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주산능선

1:25,000지형도= 청암

2010년 2월 27일 토요일   구름조금/안개(4.5~7.9도)   평균풍속1.0m/s   평균습도78%   일조시간0.0hr   일출몰07:00~18:21

코스: 반천1교11:00 <2.5km>▲주산831.3m<2.5km>▲790.4m봉<2.0km>875m봉<1.5km>▲902.1m봉<3.0km>반천계곡경유~반천마을17:00
[도상12.0km / 6시간 소요]

 

지형도

 

개요:지리산 영신봉에서 가지친 남부능선이 삼신봉에 이르러 외삼신봉 방향으로 갈레를 치면서 낙남정맥길을 김해 생림까지 이어나가는데, 외삼신봉에서 고운동재까지를 고운능선으로 칭하고 이후로 하동 옥종면 덕천강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주산능선으로 부른다. 도상거리만도 21km에 달하는 주산능선은 지리산자락이면서도 지리산권으로 설정하질 않아 비교적 출입이 자유롭고, 반면에 원시 자연상태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어 산길은 투박하지만 순수자연이 물씬 풍겨나는 지역이다.

 

산행길 내내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면서 진행할 수 있고 산청군과 하동군 내륙지방 산야가 발치아래로 깔리는 이번코스에서, 명소를 꼽으라면 뭐니뭐니 해도 반천계곡이 단연 압권이다. 예전엔 고운 최치원선생이 머물렀던 곳이라 해서 고운동계곡으로 불려지다가 상부땜을 조성하면서 땜은 고운호수로, 그아래 계곡은 통칭 반천계곡으로 이름을 달리하게 되었다. 산 꼭대기에 웬 호수? 이 물은 중산리 들어가기 전 청학동 갈레길의 하부땜에서 전기로 끌어올린 물이다. 상부 땜은 고운호로 명명되었다.

 

배바위와 고운폭포도 좋지만 뭐니뭐니해도 산상에 펼쳐진 고운호수와 그 땜을 오르내리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길같은 가파르고도 아슬아슬한 땜 사다리가 볼 만하고, 땜 하부조직 돌틈새에선 차디찬 얼음바람이 불어나와 한여름 피서지에서의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는가 하면, 원시자연림 속의 자산골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이번산길 주능선상의 북쪽으로 흘러내린 계곡수는, 덕천강으로 빨려들어 진양호에서 엄천강물과 만나 낙동강 물구비따라 삼랑진 거쳐 부산까지 흘러가고, 분수령 남쪽으로 타고내린 골짝물은 하동땜으로 모아져서 섬진강 물길따라 광양만으로 빠져든다.

 

 

들머리서 본 덕천강

 

가는길: 지리산 중산리 가는길의 외공마을 지나친 반천1교가 들머리다. 다리 건너 왼쪽, 주산북릉 오름길은 밤밭농원이지만 날등만 탄다는 생각이면 별 무리 없다. 중도 산불초소 간벌목지역 지나치면 뒤따르던 지리산 구곡능선~황금능선 사라지고, 상수리 밀림속 작은 오솔길 날등 타게 된다. 해발 600m지점의 산복도로.. 이 길은 오대주산 갈치재에서 시작해 고운동계곡 반천마을까지 연결되는 산길이다. 고압 철탑 지나 [곤양303-2001재설]삼각점과 정상석 박힌 헬기장까진  무척이나 가파르다.  정상서쪽 하산길, 완경사 마루금은 773m봉까지 수월하고..790.4m봉은 낙남정맥 갈레길이다.

 

지척간의 790.4m봉에는 [곤양403-1985재설]있다. 여기서 좀 더 진행한 799m봉 오름길, 해발700지점에서 계곡으로 쏟아지면 지능선 몇구비 돌아 자산골 상류로 닿게되는데 이 코슨, 산죽정글+너덜.. 이래서 무척이나 투박하다. 계속 마루금따라 799m봉 넘어선 안부에는, 자산골로 빠지는 샛길 산죽틈새로 잘 나있다. 875m봉 오름길엔 우회로 좋고 정상에는 묵은 헬기장과 산돼지 파헤친 봉분 있다. 이어지는 날등길은 참나무 수종이 주종을 이루고 가끔씩은 관목지대도 나타나서 한가롭기만 하다가, 862봉 지나친 배바위골 삼거리에서 서쪽 갈레길로 들면 고운호다.

 

배바위골 삼거리 지나친 날등길상의 902.1m봉은 주능선에서 살짝 비껴나 있다. 902.1m봉에서 고운호 방면으로의 하산길은 전무하다. 그러나 산죽 무작정 치고 내려가면 아름다운 고운호수 반긴다. 고운동계곡에선 고운폭포 거쳐 배바위골 삼거리에 닿게 되는데, 그 지점엔 어른 세 명 팔 벌려야 맞 닿는 수천년 굴참나무와 커다란 말벌집 매달린 상여바위, 그리고 너무 큰 일엽편주 -배바위 있다. 길이 20m, 폭10m나 되는 널찍한 평면의 배바위 난간엔[舟岩臺] 각자 있다. 그 아래 기도터 뒷마당엔 또 다른 기암 [칼바위], 시퍼렇게 날 세웠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자산골 임도 만난다.

 

 

 초반 오름길서 본 반천1교

 

 오름길 산불초소서 본 구곡산

 

 해발 600m대 임도

 

 임도 지나서 본 오대주산

 

 헬기장으로 조성된 주산 고스락

 

 하산길에 본 고운호수

 

 정겨운 낙남정맥길   촬영: 심무섭

 

 902.1m봉 하산길의 종착점은 고운호수다.   촬영: 심무섭

 

 일엽편주? 배바위   촬영: 심무섭

 

 종착지점의 반천마을

 

산행후기: 산속으로 파고 들어 가만 살펴보면 정지된 사물은 아무곳에도 존재하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 오년 전 자주 탐방했었던 이 코슬 다시 찾아간 이유 중 하나는 875m봉 전후로 해서 북쪽으로 크게 부각되는 천왕봉을 함 더 보고싶어서였지만 짙은 안개로 허탕이다. 조망 없는 이 산길, 그러나 등로 훨 넓어졌다. 초반 오름길에도 전에 없던 산불초소 있고...! 어라 많이도 변했네.. 호기심 증폭되지만 함께가는 일행 발걸음은 나보다도 더디다. 임도 만나 본인은 그리 내려가겠다고 하지만 그럴 순 없다. 정상 바로 조긴데 거 가서 결정하자며 서둘 이유 없다 달랜다.

 

정상, 다른 팀 웅성거리지만 우리완 역순이다. 가는데까지 함 가보자. 부지런 떨었어도 후미팀과 상당간격 벌어졌다. 고운호는 커녕 자산골도 못타겠다. 안개 자욱한 능선길 따라 낙남정맥이 분기해 내려가는 790.4m봉을 목전에 둔 지점, 773m봉에선 결정 내려야만 했다. 낙남정맥 만나서 내려가는 자산골 하산길은 너무 투박하다. 늦은 이 시각에 그리 갈 순 없어, 희미한 옛길따라 불계마을로 수월하게 내려섰다. 반천계곡 건너 주차장 앞 둔 지점 논두렁엔 황금색으로  나부끼는 솔새무리 봄바람에 춤춘다. 동영상 앵글 고정했지만 피사체는 끊임없이 바람에 팔랑거린다.

 

주산 정상석만 보았지 다른 산세 암 것도 못보고 내려왔다는 좀 전의 생각, 완죤 틀렸음을 일깨우는 장면이다. 주차장 먼저 도착한 한 분은, 동계올림픽 은메달 하나에 동메달 두 개 더 추가했단다. 사 년 전 헐리웃액션으로 우리팀 금메달 뺐어 갔던 오노가 오늘 우승을 실격패로 날리면서 우리팀에게 은메달 안겨주었다. 올림픽 악연도 되풀이되는 것인가? 반복되는 역사 없듯이.. 과거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전에 갔던 산이라 해서 두 번다시 찾지 않겠다는 분도 있다. 상황은 늘 변해가고 있는데.. ! 느림보 일행도 언젠가는 준족되어 내달릴 것이다.

 

 

 

 

 

 

 

 

 

 

 

 

 

 

 촬영: 심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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