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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 2007. 12. 29(土)
어디로 : 주왕산(720.6m. 경북 청송)
누구랑 : 오월에 부부
산행코스 : 대전사 - 전망대 - 주왕산 - 칼등고개
               후리메기 - 삼폭포 - 이, 일폭포 - 대전사
산행시간 : 총 4시간

과연 송년산행 할 수 있을까?
은근히 조바심을 내면서
간절한 꿈 품고 살았다.
사실 연말 전후로
경조사까지 겹친 빡빡한 일정
그 와중에 짬낸 자투리시간을
다시 님 찾아 내달린다.
언제나 침묵속에서도 내게
대자연으로 두 팔 벌리는
울림과 떨림 조화로운 님이시다.

날씨가 하수상하야
대장님은 일부러 슬슬 겁을 주고
난 믿기지않는 예보지만
애써 믿어보며 맘을 다잡고!
“가려면 가리라!”
“오르면 오르리라!!”
청송을 지나면서 비가 흩뿌리고
눈발까지 가세하여 심히 걱정된다.
우의조차 챙기지 않았으니
이 사태를 어이할꼬?
어쩔 수 없는 왕초보를 자처하며
최악의 경우까지 시나리오 바쁘더라.

주차비부터 4,000원 헌납하고
문화재 관람료라 둘이 4,000원
다시 맞는 기암(期岩)이 조금 낯설다
하늘은 심사틀린 시어머니 인상
비만 오지 말아라 눈은 내릴지언정
툭툭 털고 얼릉 돌아 나오지뭐
어쩜 오히려 기다리고 있었다!
첫 눈을 차 안에서 맞이했으니
그 눈을 산 위에서 맞고 싶었다.
대장님은 돌아갈 길 걱정하는데
山上에서는 쉬이 동상이몽!
그는 현실파, 나는 공상가??

 

마른 계곡에도 푸른 이끼 호흡잇고
유연한 물소리 졸졸 울려나니
이 겨울이 스산하지만은 않아
촘촘히 박힌 나무계단을
씩씩히 평안히 오르는데
몸집작은 산새가 떼를 지어 노닌다.
실체 숨긴 까마귀가 깍깍대며
“나도 여기 있소!” 존재를 알리더라.
전망대 올라서는 내내
등 뒤에서 기암이 호위하듯 따라붙고
발아래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
장군봉과 기암, 주방천 풍경이
거대한 몸짓으로 위용을 자랑한다.

 

오름은 유순히 이어지고
펼쳐지는 길은 화평한 산책로
비에 젖은 황금솔잎 양탄자가
어릴 적 나무짐지던 추억으로 이끌고
정갈한 묘지 2기, 평화의 궁이로세!
먹장구름 시위하듯 흘러가고
갑자기 칼바람 거세게 몰아치니
우리네 삶도 이렇듯 오리무중
한 치 앞 모르는 게 차라리 은혜려나?
구름 속 언뜻언뜻 햇살이 안간힘!

 

칼바람속에 잰 걸음 잇고이어
조망없는 고요한 숲 속
당도한 정상에는 유일히 두 그림자
누가 뒤에서 몰아치듯, 쫓김받듯
다시 걸음이어 산허리 돌아간다.
희끗희긋 잔설이 깔려있는
이어지는 산길은 쉬어가라 잡건만은
두 볼 얼은 대장님이 맘이 바쁜 모양
나는 땀나는데 춥고 또 춥다한다
달팽이와 산다람쥐, 부조화속의 조화
“재촉치않고, 땀나는 산친구를
구해서리 담에 또 와야징!~~”
날쌘 대장님을 나 또한 놀려주곤
처음으로 산 속에서 부부 한 팀 조우하다.

 

평탄한 길 이어 에돌아 나가는데
우르르 단체객이 헉헉대며 올라온다.
하늘이 열리며 간간이 맑은 햇살
초입에서 만났던 산새 떼를 지어
다시 예서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고
계단길 내려서서 계곡으로 접어드니
후리메기 가깝구나, 거기서 점심먹자
등짐은 아예 손도 대지 않은 채
화려한 날의 풍경 쉬이 가늠하며
계곡을 따라 더불어 아리랑
낙엽띄운 물과 함께 흘러흘러간다
후리메기 지나고도 잠시 멈춤 미루고서
흘러가다 보니 밥 먹을 곳 마땅찮다.
갑자기 쉴새없이 골바람이 몰아친다.

 

쫄쫄 굶어 보채는 배 달래고 얼러서
결국은 삼폭포 상단, 대피소 마주한 곳
세찬 바람 피해 밥상펴고 앉았더니
이 도 꿀맛, 저 도 꿀맛 뱃살이 일어난다.
후다닥 자릴털고 다시 진행이다.
친정 가는 길에 들른 산 아니던가!
오래 전 돌아가신 내 아버지가
이런 딸 변한 모습, “허허~~이변일세!”

 

눈에 익은 삼폭포는 봄날이었다!
주왕의 한을 묻고 옛 전설 가득 담고
여전한 물줄기는 굽이쳐 흘러나고
沼도 변함없이 푸르게 남실댔다.
여기부터는 유산객도 넘쳐나서
사람소리, 자연소리 함께 어울렸다.
주방천 계류따라 이어지는 기암괴석
하늘향해 솟은 암봉, 천혜의 절경앞에
넘쳐나는 감동으로 눈에 넣고 魂에 담고!
학소대, 시루봉, 급수대, 망월대
자하성을 벗어나서 주왕굴은 외면하고
일사천리 내달으니 아쉽고 허전한 맘......

 

주왕산의 상징 기암과 또 만나다.
마주한 장군봉도 한번쯤은 더 가까이
접하고 싶어 훗날을 기약하며
가메봉, 금은광이, 월미기 그림 그리는데
주춤대는 등 뒤에서 장군봉이 호령한다.
“이제는 고마 ... 가라!”


            ~~그동안 누린 많은 사랑과 따뜻한 관심들에

                 참으로 감사한 맘 가눌 길 없습니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다복하셔서

                 대자연 속에서 산사랑 이어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