻의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는 말이 있다.

  

   마곡사는 태극천을 사이에 두고 둘로 갈라져 있다. 입구 쪽에 해탈문, 천왕문, 명부전, 영산전, 매화당 등이 있고, 태극천에 놓인 극락교를 건너면 범종루, 심검당, 오층석탑, 응징전, 대광보전, 대웅보전 등이 있다. 이중 오층석탑과 대광보전, 대웅보전 그리고 김구 선생이 심었다는 향나무가 유명하다.

 

   마곡사 오층석탑(보물 제799호)은 상륜부가 다른 탑과는 다르다. 상륜부에 청동제의 둥근 풍마동(風磨銅)을 올려 놓았는데, 이는 원나라 말기 라마교 양식을 본딴 것이라 한다. 이런 형태의 탑은 현재 세계에서 3개밖에 남지 않은 귀중한 것이라 한다.

  

   오층석탑 앞에 자그마한 향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이 나무가 바로 김구 선생이 심은 나무이다. 김구 선생이 1896년 황해도 안악에서 일본군 장교를 살해한 후 이곳 마곡사에 숨어 있었는데, 해방 후 마곡사를 다시 찾아 은거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심은 나무라 한다.

 

   오층석탑 뒤로 대광보전(大光寶殿, 보물 제802호)이 있다. 조선 정조 12년에 세워진 팔작 지붕 건물로 고풍스런 안정감을 지녀, 뒤에 대웅보전이 따로 있지만 이 대광보전이 마곡사의 무게 중심처럼 느껴진다. 대광보전 안에는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다. 이 비로자나불은 인도에서 가져온 향단목으로 조성했다고 하는데, 대광보전의 정면 중앙에 봉안되어 있지 않고, 보전 왼쪽인 서쪽에서 동쪽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봉안되어 있다. 이는 중생이 비로자나불을 보기 위해 서쪽을 바라보며 서방정토의 극락세계를 바라본다는 의미라 한다.

 

   대광보전 옆의 정감있는 돌계단을 오르면 대웅보전(大雄寶殿)이다. 이층 팔작지붕 건물로 안에는 중앙에 석가모니불, 좌측에 서방아미타여래, 동쪽에 약사여래를 봉안하고 있으며, 모두 목불이다.

 

   이외에도 응징전, 명부전, 영산전, 심검당, 명부전 등의 건물이 나름대로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 마곡사는 또 현판의 글도 유명한데, 대광보전 현판은 표암 강세황, 대웅보전 현판은 신라의 명필 김생 그리고 영산전의 현판은 조선 세조의 글씨라 한다.   

 

   마곡사 일대에는 영은암(0.2km), 대원암(0.4km), 은적암(0.6km), 청련암(0.3km) 등 많은 부속 암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등산 코스


   은적암입구 → 활인봉 → 샘골갈림길 → 나발봉 → 토굴암 → 대웅전
       
(5.0Km, 2시간30분 소요).   
   
은적암입구 → 활인봉 → 샘골 → 대웅전(4.0km, 2시간 소요)
   
은적암입구 → 백련암 → 대웅전(2.5km, 1시간30분 소요)

 

 

 

▲ 등산지도

일 시

2005년 3월 20일(일) 12:00 - 16:00 (약 4시간)

동 행

반려와 나

날 씨

대체로 맑음

코 스

주차장(12:00)
매표소(12:06)
마곡사
(12:12)
활인봉(13:13)
샘골갈림길(13:40)
나발봉(14:28)
마곡사(15:17~15:44)
식사
(16:00~40)
장승농원(16:48~17:00)

 

태화산으로 가는 길

 

    백일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아들의 귀대 전화를 기다리다가 토요일이 지났다. 남녘으로 봄을 맞으러 가고 싶지만 하루만에(일요일) 다녀오기에는 반려의 건강이 염려스럽고,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이른 봄날이다. 차분하게 걷고 싶은 마음에서 언젠가 다녀왔던 마곡사를 생각해 냈다.

   계룡 (10:30) → 공주 → 마곡사주차장(11:30) → 점심(11:30 - 12:00) → 매표소(12:06)

 

건강을 생각하며 태화산 송림을 오르다.

 

      산태극 수태극(山太極 水太極)의 운치있는 사찰 마곡사(麻谷寺)를 품고 있는 태화산은 그리 높지도 않고 험하지도 않기에 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주차장에서 마곡사로 가는 길은 단정하게 포장되어 있다. 태극천의 제법 많은 수량은 이 산이 높이에 비해 깊은 계곡을 품고 있다고 알려주는 듯하다. 태극천 양편으로 자리한 마곡사 경내는 산행 후에 둘러보기로 하고, 오늘은 왼쪽 은적암 입구로 해서 활인봉, 샘골 갈림길, 나발봉, 토굴암을 거쳐 마곡사를 일주할 요량으로 바로 등산로에 접어든다. 이제 봄기운이 완연하다. 바람은 더 이상 차갑지 않고 봄이 오는 대지에는 온기로 가득 하다. 적송들 사이로 난 등산로는 계단도 있지만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오래만에 산에 온 반려의 즐거운 표정을 보면서 내 심사는 잠시 건강에 대한 상념 속으로  빠져든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라',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다' ...... 건강에 관한  무수한 격언들도 있었건만  평소에 무관심하게 살다가 꼭 건강을 해친 다음에야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는 사실이 참으로 부끄럽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반려는 얼마전 MRI검사 결과 추간판(디스크) 내장증 진단을 받았다)  인간이 아무른 질병 없이 살아가기가 어렵겠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아온 것 같은, 조금만 더 사려깊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후회 같은 것이 남는다.

 

   어지러운 심사를 떨치고 능선에 올라서니 소나무 숲 사이로 마곡사 대웅보전이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마곡 온천 단지 주변이 보인다. 송림을 따라 조금 더 오르면 활인봉(2,3코스)과 1코스 갈림길이 나온다. 그 곳에서 15분 정도 오르면 활인봉(423m)에 이른다. 그 곳에서 샘골 갈림길 까지는 내리막 능선 길인데 20여분 걸린다. 샘골 갈림길에서 바로 마곡사로(2코스) 내려 갈 수도 있는데 우리는 나발봉(3코스)으로 향했다.

 

    여기서 부터는 약간의 오르막길이지만 크게 부담되지 않는 편안한 길이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인지 지금까지 3팀 정도의 등산객들이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여유롭게 걷는다. 오름길에서 바위를 만났다. 전형적인 육산인 이곳에서 만나는 바위는 더욱 멋스럽게 느껴졌다. 그 곳을 지나 조금 넓은 산소가 있는 곳에 이르러 더 높아 보이는 봉우리를 확인하기 위해 약 20분 정도 알바를 했다. 다시 돌아와 10여분 후 나발봉(417m)에 올라 우리가 걸어왔던 활인봉 능선과 주변의 마루금들을 조망하고 서로 기념도 했다.

 

   그곳에서 돌아가야 할 마곡사를 식별하는 방향 감각에 잠시 혼란이 온다. 등산로를 따라 내려 가는데 이정표가 확실치 않아, 원래 계획했던 토굴암을 지나 능선따라 계속 내려 가다가, 태극천이 보이는 능선의 끝부분에서 능선 중간 길로 역으로 올라, 다시 태극천으로 내려 왔다. 가족나들이 오신 분께 여쭈니 바로 아래가 마곡사라고 한다. 마곡사가 위치한 산태극수태극의 지형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온 혼란이었다. 

 

   등산로에 대한 의문도 풀리고, 적송들 사이를 한 바퀴 돌고 나서인지 마음이 차분해 진다. 봄이 오고 있는 태극천의 징검다리를 건너 고풍 서런 마곡사 경내를 둘러 보고 가벼운 걸음으로 주차장으로 내려오다가, 곡기를 채우러 ‘가릉빈가’라는 식당에 들러 비빔밥으로 식사를 했다. 고풍 스런 이 식당은 손님이 너무 많아서 인지 운치가 반감되어 보였다.

 

   식사 후 주변의 장승관광농원을 둘러 보고 주차장을 출발하여 계룡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공주 방향으로 약 1.5Km 거리에는 알칼리성 수질로 피부에 좋다는 마곡 온천이 있다. 오늘은 가까운 곳에서 부담없이 호젓한 산길을 가벼운 마음으로 걸었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매사에 무리하지 않기를 다짐하며…

 
 
▲ 은적암 입구를 지나 오름길

 

 
 
▲ 적송 사이로 마곡사 조망

 

 
 
▲ 오름길

 

 
 
 ▲ 적송

 

 
 
 ▲ 이정표

 

 
 
▲ 활인봉 정상의 정자

 

 

 

▲ 이정표

 

 
 
▲ 샘골갈림길 부근에서 나발봉 조망

 

 
 
▲ 샘골 갈림길을 지난 능선의 바위

 

 
 
▲ 잣나무 군락

 

 
 
▲ 나발봉 오름길

 

 
 
 ▲ 나발봉 가는길에서 활인봉 조망

 

 

 

▲ 나발봉

 

 
 
 ▲ 나발봉을 지난 지점의 적송

 

 
 
 ▲ 봄이 오는 태극천

 

 
 
 ▲ 대웅보전

 

 
 
 ▲ 요사체의 굴뚝

 

 
 
 ▲ 김구 선생님 기념식수

 

 
 
 ▲ 오층석탑

 

 
 
 ▲ 대광보전을 배경으로

 

 
 
 ▲ 극락교와 마곡사 전경

 

 
 
 ▲ 장승농원의 역대 대통령 장승

 

 
 
 ▲ 월드컵 개최국 장승

 

 
 
 ▲ 또 다른 장승

 

흐르는 곡 : 봄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