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 2006년 11월 12일

▶ 산행장소 : 청송 주왕산 / 절골매표소-가메봉-내원마을-3폭포-학소대-급수대-망월대-대전사

▶ 산행자 : 친구 대발과


주왕산 

주왕과 장군의 전설이 곳곳에 배어있는 유서깊은 주왕산은 경북 청송군과 영덕군에 걸쳐있는 국립공원이다.  

산은 그리 높지 않으나 거대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선 산세 때문에 예부터 석병산, 대둔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다.

주왕산은 대전사에서 제3폭포에 이르는 4㎞의 주방천 주변이 볼 만하다. 주방천 계류와 폭포, 소, 담, 그리고 죽순처럼

솟아오른 암봉 및 기암괴석, 여기에 울창한 송림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 같은 절경을 빚어낸다.청학과 백학이

다정하게 살았다는 학소대, 넘어질 듯 솟아오른 급수대, 주왕이 숨어있다가 숨졌다는 주왕암, 만개한 연꽃 모양 같다는

연화봉,그리고 제 1, 2, 3폭포 등 명소가 즐비하게 자리잡고 있다.

주왕산은 태행산, 관음봉, 촛대봉 등 여러 산봉들 외에도 주왕굴, 무장굴 등의 굴과 월외폭포, 주산폭포, 내원계곡, 월외계곡,

봉산못, 구룡소, 아침 햇살이 바위에 비치면 마치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는 병풍바위, 등도 명소이다.

주왕산의 11경은 기암, 자하성, 백련암, 주왕굴, 시루봉, 급수대, 학소대, 연화굴, 향로봉, 복암 폭포, 좌암 등이다.

주왕산에는 대전사와 광암사 등 유서깊은 사찰을 비롯해서 주왕암과 백련암 등이 있다.

대전사에는 사명대사의 진영과 당나라 장군 이여송이 사명대사에게 보낸 친필 목판등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주왕산 인근에 있는 달기약수는 옛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청송읍내에서 주왕산 쪽으로 가는 길가에 있는 이 약수는 설탕을

뺀 사이다 맛이 느껴지는 탄산수인데, 위장병, 만성부인병, 빈혈 등에 효험이 있다고 해 찾는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약수로 지은 밥은 파르스름한 빛깔을 띠며, 영계에다 옻나무껍질을 넣고 이 약수로 삶은 옻닭요리는 이 고장의 별미다.


 

 

산행글

 

환우중이시던 어머니께서도 다행히 퇴원을 하시고 곧 경방기간이 시작되는 지리산이나 설악으로

산행을 가려고 했는 데 그 마저도 여의치가 않다.

마침 친구로 부터 일요일 당일 산행 제의가 들어와 아직 가보지 못한 국립공원 주왕산으로 가기로 한다.

6시에 집에서 나오니 해가 짧아져 아직 여명도 트지 않은 상태이다.

양재역에 도착해 커피와 천원짜리 토스트로 아침을 떼우고 잠시 있으니 버스가 도착한다.

 

도로가 지금보다 좋지 못한 때는 주왕산은 무박코스 였단다. 버스에서 몇번을 자다깨다 해도 쉽게

당도하지 못하는 긴거리다. 11시 30분경 청송산의 특이한 암릉이 보이고 상의리로 향하는 도로는

많이 붐빈다. 우측 으로 올라 상의리에 버스는 정차한다. 관광객들이 많아 더이상 버스가 진행하지

못한단다. 원래 주산지를 들르고 싶었는 데 귀경시간이 빡빡해 대부분 절골 매표소 방향으로 향한다.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구름 한점없는 파란 하늘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매표소를 지나 산행을 시작하니 12시다.

절골! 한자 표기가 어떻게 되는지를 모르겠지만 처음엔 사찰때문에 부쳐진 명칭이려니 했는 데 끝없이

이어지는 골의 형태를 보니 양쪽 산과 갈라진 바위계곡의 형태때문이라 그런것 같다는 짐작(?)이 간다. 

 

                     차량이 막혀 걸어 오른다..

 

                     우측 주산지를 들르고 싶지만.. 절골로 향한다.

 

파란 하늘과 멀리 보이는 암봉..

 

 

 

                     절골 매표소..

 

                             절골 계곡으로..

 

계곡의 맑은 물..

 

 

 

수량이 많지 않지만 초입의 계곡물은 깨끗함 자체이다.

양측 산을 절단한 모양으로 바위틈을 헤집고 나가는 데 여름철 우기때는 통과가 어려울 듯하다.

주산지를 보지 못한것이 못내 아쉬어 고여있는 물위에 반영사진을 찍으며 진행한다.

물위에 떠있는 낙엽과 함께 파란하늘과 숲의 색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한떼의 무리와 어울려 올라가다가 한시간이 지나서야 행락객들은 보이지 않고 사진을 찍으며

오르니 자연스레 후미가 된다. 개울가 옆에 과일과 캔맥주하나를 꺼내어 친구와 앉아 먹고 있기를 10여분.. 

오가는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를 않아 일어선다.

 

오르기 시작한 지 한시간.. 이정목이 나온다.

올라온 절골 3.2km 가메봉이 2.5km로 표기되어 있다.

등로 옆의 풍경은 완전한 늦가을 이다. 올해는 화려한 단풍산행 하지 못했는 데 벌써 눈소식도

있고 불어 오는 바람에도 초겨울의 싸한 느낌이 있다.

 

 

 

 

 

 

                             계곡 양측이 다 높은 바위다..

 

계곡 명암의 차이가 보여주는 풍경.. 

 

 

 

 

 

 

 

 

 

 

 

 

 

 

 

이곳 옆에서 잠시 휴식을 한다. 

 

                     여기까지 한시간.. 

 

계곡 상단부.. 

 

                             물속에도 금빛 가을이..

 

                             물속에도 하늘과 나무가..

 

 

 

계곡길이 끝나고 오름길의 시작이다.

계곡길은 평지와 다름없는 길이라 별로 땀도 없이 올라 왔는 데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커다란 소나무가 많이 보이는 데 대부분 상채기를 입고 있다.

근래에 송진 채취를 한 것으로 생각되었는 데 나중에 안내문구를 보니 1960년대에 주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976년까지 계속되었다고 한다.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소나무가 안스럽다.

자연은 나름대로의 복원력이 있다지만 지리산 제석봉도 그렇고 이곳의 소나무를 보아도 많은

세월이 지나고도 치유되지 않는 것을 보니 자연속에서 인간의 잔인함을 엿볼수 있는 것 같다. 

 

중간에 두군데에 묘지가 있다. 이것 또한 인간의 이기심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묘지 옆 양지에서 식사하는 산님들이 보이자 부실한 아침을 먹은 진기가 빠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아직 오를길이 먼데 가메봉 정상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계속 오른다.

 

 

 

 

 

 

 

 

 

 

 

 

                     오름길의 첫번째 묘지.. 

 

 

 

아픔.. 

 

능선 삼거리.. 가메봉은 좌측으로 오른다. 가메봉에서 직접 제 3폭포로 가는 길이 있으나 가메봉을 보고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 내원마을로 하산한다.

 

 

 

 

13시 55분 능선 삼거리에 오른다. 시끌한 소리를 피해 좌측 가메봉으로 오른다.

가메봉 가는길 좌측 암릉은 밧줄로 통제되어 있다.

산행시작 약 2시간만인 14시 6분에 가메봉 정상에 오른다..

가메봉 정상도 산님들로 시끌하다.

증명사진과 야호를 외치는 사람. 또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이다.

식사할곳을 찾아 가메봉 남측으로 가니 돌탑이 있고 인적도 드믈어 호젓한 곳이다.

 

앞에 멀리 동해 바다가 보이고 자세히 보니 영덕의 풍력발전소 풍차가 보인다.

남쪽은 햇살에 반사된 이름모를 연봉들이 연이어 있고.. 날씨가 좋아 시야가 좋은 편이다.

정상주가 없어 조금은 서운하지만 느긋하게 식사와 커피까지 마시고 일어선다.

가메봉에서 바로 제3폭포로 하산하는 길이 있지만 한번 와본 친구는 내원마을로 들러 하산 하자고 한다.

14시 57분 다시 3거리 능선이다.

 

 

가메봉 정상의 산님들..

 

가메봉에서..

 

남쪽 조망..

 

 

 

늦가을 색..

 

친구..

 

가메봉의 안내판..

 

영덕의 풍력발전용 풍차와 동해..

 

 

 

 

 

내리막길이 가파르고 낙엽과 등로에 서리가 붙어 있어 조심스럽다.

해는 벌써 집으로 가려는 지 우측의 산능선만 햇살에 비치고 계곡은 어둑하다.

마른 잎새들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려 다람쥐인 줄 알고 유심히 보니 들쥐 한마리가 바라 본다.

쥐는 같은 쥐이다..

맨 후미인 것 같아 부지런히 내려 가니 15시 40분 두어채 허름한 집이 나온다.

다시 7-8분 내려가니 15시 49분 허름한 나뭇집이 또 두어채 보인다.

장승들이 보이고 내원분교라는 목판이 걸려 있다.

 

우측의 집에 들어가니 차와 몇가지 물건을 판다. 한무리의 일행들이 무언가를 먹고 있어 우리도

종이팩 소주 하나와 감자전하나를 시켜 맛나게 먹고 있는 데 관리공단 직원이 들이닥쳐 주인장과

설전을 한다. 설전이래야 공단직원의 일방적인 예기이지만..

 

갑자기 맛나게 먹던 자리가 좌불안석이다..

내용인 즉은 이곳에서 음식을 조리해 팔지 못하게 하는 모양이다.

서울은 국립공원 북한산에 무수히 막초장수들이 많기도 한데.. 전기도 들어 오지 않는 이곳 골짜기에

예전부터 살고 있는 듯한 데 생계로 하는 일인 데 조금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허기사 규정이 있으니 서로의 입장은 있을 것이다.

계속 설전을 하길래 후다닥 남은 것을 먹고 도망치듯 빠져 나온다.

 

 

급경사의 미끄러운 하산길.. 

 

                     끝물 단풍.. 

 

                             낙엽길.. 

 

반영.. 

 

하산길의 첫번째 민가.. 

 

 

 

규모는 작지만 마이산과 닮은.. 

 

 

 

 

 

옆에 붙어 있는 허름한 나뭇집에 내원분교라고 써있다.

안엘 들여다 보니 30여평 되는 듯한 교실에 풍금과 자그마한 칠판이 보인다.

한때는 몇명되지 않았겠지만.. 재잘거리던 어린아이들의 소리가 들려 오는 듯하다. 

16시 12분에 제 3폭포가 나오고 18분에 가메봉. 주왕산으로 갈라지는 이정목이 나온다.

아까 가메봉에서 바로 내려 오는 길과 이어진 길이다.

16시 26분 계곡사이로 절경이 들어 난다.

 

오랜세월 깍이고 다듬어진 바위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곳부터는 관갱객이 너무 많아 제대로 걷기도 힘들어 진다.

조용히 음미하며 걸어야할 곳인 데 시끌하고 복잡한 곳이라 사진만 찍으며 빠르게 진행한다.

 

 

폐교인 듯한 내원분교.. 

 

                     내원분교 내부..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들리는 듯..

 

 

 

 

 

 

 

 

 

제3폭포..

 

                     가메봉으로 직접 오르는..

 

 

 

 

 

 

 

 

 

 

 

 

 

 

 

 

 

                             얼굴 모양의..

 

 

학소대. 급수대. 망월대등 특이한 바위 모양과 어울어진 풍경이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한

멋진 곳이다. 협곡을 통과하니 좌측에서 스피커로 은은하게 독경소리가 들려 온다.

서녘으로 해는 떨어져 봉우리 위에 걸친 햇살이 눈에 들어 오고..

호젓하다면 마냥 걷고 싶은 길이다.

 

주왕암으로 건너는 다리가 나오고 부지런히 걷자 16시 55분에 대전사에 도착한다.

17시 까지 집결하라고 했으니 대전사는 멀리서 눈으로 훌터 보고 상가지대를 지나 주차장으로 향한다.

마눌의 엄명으로 청송사과를 한자루씩 사서 들고 주차장에 17시 5분에 도착한다.

 

 

 

 

 

 

                             주왕암 가는 길..

 

 

 

대전사.. 상가 근처에 있어 호젓한 맛은 떨어진다.

 

날머리에서 본..

 

산행 후기

 

인연

안내산악에서 준비된 이슬이 몇잔을 하고 다른곳 산행기에서 본듯한 분께 인사를 여쭈니 맞는다고 하신다.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는 데 뒷자리에서 다른분이 인사를 하시길래 돌아다 보니 산모퉁이님이시다.

올때도 잠만자고 와서 몰랐는 데 산행시도 뵙지 못하고 돌아 가는 버스안에서 만난 것이다.

형수님과 함께 오셨는 데 들르지 못해 아쉬워 한 주산지를 혼자 둘러 보고 정코스로 돌아 오셨단다.

역시 준족이심에 틀림이 없는 듯~ 지난번 설악일부 구간 산행에서도 버스에서 우연히 만나 뵜었다.

뜻하지 않은 우연한 만남이 더 즐거운 날이었다.

 

 

주왕산은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어 그간 무박산행으로 많이 갔다고 한다.

비록 오늘 처음으로 주왕산의 모습의 일부를 보았지만 절골계곡과 내림길의 주방천 주변의 절경은

인상 깊었다. 언제고 한번 기회가 된다면 붐비지 않는 날 느긋이 다시 가보고 픈 곳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