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최정산~주암산

1:25,000지형도=대구. 경산

2005년 1월 2일 일요일 맑음(-4~7.3도)   일출몰07:36~17:23

코스: 가창댐옆 신오교11:00<1.3km>운흥사11:30<2.0km>최정산12:30<2.5km>주암산13:30<2.0km>삼거리14:30<1.7km>냉천랜드15:00

[도상9.5km/ 4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최정산(905m)과 주암산(846.1m)은 경상북도와의  경계선상 서쪽에 있는 비슬산(1063.6m)을 모산으로 하고 있다.

최정산의 정상은 공군부대가 주둔하고 있고 주암산 정상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운흥사계곡을 사이로 서로 마주하는 두 산을 잇는 연계산행코스가 이 지역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정산쪽에서 본 주암산 최정산쪽에서 본 주암산
 

대구시민의 상수원이 되고있는 가창저수지를 중심축으로 남쪽방면으로 타원형을 그리고 있는 양대산록의 중심에는 운흥사라는 유명사찰이 자리잡고 있다.

신라 흥덕왕때의 운수스님 창건설이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고, 광해군 때 무념스님이 중건하고 영조 때 치화스님이 재건했다. 동림사 혹은 수암사로 불리다가 동화사의 말사가 되면서 운흥사로 불리게 되었다. 경내에는 대웅전을 비롯한 석등과 범종각이 있다.

운흥사    운흥사
 

이번코스 북쪽의 비슬산에서 발원한 용계천은 일단 가창저수지로 모아져서 산 동쪽의 신천과 합류하는데, 신천은 대구시를 남북으로 통과하는 하천으로 발원은 청도로 넘어가는 팔조령에서 시작한다.

고령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금호강의 상류인 신천은 대구 서부 구릉지와 동부 구릉지 사이에서 물길을 여러 차례 이동 혹은 분류하는데, 그 위로 형성된 선상지 위로 대구 시가지의 중심부가 들어섰다.

가창저수지 가창저수지
 

가는길: 구마고속국도 성서나들목에서 30번국도로 진입하여 가창저수지옆의 신오교에 내려서면 운흥사로 올라가는 포장길이 잘 나 있다.

30분쯤 진행해서 정토교 다릴 건너면 운흥사 사적비가 반기고 산길은 오른쪽 능선길로 들어서게 된다. 처음엔 낙엽송이, 곧이어 낙락장송으로 이어지다가 서서히 고도를 높이면 참나무 수종들이 빽빽하다.

운흥사와 정토교 운흥사와 정토교
 

송림 우거진 주능선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는 정상가는길은 마치 하산하는 기분으로 구릉 늪지대로 내려서게 되는데 공군부대 주변으론 철조망이 둘러쳐 있고 물 저장탱크 두곳을 지나는 길엔 지뢰매설지역임을 표시해 놓았다.

억새무성한 언덕 하나 넘어서면 정상부분을 장악한 공군부대와 통신중계탑이 보이고 정상 아래엔 널찍한 헬기장이 작전도로와 연결되 있다.

하산길에 돌아본 최정산 하산길에 돌아본 최정산 
 

헬기장에서 계속 남진하면 정상부를 차지한 [공군반공포병학교]를 지나 통점령을 거쳐 비슬산까지 진행할 수도 있고 하산코스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가 있다.

그러나 주암산으로 내려가겠다면 헬기장 아래 위치한 통신중계소앞으로 연결된 도로를 따라가다가  능선을 타면, 북진하는 산길엔 전망좋은 암봉들이 있어 주변 조망을 즐길 수 있다.  

헬기장 아래 통신중계소 헬기장 아래 통신중계소
 

주암산 가는길엔 철쭉 군락지가 20여분 계속이어지다가 혼합림으로 바뀌는데 가끔씩 용도불명의 움막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작은 봉우리 하나 올라서면 [ 대구 338]삼각점이 있고 계속 날등을 따르면 정상 암봉으로 올라서게 된다.

정상에선 동쪽과 북쪽으로 산길은 갈리는데 계단길의 동쪽은 주암산 수양관으로 가는길이고 정상주변엔 목사님들의 기도처인 초막 두 동이 있다.

이번코스의 후반부 주암산 능선 이번코스의 후반부 주암산 능선
 

하산은 북쪽의 날등길을 따른다. 송림 무성한 오솔길은 무척 가파르다. 가끔씩 나타나는 전망바위로 나서면 지나온 최정산 정상부의 시설물들이 보이고 진행방향의 가창저수지 방면으론 청룡산, 산성산이 뚜렷하다.

그들 뒤편으론 앞산 정상부의 시설물도 햇빛에 반짝거리는가 하면 희뿌연 도심의 달구벌이 적나라하고 하산지점의 용지봉과 그 아래 아파트들도 일목요연하다.

하산길에 본 청룡산(794.1m) 하산길에 본 청룡산(794.1m)
 

하산길 서쪽은 급사면이다. 송이버섯 채취장이어서인지 송림이 울창하고 능선길은 인적이 드물어 아직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산이 거의 끝날 무렵의 삼거리에선 희미한 왼쪽을 택해야 한다. 널널한 오른쪽을 택하면 골프장으로 떨어져서 진행요원들이 진입을 막아 한참을 우회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산지점의 대한중석 아파트와 용지봉(628.5m) 하산지점의 대한중석 아파트와 용지봉(628.5m)
 

산행후기: 집사람의 김장을 도와주느라 연례행사처럼 떠났던 일출맞이 산행은 테레비로 대신하고 초이튿날의 시산제에 참여했다.

오늘의 날씨가 영하 4도라곤 하지만 찬 바람 불어대는 최정산 헬기장에서의 행사는 추위와의 싸움이다. 셔터 몇 번 눌러대는동안에 손가락이 얼얼해서 촬영도 꼭 필요하다싶어야만 카메라 꺼내들었다.

늪지대 늪지대
 

작년에 사용했던 손난로가 제기능을 다하지 못해서 그냥 집나선게 후회가 되지만 하산하면 당장 새 걸로 하나 사야겠다.

겨울이 되면 이래 저래 집 나설일이 걱정이다. 해마다 새로 나오는 장비와 소품들...! 어쩌다 매장에 한번 들르면 눈요기만 하고 나올 때가 더러 있다. 국산이고 외산이고 왜들 그리 비싼지 모르겠다.

최정산으로 가는길  최정산으로 가는길
 

큰 맘 먹고 하나 챙겨오면 웬지 바가지를 쓴 기분이다. 재작년엔 독일제 마인들 등산화를 고가에 구입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밑창이 떨어져 구입점엘 갔더니 깨끗이 세탁하고 소독해서 가져와도 최소한 사오개월은 걸릴꺼라 했다.

발길 돌리며 다시는 외산을 사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었다. 이번엔 아내 걸로 유명 국산 등산화를 하나 사서 신겼더니 하루만에 이음새가 터졌다. 다른 걸로 바꾸어 달랬더니 그러지 말고 기능좋은 외산을 하나 골라보란다.

 최정산 정상 최정산 정상
 

마음은 부자이지만 현실은 그러질 못한 분들이 대체로 산을 많이 찾는다. 내 주변분들을 돌아보면 다 엇비슷한 분들이고 정작 부자들은 산을 좋아하긴 해도 찾아들기는 꺼린다. 왜 사서 고생을 할까?

우리는 남루한 옷차림에서 그 분의 캐리어를 쉽게 짐작해 낼 수가 있다. 싸구려 모장갑에 십수년은 입었을 오버쟈켓, 허름한 바지에선 고수의 냄새가 풍긴다.

주암산 정상 주암산 정상
 

비록 싸구려일지라도 겨울산에선 만반의 준비를 해야한다. 약간의 방심도 사고로 연결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여벌의 장갑과 덧옷, 비상식량과 해드랜턴 그리고, 핸드폰은 반드시 챙겨가야 한다.

손난로는 물론이고 동행인이 있으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그들과 함께하면 하루종일 웃고 즐길 수가 있다.

주암산 하산길 주암산 하산길
 

자가용이 정상까지 올라오는 최정산은 일출맞이 장소로 유명하다. 그리고 군부대가 장악한 정상을 디딜 수는 없어도 수백평의 헬기장엔 철판까지 깔렸다.

그렇지만 바로 곁의 주암산은 신비할정도로 인적이 드물다. 봄이면 천상화원을 이룰 그 곳에, 얼마나 한적했으면 목회자의 수양 초막이 다 있을까!

산성산 뒤로 앞산(660.3m) 산성산 뒤로 앞산(660.3m)
 

가파른 하산길 역시 발길 뜸하기는 마찬가지다. 송이 채취구역의 감시가 삼엄해서일까, 오히려 호사가들의 침입으로 난장판이 되었어야 할 그 곳이 원시상태 그대로 보존되있어 놀랍기만 하다.

그 산자락엔 골프장이 있고 스키장도 있는데...! 우리는 그 길에서 질펀한 농담으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송이산 송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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