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종주산행)

지리산 자락에서 아름다운 을 탐하다

 

 천왕봉에서 통천문으로 내려서다가 바라 본 지리산자락의 아름다운 풍광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  詩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시려 거든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 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장터목에서 연하봉으로 이어지는 등로길로 이어지는 지리산의 추색

 

 

[산행개요]  

♧ 산행일 :  2010년 10월 9~10일(토~일) 1박2일,

♧ 날   씨 : 토요일(비 갬, 강수량0.5mm),  일요일(맑음), 최저:18.9℃~최고:25.4℃(산행일기예보-경상남도 산청지역)

♧ 높 이 : 지리산 [智異山] 1,915m  (위 치 : 경남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 대간코스 :  지리산 천왕봉 ~ 성삼재(백두대간코스 1구간)

♧ 산 행 자 : 마눌님과 함께

♧ 교 통 편 : 좋은사람들산악회

♧ 발 자 국

   0 산행거리 : 총 산행거리 46.3㎞[대간길 도상거리 약 28.3㎞, 접근거리 18㎞]

산청산장면 평촌리 ⇒ 대원사 ⇒ 유평리(용수동) ⇒ 윗새재 ⇒ 삼거리 ⇒ 무재치기폭포 ⇒ 치밭목대피소 ⇒ 써리봉 ⇒ 중봉 ⇒ 천왕봉 ⇒ 통천문 ⇒ 제석봉 ⇒ 장터목대피소 ⇒ 연하봉 ⇒ 삼신봉 ⇒ 촛대봉 ⇒ 세석대피소(세석평전) ⇒ 영신봉 ⇒ 칠선봉 ⇒ 덕평봉 ⇒ 벽소령대피소 ⇒ 형제봉 ⇒ 명선봉 ⇒ 토끼봉 ⇒ 화개재 ⇒ 삼도봉 ⇒ 노루목 ⇒ 임걸령 ⇒ 노고단 정상 ⇒ 노고단대피소 ⇒ 성삼재 = 46.3km


   0 소요시간 :  총 21시간 10분(첫날 13시간, 이튼날 8시간10분)

     1. 산청산장면 평촌리(04:20) ⇒ <2.0Km-22분> ⇒ (04:42)대원사 ⇒ <1.5Km-33분> ⇒ (05:15)유평리 용수동 ⇒ <3.7Km-33분> ⇒ (05:48)윗새재 ⇒ <3.0Km-1시간16분> ⇒ (07:04)삼거리갈림길 ⇒ <0.7Km-24분> ⇒ (07:28)무재치기폭포 이정목 ⇒ <1.1Km-30분> ⇒ (07:58~09:00아침식사)치밭목대피소 ⇒ <1.8Km-56시간> ⇒ (09:56)써리봉 ⇒ <1.3Km-49분> ⇒ (10:45)중봉 ⇒ <0.9Km-33분> ⇒ (11:18~11:30정상酒)천왕봉 ⇒ <0.5Km-18분> ⇒ (11:48)통천문 ⇒ <0.5Km-18분> ⇒ (12:06)제석봉 ⇒ <530m-14분> ⇒ (12:20)장터목대피소 ⇒ <820m-32분> ⇒ (12:52)연하봉 ⇒ <1.9Km-58분> ⇒ (13:51)촛대봉 ⇒ <0.7Km-13분> ⇒ (14:04~15:00점심식사)세석대피소 ⇒ <0.6Km-10분> ⇒ (15:10)영신봉 ⇒ <3.1Km-1시간17분> ⇒ (16:27)선비샘 ⇒ <2.6Km-53분> ⇒ (17:20)벽소령대피소 1박 = (28.3Km-소요시간 13시간)


    2. 벽소령대피소(05:50) ⇒ <1.3Km-20분> ⇒ (06:10)형제봉 ⇒ <2.0Km-1시간27분> ⇒ (07:37~07:50세면)연하천대피소 ⇒ <2.9Km-1시간20분> ⇒ (09:10)토끼봉 ⇒ <1.3Km-30분> ⇒ (09:40)화개재 ⇒ <750m-34분> ⇒ (10:14~10:30휴식)삼도봉 ⇒ <2.1Km-47분> ⇒  (11:17)임걸령 ⇒ <3.3Km-1시간10분> ⇒ (12:27)노고단고개돌탑  ⇒ <0.7Km-15분> ⇒ (12:42)노고단정상 ⇒ <1.1Km-25분> ⇒ (13:07~13:50점심식사 및 세면)노고단대피소 ⇒ <3.8Km-30분> ⇒ (14:20)성삼재 = ( 거리19.25Km-소요시간 8시간10분)

  


[산행개념도]

 

[산   행   기]

 

(첫날 : 대원사~벽소령)

얼마나 오랜 기다림이었던가!!

대간산행을 시작한지 어연 일년이 다 되어간다.

육십령에서부터 시작했던 산행이 문경 대미산 넘어 황정산을 바라다보며 생달리마을로 내려섰던 대간길에서 시작점부터 다시 북진대간산행을 시작하고자 참으로 오랜 기다림과 망설림 끝에 나서는 대간의 시발점이 되는 산행 겸 지리종주가 되는 산행길을 금요일 저녁 늦은 밤에 좋은사람들산악회를 따라나선다.

 

토요일 새벽 04:00 경남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 대원사가 자리하고 있는 유평리주차장에 하차를 하여 간간히 소리없이 보슬비 내리는 어둔 밤길을 헤드렌턴 불빛을 의지하며 포장된 도로길을 따라 오른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들어나는 희미한 어둠속에서 대원사에 다 닿은 듯 사찰의 모습이 들어나 보이고 초입에 졸졸 흘려 내리는 약수 한모금 들이키고는 어둠속에서도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는 대원사계곡을 따라서 오르다 보니 희미한 가로등불빛이 들어나 보이는 유평마을입구에 도착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보슬비이지만 그칠 줄 모르는 듯싶어 배낭비닐커버를 뒤집어씌우고 발걸을을 이어가며 치밭목대피소로 오르는 산길을 렌턴 불로 주변을 살피며 이정목을 찾아보지만 이정목도 등로길도 보이지 않았다.

어둠이라 지나친 듯이 싶었다.

일행들을 뒤로한 채 나서서 앞서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 듯싶다.

길고 지루한 포장길을 따라서 산행길을 우회하며 우리 부부와 첨 동행하는 1명의 산님과 함께 3명이서 계속 이어지는 포장도로가 지겨울 정도로 오르다 보니 새벽이 깨어나고 있는 작은 산골마을이 나타난다.

 

유평리 새재마을이었다.

더 이상은 이어지는 도로길도 없다.

작은 개울을 넘는 다리를 건너 좌측 좁은 길로 들어서니 숲이 들어나고 계곡과 숲을 들락거리며 길을 이어가다보니 시설물이 갖춰진 등로길을 따라 오른다.

유평에서 오를 일행을 따라서 함께 동행할까 싶어 부지런히 목교를 건너고 숲길을 오른다.

무재치기폭포 이정목 있는 산길을 오르며 처음으로 치밭목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내려서는 산님을 만난다.

"수고하십니다"하고 반갑게 맞이하며 앞서간 듯싶은 일행의 소식을 여쭙는다.

산님~! 혹 산을 내려서면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셨나요? 하고,,,

없었단다.

 

숲 풀을 지나치다 보니 새벽에 내린 보슬비에 발목이 차갑게 젖어든다.

고요한 숲속은 간간히 잠 깬 새소리가 고요한 아침공기를 타고 숲속으로 흩어진다.

폐부 속 깊이 들어 삼킨 공기는 차가운 듯 시원스럽고 머리까지 상쾌함을 느끼며 산자락 안부에 자리를 하고 있는 치밭목대피소가 들어나고 몇 사람 되지 않은 산님의 모습만 보이는 듯 한산한 대피소 분위기였다.

이곳에서 일행을 기다리며 버너불을 지피며 라면을 끓여 아침식사를 한다.

궂은 날씨가 개이고 하늘이 맑아 오듯 구름과 바람과 해님이 오락가락하며 일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듯한 반가운 현상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천왕봉에서 일출이라도 보았음 좋으련만 아니 중봉에서라도,,,

하지만, 늦은 시각이 아쉬움이다.

식사를 마치고 배낭을 꾸리며 다시 치밭목대피소를 뒤로한 채 가을색으로 단장하고 있는 등로를 따라서 어깨를 짓눌리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 숨을 헐떡이며 끄덕끄덕 발길질이다.

가볍게 배낭을 꾸린다고 꾸렸지만 장거리산행에 나서는 짐은 어쩔 수 없는 듯싶다.

등로길에 뿌려 놓은 듯한 단풍든 낙엽들이 알록달록 꽃길을 영상 시키는 아름다운 산행길이다.

 

가을~~!!

만산홍엽으로 물들어 가는 지리산산락의 가을정취가 마냥 가슴을 뛰게 한다.

살랑이는 바람이 떡갈나무의 잔가지들을 지나칠 때면 풀숲으로 알찬 도토리가 투두둑~ 뚝뚝 거리며 가을 숲을 노크하고 날 샌 날다람쥐 마실을 나왔다가 횡재라도 한 듯 떨어진 도토리를 주워 풀 숲 속으로 몸을 숨긴다.

 

대자연의 아름다운과 신비로움이 숨 쉬고 있는 이 지리산!

이곳에서 자연과 함께하며 아름답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나도 횡재를 하고 있으리라,,,

산봉우리를 오르내리며 추색으로 장식을 하는 전경과 구름이 어우러지는 대자연이 연출하는 풍광들에 연신감탄사를 토할 뿐이었다.

 

둘려서 가까운 코스로 지리산 천왕봉을 오를 수도 있었건만 둘려서 지리산 정상을 오른다.
짓누르는 배낭의 무게만큼이나 발품을 판 힘겨운 걸음만큼이나 정상에 오름은 그 마큼 환희로 가득 찬 듯이 만끽이다.

정상은 지리산 천왕봉을 찾아 오르는 산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정상석과 함께 포즈를 취할 겨를도 틈도 없이 비껴서야 한다.

하기사 정상석을 품어 본 것도 한 두 번이 아니건만 싶어 대충 흔적을 남기며 장터목으로 내려서는데 오락가락하는 일기로 인해 변화무쌍한 자연현상과 절기에 이어지는 계절의 현상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나는 탐하고 만다.
 

어쩔거냐~~!!

그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내 스스로 반하여 바라본 것을,,,

헉~~ 자연추행!!  아니지여?

나의 자리로 돌아와 앉아 있습니다.

그렇치만, 다시 자연에 대한 추행의 대가를 치루더라도 내려섰던 그길로 되돌아서 오르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님을 두고 내려선 것만 같은 미련과 아쉬움으로 가득하지요.

가야지요.

늦지 않은 인생의 기로에서 다시 찾아 오르리라 싶다.

 

들쑥날쑥한 일기의 변화~!

높은 고산지대일수록 더 그 변화는 무쌍하다.

가끔씩 막혔던 하늘 문을 열어서 파란 하늘을 높이 올려도 볼 수도 있고 그 하늘과 구름과 바람과 지리산의 추색들이 한판 어우러지는 느낌표로 가득한 가을 춤사위를 던지며 장터목대피소로 내려선다.

 

이 아름다운 계절을 시기라도 하듯이 피어오르는 운해는 장막을 펼치며 시야를 가렸다 물려 났다가를 반복하며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는데 그저 입 다물지 못하고 바라다보며 영하봉 - 촛대봉을 오르고 내리며 발걸음을 이어간다.

세석대피소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듯 점심을 먹고 산책길 같은 호젓하고 산책길 같은 영신봉 등로길을 이어가다 보니 선비샘을 만난다.

선비샘의 유래를 재미있게 바라보며 그냥 지나치려다가 물 한바가지 떠서 목을 축인다.
 

자연에 대한 무안한 느낌표를 던지며 돌아서는 발길은 어느듯 벽소령대피소에 발길이 머문 채 밤하늘에 별이 솟아지는 이곳에서 하룻밤 신세를 의지하며 내일의 아름다운 산행을 위해 꿈을 꾼다.


(둘째날)  아~ 아~~ 그대 이름은 지리산이여~!!


 

[산 행 탐 방]

 새벽 04:00 지난시간 어둠속에 어스푸레하게 모습을 들어내는 대원사

 

네온불빛이 반짝이는 곳이 있길래 들여다 보니 주차장 화장실이다

 

 새재마을에서 들어서  계곡을 건너는 곳에 설치된 철다리

 

 숲을 들어서 목교를 지난다

 

 삼거리갈림길 이정목

 

 가을색으로 물 들어 가는 숲

 

 가설된 계단을 밟고 오르기가 버겁다  헉~~헉!!

 

 무지개폭포 이정목 앞에서 잠깐휴식(물!~ 한 모금)

 

 목계던 철계던 계단을 싫은데,,,

 

 올라서니 등로길 안부에 자리를 하고 있는 치밭목산장을 만난다 허~허!

 

 치밭목산장 주변의 전경

 

 

<치  밭  목> 


              - 강 영 환 -


네 산에 내가 갔다 써리봉 위에

달은 그때처럼 밝게 남아 있고

네 발자국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물푸레도 오늘은 가만히 잎을 다문다

왜 나는 너를 찾아 여기까지 왔는가

네가 떠나버린 산장은 너무 크게 비어 있고

어둠만 몰려와 무겁게 능선을 채운다

오래된 신갈나무가 네 소식을 아는 듯

곁에 다가서자 몸을 움츠린다.


질경이만 이리저리 흩어져 산을 오르는 이의

발자국을 헤아리며 억세어 간다

산에서는 비밀이 새어나지 않는 것일까

나무를 안아도 전해오는 것은 거대한 침묵뿐

다시는 산에 들지 않는 너를

기억하는 바위는 아무 곳에도 없고

네가 발 씻었던 물도 등을 기댔던 하얀 주목도

깊은 잠에 들어 깨지 않는다


네 산은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

 

 

 주변에 바라 보이는 조망들도,,, 

 내리던 비 갠 하늘에는 서서히 구름들이 물려나고 있다

 

 자연탐방로를 바라다 보며

 

 대피소를 뒤로하고 오르는 등로는  숲속으로 목판으로 이어져 있다

 

 숲도 풀들도 모두가 찾아 든 계절에

색 다른 모습으로 단장하고 산님들을 반기고 있었다

 

 누구도 오가지 않은 등로길에 낙하한

 

 아름다운 추색들이여~~!!

 

 계절에 따라 동화작용으로

 

 단장하는 숲 그 산행길을 이어가 본다

 

 오가는 이 없는 호젖한 산행길에

 

 무거운 짐 내려 놀 까나 ,,, 힘겨운 발걸음 잠시 바위에 걸터 앉아

 

 이 계절에 나의 모습 닮고자 담아본다

 

바라다 보이는 저곳도,,,

 

이끼 낀 바위위에 가을 머문 이곳도,,,

 

 하늘을 향해 펼쳐내는 나뭇가지의 단풍 든 잎새도

 

 가느린 가지에 매달린 가을이 한창들이다

 

 나무, , ,  풀 , , ,  

그리고 바위틈에 머무는 바람도 만나고,,,

 

 숲속길로 나 있는,,,

 

 철계단도 오르고 내려서면서,,,

 

 자연을 만나본다

 

 수줍은 듯 이제 막 단장하는 처녀같은 애 띤 빛으로 가을을 만나고 있다

 

 지리산이 가을로 단장하는 산자락을 바라보기도 하고

 

 숲속도,,,

 

 그런 숲풀들이 지금 막,,,

 

 산님들을 맞이할 가을단장으로 한창이라네요

 

 멋지고

 

 아름다운 추색으로 단장하기에 그 색을 더 해 보지요

 

 해발 1,602m 써리봉에 오른다

 

숲을 채우고 있던 안개와

 

 먹구름 가득한 하늘이 열리고

 

 열린 하늘 틈 사이로 산자락에 해볕이 들어난다

 

 석층을 이루고 있는 자연도

 

 가을빛으로 채워가는 숲과

 

 차곡차곡 낙엽으로 채워가는 숲속도 만나고

 

 하늘을 가리고 있는 가을빛도 올려다 보는데

 

 해발 1,874m 중봉에 올라 정상석을 대신해 표지목을 잡고 흔적을 남긴다

 

 걷혀 지던 안개가 다시 숲을 채우고 있다

 

 능선을 따라서 천왕봉 정상을 향하여

 

 가빠른 철계단을 밟고 오른다

 

 산자락에 피어 오르는 운무가 또 다른 풍광을 만들어 내는 모습에 발걸음을 멈춰 바라다 본다

 

 천왕봉자락에 어느 산님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모습도 담아보고

 

 암석으로 쌓여 있는 듯한 천왕봉으로 발걸음 한다

 

 드디어 지리산 정상 천왕봉에 올라 정상석을 만난다.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자리에 서 있다

 

 정상석과 함께 모습을 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루고 추억을 담아 본다

 

 

 

<지리산>


구름


산 산

구름 구름


구름 구름 구름

산 산

 

 

 오락가락하던 안개가 다시 천왕봉으로 몰려 들고

정상 주변에는 산님들이 삼삼오오 둘려 앉아 식사도 하면서 

휴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들이 자연을 닮는 듯한 모습으로

시간을 즐기고 있다.

 

 

 정상을 내려선다

 

 

 변화무쌍한 지리산의 일기가 산자락에 일렁이고 있다

 

 산자락을 채우고 있는 운무가

오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펼쳐내고 있다

 

  

 

[이원규의 지리산 가을편지]

 

산그늘에 얼굴을 가리고 펑펑 울기에 참 좋은 날입니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기 바랍니다.

다만 등산은 말고 입산하러 오시길.

등산은 정복욕과 교만의 길이지만

입산은 자연과 한 몸이 되는 상생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경쟁하듯이 종주를 하다보면

보이는 것이라곤 앞 사람의 발뒤꿈치 뿐이지요.

하지만 입산의 마음으로 계곡을 타고 흔적 없이 오르는 사람에게는

몸 속에 이미 지리산이 들어와 있습니다.

유정 무정의 뭇 생명들이 곧 나의 거울이자 뿌리가 되는 것이지요.

누구나 정복해야 할 것은 마음 속 욕망의 화산이지 몸 밖의 산이 아닙니다.


산에 오를 때엔 바람의 방향을 따라 흥얼거리며

'만만디'('천천히'의 중국어) 오르기 바랍니다.

그것만이 사람도 살고 산짐승도 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바람결에 나의 냄새와 노래를 실어 보내면 멧돼지나 반달곰이나 독사들도

알아서 길을 내주지요.

처음엔 향기로운 풀꽃을 따라 갔다가 상선약수의 계곡 물을 따라 내려오시기 바랍니다.

바로 그곳에 그대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대자연의 경의로움에 그저 감탄사를 흘릴 뿐 말이 필요없었다

 

 지리산에 올라 이런 풍광을 만날 수 있었던 발걸음들이

오늘 산을 찾은 산님들에게 얼마나 행운일까 싶다

 

 바라보고 또 보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지리산의 가을을 마음껏 탐하며 담아 본다

 

 천왕봉을 오르기 위해 

 

 가을빛으로 가득한 통천문을 들어서고 또 오르는 산님의 모습을 담아본다

 

 통천문을 내려서 제석봉으로 향하는 대간의 마루금이다

 

 

 

 천왕봉을 향해 제석봉을 넘어 오는 가을산을 즐기려는 가족단위

 추객들이 중산리방향에서 오르고 있다

 

 능선을 따라서

 

 질리도록

 

 추색을 탐하며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해발 1,808m 제석봉을 만난다

 

 제석봉 주변의 전경이다

 

 제석봉에서 조망해 본다

 

 산자락을 넘실 거리며 타고 오르는 운무가

 

 제석봉 주변의 산자락을 채우고 있다

 

 장터목으로 내려서기 전 고사목의 전경들을 담아 본다

 

 풀섶들도 본연의 색을 버리고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아름다운 계절에

 

 파아란 하늘문을 열어 준다

 

 맑고 아름다운 가을하늘을 생각하면서 내려서니

 

 장터목대피소에 발걸음이 멈춘다

 

 장터목의 전경

 

 가을을 즐기고 있는 산님들로 가득하다

 

 장터목 주변의 추색도

 

 아름다움으로 채워가고 있다

 

 장터목에서 연하봉으로 이어가는 능선이다 

 

 

 

 

연하봉으로 이어가는 마루금 등로길에

좀 이른 듯한 추색이 아름다움으로 가을산을 장식하고 있다

 

 

 

 

 

 대간의 마루금을 이어가는 능선길에 만나는

해발1,730m 연하봉에 흔적을 남기고

 

 촛대봉을 향하여 발걸음을 한다

 

 촛대봉으로 가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부드운듯 그 등로을 따라 유유자적하며 발걸음을 이어간다

 

 색동옷으로 갈아 입는 지리산자락을 탐하며

 

 그 색에 반한 듯 눈길 머문 그곳에 마음도 내려 놓은 듯

발걸음을 이어가지 못한다

 

 

 

 

 

 

 가을빛으로 가득한 등로길을 따라 이어진 촛대봉

 

 해발 1,703m 촛대봉 표지목에 닿는다

 

 촛대봉을 내려서면 세석평전을 만난다.

 

 

 

<세석평전>

 

 


지리산 가봤나요

세석평전 가봤나요

 

 


세석 철쭉

예부터 소문났지만

달빛 가득 넘쳐 흐르는

눈 덮인 세석의 밤도

알고 있나요

 

 

 세석평전습지대다

 

 세석평전습지대 전경

 

 세석평전 전경

 

 세석평전을 지나 바라다 보이는 세석대피소의 전경이 눈 앞에 들어난다

 

 세석대피소에 들려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벽소령대피소로 발걸음을 이어간다

 

 해발 1,557m 세석갈림길 표지목

 

 해발 1,651m 영신봉 표지목을 만나고 벽소령대피소를 향하여 발걸음을 한다

 

 

 벽소령대피소로 이어가는 영신봉계단을 내려서고

 

 마루금 등로길을 따라 샤브작 샤브작 발걸음을 하며

 

 

 

<가   을> 


                                   - 정호승 詩 -



돌아보지 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 마라 


 

 

 

 가을산을 즐기며 여유롭게 모습도 담아가며

 

오늘 목적지는 벽소령대피소 남는 것이 시간이라

건더렁 건더렁 편안하고 느린 발걸음으로 대자연을 만나 모습도 담아본다

 

 누구 한 사람 방해하는 이 없는 마루금을 따라

마눌님과 둘이서 즐기는 아름다운 가을산의 동행이

마냥 행복한 발걸음이다

 

 선비샘의 유래를 아시나요? 

안내판을 바라보고

 

 샘맛도 보고,,,

 

 가던 걸음 계속 이어갑니다

 

 오 가는 산님 없는 등로길을

마치 우리 부부가 전세라도 낸 양 활보하며

한가로운 산행길을 이어갑니다

 

 지리산이 품어 내는 자연의 기운들를

가슴 가득 담아서

 

 어깨를 짙 누르는 듯한 베낭의 무거움도

지친 발걸음의 고단함도

지리자연의 품안에서

마냥 해피한 시간들이지요

 

 숲속으로 들어서는 밝은 날빛이 마냥 반가워 빠른 걸음으로 숲을 나 섭니다

 

 밝은 날빛에 자연도 한층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 자태을 품어내지요

 

 

 오 가는 산님 없는 아름다운 등로길에서 만나는 시간들이 행복하다

 

 구절초향기 확 품어 날리 듯 한 들꽃들도 만나

담소도 나눠본다

 

 

<풀꽃의 노래>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능선을 따라서 추색을 갖추고 있는 지리산의 가을빛이

 

내려다 보는 이 산자락이 다음주면 

수을 놓은 듯이 색동옷으로 갈아 입으리라 싶다

 

 언제나 보아도 가을산은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에 느낌표을 찍어면 발걸음을 하지만

이젠 지라산의 아름다움에 취할대로 취해 있는지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에너지를 충전하듯

 

 자연을 바라보고

 

 

 

<산길에서>

 

                                       - 내가 걷는 백두대간 -


 

이 길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를 나는 안다

 

 

이렇게 길을 따라 나를 걷게 하는 그이들이

지금 조릿대밭 눕히며 소리치는 바람이거나

이름 모를 풀꽃들 문득 나를 쳐다보는 수줍음으로 와서

내 가슴 벅차게 하는 까닭을 나는 안다

 

 

 

그러기에 짐승처럼 그이들 옛 내음이라도 맡고 싶어

나는 자꾸 집을 떠나고

그때마다 서울을 버리는 일에 신명나지 않았더냐

무엇에 쫓기듯 살아가는 이들도

힘이 다하여 비칠거리는 발걸음들도

무엇 하나씩 너마다 다져놓고 사라진다는 것을

뒤늦게 마다 나는 배웠다

 

 

 

그것이 부질없는 되풀이라 하더라도

그 부질없음 쌓이고 쌓여져서 마침내 길을 만들고

길 따라 그이들을 따라 오르는 일

이리 힘들고 어려워도

왜 내가 지금 주저앉아서는 안되는지를 나는 안다

 

 

 벽소령대피소전경

 

이곳에서 1박을한다.

잠자리가 불편하지만 고단한 잠을 청한다

내일 산행을 꿈꾸며 ,,,

 

 

<벽소령 내음>


 

                              - 이성부  詩 -

 


이 넓은 고개에서는 저절로 퍼질러 앉아

막걸리 한 사발 부침개 한 장 사먹고

남족 아래 골짜기 내려다본다

그 사람 내음이 뭉클 올라온다

가슴 뜨거운 젊음을 이끌었던

그 사람의 내음

쫓기며 부대끼며 외로웠던 사람이

이 등성이를 넘나들어 빗점골

죽음과 맞닥뜨려 쓰러져서

그가 입맞추던 그 풀내음이 올라온다

덕평봉 형제봉 세석고원

벽소령 고개까지

온통 그 사람의 내음 철쭉으로 벙글어

견디고 이울다가

내 이토록 숨막힌 사랑 땅에 떨어짐이여

사람은 누구나 다 사라지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나씩 떨어어지지만

무엇을 그리워하여 쓰러지는 일 아름답구나!

그 사람 가던 길 내음 맡으며

나 또한 가는 길 힘이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