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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마무리 4박 5일 영남 투어 - ▲④능동산, ▲⑤천황산(사자봉), ▲⑥재약산(수미봉)



산행일시: 2010년 8월 25일 수요일
산행팀원: 천지인 가족(주능선 산행은 아빠와 나)
산행코스: 배내고개-능동산(▲981m)-샘물상회-사자봉(천황산▲1,189m)-사자재(천황재)-수미봉(재약산▲1,108m)-사자평
             -고사리분교-층층폭포 갈림길-작전도로-표충사


어제 간월산-신불산-영축산 환종주를 마치고 휴양림으로 돌아와 늦게 잠이 들어 늦게 일어났다.
야영이었지만 잠자리가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좋은 공기 마시며 잠을 자서 그런지 몸은 개운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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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흐려지고 있다.
먹구름이 계속 모여들고 있다.
늦은 아침을 먹자마자 한 바탕 소나기가 쏟아진다.
우리는 텐트 안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오후 1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비가 그친다.
그렇다고 맑게 개는 것 같지도 않다.
언제라도 다시 쏟아부을 기세다.
오늘 산행을 해야하나 잠시 고민하다 다음과 같은 결정을 한다.
종주 산행은 아빠와 나만 하고, 엄마와 동생(천지연)은 배내고개와 능동산 구간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우리의 하산 예정지점으로 오는 것이다.
오늘 날씨가 좀 속 썩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휴양림을 나와 배내고개로 차를 타고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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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내고개에 운무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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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행 구간은 아빠와 나 모두 초행구간이다.
짙은 운무로 시야가 좁아 산행하는 것이 힘들 것 같다.
게다가 산행 출발시각도 많이 늦은 편이다.
벌써 오후 2시가 넘었다.
큰 산을 다녀오기엔 사실 좀 늦었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팀을 나누어 배내고개에서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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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내고개에 있는 간이휴게소 할머니께서 오늘 산에 오른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하신다.
아, 오늘도 우리들만의 조촐한 리그구나!
아무튼 능동산을 오르는 계단에 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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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 능동산 정상(▲981m)에 오른다.
우리는 혹시 가지산 쪽에서 오는 산님들이 있나 살펴보지만 우리말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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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엄마와 통화를 해보니 지금 그 곳(배내고개 부근)은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 곳은 아직 가랑비 정도만 내리고 있는데...

다시 길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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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능선에 올라섰으니 급한 불은 끈 것 같은데 앞으로 가야할 길이 짧은 편이 아니다.
쇠점골약수터와 능동2봉을 지난다.
능선길이 임도와 나란하게 이어지는 것 같다.
예전에 유명산에서 대부산 쪽으로 내려갈 때 능선을 따라가다 수시로 임도와 만나는 걸 보고 좀 많이 허탈했던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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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름이 여기저기에 소나기를 쏟아 놓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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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한참을 가다 보니 중장비 소리가 들린다.
이런 안내판도 보인다.
케이블카 공사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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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작은 포크레인도 보인다.
2012년 정도면 이 곳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단다.
밀양시에서 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산꾼의 작은 바람이라면 그나마 주변 환경을 적게 훼손하면서 케이블카가 건설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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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더 가니 커다란 평원이 나온다.
지도를 보니 오른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천황산이고 왼쪽에 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재약산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여기에 오기 전에 좀 알아보니, 천황산이 사자봉이고, 재약산이 수미봉이라고 한다. 거기에 천황산이라는 이름이 일제의 잔재라는 논란도 있다고 한다. 정리해보면, 얼마전까지 천황산과 재약산이 분명히 다른 산으로 불려져 왔는데, 비교적 최근에 기존의 천황산을 재약산 사자봉으로, 기존의 재약산을 재약산 수미봉으로 정하자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확실한 홍보와 정비로 산꾼들에게 혼동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직 이 구간의 이정표들은 천황산이란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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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약산 수미봉(▲1,10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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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약산 사자봉(명칭 변경 전 천황산으로 불렸음 ▲1,189m)
2010년 8월 현재 기준으로 보면 '사자봉=천황산'이라 생각하고 이정표나 안내판을 이해하면 된다.
왜냐하면 아직 통일된 명칭 정비가 되어 있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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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산장(샘물상회)에 오니 까무잡잡한 개 한 마리(이름: 깜둥이)가 우릴 보고 짖어댄다.
잠시 후 아주머니 한 분이 나타나신다.
오늘 산꾼이 좀 있냐고 물으니, 못 봤다고 하신다.
배내고개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만난 사람은 아까 케이블카 공사현장에서 포크레인 기사 아저씨와 샘물상회 아주머니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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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1,058m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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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한 그릇이 사실 당기긴 했지만, 시간이 늦어져 식수만 보충하고 사자봉이라 칭하는 천황산으로 오른다.
비교적 완만하게 사자봉으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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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골 갈림길<천황산1.4Km/얼음골1.9Km/가지산(석남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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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마을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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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봉 정상이 가깝게 보인다.
다시 구름이 모이는 것 같다.
아빠가 비가 오기 전에 준비해간 간식을 먹자고 하신다.
사자봉이 가까운 바위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었다.
엄마와 간단한 통화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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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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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봉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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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봉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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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천황산이라는 정상석이 그대로 서 있다.
천황산 사자봉이든 재약산 사자봉이든 사자봉은 사자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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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몇 장 찍으니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후두두~~~
순식간에 다 젖었다.
물론 배낭은 커버를 씌웠기때문에 중요한 것들은 무사하다.
비 맞으면 가장 불편한 것 중 하나가 신발과 양말이다.
비닐을 이용한 생활의 지혜도 있지만, 좀 귀찮다.
'비가 좀 그치면 양말을 갈아신든지 그냥 좀 짜서 신든지 해야지'하는 생각으로 그대로 진행한다.
아빠는 비가 오는데도 사진을 찍으신다.
카메라를 2개 준비해서 다니는데, 하나는 똑딱이 디카이고 하나는 좀 작은 크기 DSLR이다.
이 중 하나는 지난 번 대암산 산행에서 굴러 떨어진 것을 다시 되찾은 카메라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각각의 카메라를 사용한다.
나도 산행하면서 가끔씩 사진찍기를 한다^^. 

그런데 사자봉에서 수미봉 쪽으로 가는 길은 암능도 제법 보인다.
무언가 소망을 담은 작은 돌탑이 참 많다.
여기서 잠시 지금은 거의 잊혀진 누군가를 위한 소박한 의식(?)을 치렀다.
계속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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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바위라고 불리는 바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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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계속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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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속에서 물이 왔다갔다 하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중간 중간 양말을 벗어 물을 짜낸다. 약간의 효과는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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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봉 아래 간이 휴게소가 두 개 보이는데 모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많이 찾는 성수기에만 영업을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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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고지 사자봉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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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재(천황재) 털보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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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재(천황재)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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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하는 사람이 우리 말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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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봉 아래는 정말  드넓은 평원(사자평)이다.
오늘 비와 운무 때문에 시야가 넓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크기가 크다는 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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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갈림길이 있는 안부에서 재약산 수미봉을 향하여 다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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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 보지만, 운무가 가득하여 수미봉이 어디인지 보이지 않는다.
길의 흔적을 따라 방향을 맞춰 걸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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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 속을 헤치고 가니, 암봉이 몇 개 나온다. 하나 하나 재약산 정상석이 있나 확인해 본다.
날씨가 맑으면 바로 수미봉 정상을 보고 찾을 수 있는데, 수미봉 거리 표시 이정표도 좀 부족하고, 짙은 운무로 시야가 좁으니 일일이 봉우리를 확인할 수 밖에...
비오는 날 암봉을 오르내리는 것이 조심스럽다. 암봉 한 쪽은 절벽이다.
몇 개의 작은 암봉에서 정상석을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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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봉우리가 아닌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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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봉우리도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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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 또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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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아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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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쪽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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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수미봉 정상이 아닌가 보다'하고 운무가 순간적으로 옅어질 때 주위의 다른 봉우리의 높이를 보고 그 쪽으로 가본다.
갈림길 표지가 나오는데 수미봉 표시가 없다. 수미봉을 지나친 것인지 방향이 잘못된 것인지 잠시 고민해 본다. 
여기서 고사리분교 쪽으로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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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후 또 다른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 기운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 저기가 정상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확인해보니 재약산 정상석이 있는 수미봉이 맞았다.
수미봉을 찾느라 시간과 발품이 제법 들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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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오후 6시 반이 넘었다.
날씨가 비가 오고 흐리니 어둠이 좀 일찍 찾아올 것 같다.


간식 하나를 먹고 서둘러 하산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하산을 어디로 하느냐하는 점이다.
정상석이 있는 주위에는 <표충사/천황산>을 가리키는 이정표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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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사자봉 아래 쉼터에서 쉬면서 하산 예정 코스를 우선 배내골 근처 죽전이란 곳으로 정했는데, 여기선 죽전을 가리키는 안내판이 보이지 않는다.
이 때 아까 정상석을 찾느라 여기 저기 다니다 갈림길 이정표를 하나 보았는데 거기에 손으로 쓴 죽전이라는 글씨를 본 기억이 나 아빠께 말씀드리니 그 쪽으로 가 보자고 하신다.

주암계곡과 같은 방향에 죽전이라는 손으로 쓴 글씨가 보인다.
일단 방향을 정하고 꾸준히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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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선 주암계곡도 죽전이라는 글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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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나침반의 방향을 놓고 볼 때 일단 사자봉 쪽으로 가다보니, 곁길로 죽전으로 빠지는 작은 안내판이 하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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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곧 어두워질 것 같아 랜턴을 켰다.
그런데 이 길은 길이 좀 이상했다.
분명 길의 흔적이 있지만 폭우로 망가진 계곡과 함께 나란히 가는 그런 길이었다.
중간에  콘크리트로 만든 작은 다리가 끊어져 철근이 길게 노출된 광경도 볼 수 있었다.
다리가 끊어져 있으므로 계곡을 직접 건너기도 했다.
왠지 방치된 길이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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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져 흉물스런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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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지나니 넓은 억새밭에 다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빠가 수미봉 동쪽 사자평 억새밭 어디쯤에 와 있는 것 같다고 하신다.
아마 이 근처에 안내판이나 이정표가 있지 않을까 하신다.
랜턴으로 주위를 수색해보니, 과연 길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이정표가 보였다.
기본적으로 <사자봉,수미봉/고사리분교/향로산> 표시가 있었고, 손으로 써서 추가한 <죽전, 배내산장> 보조 표시판이 있었다. 죽전 쪽은 거리 표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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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죽전 방향으로 가려고 하니 키 큰 억새를 비롯한 각종 수풀이 길을 완전히 점령해버린 것 같다. 랜턴으로 주위를 좀 살펴 보니 쉽게 통과할 만한 구간이 아니었다. 혹시 이 억새밭에 데크탐방로가 있나 찾아 보았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억새밭에 신발이 거의 잠길 정도로 물이 차 있다는 점이다.
오늘 거의 하루종일 비가 내린 날씨였으니......
진흙처럼 푹푹 빠지는 곳도 있다. 한마디로 늪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이정표와 나침반으로 죽전으로 가는 방향은 알겠지만, 이 어둠 속에서 늪지 같은 불분명한 길을 헤치며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또 하나 난감한 일은 여기서는 엄마와 통화가 안 된다는 것이다.
아까 사자봉 오르기 전 통화에서 어지간하면 죽전으로 내려간다고 했으니, 엄마와 동생은 그 곳에 가 있을 지도 모르는데...
여기서 아빠와 나는 하산지점을 변경하는 결정을 한다.

지도를 보고 고사리분교 방향으로 가다 표충사로 내려가는 것으로 정한다.
왜냐하면 고사리분교 방향이 그나마 길의 상태가 분명한 편이었고, 표충사는 제법 이름 있는 사찰이므로 그 쪽으로 가야 아마도 휴대폰 통화가 되는 지점이 더 많을 것이기에 엄마와 동생과 빨리 연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야영을 하느라 충전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빠의 휴대폰 배터리 잔량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행히 내 휴대폰 배터리는 아직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또한 아빠는 표충사로 하산해야 엄마가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차를 운전해오기도 조금이나마 편할 것이라고 하신다.

약간 빠른 걸음으로 고사리분교 쪽으로 내려간다.
돌로 정비된 계곡을 몇 번 건넌다.
재약산 산들늪 관람데크 시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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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불암 갈림길도 나타난다.
드디어 표충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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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내려가니 작전도로와 층층폭포 갈림길이 나온다.
두 갈래길 모두 표충사로 향하는 길이다.
우리는 신발이 많이 젖어 있으므로, 덜 미끄러운 작전도로를 따라 표충사로 향한다.
그런데 이 작전도로는 어젯밤 신불재에서 휴양림으로 내려오는 그 길보다 더 지루한 길이었다.
지나칠 정도로 완만하게 산을 내려가느라 거리가 너무 긴 것이다.
대충 지그재그로 고도가 적당히 떨어졌으면 좋겠지만 이 길은 정말 완만하게 내려간다.
내림길이라기 보다 트래버스하는 길처럼 느껴졌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랜턴에 의지하여 길고 긴 작전도로를 내려온다.
언젠가 TV에서 본 다큐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아빠와 나는 티벳을 넘어가는 차마고도에 있는 느낌이었다.
작전도로 위 아래가 모두 절벽과 같은 곳도 지난다. 왠만한 암장보다 더 웅장하고 아찔한 암벽도 희미하게 볼 수 있었다.
희미하지만 우리가 가진 랜턴으로 그 정도는 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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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 것은 이 작전도로에서는 휴대폰 통화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엄마는 목적지를 표충사로 맞추고 출발하셨다고 한다.
비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
긴 긴 작전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동안 아빠와 나는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자꾸 궁금한 것이 떠올랐다.
어느덧 멀리 가로등 같은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불빛이 보여도 이 완만한 작전도로는 한참을 가서야 그 불빛을 확인시켜 주었다.
표충사 근처에 오니 이런 철문이 나온다. 작은 쪽문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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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들이 보인다.
버스 정류장도 보인다. 밀성여객 버스가 한 대 들어온다.
밀양시 관광안내도도 보인다.
곧이어 엄마가 운전하시며 온 우리차가 나타난다.
아무튼 우리 가족 이렇게 다시 만났다.
시계는 밤 9시를 가리키고 있다.

숙소인 신불산휴양림으로 되돌아가 라면과 밥을 메뉴로 마무리 식사를 하고 텐트 속 잠자리에 들었다.
아빠 엄마는 오늘 산행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추억으로 남을 산행이 될 것이라고 하신다.
해 떨어진 산, 우중 산행, 불분명한 길, 초행길...모든 산꾼들에게 조심해야할 요소들이다.

<급하면 돌아가라>

오늘은 이 말씀이 좀 맞는 말씀 같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참 많이 걸었다^^.
나는 잠자려고 하는데 아빠 엄마는 내일 산행을 위해 비에 흠뻑 젖은 등산화를 말리고 계신다.


초행길 원정산행은 철저한 준비와 현장에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음 산행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천 지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