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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침침 후리메기골

 

주왕산 후리메기골

1:25,000지형도= 원전, 부동

2012년 9월 23일 일요일 구름조금(12.1~24.9도)  평균풍속0.6m/s  평균습도73%  일조시간7.1hr  일출몰06:11~18:18

코스: 주산교11:30<2.5km>▲640.9m봉<3.5km>칼등고개<2.0km>후리메기/주왕산삼거리<1.0km>후리메기입구<3.1km>대전사<0.9km>주차장17:30   [도상12.0km/ 6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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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도

 

 

개요:

면적이 그다지 넓지도, 썩 높은 봉우리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주왕산이 국립공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기이한 풍광이 많아서일 것이다. 중심 봉우리인 주왕산 자체는 720m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그 주위로 태행산(933m). 대둔산(905m). 명동재(875m). 왕거암(907m)등 대개 6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둘러쳐져, 산들이 병풍을 친 듯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래서 주왕산 일대는 옛부터 석병산(石屛山)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 병풍같은 봉우리들 사이로, 남서쪽으로 흐르는 주방천 상류인 주방계곡이 군데군데 폭포를 이루면서 이어진다. 물줄기를 굽어보면서 주방계곡의 이쪽저쪽으로 기암. 아들바위. 시루봉. 학소대. 향로봉 등 생김새를 따다 이름 붙인 봉우리도 한둘이 아니니 주왕산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

 

 

대전사를 향해 가는 길 멀리에 흰 바위봉우리 여럿이 마치 사이좋은 손가락 형제자매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는 봉우리가 주왕산 산세의 특이함을 대표하는 기암(旗岩)이다. 이 기암이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울퉁불퉁한 화강암 바위와는 달리 그 자태가 매우 매끄러워 보이기 때문인데 그것은 기암을 구성한 석질의 성분 때문이다. 기암은 화산재가 흘러내려가다가 멈춰서 굳은 응회암 성분으로 되어 있는 봉우리인 것이다. 이 기암처럼 주왕산의 봉우리들은 화산이 격렬하게 폭발한 뒤에 흘러내리면서 굳은 회류응회암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흔히 화산 분출로 이루어진 응회암이라 하면 제주도의 구멍 숭숭 뚫린 돌이 떠오르지만, 그것은 산산조각난 용암 조각들이 공중에서 떨어져내려 쌓일 때 기포를 많이 머금게 되어 그런 모양으로 굳어진 것이다.

 

 

그런데 화산재가 공중으로 솟구치지 않고 지면을 따라 빠르게 흘러내리다가 멈춰 굳으면 이 기암처럼 밀도 높고 단단한 바위가 된다. 이런 응회암들은 침식에 약하기 때문에 풍화 차이에 따라 수직절벽이나 계단 모양의 지형, 폭포 등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다. 주왕산의 매력은 그런 기암절경에도 있지만, 주왕산이라는 이름을 낳게 한 전설에도 있다. 중국 당나라 때 주도(周鍍)라는 사람이 스스로 후주천왕이라 칭하고 779년에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으로 쳐들어갔으나 크게 패하여 쫓기다가 마침내 숨어들어온 곳이 이곳이었다고 한다. 대전사를 거쳐서 주왕산 한가운데로 주방천과 함께 난 평탄한 길을 따라 주욱 가면 차례로 제1~2~3폭포를 만날 수 있고 곳곳에 서 있는 멋진 봉우리들도 감상할 수 있다. -답사여행의 길잡이(경북북부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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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천 비경지대

 

 

절골출발:

주산지 잠깐 들른 후에 찾아가는 절골은 출발 한시간 쯤의 계류 오른쪽 절터에서 따온 이름이다. 절터에서 반시간 쯤 더 위로 진행하면 낙동정맥상의 대관령으로 올라가는 절골 본류와 가메봉으로 올라가는 갈전골 합수지점에 당도하게 되는데, [←가메봉2.2km/ 절골탐방지원센터3.5km→]이곳의 지명이 대문다리인 것은 옛날엔 대문처럼 생긴 다리가 있었다고 한다. 가메봉 직전 안부까진 한시간 쯤 소요되는데 안부 사거리에선 진행방향 결정 해야한다. [가메봉삼거리:←대전사7.3km..제3폭포3.9km/가메봉0.2km]를 가리키고 안부 북동쪽 날등길 왕거암(910.1m)가는길은 [탐방로아님]팻말 있지만 지키는 이 없다. 통상 가메봉 들렀다가 빽코스로 해서 제3폭포로 내려서거나, 가메봉에선 [←후리메기삼거리2.6km]를 따라가는 게 일반적인 등산코스다.
코스:
절골주차장<3.5km>대문다리<2.2km>가메봉880m<4.0km> 주왕산720m<2.9km>주차장 [도상12.6km/ 6시간 소요] ☞상세보기

 

 

기사리출발:  

먹구등 북쪽의 영덕군 기사리 출발도 좋다. 기사마을서 기사저수지까진 폭이 좁은 포장도지만 관광버스도 갈 수 있다. 먹구등을 향한 등로가 숲속에서 사라져도 남쪽으로만 계속 치오르면 주능선에 올라 먹구등 삼각점으로 현위치 확인 가능하다. 작은 헬기장의 명동재를 거쳐 느지미재에서 내려서는 큰골 상층부도 원시성이 살아있어 마냥 좋기만 하다가, [가메봉1.9km/내원동0.9km/상의매표소5.8km]이정표를 만나면서부턴 산책로가 펼쳐진다. 주방천 협곡지대를 빠져나와 3폭포 구경하고 시루봉 앞에서 주왕굴이 0.8km거리에 있다는 이정표대로, 급수대 절벽아래를 통과해 전망대에 오르면 멋진 그림들 펼쳐진다. 협곡틈새로 주왕굴에 도착하면 굴입구의 낙숫물에 세수하다 화살맞은 주왕의 전설은 제법 그럴싸하게 보이기도 한다.
코스:기사저수지<2.5km>▲먹구등846.2m<3.0km>느지미재<3.0km>내원동<1.0km>제1폭포<5.0km>주차장 [도상14.5km/ 7시간 소요]   ☞상세보기

 

 

수암리출발:

수곡마을에서 계곡이 끝날 때 쯤 산길은 희미해진다. 남쪽의 385.2m봉 안부로 올라가면 712.4m봉까진 등로 잘 나 있다. 안부로 되짚은 명동동재에선 선택을 해야한다. 왼쪽의 정맥길 따라 느지미재에서 주왕계곡으로 내려서든가, 계속 진행해서 가메봉으로 가든지.. 만약, 오른쪽 금은광이까지 진행해서 주왕계곡으로 내려가겠다면 삼각점의 먹구등을 거쳐얀다. 먹구등에선 대둔산(905m)이 있는 정맥길이 뚜렷하기에 그 길을 피해서 날등을 타면 두수람 헬기장으로 향할 수 있다. 두수람에서 한고개 더 넘어간 또 다른 헬기장은 금은광이로 착각하기 쉽다. 그 아래 새로 조성된 헬기장 아래 등산로를 벗어난 날등길에 있는 금은광이는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 금은광이 아래선 구조목[주왕산-7]에서 세밭골로 내려가면 제3폭포가 반긴다.
코스: 수암교<3.7km>▲712.4m봉<2.7km>▲먹구등<2.8km>▲금은광이<2.0km>제3폭포<4.5km>주차장[도상15.7km/6시간 반 소요]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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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골입구 좌측계곡 640.9m봉 오름길에 내려다 본 주산지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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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리메기골의 날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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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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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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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수대- 급수대는 주왕산 계곡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수직으로 된 오버행 암벽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이 수시로 변한다. 급수대는 신라 선덕왕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주원이 김경신에 왕위를 양보하고 이 곳에 들어와 급수대 꼭대기에다 대궐을 짓고 은둔생활을 할 당시, 거기서 계곡물을 퍼 올렸대서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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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사- 신라 문무왕 시절에 의상대사가 건립하였다고 하는 대전사의 보광전은 천장을 [井]자로 꾸몄는데, 내부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다. 한적하고 아늑한 곳이라 옛날에는 수도처로 알맞았던 듯, 신라 이래로 최치원. 나옹화상. 도선국사. 보조국사. 무학대사. 서거정. 김종직 등이 와서 수도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엔 사명대사가 이곳에 승군을 모아 훈련시켰다는 이야기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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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 대전사 뒤편 능선상에 불쑥 솟아오른 기암(깃대봉)은,  맞은편에 자리한 덩치만 커다란 장군봉은 아예 무시한 체 주왕산 전체를 호령하는 자세로 앉아있다. 그 모습이 대전사에 와서 올려다보면 푸근하고 인자한 모습의 불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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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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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골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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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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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메봉에서 내려다 본 절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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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에서 본 관음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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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 하산길에 본 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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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들머리 기사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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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폭포- 주왕산 폭포중에서 가장 크고 웅장하다는 2단으로 된 제3폭포는 일부러 찾아내려가야 하는데, 상.하단 모두 깊은 소로 형성된 이 곳을 오르내리는 나무계단 중간쯤에 관망대도 마련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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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봉에서 본 기암

 

 

산행후기:

안내질 받고보니 종주팀은 절골로 해서 가메봉~주왕산~대전사고, 단축팀은 주산지 구경하곤 대전사 원점회귀산행이다. 단축은 어중간하고.. 종주팀은 무릴 성 싶다. 해서리 절골 주차장 입구 왼쪽 계곡길로 해서 가메봉 동남쪽의 640.9m봉으로 올라 주능선 만나면 코스 다양하겠다싶어 함께 가겠다는 일행들과 함께 낯선길을 치고 올랐다. 들머린 절골주차장 100m직전의 작은 오솔길, 이것저것 행장 꾸리자 팀원들은 벌써 사라졌다. 낯 선 무덤에서 진행방향 물어 치고 올랐더니 계곡 옆길로 산길은 끊어질 듯 이어지고 있었다. 한구비 급경사로 치고 올라 왼쪽 샛길로 해서 다시금 계곡 거슬러 오르다가 Y곡을 만나 정중앙으로 올라갔다. 그 길엔 건조된 싸리버섯 널부러져 모두가 채취에 바쁘다. 난 아직 안먹어봤는데.. 괜찮을라나?

 

 

지능선 중식자리엔 노란달걀버섯 있어 다들 신기하다는 듯 촬영에 몰두한다. 식용버섯이라고 해도 아무도 믿으려 않기에 내 배낭에 챙겨넣었다. 능선길 신갈나무엔 목이버섯 수북해서 그걸 알아보는 분께 양볼했다. 누군가는 아주 큰 달걀버섯을 들고와 날더러 가지란다. 드뎌 가메봉 아래 분기봉엘 섰다. 때마침 가메봉 경유해서 올라온 종주팀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기념촬영도 했다. 한참을 노닥거린 우리팀과 힘겹게 달려온 종주팀의 모습이 비교되는 순간이다. 칼등고개 이르러 주왕산팀 먼첨 올려보내고 힘겨워하는 몇 분과 함께 후리메기골로 내려갔다. 하산길 초입부터가 심상찮은 걸로봐선 통행인 전혀 없었던 모양이다. 흐릿한 오솔길 우회를 해서 작은 지능선 타고 내려갔더니 경사도 너무 급한지라 자칫하면 앞으로 고꾸라지겠다.

 

 

후리메기골로 내려서긴 했어도 계곡길 없기는 마찬가지다. 동물적인 감각만으로 희미한 옛길 찾아 내려가는 깊은 계곡.. 어둠침침하기조차 해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산새울음마저 괴기스럽다. 심심산골 빠져나오긴 했어도 대전사까진 아직도 먼거리다. 닷시 반까지 오랬으니 오키롤 한시간 반만에 가얀다. 거의 달리다시피 하건만 힘들다는 일행들도 잘 따라오고 있다. 그러나 발목 함 담글 시간은 없다. 어제도 지리산에서 시간에 쫓겨 성제봉은 포길하고 힘겹게 내려왔었다. 몇 번인가 시돌했었던 부춘능선길, 초입부의 알밤이 원죄였다. 이틀 전의 태풍으로 탁구공만한 밤톨이 널부러졌기에, 결국은 계획대로 끝내질 못했었다. 후식장소인 악양면사무소옆의 솔봉식당(055-883-3337).. 주인장은 그 귀하다는 지리산표 송이버섯을 디저트로 내주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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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괴불주머니 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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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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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손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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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말불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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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경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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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달걀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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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며느리밥풀 군락지

 

20120923주왕산후리메기골/음악:슈베르트-(아르페지오네) 소나타 가단조 D821 (3) Allegret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