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 : 2007년 5월 26일 : 토요일

         (아카시아 향이 연한 숲길에서, 황사야 물러가라! )

 

▣ 누구와 : ‘걷는돌’님과 함께

 

▣ 산행구간 :

 

사귀마을~칠봉산~장림고개~투바위고개~어하고개~백석이고개~탑고개~천보산~마전동 

 

▣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22km,   10시간 10분

 

     05 : 43         강변역에서 지하철, 도봉산역에서 136번버스이용

     07 : 20         사귀마을도착

 

▣ 구간별 산행 시간

 

     07 : 23         칠봉산으로 산행 시작

     07 : 45         독수리 봉

     08 : 28         연꽃바위

     09 : 30         장림고개

     09 : 42         해룡산 갈림길        

     09 : 54         전망 좋은 봉 (천보산)

     10 : 42         회암령(투바이 고개)

     10 : 54         천주교 묘역

     12 : 34         약수터(개 그림에 산사랑)

     13 : 30         어하고개

     15 : 03         백석이 고개

     16 : 17         탑고개

     16 : 40         천보산

     17 : 30         마전동 까지고개 (산행종료)

 

똑똑한 젊은 친구에게 한방 먹었다.

더 똑똑한 젊은 친구에게도 또 한방 먹었다.

면밀히 조사하고 확인한 결과 그들이 옳았다.

모르는 것이야 나이에 상관없이 배우면 되는 것이고, 다행이 잘 처리되었지만

자존심이 많이 상했고, 신뢰도에 금이 갔다.


 

이번 주 내내 무언가 쫓기듯 지나가, 새롭게 마음을 다지며 오랫동안 걷고 싶었다.

이번엔 명지~연인까지 한번 가봐야지,

익근리 계곡에서 용추구곡까지 산그림을 그려본다.

금요일 오후 달콤한 생각에 젖어있을 무렵, 걷는돌님이 전화가 왔다.

감악산 가기로 내가 미리 정해놓고 금요일 쯤 다시 통화하자고 했던 것을

나는 잊고 있었다. 꽤나 스트레스 받았던 모양이다.

감악산을 가는 것을 조금 찜찜해 하자,

전에부터 계획한 칠보산~해룡산~왕방산~국사봉~소요산까지

길게 한번 가자고 하는 것이다.

그래 숲이 짙은 길에서 원 없이 걸어보자!

- 집을 나서며~ 강변역에서-

 

새벽에 일찍 서두르며 도봉산에게 함께 만나,

버스를 이용하여, 휑한 느낌을 주는 “사귀”마을에 도착한다.

슈퍼하나 없는 한적한 마을길을 따라  가, 산행들머리를 어렵게 잡는다.

다행히  진입한 숲길에서는 한창인 아카시아 향이 가득한

산 냄새가 우리를 반기고 있다.

 

 - 이른아침의 상쾌함을 담고서-


아직 열기가 덜한 이른 아침의 상쾌한 공기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숲길을 따라간다.

산행기를 살펴보면 이 칠봉산 등로에는 묘한 지명들이 곳곳에 나온다.

독수리장병 부대원들이 국기봉을 만들어서 지은 “독수리봉”을 시작으로

양철 판을 십자가 모양으로 세워놓은 “십자가봉”

코를 잘 다듬은 바위에 두개의 구멍을 뚫어놓은 “돼지코바위”

차곡차곡 쌓아 놓은 모양이 마치 연꽃을 연상케 하는 “연꽃바위”

그리고 소나무 숲에 쉬기 좋은 그늘이 감싸준 곳에 벤치를 놓은 “벤치봉”

우스꽝스럽지만 선답자들이 길 찾기 편하게 하기위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돼지코 바위-

 -연꽃바위-

 -벤치봉-


 <칠봉산>

칠봉산(七峰山·506.1m)은 동두천시와 양주군의 경계에 자리한 산이다.

칠봉산이 남쪽으로 길게 이어져 의정부에서 천보산(336.8m)으로 솟구쳤다.

천보산맥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산줄기는 칠봉산에서 천보산까지

마치 초승달의 모양으로 양주시 회천동과 양주동을 보듬고 있다.

산줄기에 회암령과 어야고개가 있어 포천시를 넘나드는 통로가 되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 백과사전-


 

예상했던 것보다 숲이 깊고 시원한 산길을 내어주고 있다.

산 냄새가 솔솔 나는 아주 편안하고, 기분을 전환시키기에 안성맞춤인 길이다.

이 길이 쭉 이어지길 바라며 이른 아침의 정기를 받으며 천천히

고요한 숲의 향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해룡산까지 이러한 길이고 왕방산에서 국사봉. 소요산까지의

약 3시간 정도의 등로는 숲이 적어 뙤약볕에 고생이 될 것이라 하고,

국사봉 정상은 콘크리트길로 열기 가득하다고 한다.

이를 어쩌나, 이런 숲길을 오랫동안 걷고 싶은데,

천보산으로 방향 전환하는 것 어떻겠냐고 조심스레 제안을 한다.

흔쾌히 대답을 하며 그 쪽 산행 더 편할 것이라 한다. 고마운 마음이다.

 

 -사색하기 좋은길을 따라-

 -노송과 어우러진 바위길은 소요산을 연상케하며-

 

등로 중 이제껏 보지 못한 범상치 않은 바위 봉우리가 눈에 띤다.

그런데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한참 내려가 그 봉우리가 칠봉산 정상이라며 착각했다고 한다. 

아침을 드셨던 전망 좋은 곳은 자세히 가르쳐 주더니만

진짜 칠봉산 정상을 지나쳐 버리다니...ㅎㅎㅎ

정상을 안가면 어떠리? 멀리서 바라보는 그 모습이 더 멋진걸!


 

칠봉산을 내려서면 장림고개에 이른다.

여기서도 묘한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이정표에 따르면 도로를 만든 절개지가 등로인 것처럼 보이는데,

아주 위험해 보인다.

예전에 거기를 두 손에 힘을 꽉주며 아주 힘겹게 올랐다고 한다.

육산에 와서 암벽 했네! ㅋㅋㅋ

조금만 살피면 능선을 따르는 정상적인 등로를 찾을 수 있다.

 

 -장림고개-

 -이정표만 보고 올라다가는 큰 낭패를 본다-

 -좌측으로 얼마안가 편안한 등로가-


바로진행하면 해룡산 갈림길이 나오며 바로 회암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봉이 있다.

여기에 키가 낮고  초라하게 페인트로 적어놓은 ‘천보산정상’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천보산은 저 멀리인데... 여기도 천보산인가?

산행의 마지막 지점인 ‘천보산’에 가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 천보산정상(포천방향)-

 -가야할 길-


‘투바위고개’ 휴게소에 도착하면 덩치 큰 개들이 입구를 막아서 있다.

휴게소라 하는데 이거 무서워서 들어 갈 수 있나!

나그네에게 건네주는 시원한 생수도 마시고, 막초도 가방에 챙기며,

맘씨 착한 젊은 처자에게 다음에는 이집에서 잘하는

추어탕으로 몸보신하겠다는 약속한다. '

 

 

 - 뒤돌아보는 능선-

 -가야할 능선-

 -회엄령, 투바위고개 휴게소-


이제는 햇살도 강해지고 허기도 느낀다.

길 가운데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부는 터를 잡고 푸짐한 점심상을 차린다.

아카시아 향이 은은한 숲길에서 가지는 여유로운 마주함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개 그림을 옆에 그리고 산사랑이라는 글씨를 써 놓은 표지가 있는

약수터에서 목도 축이고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어하고개’로 내려서려 한다.

예전 산행때 길을 잘 못 들어 포천 송우리 큰길까지 내려가 다시 도로를 따라

어하고개까지 올랐다고 한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길을 찾자며 유심히 등로를 살핀다.

난 한번 가본 길을 잘 찾는 편인데 이 양반은 길 찾는데 가끔 감을 못 잡곤 한다.

이번에도 무심히 들어선 좌측에 난 길로 들어서 헤맨 후에 어하고개에 내려설 수 있었다.

한창 이야기를 하던 중 무심히 지나쳤던 것이다.

 

 - 약수터-

 -어하고개 도착전 갈림길중 포천송우리방향으로 가는길-

 - 이길로 들어서야 어하고개로 감-


<어하(御下)고개>

삼가대 동쪽에 있는 고개이다. 회천읍 율정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태조가 지금의 봉양리 어등산(현 칠봉산)을 올라 능선을 타고 계속

남하하다가 이곳으로 내려왔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전해오는이야기에 의하면 조선초기에 태조가 무학대사와 함께 회암사를 찾을때,

산세를 보기위해 어등산에올랐다가 천보산맥을 따라 남쪽으로 20리쯤 되는

이곳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으악고개라고도 부른다. 일설에는 원바위고개라고 하나,

이는 미군이 전략상 필요에의하여 표시한'1Y'를 그대로 읽으면서 변한 이름에 불과하다.

회암고개를 투바위고개라고 하는것과 마찬가지이다.

-양주문화원-


 

어하고개를 지나 배수로를 따라 오르면 이제부터는

길은 외줄기, 편한 능선을 따라 진행하면 된다.

전망이 터지고 활처럼 휜 초승달 모양의 능선이 확연히 볼 수 있다.

천보산 정상에 우뚝서있는 두개의 통신 탑을 이정표 삼아 진행하면 된다.

가야할 길도 온 길도 꽤나 멀리 느껴진다.

 

 

 -어하고개에서 배수로를 따라 오르는 길-

 - 조망이 터지고 활처럼 휜 능선길이 확연히 보이고, 우측에는 GS자이 아파트 단지-

 

변화 없는 능선에서 만나는 바위는 반가운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는 느낌이다.

그중 한북정맥 갈림 길에서 본 바위봉은 참 신선하게 다가온다.

 

 - 이런 바위길이 처음으로 보이고-

 -백석이고개-

 -한북정맥 갈림길에서본 바위봉우리-


<백석이고개, 白石伊峴>

회만동 남쪽에 있는 고개이다. 이곳에 차돌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 이 고개는 호랑이가 극성을 부려서 낮에도 함부로 넘을 수 없었다.

따라서 이 고개를 넘으려면 '백명씩'은 모여야 했기 때문에'백씩이고개'로 불렸는데,

나중에 백석이고개로 변하였다고도 한다.


 

한편, 조선시대에 이 고개는 축석령으로 불려졌다. 축석령의 땅이름 유래와 관련하여 ]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옛날 한 효자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그런데 어머니가 병이들어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하여 아들이 이를 걱정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꿈속에서 신령이 나타나 약초가 있는 곳을 가리켜 주어서

그곳을 찾기 위해 고개마루에 올라서니,

큰 호랑이가 길을 막고 포효를 하면서 앉아 있었다.

그러나 겁에 질려있는 중에도 어머니가 걱정이되어 호랑이에게 약초를 구해

어머니에게 드린 후에는 나의 목숨을 기꺼이 바치겠노라고 엎드려 빌다가 지쳐 실신을 하였다.

한참 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호랑이는 간데 없고 길앞에는 큰바위가 가로막고,

그옆에 꿈에서 본 약초가 있어 어머니에게 먹인 후 병을 고쳤다고 하여, "

약초가 있던 고개를 축(祝),석(石),령(嶺)자를 써서 축석령고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양주문화원-


 

이제껏 부드러운 능선을 보여준 반면, 제법 우뚝 서있는 천보산 정상이 들어온다.

정상 오름길도 재미가 있다. 보통 힘겨운 오름길이 예상되지만,

한꺼번에 오르지 않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마음을 주는 편안한 오름길이다.


 

정상에 도착하면 두 개의 통신 탑이 거대하게 서 있는데, 이 천보산 산행에

랜드 마크 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묘한 정상석이 있다. 해발 높이와 00시 의회, 정상석, 등로기념으로...

어디를 둘러보아도 천보산 정상이라는 표시는 없다.

어디가 천보산정상인가? 칠봉산 옆 봉우리 인가, 이 곳인가!

 

 

 - 왔던 길을 되돌아 보며-

-산행의 이정표가 되어왔던 두개의 통신탑-

 -정상석-

 

<천보산>

천보산은 서울근교에 3개가 있다. 현재 불암산으로 불리우는 천보산(508m)이 있고,

의정부시 북쪽에 있는 천보산(336.8m)은 현재 커다란 무선 송수신탑 두개

우뚝 서 있으며,

양주시와 동두천시, 포천시 경계에 있는 천보산(423m)은 현재 도로지도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으나 엄현한 천보산으로서 산아래에 있는

회암사지는 현재 발굴 진행중으로 유명하다.

한편, 나중의 두산은 긴능선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네이버 백과사전-


 

하산은 두 갈래 길이다. 그 중 마전동 까치고개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거기서 운 좋게 만난 시냇가에서 긴 산행의 열기를 식히며 산행을 마친다.

 

 

 -마전동 까치고개 내림길중에서 더위를 식히며-

 

긴 숲길을 즐겁게 잘 걸었다.

간간히 보여주는 조망은 지루함을 가시게 하였고, 마침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은

기분을 전환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숲이 그립고, 조용히 생각하며 오랫동안 걷고 싶을 때 다시 오고픈 곳이다.


 

산행후 허전함을 달래는 데는 함께 나누는 한잔의 술이 제격이다.

코스를 바꾸면서까지 잘 알려주신 마음 씀에 감사드린다.

마주하는 정겨움에 모든 피로를 말끔히 날려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