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비 봉

2009년 3월 21일 흙의 날(뫼 시산제)
날씨 : 맑고 포근 시계는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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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짐 사이 끼어든 열기는 무르익은 봄이로되
눈 앞의 산하는  마지막 어두운 빛까지 벗어내리지는 못하여 엉거주춤 3월이라.
설미친 널뛰기 기온에 꽃들이 옹알거리며 앞 다투어 피어들 나더라마는
뭔 일로 불독사까지 잠깨어 우리의 길에 끼어드느냐
정녕 미친 봄이냐?



충북 단양군 단성면의 제비봉은 충북 단양군 단양읍 서쪽에 자리잡은 충주호 쪽으로 8㎞ 떨어진 장회리에 자리잡은 산이다. 단양팔경의 절정인 구담봉과 옥순봉에서 서남쪽 머리 위로 올려다보이는 바위산이다. 유람선을 타고 구담봉 쪽에서 이 산을 바라보면 바위능선이 마치 제비가 날개를 활짝 편 모습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충주호 건너편 금수산도 단풍이 빼어나지만 바위산과 어우러진 제비봉의 단풍이 더욱 멋지다. 충주호를 비롯해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의 문화유적을 모은 청풍문화재단지, 월악산 그리고 단양팔경이 가까운 곳에 있다.


등산코스는 장회리를 출발해 정상에서 다시 장회리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5㎞·2시간). 음성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금왕- 음성- 충주- 36번 국도를 거쳐 단성 장회휴게소에 닿게 된다.






흔적 : 매표소-542봉-제비봉-시산제 지내고-얼음골쪽으로가다 다시 되돌아와-장회나루주차장



 
 
구담봉

펄떡펄떡 뛰는 마음을 호수에 띄우고 그림같은 산자락 말목산, 구담봉 사이를 돌아나가면
오른쪽엔 가은산 둥지봉, 금수산이 수태극을 그리고
옥순봉 죽순 석성같은 돌기둥들의 신선의 놀음에 덩달아 빠져 내가 가야할 곳을 잃어버리게한다.
세상에! 세상에! 이런 곳도 다 있던가?  수년 전 정신이 아득해졌던 처음의 만남이었다.
첫 눈에 뿅간다는 마구잡이 식의 표현이 어울리던 곳이 아니던가?

그 곱던 수려함이 속살 훤히 드러내며 부끄러운 치부가 드러나긴했다마는
그래도 금수강산이요, 하늘 아래 무릉도원이로다.
산을 탐하는 산하 나그네들이여!
장회나루에 선 이 황홀함을 모르시고 어찌 이 산하를 다 섭렵했다고 하시는가?
칙칙한 껍데기 다 벗어 버리고 산수유, 생강나무 노오란 대궁이 힘껏 흔드는 이 그늘에 서보시라!!





 구담봉의 오른쪽 끝 기둥 부분을 힘껏 당겼다





장회나루주차장에서 출발
길 건너서 오른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매표소가 나오고 곧 가파른 나무계단으로 오르게 된다.





말목산자락





설마교를 넘어서면 계란재





542봉 오름 계단





가고 싶은 길 먼저 당겨본다마는  건너편 능선에 돌출된 바위 쓰윽 당김





회장님은 시산제에 필요한 각종 소품(?)들을 한 배낭 지고 오르신다
막걸리 한통이라도 지고 가려고 배낭을 비웠는데 나에겐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았다
선량한 일꾼이 많은 탓이다.
빈 배낭 덕분에 어깨쭉지에서  날개가 나오다





아담한 봉우리를 내려다본다





기암 사이로 끈질긴 생명은 그대로이고





542봉 가는 길은 제비처럼 날지 못하는 이상 저 계단을 올라야한다





샴쌍둥이를 보기 위해 잠시 이탈했더니 능선으로 이동중인 산님들이 보인다





샴쌍둥이





맨 뒷 줄 금수산 그 앞은 가은산 둥지봉





오성암 가는 능선





유난히 분재송이 많다. 바위 혼자서 아무리 바둥거려도 절경이 되지 못하고 진경이 되지못한다.
바위, 나무, 물이 힘을 모을 때 신선의 자리를 이룬다.





월악산









1시간 만에 제비봉





뒷줄 소백산이다





시산제를 위해 시루떡을 배낭에 묶어 올라 온 이진욱대장 멋진사나이!

무겁게 지고 올라 온 정성을 돌아보시고
귀한 시간 쪼개어 마음 드림을 받아주소서
우리의 소망 담아서 예를 올리오니 받아주소서





제비봉에서 바라보는 금수산 앞줄은 말목산









한 해의 무사고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
산악인의 선서

-.산악인은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정열과 협동으로 온갓 고난을 극복할뿐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 되어야 한다.

 -.아무런 속임도 꾸임도 없이 다만 자유와 평화 사랑의 참세계를 향한 행진이 따 름이다...... 
                                      
(노산--이은상)






두루마리로된 축문 낭독
하나가 되고자 산에 오르는 저희가 바라오니 무거운 배낭을 둘러맬 우리의 어깨가 굳건하도록 힘을 주시고...





하산길에 분재송









맞은편 산릉에서 바라보니 올랐던 길을 다시 되내려가는 산님들의 모습이 들어온다.





내림길 풍경





내려온 암봉 돌아보고

희미하지만 오랜 족적을 더듬어 이 길에 들었다.
이 길 숨기고픈 마음은, 곧 아끼고픈 마음이다.
더듬더듬 더듬어 조심스레 발밑을 살피며 나아간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곳 그곳에 이르면 문득 발 아래는 아득해진다.

날개를 단 몸이라면 저 아래 능선까지 날아가보련마는 사람의 성정으로는 불가피한 짓
낙엽이 우북한 길을 미끄러질 듯 내려서다 만나는 웃뜸엔 새로운 길이 열린다.
내가 만나는 새로운 길인 것이다.
어제 이 길을 걸었던 님이 있다할지라도 내겐 전혀 새로운 길인 것이다.
늘 묵은 것에 익숙해 만족하던 마음이 오늘만은 전혀 낯 선 길 위에서 가슴은 벅차다.
가슴 속에 기분 좋은 공기가 차오르면 마음의 비행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문득 멈추어 선 바위가 된다





입석이 있고





아름다운 구담봉을 돌아나가는 물길





당겨보니 계단길을 내려가더라.





반대편에 산님 당겨보고





이런 바위도 있고









 계단 뒤로 들어서는 월악산
멋진 곳일수록 그 자리에서보다 한걸음 물러나서 보는 것이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게된다.

또 하나의 사랑이 내게로 왔습니다.
잠시의 머뭄을 끝으로 그대를 떠나가지만 가슴속에 새겨지는 분명한 사랑입니다.
아픈 주홍글씨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새겨지는 글씨가 될 것입니다.
어쩌면 꿈속에서도 자주 만날지 모를 그 길을 깊이 새겨둡니다.






단양으로 돌아나가는 36번도로





아껴두는 길을 내려다보고 들머리는 눈여겨 보아두었다가 훗날에 실행할 것이고.





태극기 매단 유람선 지나가고





멋진 단애는 그 길에 들고 싶게하는 유혹의 몸짓이다.





말목산 자락 조금당겨서
말목산 태풍 나리가 성성하던 날 저 곳에서 붕붕 날아갈 뻔했었지.









유람선 선착장으로 가서









가뭄에 드러난 속살





귀가 중 박달재에서





시랑산 박달재에서 그들의 사랑을 훔쳐본다.


* 시산제를 위하여 준비는 물론이고 모든 의식절차에 애써주신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들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믿음이 달라 절은 올리지 않았지만 한 해의 안녕을 비는 마음은 누구나 품는 마음이요. 바람입니다.
늘,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길이어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