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산 오름길에 밀양쪽 산그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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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골매표소-천황사-가마볼폭포-칼날능선-샘물상회-천황산-재약산-진불암-고암봉-문수봉-관음봉-표충사



 

일주일 내내 영알의 한조각을 꿰맞추기 위해 끙끙거립니다. 그냥 얼음골로 들어가서 흑룡폭포 경유 표충사로 나와버려?
아니지 꼼수를 가지고 노닥거리다 답안지 1 필봉으로 올라 사자, 수미 찍고
진불암, 문수봉, 관음봉 더듬다가 내려서자고 반결정하고나니
예습은 그닥 어렵지 않은데 오랜만에 들러 본 S님의 카페에서 본의 아니게 한 건수 낚아훔쳐보게 되었으니...

필봉 예습은 급기야 물거품이 되고 칼날을 향한 꿈은 짧은 잠 속에서도 칼이 되어 이리저리 머리 속을 헤집고 다닙니다.

무심한 아침은 밝아오고 영알을 향한 장도에 오르게됩니다. 오늘은 2인분입니다. 그대와 나.

강남이는 고속국도만 골라 거침 없이 휙휙 내질렀는데도 4시간이 지나서야 얼음골에 도착합니다.

얼음골 매표소 공짜 아닙니다. 어른 한사람 당 거금 천냥입니다. 30인 이상이면 1인 700원
매표소 통과 잘 가다가 천황사를 버리고 가마볼폭포로 떼거리로 갑니다. 허걱@@@
여차여차저차저차해서 다시 천황사를 돌아 오르는 길에 붙이고서야 몇몇이 가마볼로 숨어듭니다.





 얼음골 주차장에서





산내천





천황사 좁은 뜰을 가로 질러 오른쪽은 일반등산로
왼쪽은 가마볼폭포 쪽으로





암가마볼폭포





폭포 상단부





숫가마볼 ㅎㅎ 폭포의 눈물





가마볼에서 되돌아 나와 계단을 오르내리다 왼쪽으로 눈여겨 보면 길이 열린다
보물을 숨겨 놓고 길 없다네. 염려했던 일행들은 오른쪽으로 모두 흘러가버리고.






용아 B로 칭하는 암봉들의 시작





진경산수화





한폭에 다 들어오지 않으니 나누어서





남명리 일대





백운산에서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산릉





얼음골이 있는 남명리는 이판사판 공사판





16:9에서 4:3 화면비율로 전환





이러나 저러나  아름답긴 매한가지
산을 들락날락거려도 단풍과 때 맞추기는 어렵다. 너무 이르거나 너무 낡았거나 그런데 오늘은 아주 적당함에 당첨된 날이다





오름길 왼쪽 닭벼슬 능선





아름다운 강산
이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먼길 행차한 본전은 뽑았다. 걷는듯 마는듯 너덜겅에 붙은 시선은 연신 감탄사를 남발한다
너덜겅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암릉과 알록달록 단풍과의 조화가 기막히기 때문이다.





누가 나무더러 거기 뿌리 박고 서라 했나? 무심했던 세월이 미안했다. 아프게 바위를 뚫어야했던 나무야
그 아픔 핏빛 혼곤이더냐. 거기 선 나무들아 내 가슴 들뜨게한 기쁨 못이겨 박수를 보낸다. 우뢰 소리가 무색할 박수를.





봄산은 아래에서 위로 달아 오르고 가을산은 위에서 아래로 뚜벅뚜벅 걸음으로 내려선다
캔버스에 물감을 찍어낸들 이보다 더 화려할 순 없다. 자연의 색감은 인공의 빛이 아니라
태초의 빛이다. 빛이 있어 색이 있다. 숲은 이미 숲이 아니라 마술같은 공간으로 채워진다.





오름길 내내 코를 박고 네 발 달린 시늉하다 만나는 쉼터 하산길로는 부적합하다.
내 묵묵히 코를 박는 것은 하늘의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아름다운 선물에 대한 보답은 어떠한 것이든 치루어 낼 마음이 있었기에
길이 일어서던, 앉던, 눕던, 어떤 형편에 처하던 달다. 길은 매워도 마음이 달다. 


 

사자평으로 오르는 관문에서


 

재약산 수미봉과  사자고개 사자봉
이제 사자의 등을 지그시 밟고 억새의 물결에 몸을 맡길 차례이다. 억새가 흔들리면 나도 따라 흔들리고 억새가 노래하면 따라 노래하고
나도 저 등성이에선 한줄기 억새가 될터이다 느긋한 등줄기가 노곤함을 불러오지만 쉬지 않고 그대 곁에 닿으리라





결실
겨울에 숨겨둔 보석같은 차가움과, 풀향 풀풀나는 봄의 숨결과, 허리가 끊어질 듯 자지러지게 울어대던 쓰르라미의 눈물이 모여
이렇듯 아름다운 빛깔을 매달고 섰다. 내 결실도 저리 아름다워야함인데...





보일락말락 한 것에 대한 애틋함이 모여있다. 내 안의 어두움이 그런 것들에 대한 애착을 갖게하는지 모른다
보이지 않으면서 느끼게하는 것들 산과 산 틈에 숨은 그리움이 큰 까닭이다





간월, 신불, 영축, 시살등, 오룡으로 흐르는 산릉





억산, 함화산,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산릉과 아래는 산내면




지칠만큼 붉게 타오르는 가을빛은 혼절할만큼 아름답기도 하다. 우리의 인생에도 저토록 아름다운 부분이 있었을까?
자문에 빠져 근원을 들쳐보니 아무래도 없었던 듯 그저 밋밋한 맛 뿐이다. 아픔이 없기 때문이었던 것일까?
스스로 쓰는 내 삶은 굴곡이 없었다. 그만큼 나를 편안에 던져 둔 게으름의 단상이기도 하다

 


 







산머리는 붉고





은빛물결은 어느새 하얀머리 풀고 길게 누운 사자가 되어 느린 호흡으로 가을을 붙잡아 두려한다





나무계단의 간격이 너무 좁아서 ㅠㅠ





표지석 바라보면 병든 몸 이끌고 천황 앞에서 사과를 먹던 샘물산장지기 털보아저씨가 떠오른다.
2007년 그는 이미 다른 세상으로 갔다는데. 내 기억속에 그는 살아있다.





능동산은 낙동정맥 재약지맥의 분기점이다



 

가을소풍





재약을 배경으로




바위전망대





저어기 볕 좋은  바위에 앉아  세월을 붙잡아 두고 계곡마다  흐드러지는  가을도 붙잡아  그 놀이에 빠졌으면...





또 한 번의 완벽 재현이 될 것인지?
하늘 좋고, 시계좋고, 단풍좋고, 풍광좋고, 단 1%의 흠을 찾아라





숨고를 틈도 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어느새 내 머리끝 희어지고
인생은 파도에 밀리는 몸과 같으니 밀리지 않으려 애쓰다보니
어느 듯 해저문다.





사랑합니다. 그  마음 수도 없이 흘리고, 또 흘리고





재약을 향해 사자고개에 내려선다





재약산 오름에서 돌아보면 편안히 누운 사자와 샘물상회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재약의 흘러내림





신비의 경지









표충사쪽으로





사자봉의 황홀경





진불암가는 길 바위전망대에서
뒷 배경은 코끼리봉
화려한 단풍 위로 고개 내민 문수봉과 아래 관음봉이 함께 춤을 춘다





진불암 가는 길에 숲을 벗어난 산신각이 보인다





60년대로 거슬러 가는 풍경 진불암





고암봉
진불암은 들어왔다가 되돌아 나가야한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숨어들어야 문수봉 길이다





문수봉 접근해서





한줄기 소리 없는 바람같은 걸음의 소유자





관음봉으로 가는 길





문수봉 표지목 고맙다




문수봉에서의 조망은 황홀하다 혼곤히 빨려드는 가을빛에 빠져 내가 어디 섰는지 모를 지경이다





차마고도같은 벼랑의 길





관음봉





관음봉에서 바라보는 문수봉과 수미봉





코끼리봉과 재약봉 아래 협곡은 층층폭포와 흑룡폭포를 품고









표충사
산은 차의 길을 돌리고, 물의 길을 돌리고, 내 시선을 돌리고, 요염한 여인네 치맛자락처럼 너울거린다





들여다보고





관음봉 내려서서 올려다보다





위용
차마 무엇이 어떻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가? 내 심장을 출렁이게하는 산의 몸짓은 내가 보아 온 것들이 아니었다
왜 ?
사랑할 수 밖에 없는지 아무리 말로 지껄여도 수고일 뿐이다. 단 한 번의 몸짓 만으로 사랑 받을 의미를 갖게되는 것이다
재약의 산둥치를 사랑한다고. 거기에 모인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고 감히 고백하는 순간이다.





이 하나 만으로도 멋지다
두고감이 서운하지만 다시를 살며시 던져두고 돌아서다
제법 사나운 길 살살 달래며 내려선다





휴유~ 힘들겠다





필봉









표충사 경내에서













빛 고운 가을산사





감밭산과 필봉 사이 매바위





무료주차장에서 바라보는 마지막 그림

구슬이 지천으로 나뒹군다한들 꿰지 않으면 함부로 보배라고 말할 수 없었다.
한 여름에 얼음이 어는 얼음골도 보배지만 그 얼음골에 숨은 절경 이제야  알았고, 코 닿을 듯 날 세운 길이  고마웠고
세월을 앞세운 몸이 화살같은 속도에 편승해서 하늘에 연날리 듯 가볍게 걸어줌도 고마웠고
사자봉 게으름을 왜 천황이라하는지 아리송하지만 사자의 게으름도 고마웠다.

사자의 콧등이 잘 생긴 코쟁이들의 우뚝한 코 처럼  깍아지른 듯 했다면 내 다리가 힘들어 하기 전 허파가 터져버릴지도 모르지만
가만가만 드러누운 사자의 몸짓을 휑하니 가로질러 수미에게 안기는 그 품도 정겹기는 매한가지
아! 오늘 스러질듯한 진불암에 들어감도, 문수봉, 관음봉의 정수리를 지그시 눌러봄도 너무 좋았어

사자봉의, 수미봉의 거울은 문수봉이었어. 문수봉의 차마고도와 같은 코끼리, 재약봉 사이의 협곡의 거울은 관음봉이었어
누가 가르쳐 주기 전 나는 이미 거기엔 비밀스런 산거울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어.
이러다가 이러다가, 자꾸만 여기 이 골짜기들에 푹 빠질지도.
이젠 내가 나를 책임 못지면 어떡허지??
그땐 내 꿈을 이루기 작전에 몰입해 보는거지 머. 아무도 모를거야 내 꿈.
차암! 산 너는 알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