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주왕산(수암리~명동재~금은광이~대전사)

1:25,000지형도=원전

2004년 10월 28일 목요일 맑음(9~21도)   일출몰06:52~17:38

코스: 수암교11:30<2.7km>안부12:30<1.0km>▲712.4m봉13:00<1.0km>명동재13:30<1.7km>▲먹구등846.2m14:10<2.8km>▲금은광이812.4m15:00<2.0km>제3폭포15:30<4.5km>주차장17:00

[도상15.7km/ 5시간 반 소요]

개념도    개념도
 

개요: 1976년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주왕산은 연평균 60만명이나 찾아드는 너무나 잘 알려진 산이다.

주왕계곡 양편으로 갈레쳐 나간 등산로도 거미줄만큼이나 다양하고 이마를 맞댄 수직의 기암절벽들이 즐비한가 하면 시루봉, 학소대, 급수대등의 볼거리도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주왕산을 대표하는 기암(깃대봉)이 압권이다.

주왕산을 대표하는 기암    주왕산을 대표하는 기암
 

그러나 대전사라는 사찰이 있어 문화재관람료가 포함된 3,200원의 입장료가 비싼 탓에, 단체산행일 경우 우회코스를 많이들 이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에 찾아드는 코스는 영덕군 지품면의 34번국도상에 있는 수암마을의 수암교에서 수곡계곡을 치고 올라 낙동정맥상의 명동재에서 서남릉을 타고 금은광이에서 주왕계곡으로 떨어지는 코스를 택했다.

초반부의 수곡계곡    초반부의 수곡계곡
 

이번코스 전반부의 30분이상 계속되는 깊은 계곡은 오지산행을 하는 기분이고 명동재까지의 가파른 오름길은 강인한 체력을 요구한다.

이후의 날등길은 비록 조망은 없으나 낙동정맥의 일부구간으로 호쾌하게 내달릴 수 있으며, 금은광이에서 내려선 주왕계곡의 명소들을 빠짐없이 둘러볼 수 있어, 가히 환상적인 코스라 하겠다.

환상속의 주방천 계곡길    환상속의 주방천 계곡길
 

주왕산의 계곡과 주능선, 그리고 각종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는 이번코스의 북쪽 영덕군 물들은 오십천따라 강구 앞바다인 동해로 빠진다.

한편 주왕산 남쪽의 주왕계곡은, 주방천~용전천~반변천을 거쳐 임하땜에서 경북북부 내륙지방의 다른 물들과 만난다. 그리곤 낙동강 물줄기따라 부산 앞바다까지 와서 남해바다로 잠긴다.

제 갈길 찾아가는 주방천   제 갈길 찾아가는 주방천
 

가는길: 34번 국도상의 커다란 [수암매점]입간판이 산행시작 포인트인데, 수암교다리를 건너 수곡마을을 지나치면 곧장 계곡따라 30분쯤 진행한다.

계곡이 끝날 때 쯤 해서 산길은 희미해지고, 남쪽방면으로 무작정 치오르면 385.2m봉 안부로 올라서게 된다. 여기서 삼각점이 있는 712.4m봉까진 능선따라 등로는 잘 나 있다.

712.4m봉   712.4m봉
 

최근에 국립공원 영역을 확장하면서 무명봉이었던 712.4m봉 주위를 대강 손질해놔서 주왕산의 뒷모습이 잘 보인다.

안부로 되내려간 명동재 오름길은 통행인의 왕래가 많은 듯 비교적 반 듯하고, 명동재 정상은 협소한 헬기장이 차지하고 있다. 명동재에선 선택을 해야한다.

712.4m봉에서 본 명동재  712.4m봉에서 본 명동재 
 

왼쪽(동남방향)의 정맥길 따라 느지미재에서 주왕계곡으로 내려서든가, 계속 진행해서 가메봉 경유 대전사로 하산하는 방법 등의 여러 코스가 있다.

그러나 오늘은 오른쪽(서쪽)으로 진행해서 금은광이까지 진행해 주왕계곡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건각들은 장군봉을 경유해서 기암 뒤편으로 올랐다가 되내려오는 코스로 정해져 있다.

먹구등 정상    먹구등 정상
 

북쪽의 내기사 저수지가 가끔씩 바라보이는 정맥길은 울창한 관목수림과 굴참나무들로 해서 조망이 꽉막혔지만, 삼각점이 있는 먹구등에 도착하면 주변의 수림들을 톱질해 진행방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하산길은 자칫하면 대둔산(905m)이 있는 정맥길로 향하기 십상이다. 리번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그 길을 피해서 날등을 타면 두수람으로 향할 수 있다.

두수람가는길 안부의 내원마을 하산길    두수람가는길 안부의 내원마을 하산길
 

아무 특징이 없는 두수람도 헬기장으로 조성되었는데, 사용빈도가 낮은지 웃자란 억새들로 채워져 있다.

한고개 넘어선 또 다른 해묵은 헬기장은 자칫 금은광이로 착각하기 쉽다. 그 아래 새로 조성된 헬기장 아래 등산로를 벗어난 날등길에 있는 금은광이는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

등산로에서 벗어난 금은광이 삼각점    등산로에서 벗어난 금은광이 삼각점
 

금은광이 아래 날등길은 장군봉방면으로 길이 더 잘 나, 자칫하면 세밭골 하산길을 놓치기 쉽다. 그러나 노란색의 119 구조번호[주왕산-7]이 하산지점이다.

여기서 10분정도 내려오면 금은광이 사거리 이정표가 있는데,[←상의매표소5.26km. /월외매표소7.0km→/장군봉↑]으로 표기 되 있다. 장군봉방면 날개는 잘못됐고 그 쪽으론 탐방로 아님을 써 붙였다.

이정표  이정표 
 

거리도 맞지 않는 이정표는 세밭골 하산길에도 하나 더 있다. 서정이 넘치는 세밭골을 빠져나오면 금방 제3폭포가 반긴다.

주왕산 폭포중에서 가장 크고 웅장하다는 2단으로 된 제3폭포는 일부러 찾아내려가야 하는데, 상.하단 모두 깊은 소로 형성된 이 곳을 오르내리는 나무계단 중간쯤에 관망대도 마련해 놓았다.

제3폭포 상단    제3폭포 상단
 

이후로, 웅장한 주방천 계곡길을 빠져나오면 학소대 맞은편 쪽으로, 심술궂은가 하면 약간은 해학적인 얼굴 형상의 시루봉이 우뚝하다.

옛날 어느 도사가 이 바위 꼭대기에 좌선을 틀고 도를 닦을 때 신선이 내려와 군불을 지폈다고 하는데, 지금도 바위 아래  연기를 피우면 이 바위를 감싸고 올라간다 한다.

시루봉   시루봉
 

그 아래에 있는 급수대는 주왕산 계곡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수직으로 된 오버행 암벽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이 수시로 변한다.

급수대는 신라 선덕왕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주원이 김경신에 왕위를 양보하고 이 곳에 들어와 급수대 꼭대기에다 대궐을 짓고 은둔생활을 할 당시, 거기서 계곡물을 퍼 올렸대서 붙여진 이름이다.

급수대    급수대
 

계곡을 벗어날 즈음에 오른쪽 능선상에 불쑥 솟아오른 기암(깃대봉)은,  덩치만 커다란 우굴쭈굴한 모습의 장군봉은 아예 무시한 체 주왕산 전체를 호령하는 자세로 앉아있다.

그 모습이 대전사에 와서 올려다보면 푸근하고 인자한 모습의 불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신라 문무왕 시절에 의상대사가 건립하였다고 하는 대전사의 보광전은 천장을 [井]자로 꾸몄는데, 내부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다.

대전사와 기암    대전사와 기암
 

산행후기:  평일인데도 좌석이 꽉 찼는데, 마침 멀미기 심하다는 한 분이 앞자리로 옮겨앉아 빈자리 하나 차지했다. 그만큼 단풍철의 주왕산은 인기가 높다.

청바지차림의 젊은이들도 몇 명 눈에 띄는데, 그들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코스대로 우릴 따라 다니느라 죽을 고생을 했다며, 나이드신 분들이 웬 산을 그리도 잘 타냐며 부러움 반, 원성 반으로 푸념들을 해 댄다.

도열해서 반기는 느티나무    도열해서 반기는 느티나무
 

사실 주왕산은 대전사방면 원점회귀산행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십여년전 내가 처음으로 이 산을 찾을 때도 그랬었다. 그 때는 주방천 병풍계곡길을 통과하려면 머리 조심하며 수그리고 통과했었다.

산천은 의구한데 가는길은 너무도 많이 변해서 이제는 수만명이 한꺼번에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등산로가 정비 되었다.

느티나무 잎새   느티나무 잎새 
 

오늘의 코스는 좀 색다르다. 영덕군 지품면의 수암마을에서 수암교를 건너 수곡마을로 들어서자 주왕산의 뒷모습들이 낮은 구릉으로 내려 앉았다.

그 틈새에서 흘러내려온 계곡초입엔 무성한 느티나무들이 잎새를 노랗게 물들이고 길 게 늘어 서 있어 마치 무릉도원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 기분이다.

억새무성한 비경속으로...    억새무성한 비경속으로...
 

마을과 함께 느티나무 행렬이 사라지자 이번엔 억새초원길이 펼쳐지고 그리곤 계곡 정글속으로 빠져들자 기나긴 덩굴식물 터널이 끝도없이 이어진다.

간간히 해묵은 전답들이 나타나는 걸로 봐서 옛적엔 이 계곡따라 농사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길고 긴 등산로만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한줄로 늘어선 행렬에 앞지를 틈이 없다.

이 숲속에서 반시간은 하늘을 볼 수 없었다.    이 숲속에서 반시간은 하늘을 볼 수 없었다.
 

계곡을 벗어나 한쪽발은 계속해서 쭉 쭉 미끌어지는 급경사에서 지친 분들이 뒤로 처지기 시작한다. 그제서야 몸무게 가벼운? 나는 쉽게 능선 안부로 올라섰다.

단풍나무가 주종을 이룬 능선길엔 수북히 쌓인 낙엽이 무릎아래까지 차올라, 파삭거리는 마찰음을 즐기며 나홀로 712.4m봉에 올라 삼각점 터치하는 기쁨을 누린다.

712.4m봉의 신갈나무    712.4m봉의 신갈나무
 

명동재에서 먹구등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앙상한 나목들이 겨울산 흉내를 내고 있다. 아니 여기서부턴 계속해서 모든 나무들이 벌거벗은 채로 서 있다.

서서히 명동재를 향하는데 앙상한 가지 틈새로 건너편 능선을 바라보니, 곰 한 마리 엉기적거리며 위로 향하는 모습의 바위 하나 눈에 들어와, 그 놈을 카메라 속으로 잡아넣는데 겨우 성공했다.

맞은편 능선의 곰 한마리?  맞은편 능선의 곰 한마리? 
 

명동재에선 선두팀이 식사자리를 마련하는데 아무래도 협소해 보이길레, 나는 단감하나 손에들고 먹구등을 향한다.

산철쭉이 주종을 이루는 능선길엔 앙상한 나목들만이 하얀 모습을 드러내 흰눈 맞을 준비를 하고 있건만 아직 덜 떨어진 잎새는 화려한 치장으로 가는 해가 아쉬운지 앙탈을 부리고 있다.

산철쭉  산철쭉  
 

관목지대를 벗어난 다음 봉우리부턴 굴참나무가 주종을 이룬 활엽수림들도 모두 다 옷을 벗었지만, 밀생지역이라 좀체로 조망이 트이질 않는다.

조망이 트이질 않기는 먹구등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다. 주변을 톱질 해 놓긴 해도 워낙 키 큰 나무들이 그들 틈새로 형체만 보여줄 뿐이지 카메라 들이댈 짬을 주질 않아, 정맥길의 대둔산도, 주왕산의 능선들도 찍어낼 수가 없다.

겨우살이    겨우살이
 

주왕계곡을 사이로 한 가메봉, 왕거암(910.1m)이 있는 동부지역에선 조망이 좋았더랬는데 그 때는 디카가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고, 서부지역의 이 쪽 능선에선 일부러 찾아간 금은광이에서도 시야가 트이질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세밭골로 내려서자 다시금 화려한 단풍은 살아나고 촬영소재도 무궁무진하다.

세밭골의 단풍    세밭골의 단풍
 

그러나 시간에 쫓기는 발걸음은 이미 맨 뒤로 처진지가 오래다. 2폭포, 주왕암 등의 명소들을 생략한 체, 부리나케 치달아도 시간 내 도착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시루봉과 급수대, 기암만큼은 여러각도에서 노려본다. 대전사에 도착할 무렵 장군봉 찍고 기암 뒤편으로 올랐던 건각들이 시간을 재촉하지만, 대전사 경내는 반드시 들러야만 했었다.

대전사의 은행나무    대전사의 은행나무
 

위로    다른 사진,산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