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봉에 올라본 오늘의 여정, 진양호 방면
  첫봉에 올라본 오늘의 여정, 진양호 방면
 

진주 태봉산~실봉산

1:25,000지형도=대평. 진주. 사천

2005년 11월 24일 목요일 맑음(0.3~16.5도)   풍속 0.2 m/s   일출몰07:16~17:18

코스: 1001번지방도 선들재08:30<3.75km>sk주유소<3.5km>2번국도<1.9km>유수교<2.5km>1049번지방도<4.25km>운동시설<2.75km>진주분기점16:30

[도상18.65km/ 8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경남 사천의 곤양~곤명간 선들재에서 시작하여 사천시 축동면과 진주시 나동면과의 경계선따라 내려가다가 진주시 양화동에서 마감하는 이번 날등길에선 진행코스 북쪽의 골짝물들이 고여드는 진양호와 남쪽물들이 유입되는 남해안의 사천만이 아렴풋하다.

지리산 영신봉에서 시작, 김해 신어산까지 연결되는 221km의 낙남정맥길은 이번코스부터 경남의 해안지방과 내륙지방을 구분지으며 동진해 나아가기 시작하는데, 백두산에서부터 수만갈래 이어져 온 이 땅의 산줄기가 유일하게 끊어진, 낙남정맥길의 최대 훼손 현장인 가화강을 목격할 수 있다.

가화강 위의 유수교
  가화강 위의 유수교
 

(가화강이 낙남정맥을 동강낸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70여년 전의 일제 강점기로, 당시 남강댐 축조 계획을 수립한 이후 댐의 남는 물을 사천만으로 보내기 위한 여수로를 만들면서 정맥 산줄기를 통째로 절단해버린 것이다.

분명 터널형태로 여수로를 만들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생태계를 단절시키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강을 사이에 두고 식생은 물론이고 야생동물의 이동이 70여년 동안 단절돼 있다.)-경남일보

태봉산 가면서 본 진양호
  태봉산 가면서 본 진양호
 

가는길: 완사역에서 택시로 이동한 선들재에 내려서면 완경사는 이십여분 이어지다가 진주시 나동면과 사천시 곤양면과의 경계능선과 정맥길이 갈리는 삼거리 개활지로 나서게 된다.

직진하면 곧장 가화강으로 떨어지게 되므로 북쪽의 낙동공원묘지를 향하면 최고봉(190.5m)이 클로즈 업되는데, 좀 무리를 해서 올라보면 삼각점(진주453-1986재설)이 잘 보호되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공원묘지를 벗어날 때까지는 임도를 따르다가 봉우리 두 개 넘어서면 2번 국도를 건너 솔티고개까진 마루금과 지방도가 함께 해서 선택을 자유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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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티고개에서 태봉산 향하는 길 오름길엔 후손들이 잘 가꾸어 놓은 조선시대 무덤 앞을 스쳐가게 되지만, 능선상의 호화분묘에선 고스락을 버리고 동쪽 날등을 타야한다.

가는길에선 진양호가 희뜩 희뜩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고성의 돌무더기 흔적이 남아있는 태봉산 정상엔 삼각점(진주313-1986재설)옆에 옛날 삼각점도 고스란히 보존을 해서 특이하다.

옛 가야시대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축성을 지나서 내려가는 태봉산 하산길에선 미륵산(152m)을 목전에 두고 다시금 2번국도로 내려서게 되는데, 구도로와 함께 신작로가 4차선으로 깔려서 개통을 앞두고 있는가 하면 유수2터널이 가까이 바라보인다.

 묘지초입서 본 진주시와 사천시 경계능선
   묘지초입서 본 진주시와 사천시 경계능선
 

낙동공원묘지 최고봉
  낙동공원묘지 최고봉
 

동쪽의 태봉산(190.2m)으로 휘어지는 지점의 솔티고개
  동쪽의 태봉산(190.2m)으로 휘어지는 지점의 솔티고개
 

2번국도 건너서 본 유수제2터널
  
 2번국도 건너서 본 유수2터널

가화강과 경전선 철교
  가화강과 경전선 유수철교
 

신작로 절개지 위로 오르면 밤나무밭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재선충 솎아 낸 오솔길 언덕을 넘어서면 조경수를 가꾸는 원예단지를 지나 매실재배단지로 들어서게 되는데, 발치아래론 진양호에서 빠져나온 가화강이 사천 곤양면으로 흘러들고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가화강 위의 유수교를 건너면 1004번 지방도가 사천공항(축동면)으로 향하고  2번국도가 진주(내동면)방면으로 향하는 삼거리로 나서게 되는데, 날등길은 곧장 산으로 들질 않고 가화강 쪽으로 우회를 해서 오르막을 타게 된다.

낙동강 홍수 예경보시설을 지나서 171m봉에 서면 산길은 갑자기 동쪽으로 휘어지며 칡넝쿨이 무성한 숲속을 통과해 농장을 가로질러 진주 내동면과 사천 축동면을 연결하는 1049번 지방도로 내려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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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도를 건너 128m봉 이후 감나무 재배단지로 내려서면 산길도 리번도 사라지고 진행방향도 애매해지는데, 최근 신설된 지방도가 179m봉의 북쪽으로 향하고 있고 농장 아래론 상탑소류지가 있어 독도에 도움을 준다.

179m봉 향하는 길에는 날등길도 있지만 경전선 나동면 모산마을이 빤히 내려다보이는 [2000년 임도시설(1.16km)-내동 독산지구]임도가 있어 우회로 활용도가 높다.

실봉산 정상에서 [진주11-1891]삼각점 확인하고 두릅농원을 곁에 둔 주능선을 내려오면 사천시 축동면과 진주시 나동면과의 경계선따라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번코스에선, 대전~통영간 고속국도와 남해고속국도가 교차하는 진주분기점이 그만 가라 막아서고 있다.

이번코스 날등길
  이번코스  후반부 날등길
 

경전선 나동면 모산마을
  경전선 나동면 모산마을
 

운동시설(산불감시초소)직전의 두릅 농원
  운동시설(산불감시초소)직전의 두릅 농원
 

하산길의 진주시가
  하산길의 진주시가
 

만가을의 오후
  만가을의 오후
 

산행후기: 낙남정맥은 맨 마지막에 해야지 하고 미루어 왔던 걸 지금에사 후회를 한다.

따뜻한 남쪽나라 여행을 하면서 남해바다와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지류들도 보기에 좋았지만, 해발 일이백미터대를 오르내리는 산길이 이리도 아가자기하고 재미 있을 줄은 정말 몰랐던 것이다.

오늘 함께 한 일행 중 한 분은 수년전 홀로 산행길에서 수 없이 헐떡거리며 왔다갔다 했노라고 추억담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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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낙동공원묘지에서 직진했다가 가화강을 만나서 원위치 했어야 했고, 유수교를 맞닿뜨려서는 강을 건너지 않으려고 저 아래 철탑까지 두시간 이상을 할딱거리기도 했다고 한다.

산자분수령 원칙을 지키려다보니 그렇게 됐다고는 하나, 사전 정보 없이 나섰던 게 화근이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산기에는 훼손된 정맥길-생태계파괴에 비분강개하는 장면들이 나타나곤 하는데, 일제시대의 잘못된 것들이 어디 한 두 군데 뿐일까마는, 지난 잘못을 탓하기보담은  수정 보완하려는 노력이 우리에겐 필요한 것이다.  

미역취
  미역취
 

배풍등 열매
  배풍등 열매
 

쑥부쟁이
  쑥부쟁이
 

양미역취
  양미역취
 

지형도를 놓고 살펴봐도 수많은 지곡에서 흘러내린 계곡수가 어차피 샛강 하나는 만들어냈을 것이고, 모르긴 하되 그 옛날에도 아마 이 지류를 연계했을 걸로 쉽게 짐작이 가는 바이기도 하다.

지금은 갈수기인지라 땜 방류수가 없어 강바닥이 그대로 드러나고 경전선 철교만이 덩그렇게 부각되서 을씨년스러움이 더하지만, 이곳이 자연생태계 파괴 현장이라면 지금이라도 동물 이동통로를 만들어 주는 것도 후손들이 할 일이다.

지금의 교량들은 교통수단으로만 만들어진 것이지 생태계 복원을 위한 것들이란 고작 동물 이동통로 몇군데 있을 뿐이다.

생태계 복원을 위한 가화강위의 제2유수교, 제3유수교가 세워질 날을 기대한다는 게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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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문턱에 선 이 곳 따뜻한 남쪽나라엔 아직 쑥부쟁이를 비롯한 미역취가 싱그럽긴 해도 떨어진 떡갈나무의 벌집- 그 속에서 생명체를 이어가던 내용물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키작은 노랑나비 날개짓을 멈추고 손가락질 해도 날아오르질 못하고 있어 괜스리 울적해 하늘 쳐다봐도, 희색 허공 속엔 또 다른 생명체 생기를 잃고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을 뿐이다.

이고들빼기 씨방
  이고들빼기 씨방
 

밤송이
  밤송이
 

별쌍살벌집
  별쌍살벌집
 

남방노랑나비
  남방노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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