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이원 천태산

산행일 : 2011.5.07 (토)

누구랑 : 초록잎새랑 둘이서..

  

 초록잎새가 짤렸다.

그간 나 돈 버는 여자 야~~ 광내며 소리 첫는디 앞으로 우쩔거나 ?

그래도 좋다.

아무렇치도 않다며.

난 이제 자유부인라 케도 뭔가 좀 서운은 한가 보다.

짤린 첫날 아침.

비가 나린다.

 

그래도 오후엔 개일거라니 나가잖다.

귀차니즘에 쩔은 산찾사 속 마음은 초록잎새의 청을

단칼에 짤라 버리구 싶은디 그래두 아직 초록잎새는 힘이 남아있다.

그간 초록잎새가 벌어놓은 돈을 빼 먹을라믄 말을 잘 들어야 될것 같은 예감이 팍~!

ㅋㅋㅋㅋㅋ

다행히 주차장에 도착하니 비는 그친다.

  

 

 

신록의 초록숲...

수분을 잔뜩 머금어 그런지 더 싱그럽다.

어디선가 풍겨오는 매캐한 내음.

촌스럽게 초록잎새는 그 냄새가 좋다나 뭐라나 ?

어디서 나는 냄샐까 ?

주차장 한켠의 민가에서 불을 때나 보다.

연기가 소오올 솔....

 

 

부처님 오신날이 가까운가 ?

영국사로 향한 오솔길의 가로수엔 연등이 줄줄이 사탕으로 걸렸다.

 

 

 

요 바우가

삼신할매 바위라구....

만지면 아그가 생긴다는 쌩 구라~가 전하여 진단다.

갱년기에 접어든 아줌씨도 생길까 ?

그런디...

남자가 맨져야 되는겨 여자가 만저야 되는겨 ?

은근슬쩍 지날때 마다 더듬고는 갔는데 아직도 소식이 감감한걸 보면

쌩구라가 학실하다.

 

 

 

이곳에서 젤 멋진곳.

삼단 폭포...

비가 많이 내렸다믄 우람찬 폭포소리를 들었을 틴디....

질~질~질~

변강쇠가 전립선 비대증에 걸린것 처럼 폭포가 흐른다.

  

 

 

이곳엔 입장료가 없었다.

그러다 지방자치제가 되믄서 은근슬적 받아 챙기더니

그거 없어지구 나더니 이젠 절에서 받아 챙긴다.

영국사에 뭔 국보급 보물단지가 있는지는 도통 모르것구...

그거 내기 싫음

쩌~~~그에 있는 마을 진입로에서 차로 막바로

이곳까지 들어와도 되지만(아는 사람만)

그럼 주차장에서 이곳까지의 멋진 오솔길을 포기해야 된다.

 

나는 문화재 볼일 읍는디.

또 그거 보자구 한다믄 보여주지도 않음시롱~

도적놈들이 따로 읍따.

종단넘들이 돈에 아주 환장을 한것 같다.

그래두 이곳은 지리산 천은사에 비함 아주 양반이지 뭐~

절에 찾아 옴시롱

신도는 아니래도 신심이 평안하여 차분한 마음이 들어야 하것만

이것 완죤 스트레스 다.

경우에 어긋난 일을 강요 받아야 하는 경우

쩐이 아무리 적은 액수라 해도 기분은 상한다.

 

내 표정이 똥 밟은 표정였나 보다.

얼굴만 봐도 마눌은 내 심기를 훤히 알고 있다.

마음이 나보다 태평양 바다인 초록잎새가 한마디 한다.

 

"자기야~"

"부처님께 보시 했다구 생각 혀~"

 

 

 

 

영국사의 은행 나무....

역시 멋지다.

이쁘다.

영험 스럽다.

우찌 몇백년을 저래 살아 버텼는지 ?

 

 

천태산 지킴이님이 걸어놓은 표어.

오우~!

멋지다.

많은 사람들이 산이 베풀어 준 만큼은 못 돼더라고

아니

사랑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해나 끼치지 말고 돌아 가시길 나는 바란다.

 

 

천태산은 바로 이맛.

짜릿한 쎄미릿지 코스가 반긴다.

초록잎새가 아주 좋아하는 등로다.

 

 

바위 한코스 올라 타고 보니

햐~!!!!

매번 올라와 봐도 풍경 쥑인다.

 

 

 

 

또다시 이어지는 암릉.

물론 우회로가 있다.

그러나..

그 우회로를 우린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

 

 

 

 

 

 

 

우리애들 유치원 다닐때도 이 암릉으로 올랐었다.

지 에미를 닮아 그랬나 ?

애들이 무쟈게 잼 있어한 암릉 릿지길....

그넘들이 이젠 다 컷다.

막내가 군대에 갔으니 세월 참 빠르게 흘렀다.

 

가만 생각해 보니

서울의 투리님도 아들 삼돌이를 데리고 여길 찾은적이 있었다.

그 삼돌이도 이젠 장가 갈때가 다 됐을것 같다.

 

암릉 한따까리 하구 나면

반드시 쉬었다 가라구 멋진 조망처가 있다.

물 한모금과 간식을 먹을 기회다.

산찾사가 젤 좋아 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또다시 시작되는 암릉.

오늘 등로중 최 고난도 코스이기도..

 

 

 

 

초록잎새...

아주 간단히 가볍게 선등하여 올라선 후...

발아래 드리워진 풍경에 빠저있다.

무슨 생각이 저리 깊은지 ?

방금 전 막내의 전화를 받았다.

이달 25일에 첫 휴가를 나온덴다.

요즘보면 초록잎새는

서방보다 애들을 더 사랑 하는게 분명하다.

더 늙어서 외로움이 뼈에 사무치면 그제사 서방 귀한줄 알려나 ?

자식은 품안에 있을때 그때 뿐이란걸 알아야 하는디...ㅋㅋㅋ

 

 

 

천태산의 릿지코스가 끝났다.

대전에서 가까우니 시간도 많다.

잠깐 올라선 노고에 비해 사치스러울 정도의 보답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우릴 반긴다.

 

 

얼마나 해찰을 부렸던지 ?

영국사 입구에서 만났던 일산에서 오셨다는 부부가 우릴 따라 붙었다.

낼은 서대산을 갈거란다.

100명산 순례중이라고...

저 중년부부의 삶엔 여유로움이 흐른다.

그래 그런지

두 부부가 넘 아름답다..

 

 

돌고래 바위도 스처 지나고.

 

 

 

천태산 정상...

몇명의 산꾼들이 휴식중이다.

예전...

이런 봄날에 너른숲님과 단둘이

옥천의 대성산까지 걸었던 기억이 떠올려 진다.

 

그이후로..

한여름 뙤약볕에 병일이와 같이 천성장마 종주를 하것다고

나섯다가 햇볕에 끄실린 뒤 식수까지 떨어저 도중 포기를 해야 했던 기억.

아마 그 이후로 처음 찾아든게 오늘인것 같다.

 

 

되돌아 내려선다.

D코스로 하산.

 

 

 

 

숲속은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치장을 했다.

꽃 보다 아름다운 초록의 새순...

이때가 산은 젤 이쁘다.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때이기도 하고...

 

 

 

 

한줌도 못 되는 흙에 뿌리를 내리고

금방 사라저 버리는 아침 이슬만 먹고도 피웠구나

철쭉의 모진 생명력.

경외 스럽다.

그래 더 아름다워 보이는건지 ?

가슴 한켠 아릿한 애처러움에 더  애뜻함으로 다가서는 철쭉.

비록 풍성하진 않아도 화려한 화단의 그 어느 꽃보다 그래서 더 아름답구나

 

 

 

 

 

암릉만 있다면

뭔가 좀 서운한 느낌이 ?

 

역시...

암릉엔 소나무가 어울린다.

암릉과 소나무만 있다면 그건 한폭의 동양화가 완성된다.

 

 

 

 

 

 

 

 

D코스의 종착점 영국사...

왕벚꽃이 화려하다.

왕벚꽃이 아니라도 정말 화려한 봄날이다.

 

 

 

왕벚꽃의 아름다운 자태만 온전히 담아 보고 싶은데....

그넘의 지저분한 사찰증축 공사현장 땜시.....

고즈넉하고 고풍스런 사찰은 온데간데 없구

왜그리 가는곳마다 대궐같은 거대사찰만 자꾸 늘어만 가는지 ?

거대사찰 만큼 불심도 커지면 좋으련만....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도 저 은행 나무는 묵묵히 영국사를 내려보고 있다.

 

 

 

화려한 봄날....

비개인 오후를 틈타 다녀온 천태산...

산하는 초록의 새순과 새 기운으로 살아 숨쉬고 있었습니다.

그 기운을 받아 새로운 한주를 또 시작함니다.

모든님들....

건강하시길 빕니다....................(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