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27일 (토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석포역(23:30-04:49)
넛재(05:17)
넛재(06:05)
임도(07:06)
청옥산(07:27)
사거리안부(08:41)
두리봉(09:38)
깃대배기봉(09:47)
차돌베기(10:50)
사거리안부(11:39)
1172.2봉(11:48)
안부(12:22)
무덤봉(12:50)
각화산(13:24)
왕두산(14:13)
무명봉(14:54)
무명봉(15:09)
무명봉(15:24)
능선갈림봉(15:40)
형제봉(16:19)
임도(16:49)
석현리(17:00)
춘양터미널
동서울터미널(18:10-21:23)

◈ 도상거리
약 25km

◈ 산행시간
11시간 43분

◈ 산행기

- 넛재
기차에서 졸며깨다 어둠에 묻혀있는 석포역에서 내려 전번 달바위산 산행때 이용했던 택시를 타고 넛재(896m)에 오르니 몸은 뻑적지근한데 들머리도 애매모호하다.
산신각같은 작은 집이 있는 곳으로 무작정 들어갔다가 아주 빽빽한 산죽지대에 갇혀 고생만 하고 내려와, 물이 졸졸 흘러내리는 작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가 잡목과 덤불이 너무 심해 후퇴한다.
계곡 바로 밑으로 내려가 보니 산판길이 열려있고 능선으로 흐릿한 길이 연결되지만 이미 날은 훤하게 밝아오고있고 50여분의 아까운 시간만 흘러갔다.



▲ 넛재


- 청옥산
잡목들을 헤치며 한바탕 가파른 길을 올려치면 고개쯤에서 올라오는 더 뚜렸한 등로와 만나고 고산 특유의 왼만한 숲길이 이어진다.
봉우리를 하나 넘고 바위지대들을 지나 벌목되어있는 울창한 숲을 따라가며 누군가의 산행기에 나왔던 노루궁뎅이버섯을 찾으려 연신 두리번거린다.
한동안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가다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화장실 딸린 임도와 만나고 호젓한 벤치에서 아침을 먹으며 청명한 가을하늘을 홀로 만끽해 본다.
임도안부에서 가파른 능선을 조금 올라가 야생화들이 만발한 헬기장을 지나서 역시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청옥산(1276.5m) 정상에 오르니 각화산에서 왕두산으로 흐르는 산줄기가 가깝게 펼쳐지고 7월에 비 맞으며 올랐던 달바위봉이 맞은 편으로 멋진 모습을 보인다.



▲ 휴양림 임도



▲ 청옥산 정상



▲ 청옥산 정상



▲ 청옥산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 청옥산에서 바라본 각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청옥산에서 댕겨본 달바위봉



- 깃대배기봉
북쪽으로 꺽어져 들어가 커다란 바위지대들을 연신 지나고 나면 나뭇가지사이로 길게 하늘금을 그리고있는 백두대간이 언뜻 보여서 기다려왔던 산객을 설레이게한다.
산죽지대를 지나고 돌배들이 많이 떨어져있는 숲을 지나며 향좋은 돌배주를 담굴 욕심도 품어보지만 아직 산행의 초반이라 무거운 짐을 질 수 없어 포기한다.
백천계곡쪽으로 내려가는 흐릿한 갈림길을 지나고 완만하고 푹신한 초원길을 줄곳 따라가면 울창한 자연림의 진한 내음이 느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왼쪽의 소천구마동과 오른쪽의 백천계곡으로 길이 갈라지는 안부로 내려서니 작은 이정판이 세워져있으며 백천계곡쪽으로는 많은 표지기들이 붙어있어 정규등로로 많이 이용됨을 알 수 있다.
키 큰 산죽들을 헤치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봉우리를 넘으면 멀리 문수봉이 우뚝 솟아있고 백두대간이 가깝게 보이지만 봉우리들이 연신 나타나 진을 빠지게한다.
된비알을 오랫동안 치고 오르니 잡목만 우거진 두리봉(1353m) 정상이 나타나고, 완만해진 능선길을 계속 따라가면 드디어 깃대배기봉(1340m) 이정판이 서있는 백두대간에 닿게된다.



▲ 소천구마동과 백천계곡으로 갈라지는 안부



▲ 숲만 우거진 두리봉 정상



▲ 깃대배기봉



- 차돌베기
몇년전 겨울에 쉬었던 삼거리공터에서 얼음물 한모금 마시고 눈에 빠져 허우적대던 구룡산을 바라보며 고속도로처럼 뚫려있는 대간길을 추억에 젖어 따라간다.
주말이어선지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많은 분들과 만나고 각화산으로 이어지는 남릉이 분기하는 봉을 지나서 길 확인차 이정판이 서있는 차돌베기로 가보니 석문동으로 뚜렸한 등로가 갈라져 나간다.
갈림봉으로 돌아와 남릉으로 들어섰다가 등로가 너무 안 좋아 되돌아나오고, 대간종주하는 분들의 지도를 얻어 본 다음 다시 능선으로 들어간다.



▲ 차돌베기


- 각화산
빽빽한 잡목숲을 헤치며 음침한 바위지대들을 지나면 점차 길이 좋아지고, 암봉으로 되어있는 1242봉을 사면으로 크게 우회하며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등로는 다시 능선으로 합류한다.
좌우로 넓은 길처럼 땅이 패여있는 안부를 지나고 우회하는 길에서 까시덤불이 덮고있는 1172.2봉으로 오르니 삼각점(태백317/2004재설)이 있고 나뭇가지사이로 그동안 가려있던 각화산이 묵직한 산세를 드러낸다.
잡초로 뒤덮힌 무덤 한기를 지나고 서늘한 가을 바람을 받으며 거의 평지처럼 이어지는 완만한 숲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쓰레기가 버려져있는 넓은 안부에서 각화산 오름길을 대비해 간식을 먹어둔다.
잡목들이 무성한 흐릿한 오름길이 이어지고, 봉우리를 왼쪽으로 길게 우회하는 사면길을 따라가다 혹시나 싶어 봉우리에 오르니 무덤 한기만이 정상을 지키고있고 각화산은 앞에 우뚝하게 솟아있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고 아직은 기운을 잃지않은 땡볕을 맞으며 능선으로 올라가면 작은 헬기장이 나오는데 각화산 정상인지 애매모호하고 어떤 분의 600산 등정기념 리본까지 매달려있다.
그러나 숲길을 잠시 따라가면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각화산(1176.7m) 정상이 비로소 나오고 삼각점(춘양305/2004재설)도 있지만 조망은 꽉 막혀있어 답답하고 햇볕만이 뜨겁게 내리쬔다.



▲ 1172.2봉 정상



▲ 각화산 정상



- 왕두산
각화사쪽 길로 잘못 내려가다 돌아와 남동쪽으로 서늘한 숲길을 따라가면 바위지대가 나오고 마주하고있는 왕두산이 흐릿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주 뚜렸한 등로로 금봉암까지 잘못 내려갔다가 능선으로 돌아와 왕두산(1044.3m) 정상에 오르니 삼각점(춘양21/1995재설)과 이정목이 있고, 잘 생긴 소나무 한그루가 서있으며, 모처럼 조망이 트여 각화산은 물론 청옥산너머로 멀리 태백산 일원이 잘 보인다.
시간이 부족하면 왕두산에서 바로 하산 할 생각도 있었지만 아직은 이른 오후이고 시간도 충분해 원래 계획대로 사람들이 별로 찾지않는다는 형제봉으로 향한다.



▲ 왕두산 정상



▲ 왕두산에서 바라본 각화산



▲ 왕두산에서 바라본 청옥산과 태백산



- 첨봉들
계속 이어지는 동쪽 능선으로 들어가면 처음에는 족적이 뚜렸하지만 곧 흐지부지해지고 잡목들이 너무 울창해 몸을 바짝 구부려야 한다.
처음 오른 봉에서 석현리로 떨어지는 오른쪽 길을 버리고 동쪽 방향인 왼쪽 길로 꺽어져 들어가니 잡목은 더 심해지고 바위지대들이 연신 나타난다.
간간이 달려있는 흰색 리본을 확인하며 바위지대들을 이리저리 오르고 우회하면 석현리 마을들이 작게 내려다보이고 노송들사이로 높게 치솟은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첫 무명봉을 넘고 커다란 암봉을 우회하며 바위들이 많은 험준한 두번째 봉우리를 가파르게 올라서니 뾰족한 왕두산이 몸을 세워 산객을 굽어보고있다.
암봉을 지나면 바위들은 사라지고, 울창한 숲길을 조심스레 따라가다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을 버리고 나무들을 잡으며 급사면을 힘겹게 올라 잡목봉을 넘어서니 그때부터 족적은 거의 보이지않는다.



▲ 노송사이로 보이는 첨봉들


- 형제봉
억새와 잡초들이 꽉 찬 안부를 지나고 온통 까시덤불들로 뒤덮힌 산불지대를 간신히 통과해서 작은 봉우리에 오르면 헬기장이 나오는데 형제봉인가 의심하지만 삼각점은 보이지않는다.
지형파악이 안 되어 되돌아갔다가 오며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헬기장이 있는 그곳이 바로 큰재쪽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갈림길인데 큰재쪽도 까시덤불이 너무 빽빽해 들어갈 엄두도 낼 수 없다.
남서쪽으로 꺽어져 잡목숲을 빠져나가면 계속 산불지대가 이어지고 벌목되어있는 민둥봉에 오르니 삼각점(춘양420/2004재설)이 있는 형제봉(833.7m)이며 앞으로는 큰재로 이어지는 굵직한 산줄기가 갈라져나간다.
산불이 나서 베어진 나무들이 쌓여있는 까까머리 능선을 이리저리 피해 내려가면 왼쪽으로 방터골의 들판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꾸불꾸불한 임도들이 내려다보인다.



▲ 형제봉 정상



▲ 형제봉에서 바라본 큰재로 갈라지는 능선



- 석현리
山이라 쓰인 시멘트 이정표들이 서있는 능선을 한동안 내려가니 소로리쪽으로 지능선이 갈라져나가고 그 끝에 민가들이 가깝게 보이기는 해도 춘양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서쪽 능선으로 꺽어져 내려가야한다.
지저분한 산길을 한동안 내려가면 시멘트임도가 나오고 계획대로 백운사로 가려면 이어지는 산으로 들어가 613.7봉을 넘어야하지만 서울가는 시간이 빡빡해 그냥 오른쪽 임도로 내려선다.
자갈 깔린 한적한 임도를 내려가면 곧 석현리의 농가들이 나오고 내려온 각화산과 왕두산의 연릉들이 머리위로 높게 펼쳐져 보인다.
사람들도 보이지않는 시멘트도로를 한동안 내려가다 마침 춘양터미널로 딸을 마중나가는 부부의 트럭을 얻어타고 푸른 물 넘실거리는 운곡천을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