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멈추고.. [추월산 /전남 담양]




2012. 10. 7 [일]


평택SR  43명




(P) - 보리암 - 상봉 - 8부능선 - 추월산 정상 - 갈림길 - 전망봉 - 월계리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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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암 가는 길]


가을날의 온기에 젖어 졸고 있는 햇님을 안고 자적하게 추월의 품으로 들어간다.

   산목들이 숨쉬고 있는 숲에서 배어나오는 잔잔한 서라운드 입체음향의 향기가 일상에

지친 마음 깊은 곳까지 촉촉한 감성으로 물들여 준다. 빛의 감도가 한층 더하여오는

이 시각, 서성대던 풀잎들이 무성하게 이니 조용한 살랑 걸임이 앞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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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빛의 색채가 조용한 시간 속에 머물러 있다. 그 일기가 따사롭다. 드높은

뭉게구름은 유유히 흘러가며 자연의 절기를 만끽하고 있다. 빛 속에서 머문 산목들의

 풋풋함이 확연히 다가오는 느낌이다. 감성 있는 산길을 밟으며 그 흐름 따라 자적하게

발길을 옮긴다. 피어오르는 가을의 양기가 신성한 수향과 혼합되어 쾌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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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속에 흐르는 가을 열기의 강도가 점점 더 세져간다. 그래도 滿情으로 가득 찬

  그 공기는 유연하게 대처하며 안는 듯이 푸근하게 맞이한다. 파릇한 숨결을 가지고

있는 푸른 잎과 나무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햇살을 길게 받아들인다. 이어서

다가오는 초록의 감미로운 색감이 이 산정을 밝게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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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암 상봉]


타오르는 한낮의 온기가 산중에 깊이 스며든다. 능선에 걸친 열기가 지천으로 만연하니

 그 속을 걷는 길손은 변성적인 자연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자연의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곧 자연을 인간의 굴레로 삼는다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과의 소통은 굴레를

벗어나지 않는 다는 의미일 것이다. 돌고 돌며 변해가는 것이 자연의 인생사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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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한 물빛에 화사한 가을빛이 잉태되어 온 천지에 매달린다. 그 속에서 커다란 심원의

얼굴을 드리우며 고고히 드러나는 담양호의 청천한 미소. 고요한 중심이다. 가을의

공간이 너무나 충만한 곳. 빛의 움직임을 따라 가을의 추심을 거듭하며 변화되는,

가을의 자리를 한없이 부유한다.



                                  『 가슴을 차오르게 하는 십자수의 몽환적 형상이 이 가을날의 영화가 아닌가요. 』

                                  『 전신에 돌기를 돋게 하는 그 비경은 경련을 일으키는 가을날의 비수 같은

                                      애련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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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속 당찬 숨결로 끝없이 변화하여 이루어낸 십자수의 태동. 소소한 잔물결

   덩어리를 모아 긴 자연 속에 묻히며 순간순간 몸결을 조였다가 풀었다가 반복되는 삶을

살아왔던 십자수의 숨결에 지난날의 흔적은 맑게 사라지고 가을의 혼만 깊이 들어차

있다. 늘 해왔듯이 그렇게 세월을 이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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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숲속에 간결하게 차오르는 산정의 은은함이 곱게 비춰진다. 곧은 사면에서

 묻어나오는 바람결의 싱싱함에 콧속을 비워놓고 가슴을 서서히 내민다. 빛의 여울이

번득이며 숲속을 긁어모으기 시작한다. 때론 반사된 석 빛의 진한 색채가 이 숲속을

     파고들며 울창하게 물들인다. 산정의 풋내음이 상봉을 어루만지며 짙게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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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간히 떠가는 구름에 막혀 소연스럽게 발산하던 빛의 무게가 어느새 산 그림자 되어

이 산정을 감아 싼다. 그 그림자 속에는 장유한 가을빛이 가득하게 고였다. 고요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가련한 야생화의 자태가 아주 곱기만 하다. 한바탕 쇠바람이 그 몸을

스친다. 그 이름모를 야생화의 생동감이 스스로 스러지면서 자신을 꼭 감춰버린다.

숙연한 가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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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부 능선 - 상봉]


  상봉을 둘러싸고 있는 장대한 산자락에는 어느덧 무궁했던 여름의 섬세한 자취가

사라지려는 듯 환한 가을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황금빛에 물들어 있던 숲속의

     감도를 고아하게 펼쳐내며 허공의 운기를 유혹하곤 한다. 마침내 가을이 온 것인가?

자연의 현상은 산정을 통째로 일깨우는 속물이 되어주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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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크디큰 가을빛의 영화가 온 산정으로 비쳐들 것이다. 그 누구하나 간섭할 바

    아닌 자연의 큰 움직임이며, 그간 여름빛에 질박하게 타올랐던 숲속과 골짜기를 안온한

황금빛으로 변신시킬 것이다. 그러면서 세상 속 가을동화를 은은하게 펼칠 것이다.

 골똘히 그런 생각에 잠기면서... 우람한 황금빛 기둥인 추월만산의 장쾌하고 도도한

얼굴을 넌지시 주시한다.



                                    『 연삽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흘러가는 산정들의 감미로운 모습은 타오르는 가을날의

                                  적요인 듯 합니다. 』

                                    『 잔잔하게 흐르는 가을안개 속에 비쳐드는 그 미상은 더없이 생겨나는 감각적인

                                  멜로라 생각됩니다. 』

                                    『 그 어떤 애수가 짙게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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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마음으로 녹음을 보내며 본연의 왜소함으로 시간을 얻는다. 은유하고 짙게

타오르는 여름의 향기가 속속 묻어나지만 산정속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평온하다.

 은은하게 그 빛에 달구어져 있는 저 산정들의 농도 짙은 연초록 빛깔은 태초에 잉태된

하늘 길처럼 무한하게 펼쳐있다. 능선과 골에서부터 변색되는 도솔한 그 향기는

간결하게 산중을 아우르며 상봉으로 조용히 그 입김을 바람에 실어 보낸다.

마음을 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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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월산줄기에 마음을 기대며 그 속의 격한 떨림이 내 몸으로 스며든다. 담양호의 미감과

연봉들의 푸른 잔등은 간결하고 섬세한 그린터치의 멜로이듯 잔잔한 그림을 영유한다.

 유유히 떠가는 구름은 산정을 안고 장대하게 가을의 감도를 또렷이 펼쳐내니 보듬을 수

없는 사랑의 울림이 희미하게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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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에 애잔하게 매달린 안개의 속사정을 알랴마는 누런 황금들판은 그 안개가 다 마를

때까지 춤을 그치지 않았다. 조용히 구르는 바람결이 빛을 잉태하고 몸을 일으키자

    반듯하게 일어서서 그에게 인사를 한다. 허공엔 사라지지 않는 하얀 공기가 가득 들어

있다. 부풀어지는 가을의 호흡이 깊어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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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바람 앞에 넘실거리는 물결이 새파랗게 변해가며 가을의 숨결을 내뱉고 있다. 그윽한

흰빛이 그 위를 넘나든다. 검푸른 산 그림자가 너울지며 무채색의 영역을 일궈낸다.

차디찬 몸속을 탈피하려는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서늘해지는 가을날의 초상인가.

둥그렇게 모아지는 석 빛이 바삐 물길을 퍼 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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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져 우는 그늘 아래 서글피 떨어진 잎들을 보며 저 허공으로 날아간 시간을

     불러본다. 빈가지만 쓸쓸히 가을을 채우며 속살을 풀어 놓은 주홍빛 실감에 한 줄기

기억을 떠올린다. 이때, 실감이 몸부림을 치다 시간 속으로 떨어진다. 그 하나가

떨어진 것이다. 휘청거리는 몸짓과 함께 소란스러움이 인다.  




[그 후]


겹치고 겹치는 그 순간들은 어느덧 기억과 추억이라는 견고한 바위덩어리가 되어 우리의

마음속에 녹아내린다. 때론 출렁거리는 파란 물결이 되어주지만... 순환되는 자연의

생리인 듯 그 순간들은 기억 속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되새김질을 반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