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재약산

1:25,000지형도=  남명. 상북

2010년 10월 23일 토요일  구름많음(8.2~23.1도)   평균습도74%   일조시간1.6hr   평균풍속0.7m/s    일출몰06:38~17:40

코스: 태봉마을10:30<1.5km>죽전마을<1.5km>죽전고개<3.3km>수미봉<1.0km>천황재<3.4km>내원암<1.3km>상가 주차장17:00
[도상12.0km/ 6시간 반 소요]

 

지형도

 

개요: 낙동정맥 능동산에서 서남쪽으로 분기해 내려간 천미터대의 고봉준령들 중에서도 재약산 사자평은 전국 최대의 억새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 늦가을이 되어 서부알프스로 통하는 재약산능선의 사자평에 올라 광활하게 펼쳐진 새하얀 억새밭 한가운데에 서보면 가히 영남알프스가 자랑하는 남한최대 억새군락지 명성을 실감하게 된다. 또한 재약산에는 계곡 암반 사이로 형형색색 수놓아진 단풍이 빚어내는 層層丹楓을 재약 8경 가운데 제5경으로 꼽고 있다. 재약산 억새의 아름다움을 일컫는 廣坪秋波가 제6경으로 꼽고 있음에, 이곳 단풍 역시 결코 억새 못잖다.

 

 

단풍과 능선의 억새가 자아내는 기묘한 조화 덕분에 재약산의 가을은 여느산과는 다른 독특한 풍취를 자랑한다. 시월 중순 들어 단풍 물들기 시작하고 능선에 억새의 새하얀 품새가 피어나는 이 맘 때 시월말에 이르면 발걸음 옮기는 곳곳마다 등산객은 황홀경으로 빠져든다. 영남알프스 가운데서도 재약산코스는 광활함의 신불평원에 비해 아기자기하면서도 훨씬 더 화려하다. 그래서 억새마니아들은 재약산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재약산은 신라 흥덕왕의 셋째 왕자가 병을 고치기 위해 전국 약수 찾아 다니다 이곳 약수로 완쾌되어 크게 기뻐한 산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약산은 필봉~사자봉~수미봉~관음봉~문수봉~재약봉~고암봉~향로봉 등의 천미터 대  봉우리 여덟 개가 부채살처럼 펼쳐진 형상이다. 한 때는 화전민들의 텃밭이기도 했고 여순반란사건 때는 빨치산 본거지이기도 했던 이곳 팔백미터대 백이십만평의 광활한 초원지대에 자리잡은 은빛물결 사자평을 최고로 친다. 그러나, 재약산 직전고개서 고사리분교터에 이르기까지의 대초원 습지대 억새밭은 타지역에 비해 유난히도 하얀색조로 피어올라 황홀경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천년고찰 표충사를 품고 있는 계곡수들은 한결같이 낙동강으로 향한다.

 

시전천으로 빨려드는 표충사 상류가 되는 금강동천과 금강서천

 

가는길: 원동역에서 배내골가는 버스로 갈아타면 태봉마을이 종착점이다. 태봉마을에는 언양에서 배내고개 넘어온 언양버스가 대기하고 있어 죽전마을까지 편승할 수도 있다. 죽전고갯길 들머리엔 안내판 있고, 한시간 쯤 치오른 죽전고개 [←향로산6.4km/ 사자봉4.35km. 수미봉3.26km→]이정표는 남북을 가리킨다. 그러나 곧장 고사리분교터로 내려가는 지름길 소로 있는 바, 이 코슬 따르게 되면 재약산 억새 황홀경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산복도로같은 임돌 만나면 왼쪽으로 진행해서 내려가야 [진불암가는길↑]삼거리에서 위로 향할 수 있다.

 

 

진불암 갈레길 이후론 급경사 연속이긴 해도 목재데크 놓여 별 탈 없이 정상 정복 가능하다. 고스락 넘긴 하산길은 울퉁불퉁 돌길이지만 완경사로 이어지고, 사자봉 마주보며 내려가는 동편 계곡은 주암계곡이다. 그쪽 방면으로의 능선길 삼거리에도 이정표는 높이 솟았고 하산길은 억새물결로 출렁거린다. 털보산장에서 식음료 팔고 있는 천황재는 쉼터로 손색없고 [ ←천황산1.0km/ 배내골↑ / 내원암(표충사3.4km) ↓/재약산1.0km→]이정표는 이방인 길잡이로 충분하다. 여기서 사자봉(천황산)으로 올라 필봉으로 내려가거나 금강폭포를 향해도 무난하다.

 

 

표충사엔 볼거리 풍부하긴해도 입장료를 삼천원이나 받고 있어 부담된다. 그리고 표충사 원점회귀산행은 먼지 폴폴날리는 인파속을 헤집어야 하는 번다함이 있다. 필자 경우처럼 아침기차(부산역07:50)로 출발해서(클릭!!!11월 1일자로 열차시간변경: 부전역06:50/ 부산역08:30) 원동역에 내려 배내골 버스타고 죽전고개 혹은 주암계곡으로 올라가면, 재약산 진수 즐기기에 충분하다. 밀양으로 빠져나갈 때엔 버스편을 이용해야 하므로 밀양터미널에서 한 참 떨어진 기차역보담은, 곧장 한시간 간격 부산행으로 갈아타면 수월하다. (아래그림, 버스시간표 참고하시길..)

 

죽전마을 들머리

 

죽전고개

 

죽전고개서 본 배내고개~간월산

 

고사리분교 갈레길

 

수미봉 오름길에 본 코끼리봉

 

..

 

수미봉에서 본 사자봉

 

수미봉에서 본  주암능선

 

수미봉에서 본 신불산

 

뒤돌아본 수미봉

 

 

천황재

 

 

 

 

노선버스 시간표

 

산행후기: 꾀꼬리봉 산행을 경험으로 열차산행 함 하쟀더니 십여명 모였다. 숙녀 한 분은 사과 전화 한 통 없이 나타나지도 않고 확인전화도 받질 않아, 아직도 예약 후진국임을 절감해야만 했던 출발 때의 언짢음은 억새 황홀경에 금방 묻혀버렸다. 그 전, 태봉에서 죽전길로 향하는데 언양행 버스 보여 무조건 손 번쩍 들어 좀 태워달랬더니 일키로도 안되는 짧은거릴 정상 요금 다 내란다. 정보 습득차원에서 올라탔으니 어쩔 수 없긴 한데.. 얘기하느라 죽전마을 놓쳤다. 승객 한 분 가르침 없었더라면 주암까지 갈 뻔 했다가 부랴부랴 내려선 왔던길 되짚었다.

 

 

죽전고개서 수미봉가는길은 올이 첨이다. 습지 평원에 솜털구름으로 휘날리는 가녀린 억새군무.. 역광속에 하늘거리는 은빛물결 황홀경은 어찌할 바 모르겠다. 여기서 마냥 서성거릴 수만도 없고 그냥 두고 가기엔 너무도 아까운 광경이다. 동영상속으로 집어넣긴 하지만 살랑거림의 미풍도 카메라 속으로 들어가면 빠그락거림의 잡음으로 변질될 것이다. 키큰 화왕산의 것과는 전혀 다른, 드넓은 산상초원 황금물결 신불억새와도 딴판으로, 유난히 하얀색으로 도드라진 솜털구름같은 평온함이 분지 초지에 질펀하다. 은빛 큰키로 출렁거리는 은갈색 기름새군락도 한자리 차지했다.

 

 

버스타면 관광기분 들고 기차타면 여행기분 들어서일까. 중식자린 초호화 뷔페식이다. 오랜만의 그룹산행 장점에 다들 즐거워하는 모습들이다. 워낙 질펀했던 중식 탓도 있었겠지만 사자평 억새는 황홀경에 있어, 고사리분교자락에 훨씬 못미친다. 해서인지 다들 눈앞의 사자봉은 담 기회로 미루고 천황재에선 곧장 내원암으로 내려가잰다. 표충사 빠져나올 무렵 앞 선 팀 상가주차장으로 내려오라 콜이다. 상가선 닷시반 출발이고 매표소앞에선 엿시출발차 따로 있다는 것이다. 터미널 근처엔 돼지국밥집들 많아도, 우린 유명집 피해서 갔더니 대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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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3일 토요일 배내골에서 표충사로..


music: Narciso Yepes - Recuerdos De La Alhamb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