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7년9월4일

산행지: 경북 울진 북바위봉과 천축산

인원:43명

산행코스:불영사 매표소-불영교-구룡교-굴참나무길-남릉고개-북바위봉-천축산(원점회귀 산행)

시간:3시간 정도 소요

 

 

 

 

수도권에선 참으로 멀고도 먼 울진 땅이다.

지난번 울진 삼척에 있는 응봉산 월령산행을 다녀온후 얼마되지 않아 다시 찾은 경북 울진은 참으로 멀었다.

새벽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는 고속도로를 달리고 아침식사를 위해 치악 휴게소에 도착해서도 계속 내리고 있다.

방송국 촬영이 있어 pd랑 작가 그리고 나는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한다.

이렇게 비가 내리면 촬영을 할수가 없는데...

걱정스럽다.

들머리인 불영사 매표소에 도착하니 시간은 11시를 가리킨다.

비는 계속 내리고...

 이곳은 산 보다는 불영사와 한국의 그랜드캐년으로 불리어지는 100리길의 불영계곡이 더 유명하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비단금(錦)에 시냇물 계(溪}字를 써서 예전에는 錦溪계곡으로 불리어 졌을까?

 

 

 

 

 

도저히 촬영을 강행 할수 없어 산악회 집행부와 상의후 다음 기회로 미루고 가벼운 마음으로 우중 산행을 하려하는데 개인(절) 땅이라서 불영사 사찰만 구경을 할수 있단다.

거기다 입장료는 2000원씩 받으면서..

참으로 어이가 없다.

언제부터 태고적부터 자기들 땅이였단 말인가?

과연,

부처님이 살아계신다면 용납될수 있단 말인가?

자비를 베풀어야 할 믿음 있는 자들에 의해 우리가 가고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수 없다니...

참으로 분통이 터진다.

하는수없이 낙동정맥의 한 줄기인 통고산으로 향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매주 화요일은 통제를 한단다.

이 멀리까지 왔는데...

 

 

 

 

 

또 다시 차를 돌려 그냥 일부는 불영사 사찰만 구경하고 몇명만 무작정 산을 가기로 하고 매표소에 도착하니 이미 시간은 정오(12시)를 가리킨다.

아...

이렇게 멀리와서 1시간을 허비하다니...

산악회의 준비없는 진행이 禍를 재촉한다.

사실 이런곳은 사전답사를 원칙으로 하고 그게 힘들다면 최소한 전화 문의라도 했어야 옳은 일인데 말이다.

계속 내리는 빗속을 헤치며 어차피 촬영이 힘드니 홀로 선두로 치고 나가 불영사 입구 좌측에 얼뜻 보이는 길로 들어서니 더덕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아니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수 없는법...

역시 산꾼들이 찾는 산이 아니다 보니 자연은 그냥 살아 있었다.

 

 

 

 

더덕을 대충 캐고 올라 안부에 도착해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니 내리는 비로 인해 視界는 전혀 없고 gore tex라하는 이태리제 등산화는 흥건히 물에 젖어옴을 느낀다.

이대로 과연 정상까지 가야하나?

사람들이 찾는 산이 아니라서 등로도 거의 없는 이런 산을 왜 잡았을까?

집행부 원망도 해 보고 판쵸(우의)를 입었지만 땀으로 범벅이 돼서 그냥 벗는게 더 시원하고 좋다.

조망도 없고 그냥 평범한 육산의 형태인데....

홀로 비를 맞으며 오르다 보니 뒤에 오는 대원들이 걱정이 된다.

길도 잘 나 있지 않은데....

한참만에 도착한 북바위산은 말 그대로 바위만으로 이뤄져 있다.

조망은 꽝이고....

가끔씩 운무사이로 통고산만 일부 보여줄뿐....

 

 

 

 

그래도 천축산 정상으로 향해 본다.

하지만,

가다가 중도에 포기해야만 할 사항에 직면한다.

길도 거의 없고 4시까지 하산을 하라는 집행부의 말을 인지하고 계속 내리는 빗속에 정상을 가 봐야 무슨 소용있겠나 싶어 하산을 결정하고 북바위산쯤 오니 그때서야 산을 오른 대원들의 소리가 들린다.

선두대장과 상의후 여기까지만 오르기로 하고 아까 캐온 더덕 한뿌리씩 나누어 드리니 대원들이 깜짝 놀라며 좋아들 하신다.

그리고,

일부러 맞춘듯 산에 오른 18명의 대원들 숫자와 더덕의 숫자가 일치하는게 아닌가?

참으로 희한한 일도 가끔씩 일어나곤 한다.

그냥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빗물로 씻어 향긋한 더덕향에 빠져 기분들이 up되어 내가 홀로 올라온 길로 안내를 하며 하산을 서두른다.

 

 

 

 

 

1시간여만에 하산을 마치고 불영사에 도착한다.

佛影寺는 신라시대 진덕여왕5년(65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로 알려져 있다.

원래는 인도의 산인 천축산과 닮았다 하여 산 이름과 절이 천축사로 불리어져 왔으나,

사찰에 있는 연못에 山 모양이 비춰지는데 흡사 부처님의 모습같다 하여 부처불(佛)에 그림자영(影)字를 써서 불영사로 불리어 졌다 한다.

불영사는 계룡산에 있는 동학사와 마찬가지로 비구니 승들만 있는 사찰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져 있는 곳이라 아늑하게 느껴졌다.

전국 어느 사찰이나 암자를 가 봐도 정말 명당 자리에 있는거 같다.

 

 

 

 

오늘은 정말 개운치 못한 산행을 했다.

계속된 비로 인해 등산화는 다 젖었고 발이 부르터져 아픔을 느껴야 했고,

사찰에서 입장료를 받으며 산행 통제를 하는 모습에 분통이 터졌으며,

집행부의 잘못으로 우왕좌왕하며 시간만을 낭비하고 왕복 10시간씩이나 차 안에서 시달리며 그 먼 곳을  가야만 했었나 하는 마음에 편치가 않다.

아직도 차에서 마신 술로 인해 행패 아닌 행패를 부려 인상 찌푸리는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까지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현상들만을 보고 온 하루였다.

 

 

 

 

 

엊그제 워밍업차 관악산에서 대산(대한산악연맹)에 있는 훈련이사님을 만나 이런 저런 산 이야기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분 말씀에 공감한다.

요새는 진정한 산꾼 보다 행락객들이 산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씀...

언제까지나 이런식으로 산들을 찾을 것인가?

대산(대한산악연맹)이나 한산(한국산악연맹)에서 산행에 대한 예절 교육과 훈련을 통해 건전한 산행 문화에 이바지하는 그런 산행 문화로 바뀌길 진정으로 바란다.

물론,

산악회 집행부에서 특히 各 산악회 隊長들은 모든 대원들의 모범이 되는 행동으로 리더쉽을 발휘해 옳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진정한 산악회의 밀알들이 되길 바랍니다.

과연,

산은 누굴 위해 오르려 합니까?

각자 자신의 정신과 육체 건강을 위해 찾느니 만큼 올바른 思考로 산행을 이어 가길 바랍니다.

오늘도 하루 우중산행 하느라 지쳤을 내 몸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