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080622-0623

장소 : 횡성 태기산

태기산 :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청일면, 봉평군 봉평면, 홍천군 서석면 경계에 있는 산.(1261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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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일 저녘 홀연히 횡성으로 향하였습니다.

횡성 아파트현장에 출장중인 친구의 초청으로 가는 길입니다.

오후5시에 만나 출발하였지만 해가 길어서인지 아직 한낮입니다.

 

양평을 지나니 신록이 손에 잡힐듯 가깝게 다가옵니다.

막힘없이 잘도 달립니다.

횡성에 들어서니 온통 한우를 자랑하느라 군전체가 소판(?)입니다.

 

한우 맛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잘 구분이 안됩니다.

------ 꽤나 예민한 미각인데......

가격?   싸지 않더군요.

오랜만에 친구들과 1박을 한다는 즐거움에 편안한 마음으로 이슬이와 횡성한우를 와락 껴 안았습니다.

 

한우 음식점을 나오니 횡성별이 반겨주더군요.

횡성호 주변을 지나 청일면 신대리로 향합니다.

이곳 가로수는 살구나무이고, 곳곳에 밀을 심어놓아 향수를 더욱 자극했습니다.

 

긴 시간 산속으로 향했습니다.

비포장도로에 옆은 개울이고 한도 끝도 들어갑니다.

이렇게 더 가면 " 남조선 동무들 환영합네다!! " 할 것 같았습니다.

 

차량의 불빛을 받은 뽕나무엔 오디가 지천입니다.

그러고 보니 뽕나무와 산딸기가 무척 많은 계곡입니다.

 

드뎌 맑은 물 펜션에 안착하였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 놓아서인지 차소리만 듣고도 주인이 나왔고 덩달아 개들도 이빨을 드러내며

환영해 주었습니다.

 

그냥 바로 잠들었겠습니까?

 

간단한 입방식을 가졌지요.......

약한 놈은 쓰러지고, 센놈은 남아 개울가로 진출하였습니다.

새벽에......

저는 그래도 센놈축에 끼었습니다.(안주 만드느라 초반에 거의 못 마셨거든요~)

 

반딧불날고 은하수가 골짜기 좁은 하늘로 유유히 흘렀습니다.

어스름 달도 친구해 주고, 개들도 짖다 지쳐 쓰러져 잠든 시각까지 늙은 놈들의 수다는 길었습니다.

 

5시에 기상하여 요기를하고 6시에 집을 나서니 백구가 우리앞을 드러누워 막더군요.

- 우리 가지말라고 그러는 모양이다.

- 무슨~ 아침부터 팔자가 늘어졌구만~

산행 들머리로 향하는 데 백구가 따라나섰습니다.

 

돌아가라고 소리쳐도 다시 따라와서 어느정도 따라오다 가겠거니 했는데

우리가 개울을 건너 본격적인 등산로에 들어서니 거기에 버티고 있더군요.

정석코스로 와서 우리를 기다렸던 것입니다.

 

백구가 먼저 앞장을 서고 우리는 그 뒤를 따르는 형국입니다.

------ 개 가이더?

이 녀석은 먼저 가다가도 우리가 쉬면 다시 돌아와 우리 뒤에 있다가

다시 걸으면 우리를 앞질러 길을 안내하였습니다.

 

어느새 가족이 되어 개독수리가 되었지요.(*우리 일행은 독수리팀)

얼마나 신통방통한지.....

웬만한 안내산악회 가이더보다 한 수 위.ㅋㅋㅋㅋㅋㅋㅋ

 

-------- 진돗개 잡종으로 추정되는 녀석이 참 영리하네......

 

그렇게 태기산성을 지나 정상부근에 다다르니 넓은 길이 나오고 덤프트럭들이 분주히 달렸습니다.

풍력발전소를 세우기 위해 공사가 한창이더군요.

-------- 대체에너지를 빨리 개발해야지

-------- 더위에 지쳐 올라왔더니 삭막한 정상 ㅠㅠㅠㅠㅠ

 

다시 백구를 앞세우고 하산을 재촉하고, 일행들은 오디와 산딸기 따느라 지체되어

제가 선착으로 다시 펜션에 도착하였지요.

 

개가 영리하다고 주인에게 말하니 개가 없어져 우리에게 전화를 여러번 하였으나 통화 불능지역이라

애를 태운 모양입니다.

- 진돗개 순종도 아닌데 참 영리하네요.

-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순종 풍산개입니다.

- 아.... 예.....

 

백구는 우리가 샤워를 마치고 주인부부에게 인사하고 차에 오르니

다시 차 앞에 벌렁 누워 우리를 못가게 시위를 하였습니다.

 

제가 개에게 처음으로 끌린 유일한 날 이었습니다.

 

귀경길 차 안에서 백구는 이름을 풍산이로 개명을 하였고 풍산이에 대한 칭찬은 줄을 이었지요.

----- 참 그 녀석의 진짜 이름은 무엇이었을까?

 

* 정상부근이 공사관계로 파헤쳐져서 하산길 찾기가 쉽지않습니다.   주의 하시기 바랍니다.

* 곰취와 참나물 하산길 계곡주변에 꿩의 다리가 많습니다.   산딸기 오디는 지천입니다.

* 거의 유일한 볼 거리는 낙수대인데 하산길 지나치기 쉬우니 꼭 들려 보시길......

 

 

앞서서 우리 일행을 안내하는 백구(풍산)

유료 가이더?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