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호남정맥의 한풀이로 오른 치악산

 

산행일시: 2005년 10월 03일(월요일)

 

날    씨: 약간 흐림

 

산행거리: 도상거리 약 13.7㎞

 

산행시간: 5시간(휴식포함)

 

산행코스: 국형사-향로봉-곧은치-비로봉-사다리병창-세렴폭포-구룡매표소-주차장

 

산행소감:

 

오랜만에 치악산을 찾기 위하여 마지막 연휴를 맞이하지만 마눌은 국망봉으로 떠나고

 

난 치악산으로 발길을 돌린다.

 

마눌과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미 88체육관 회원들과 선약이 되어있는 마눌이라서 별수

 

없이 각자의 발길을 돌려야 한다.

 

무던히도 바쁜 마눌!

 

돈벌이도 아닌 바쁜 일과에서 취미생활을 하는 마눌이 그래도 고마울 뿐이다.

 

마눌이 챙겨주는 간식을 배낭에 집어넣고 06:00정각에 집을 나선다.

 

영동고속도로는 연휴에 많은 나들이 객들이 이미 수도권을 빠져나갔는지 어느 때 주일보다는

 

한산한 듯 싶은데 특이한 사항은 종교인들을 태운 많은 관광버스들이 눈에 띤다는 사실이다.

 

오늘의 산행은 행구매표소의 국형사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국형사로 들어서는 길은 아스팔트로 포장이 잘된 도로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국형사에서부터 보문사까지는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올라가게 되어 있으나 그 경사면이
 
심하여 비지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야 한다.
보문사앞 계곡은 철계단을 이용하여 건너게 되고 오름길은 가파른 능선으로 이어진다.
 
보문사에서 그렇게 15분을 오르면 능선은 우측으로 이어지며 다시 10분을 더 오르면
 
향로봉과 비로봉 갈림길의 첫봉을 대하게 된다.
이곳에서 향로봉은 우측의 상원사 방향으로 10분 더 진행해야 된다.
 
가쁜하게 올라선 향로봉에서 남대봉을 기리워하며 다시 비로봉으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언젠가는 신림면 성남리 성남매표소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남대봉-향로봉-원통재-비로봉-
 
세렴폭포-구룡사로 이어지는 종주를 할 기회가 있으리라 믿으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향로봉을 다시 출발하여 곧은치에 도착하니 많은 등산객들이 쉼을하고 있고 나와 역으로
 
진행하는 사람들을 많이 대하게 된다.
 
다시 통나무 계단을 올라서 헬기장에 도착하니 좌측 아래로 원주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황금들판을 이루는 가운데 도시의 아파트들이 삐쭉삐쭉 솟아 있다.
 
삼각점(안흥-447)을 확인하고 호젓하게 진행하는데 좌측 숲으로 멋진 괴목들이 눈길을 끌어
 
카메라에 담아본다.
산죽밭을 지나니 몇 해전에 마눌과 함께 올랐던 삼봉-투구봉-토끼봉 능선이 시야에 들어와
 
그때를 잠시 회상해 보며 진행한다.
 
희미한 족적을 찾아 힘들게 진행했던 그때의 추억을......
 
붉게 물들은 단풍을 바라보니 치약산도 이제 가을 깊은 곳으로 빠져들 채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치악산의 주봉인 비로봉에 오르니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와 무질서하게 자리를 잡고 떠들며
 
식사를 하고 있는데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 모처럼 나들이 나왔으니 좋기도
 
하겠지....이렇게 위안을 삼아본다.
 
사다리병창을 내려서는 철계단은 언제나 무릎의 인내를 감수해야 한다.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느냐 묻는 사람,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징징거리는 어린이,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주저앉은 아주머니의 모습등은 그래도 건강을 지키겠다는 어떤 의지의 집념이
 
그려지는 것 같다.
사다리병창을 내려와 맞이하는 세렴폭포의 폭포수는 하루 산행의 고통을 씻어주는 듯
 
시원스럽게 쏟아 붙는다.
 
흘러내린 땀방울을 씻어내고 또 다시 구룡사로 발길을 재촉한다.
 
이제 발걸음이 한결 부드러울 뿐이다.
손에 손잡고 다정하게 거니는 여인들의 모습을 보며 지난 시절을 그리워 해보기도 하면서...
 
결혼 전에 아내와 함께 소금강에 올랐던 추억이 잠시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그때는 호젓한 곳이 그리워 텐트를 외딴곳에 치고서 둘만의 시간을 많이 갖기도 했었는데...
 
구천동 어느 외딴 계곡에서의 살모사 사건도 그렇고 치악산에서의 폭우를 만났던 사건도
 
잠시 떠오르며 그때 많이도 돌아다녔던 것이 지금의 시간을 갖게 한 원동력이 되었나보다.
그런저런 생각을하며 구룡사를 지나 30여분을 내려서니 제 3주차장에 도착된다.
 
주차장 좌측 계곡에 내려가 흘러내린 육수를 씻어내고 막걸리와 식사로 하루의 산행을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