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산행의 명소
                  강원도 치악산 (雉岳山)

 

   한해가 저물어 가면 공연히 마음이 공허해진다. 지난 1년이란 긴 세월동안  무엇을 했는가 자신에게 묻게 된다. 나는 왜 사는가를 되씹는다. 그러나 그 해답은 언제나 명쾌하지 않다. 그러다가 새해 첫날이 되면 가슴이 부풀어오른다. 저 멀리 동녘에서 떠오르는 태양이 한줄기 빛으로 밝아오면 순간에 온 몸과 온 가슴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일출---해맞이, 해돋이를 보면서 인간이란 작은 존재는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

해마다 정월 초하루가 되면 전국의 유명한 산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다. 동네 뒷산은 물론이고 전국의 내로라 하는 유명산이 새벽부터 웅성거린다. 그 꿈틀거림은 새해 0시부터 시작된다. 서울 한복판에는 보신각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 수천 명이 몰려온다.
또 전국의 서해 동해 남해안의 수많은 포구엔 일출여행 축제가 벌어진다.
 
 일출산(日出山) 하면 일단 조망이 멋지고 바다나 강이 내려다보이거나 사방 시계(視界)가 막힘이 없어야 한다. 금년에는 강원도 일출산 중에 서울에서 멀지 않은 원주의 치악산으로 가보자. 치악산은 강원도 원주시와 횡성군에 걸친 광대한 국립공원이다. 남대봉(1181m) 향로봉(1043m) 매화산(1085m) 비로봉(1288m)등 1천 미터 이상의 봉우리와 그 줄기가 너무나 많아서 치악산맥으로 불릴 정도다.
남대봉에서 비로봉까지 14km의 능선을 타야 하는 남북 종주코스는 하루 산행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남한에 설악산과 지리산만 높고 긴 산이 아니란 걸 치악산은 강변한다.

 적설기 풍경이 연중 가장 좋은 산이 겨울 치악산이다.
치악산 등반에서 만발한 눈꽃터널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 날 운이 별로 없는 사람에 속한다. 겨울산으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는 치악산은 중부 내륙에 있어 대륙성 기후의 특성이 강하고 밤낮의 일교차가 심하며 겨울에는 체감온도가 영하 30℃까지 떨어진다. 여름에는 평균 강우량이 1,200mm로서 다우(多雨)지역인 데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능선이 멀리 중국대륙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정면으로 맞받고 서있다.
치악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산행 코스는 사다리병창 계단길과 계곡 길을 잇는 구룡사 원점회귀 코스로서  치악산 탐방객 수의 90% 이상이 구룡사 지구로 몰리고 그 중 절반이 예의사다리병창 길을 이용한다.

 치악산은 세 마리의 꿩이 생명의 은혜를 갚았다는 설화에서 꿩 치(雉)자를 써서 치악산이 된 것이라고 한다. 흔히 돌탑이 있는 비로봉 직등 코스를 다녀오고 나서 하도 힘이 들어 우스개 소리로 <치가 떨리고 악이 받치는 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치악산에는 산성과 사찰과 유적지들이 많다. 남대봉 정상 부근 상원사를 비롯해서 영원사, 관음사, 입석사, 국향사, 보문사 등과 세존대, 망경대, 주필대, 태종대, 문바위, 아들바위가 있다. 그 외에도 영원산성, 해미산성, 금두산성, 천연동굴 등이 있다.

요즘은 입산금지구역인데도 금지된 등산코스를 밟는 산악인들이 늘어가고 있다. 치악산에 들어갈 때는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 문의해서 미리 입산여부를 물어보고 가야 한다. 산맥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하산할 때는 반드시 이정표를 확인하고 내려가야 한다. 산이 좋다고 오만해질 때 가장 조심해야지 조금만 방심하면 산이 인간을 배반한다는 걸 겨울철에는 명심할 일이다. 아침에 너무 늦게 오르거나 오후에 너무 늦게 하산하다간 큰 코 다친다.

 대표적으로 비로봉(일명 시루봉) 정상의 조망과 남대봉의 조망을 보면, 비로봉은 마치 떡시루를 엎어놓은 모양이며 좁은 터에 돌탑이 3개가 있으며, 2개는 일부가 무너져 내리고 온통 바위덩어리로 치악산 표지석이 반긴다.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박느라 사시사철 주말이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다. 조망은 북쪽으로 멀리 원주시내가 어림되며 가까이 세렴폭포계곡과 그 뒤로 매화산 연릉이 이어지고 서쪽 건너편에 삼봉 투구봉 토끼봉 등 봉우리 3개가 우뚝 솟아 있으며 남쪽으로는 원통재, 곧은치 능선이 구렁이처럼 길게 나있고 향로봉과 남대봉이 하늘금을 긋는다.
남대봉의 전망 또한 가히 장관이다. 북쪽으로 거침없이 펼쳐지는 장대한 치악능선이 보인다. 망경대 향로봉은 물론 비로봉 배너미재가 조망된다. 남쪽으로는 유서 깊은 상원사가 지척이고 서쪽으론 영원사와 영원골이 보인다. 멀리 치악재(가파리고개)를  가로지른 중앙고속도로가 달린다.

 신라 문무왕 8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구룡사의 일부는 최근 불이 나서 폐허가 되었지만,  중창을 서두르고 있으며 도선국사, 무학대사, 사명대사가 도를 닦았던 천년사찰이다. 신림 성남에서 올라가는 상원사는 설악의 봉정암 다음으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절로서 수도 참선도량으로 유명하다. 신라말 무착도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하여 세웠다고 하며 도선국사  나옹선사, 월봉, 위학, 정암, 해봉, 삼공 스님이 거쳐간 명찰이다. 치악역이 있는 금대리에서 오르는 영원사는 지금은 쇠락한 절로서 명맥을 유지하며 대웅전과 삼성각, 요사체만 남아있다. 절 뒤로 남대봉으로 가는 길이 있으며 영원산성과 해미산성은 임진왜란 때 승병들의 전전지가 남아있다.
그밖에 국향사 보문사 등 오래된 절이 많고 서낭당을 모시는 영험한 산으로 계곡 곳곳에 빨갛고 파란 깃발이 나부끼며  우리나라 토속신앙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주변에는 치악산 국립공원을 비롯해서 강원도 자연학습원, 새말관광농원, 치악산드림랜드, 치악산 대곡야영장, 치악민속박물관 등 학습장이 산재해 있고 그밖에 천문관측소가 있는 덕초현 천문인마을과 안흥 찐빵 마을이 가볼만한 곳이다. 계곡으로는 금대유원지, 행구동계곡, 황골유원지, 성남계곡, 횡성군의 부곡유원지가 여름철 피서지로 꼽힌다.

 

치악산은 덩치가 워낙 커서 등산 코스 소개가 간단치 않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룡사코스를 간단히 소개한다.
구룡사 진입로 입구 학곡 삼거리에서 약 3km 들어서면 주차장이 나오고 다시 약 2km 오르면 구룡매표소에 닿는다.
매표소를 출발 조금 오르면 삼거리에 닿는다. 왼쪽은 청소년수련원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로 들어서서 다리를 건너 10분 남짓 가면 구룡사 일주문 직전 원통문이 나오고, 약 100m 더 가면 구룡사다. 구룡사에 이어 세렴폭포까지는 넓은 숲길이 이어진다.
세렴폭포 전 입산통제소에서 오른쪽 쇠사다리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사다리병창길은 초입부터 급경사 사다리다. 거의 전구간 내리막길은 한 군데도 없는 오르막 일변도의 길이다. 중간 중간에서 잠시 쉬면서 오르면 약 3시간이면 정상에 선다. 정상 돌탑을 구경한 뒤 하산은 중앙의 신선탑과 남쪽의 용왕탑 사이로 내려서서 공중전화 부스와 인명구조대 건물이 있는 안부로 내려선다. 여기서 북쪽 계곡길로 내려서면 사다리병창 계곡길인데 2시간을 내려서면 사다리병창 능선길 시작 지점으로 원점회귀하게 된다.
 
 이 길은 모난 바윗덩이들이 깔려 있어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실족할 위험이 많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직등하는 사다리병창 능선 길보다는 한결 쉽다. 경사가 급한 구간에는 쇠난간이 설치돼 있고 계류를 건너는 곳마다 쇠사다리가 설치돼 있다. 계곡길이 거의 끝날 무렵 길 왼쪽 아래에 높이 15m의 칠선폭포가 있다. 계곡길 하산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구룡사 입구 매표소를 출발 세렴폭포까지 1시간, 사다리병창 3시간, 중식 1시간, 계곡길 하산 2시간,  매표소 1시간 하여 총 8시간이 걸린다. 사다리병창 능선길로 하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상행하는 사람들에게 걸려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린다.

  등산 코스 안내
○ 구룡사코스
○ 황골(입석사)코스
○ 관음사코스
○ 국향사코스
○ 부곡리코스
○ 영원사코스
○ 상원사코스

  교통 안내

자가용:
구룡사 방향은 영동고속도로--새말인터체인지--42번 국도 --구룡사
상원사 방향은 중앙고속도로--신림인터체인지--88번 지방도--신림터널

대중교통:
서울상봉터미널에서 구룡사행 직행버스 1일 4회 운행.
원주에서 구룡사행
        원주역 시외버스터미널(41번 버스 구룡사행) 50분 소요. 25분 간격 운행.
       성남행(상원사)
        원주역 시외버스터미널(21번 버스 성남행) 1일 5회, 성남에서 자양동행 버스 이용
        50분 소요. 성남매표소까지 1.2k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