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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바다가 보고싶다 (순천 조계산, 순천만, 여수 일원)

 

 

 

산행일시 :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흐리고  비

산행팀원 : 아빠와 나(천지인)

산행코스 : 전라남도 순천시 조계산(장군봉:▲884m) 일원

 

 

 

요즘 겨울 방학이기는 한데 본인도 이제 고등학교에 들어가야 하니 준비를 해야 할 것들이 좀 많아졌다. 게다가 동생 천지연도 어디 멀리 갈 만한 엄두가 쉽게 나지 않아서 방학이긴 해도 예전과 같은 우리가족의 방학(?)같지는 않았다. 예전 이맘때에는 전국으로 투어를 다니며 산을 몇 개 씩 올랐는데...

 

동생 천지연이 급성 백혈병으로 작년 4월부터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다행히 나(천지인)와 골수가 100% 일치하여 지난 9월 조혈모세포이식 수술을 마치고 지금 회복중에 있다. 그와 관련해서 나도 병원에 여러 차례 다니며 피검사도 하고 수치 주사도 좀 맞고 간단한 카테터 시술도 받기도 하였다. 지난 여름 방학에 내 조혈모세포를 먼저 채집하고 냉동 보관 한 뒤 천지연이 이식을 할 때 해동하여 사용했다고 한다. 천지연과 나는 다시 한 번 그야말로 피를 나눈 남매가 되었다^^.

그 후로도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겉보기에 지금 천지연은 컨디션이 일반인 못지 않은 것 같다. 이번에 이런 큰일을 겪기 전까지 잔병치레도 거의 없었던 동생이다. 주위의 여러분들도 머리만 더 기르면 환자인지 전혀 모르겠다고들 하신다^^.

경과가 대체로 좋아 다행이기는 하지만 천지연이나 나도 비교적 오랫동안 장거리 투어를 다녀보지 못해 몸이 제법 근질거리던 참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산행이나 운동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 주로 근교산 산행 위주이기는 해도 산행을 한 달에 몇 차례 정도 꾸준히 다녔다. 또 학교 친구들과 지역 청소년수련관 운동시설에서 체력단련을 하기도 했다. 그렇긴 해도 동생과 함께 가족여행을 못 간 것은 많이 아쉬웠다.

그러던 중 천지연의 혈액검사결과가 양호하게 나와 적당한 야외활동을 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되어 조심스레 한 번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천지연에게 어디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남해 바다를 보고싶다고 한다. 거의 매년 겨울이면 남쪽 지방으로 투어를 다녀서인지 남쪽 바다가 그리운 모양이다. 어릴 때부터 다닌 남쪽 바다를 열거해 보면, 부산-창원(마창진)-통영-거제-고성-사천-하동-남해-광양-순천-보성-고흥-장흥-강진-해남-진도-목포...등 제법 많이 다녔다.

지도를 보니 남해바다도 볼 수 있고 조계산 등산도 할 수 있는 순천과 여수 쪽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일단 순천 쪽으로 정한다. 아직 천지연의 상태를 장담할 수 없기에 현지 숙박은 무리이므로 순천 여수 여행은 당일 여행으로 다녀오기로 한다.

여행을 떠나는 차 안은 언제나 즐겁다. 이런 기분 정말 오랜만이다.

긴 터널이 여러 구간 있는 고속도로를 나와 조계산 산행 들머리인 순천 선암사로 향한다. 날이 흐린 것이 오늘 비가 내릴 것 같다. 기온은 겨울이 아니라 초 봄 수준이다. 순천에 다 오니 자동차 온도계가 거의 10℃를 가리킨다.

 

선암사로 향하는 길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조계산 자락이 보인다.

 

남도 삼백리 길 안내도

 

선암사 공용주차장에서 선암사로 가는 길이다.

 

큼지막한 선암사 안내도

문화재 관람료 매표를 하고 입장한다.

 

선암사는 유서 깊은 사찰이라고 한다.

 

산이름이 조계산인 걸 보면 불교적 영향이 강한 걸 느낄 수 있다.

 

조계산 서쪽엔 승보 사찰로 유명한 송광사, 동쪽엔 선암사가 자리잡고 있다.

 

영상 10℃ 가까이 올라가니 한겨울에도 계곡 물이 나름대로 힘차게 흐른다.

 

 

그 유명한 선암사 승선교 앞에 선다.

조선 숙종때 호암대사가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보물 제400호이다.

 

천지연도 유서깊은 다리를 건너 본다.

 

멋드러진 모습의 승선교

 

다리의 모습을 담으려는 사진 애호가들도 보인다.

 

 

 

강선루 밑에서 천지연

 

강선루와 승선교가 어우러진다.

 

선암사 삼인당

신라시대(862년 경) 도선국사가 축조했다고 전해지며 전남기념물 제46호인 연못이다. 

삼인이란 제행무상인(), 제법무아인(), 열반적정인()을 뜻하는 것으로 불교사상을 의미한다고 한다.

 

선암사 주위를 한 바퀴 둘러 본 다음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천지연의 컨디션이 아무리 좋아도 아직 산행은 무리다. 산행은 아빠와 나만 하기로 한다. 오늘 날씨가 많이 흐리다. 머지않아 비 또는 눈이 내릴 것 같다.

 

여기서 대각암으로 향한다. 우회전~

 

만일 위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면 장군봉을 거치지 않고 송광사로 향하는 6km 가량의 길이 이어진다.

 

높게 자란 삼나무가 인상적이다.

 

친절한 이정표

 

선암사의 모습이 멀어진다.

엄마와 천지연은 선암사 주위를 둘러 본다고 한다.

 

 

포즈 한 번 잡고^^

 

선암사 마애여래입상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며 전남 문화재자료 제157호이다.

 

대각암에 도착한다.

 

뒤로 조계산 정상 장군봉이 보인다.

 

장군봉을 향하여~

 

비로암 갈림길

 

대나무 숲 속으로 들어 간다.

선암사와 대각암으로부터 멀어져 간다.

 

개옻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 비목나무, 자귀나무, ... 등 식생이 다양하다.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른다.

 

많은 산님들이 다녀가신 모양이다.

 

꽤나 수월한 구간

 

무언가 있었던 자리

 

주능선이 보이는 듯하다.

 

조릿대가 많이 자라는 남쪽 지방의 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생이다.

 

나무가 만든 통천문인가 보다^^.

 

너덜지대가 나타난다.

 

 

절터가 나타난다. 많은 산님들이 여기서 쉬어가신 듯하다.

 

 

 

반가운 산친구

새야 네 이름이 뭐니?

 

장군봉 정상이 가까워 진다. 

 

 

산철쭉이 필 때 볼 만하겠는 걸...

 

어느덧 정상이다.

 

 

조계산 장군봉 삼각점

 

조계산 장군봉(▲884m)에 올라선다.

 

 

돌탑에 돌을 하나 쌓고 소원을 빌어본다.

 

 

조계산 주봉의 이름이 장군봉이라...

조계산이 불교적인 면이 강해 비로봉이나 원효봉, 의상봉 정도의 이름이 붙어 있을 법도 한데...조금 의외다.

 

날씨가 흐려 시계가 좋지 않다. 오늘 정상에서의 조망은 별로다.

하지만 그다지 아쉽지는 않다.

 

정상에서 굴목재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면 나오는 암반 조망터에서 주위를 바라본다.

멀리 보이는 상사호

 

아무래도 조만간 비나 눈이 올 것 같다.

 

 

 

상사호를 조금 당겨본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카메라를 넣고, 이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을 하며 버려진 맥주 캔 하나를 줍는다.

종이는 금방 썩기라도 하지만 캔은 수백년이 지나야 썩으니... 

게다가 산길 한가운데 날카롭게 찢겨져 있어서 누군가 다칠 가능성도 있다.

 

선암사 주위엔 삼나무가 많다.

 

삼림욕에도 좋다고 한다.

 

다시 선암사에 도착한다. 계속 빗방울이 떨어진다.

 

엄마와 천지연은 선암사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고 한다.

 

 

선암사 대웅전

 

선암사는 신라시대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며 고려 선종 때 대각국사 의천이 중건한 사찰이다. 임진왜란 이후 거의 폐사로 방치된 것을 1660년에 중창하였고 영조 때의 화재로 폐사된 것을 1824년 해붕이 다시 중창하였다고 한다. 안타깝게 6.25 전쟁으로 소실되어 지금은 20여 동의 당우(堂宇)만이 남아있다. 사적 제507호이다.

대웅전 앞에 있는 2기의 선암사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시대의 탑들로 보물 제395호이다.

 

대웅전 못지 않게 유명한 선암사 해우소(뒤깐-화장실)

 

 

시래기를 말리는 모습

 

조계산 산행을 마치고 다시 차에 오른다. 오랜만에 송광사에도 가보려고 했으나 천지연이 바다가 보고 싶다고 하여 해가 지기 전에 빨리 바다로 향한다.

순천만으로 출발~~

 

상사호 상부인 것 같다.

 

순천시내에 있는 죽도봉 강남정(▲101m)도 보인다.

 

갈대밭도 보이고 무리지어 있는 새들도 보인다. 

 

순천문학관 가는길

 

어마어마한 갈대의 강 위로 놓인 보도교

순천문학관 가는 길이다.

 

순천만의 상징 흑두루미 상징물

순천만 생태공원은 2008년 한국의산하 정기 모임이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오늘 날씨 때문에 순천만 생태공원에서의 조망이 좋지 않아, 더 가까이 바다를 보기 위해 순천만 와온마을 해변으로 향한다.

 

 

여기는 남해 갯벌로 유명한 순천만 와온마을 바닷가

 

얼마만에 보는 남쪽바다냐~~(약 1년 정도^^)

 

천지연이 신났다. 물론 나도^^

솔섬을 배경으로...

 

솔섬과 갯벌

이곳 일몰이 좋다고 하는데 오늘은 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순천만 안내도

 

유선각이라는  쉼터

 

무엇에 썼던 것일까? 아마 죽방렴이 아닐까?

 

바다 한가운데 솔섬이 외로이 자리잡고 있다.

 

부두 끝까지 거닐어 본다. 

겨울 바닷바람이 훈훈한듯 상쾌하다.

 

오랜만에 보는 배들도 반갑다.

 

건너편은 아마 여수 땅인 것 같다.

 

 

와온 해변에서 잠시나마 즐거운 분위기를 만끽한다.

 

이윽고 해가 진다. 우리 가족은 저녁 식사도 하고 2012 EXPO 준비가 한창인 여수의 야경 구경도 할 겸 여수로 향한다.

 

여수 돌산대교를 건너 돌산도 일대를 드라이브한다.

 

 

시시각각 조명 색이 바뀌는 돌산대교의 야경

 

여기는 오동도 들머리

 

2012 여수 세계 EXPO 홍보관

여수 EXPO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한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늦은 밤 공기를 가르며 집으로 돌아온다.

 

몇 박 몇 일 이어지는 예전같은 투어는 아니었지만, 우리 가족에겐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집에서 나와 여행을 가는 도중 조상님 산소에 들러 간단히 성묘를 하기도 하였다.

이제 곧 설이다.

임진년 용의 해라고 한다.

동생 천지연도 용띠 소녀다.

천지연을 포함한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한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린이산꾼 천지연,

청소년산꾼 천지인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