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주산지 물위에 있던 셋트장
때때로 무엇을 찾아,
시간을 내어서 걷는길
오늘은 주왕산 주산지와 절골 가메봉을 넘고
이제는 사라진 내원마을의 고즈넉한 가을을 빈가슴에 담으려 떠난다.
가을바람이 부는 산정에 서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가을 단풍을 보노라면
한번쯤은 지난날을 돌아보는
그런 사람이 되어가나보다.
시간의 흐름을 건너
살며시 다가오는 추억들
지난 그시간이 아직도 마르지도 않고 풋풋하게
다가오는날이다.
터벅 터벅 가는 가을 산행길 !!
얼굴에 비췬 홍조는 술한잔 그얼굴이요
발걸음은 구름을 밟듯 가볍고 마음은 벌써 돛단배에 서있듯
시선은 온통 이리저리
앞을 보고 걷는지 위를 보고걷는지
가며 쉬며
표현못할 노랑색이 이렇게 많은줄 몰랐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노랑색은 수백가지는 될듯싶었다.
그리고
우리말의 감탄사가 부족하다는걸 여실이 느끼면서 "그저 쥑인다" 그말에 모든걸 함축할뿐이다.
쥑인다를 몇번이나 내밷었는지 나도 모른다.
언제나 가는 길이지만
다음구비엔 더좋은 풍광이 기다려지고
기대하는 욕심이 있기에
실망과 환희가 혼재하는가보다.
가던길 멈추고 하얀 스케치북에다 이모습을 담고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하지만 완성하지는못할듯하다
크레파스 색이 부족할것 같아서.....
붉은 빛보다는 이런 색이 참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붉은 단풍을 보면 아~~하는 감탄사가 연발되지만
노랑도 아니요 초록도 아닌 이런 숲길을 걷고있노라면 마음이 안정되고
낭만적이랄까 아무런 의미없이 조용히 걷고싶은마음이 이는것은...
갈색 물길넘어 함께한 일행들이 반겨주는 낙엽위에서
커피한잔으로 낙엽지는 가을을 만끽하는 여유로움을 가져본다.
우리가 언제 다시 이자리에서 향긋한 커피향을 즐길수있을지는....
고마 일어서자는 그누구의 말도 없다.
이제는 거친 산행에서 돌아와 누님같이 고은 가을길을 가는 그모습에
진정 산과 함께하고
즐기는 깊은 마음이 베어나온다.
대문다리 지나 가메봉 오르는 낙엽진 비탈길엔
소중한 인연들과 아름다운 사연을 엮어 내원동마을로 넘어보낸다.
전기없는마을
소담스러운 내원분교
이제는 모두가 없어진 빈자리엔 억새가 가득하고
지난날의 추억만이 가을바람에 흩어진다.
잊고싶지않은 기억들의 편린을 주어서 가슴속 깊이 간직해본다.
은은한 향기에 찾아든 산수유농장엔 떠나야하는이의 얼굴깊은 수심이 가득하고
차한잔 하고 가라는 그말에 발길을 멈춰서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이될지모르는
내원동 마을의 산수유차를 음미해본다.
그많았던 차량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어렵게 민박집을 찾아들고
멀고도 먼 주차장까지 가서 차1대를 회수하여
주산지 주차장으로가서 나머지 2대의 차량을 회수하고
혼자 달기약수탕으로 약수물을 받으러 간다.
저녁은 달기약수물로 끓인 전복백숙을 준비하였기에
밤이 깊도록 주왕산의 가을의 전설은 계속되고
새벽녘에야 잠에든다.
2일째
주왕산 입구 민박집에서 1박을 하고 느즈막히 길을 나섭니다
얼음골을 거쳐 여기 저기 볼것 많은 하옥계곡으로 발길을 잡습니다.
국화농장에 들러 국화차 한잔씩 하고얼음골에 여름 고드름이야기를 하며
팔각산 팔봉을 눈으로만 쳐다봅니다. 옥계계곡의 지난여름 인파는 흔적없고
하옥 상옥으로 가는 비포장 흙먼지길이 어쩌면 먼옛날 우리들이 지나다니던 그길에
지금 눈썹위로 하얀 먼지가 내려앉고있다.
어련한 추억만 한움큼잡고 솔숲에서의 점심과 워낭소리 울리는 하옥마을 어른신 시원한 맥주한잔에
그옛적 이야기 술술 풀어내시는 구수한 입담소리에 비포장 길 달려온 구루마도 쉬어가야지요
첩첩산중 하옥리엔 아직도 소몰고 쟁기질하는 이랴~~이랴~~워~~워~`하는 정겨운 소리가 있기에
자주찾아가는곳이다.
그리고 몇안되는 비포장 흙먼지길이 있기에 고달프고 비탈진 그길이라도 나서봄직하다.
비록 흙먼지만 듬뿍 덮어씌더라도....
포항 하옥마을
하옥마을 앞냇가에서
내연산 향로봉 입구냇가
요즘 주완산이 불타고 있는것 같은데 119 부를까요?
그래서 주왕님의 닉이 이런가 하고 생각을 해 봅니다.
사실 시간만 된다면 영남모임인 영알에 참석도 하고 싶지만......
아무튼 즐거운 모임 되시고 건강한 산행 이어 가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