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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길따라, 구름따라 6(창원 천주산->마산 저도)

 일시: 2010년 4월 17~18일(토,일)

 코스: 달천계곡->달천약수터->천주산 용지봉->달천계곡


 

 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번 천주산 산행은 그리 썩 내키지 않은 발걸음 이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진달래 명산이라 해서 아마 복잡하고 시끄러울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발길이 그리로 간 것은 어찌 한번 꼭 가봐야 할 산 같았기 때문이다. 전에 달천계곡을 잠시 들려 쉬어 간적이 있는데 그 추억이 아마 발동 했으리라.


 

 어디를 가도 우리네 할머니들의 손길이 다가온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나물, 약초를 머리에 지고 와서 등산로 초입에 펼쳐 놓고 관광객들과 흥정을 한다. 강인한 우리 어르신들의 주름진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아마 그걸 팔아 용돈을 마련해 손자, 손녀들에게 맛있는 걸 사 줄 것이다.


 

 가족과 함께, 연인끼리, 어르신을 모시고 효도관광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제법 여유를 누리며 살 수 있는 웰빙 국가가 되었구나!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옛날 같으면 먹고 살기 힘들어 어디 나들이 한번 제대로 했겠는가!


 

 사월의 진달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했는가! 봄이 너무 시샘을 해서 그런지 이미 나온 진달래꽃은 다 얼어 죽고 온 진달래 산하가 개화기를 잘 못 선택해서 그런지 엉망이었다. 그러나 진달래 명산 답게 능선 사면에는 붉은 기운이 돌았다. 특히 진달래 군락지 사면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풍경은 제법 붉은 기운을 안겨주었다. 지금의 초록이 가장 보기 좋다. 마치 아기 피부같이 보드랍다.


 

 천주산의 또 다른 즐거움은 숲속 산림욕장이 잘 정비되어 있어 하루 편히 쉬어가기 좋은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평상과 벤취가 구석구석 놓여있어 한 숨 자도 그만인 것 같다. 나무들도 빽빽하여 주위가 시원하다. 여름에 오면 더 좋겠다는 느낌을 가졌다. 달천계곡도 좋고 약수터의 물맛도 참 좋았다.


 

 창마진, 혹은 마창진 이라고 부르는 창원, 마산, 그리고 진해는 같은 생활권이라서 그런지 주변에 온통 산들이 많다. 아마 이 지역에 사는 분들은 축복 받은 사람 같다. 내가 사는 서울 노원구도 수락산, 불암산, 공릉산, 초안산이 있고 그 주변에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 불곡산이 있어 좋다.


 

 사람 많은 곳을 피하는 대인 기피증이 있는 나로서는 이번 천주산 산행이 썩 내키진 않았지만 다양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보고 또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 인생이 어차피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다.


 

 마산의 숨은 비경, 저도라고 감히 말 하고 싶다. 우연한 기회에 들어간 저도,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멋진 해안선, 호수 같은 바다, 아늑한 포구마을, 굴 밭, 낚시꾼들의 보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