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행일 ;2004.11.21

나는 근교 산 가는것 좋아한다. 교통 체증도 없고 가고 오는 시간도 절약 되므로.

또 극기 훈련식 산행을 좋아해 힘들게 오르내리며 콩죽 같은 땀을 쏟고 보면 땀과 함께 찌꺼기도 피로도 말끔히 가시는것 같다.

 

처는 사람이 "만날 쌀밥만 먹나 가끔은 보리밥도 콩밥도 먹어야지" 하며 가보지 않은 산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새벽 잘 갈땐 탈이 없으나 올때는 길 막혀 남편의 불평을 들으며........ 그래도 콩밥 보리밥이 좋은지 모를 일이다.

우리 부부 좀 멀리 있는 산에 가는 것은 거의 처의 주장이라. 투덜대면서도 꽤나 따라 다녔구나.

 

서봉 산악회와 발안 산악회 합동으로 전북 장수에 있는 장안산(1236m) 산행에 따라 가기로 하여

07:33 발안 에서 출발, 서해안 고속도로에 서니 차들이 많다. 처는 벌써 늦어 차가 많은가보다 란다 

서평택 안성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대진고속도로 죽암 휴게소에서 나는 산채비빔밥 처는 황태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우린 서로 다른것 시켜 고루고루 맛보길 잘 한다.

10:40 무령고개에 도착하니 965m라 우선 정상과 표고차이가 270 여m라 실망 스럽다.

다른 산악회에서도 와 버스 네대의 산님들이 얽혔고 화장실 들려오니 서봉 산악회에선 제일 끝으로 오른다.

 

오늘은 산악회에서 산행을 네시간 요량하고 한시간 더주어 오후 세시반까지 법년동에 가면 된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볕이 쪼이는 곳은 녹아 미끄러우나 땅이 얼어 앞으론 아이젠이 필요 하겠다.

 

조릿대길과 억새길이 엇갈려 나타나고 죽죽 뻗은 낙엽송 길을 올라가는데 뒷굽이 높은 신을 신고

잘가는 부인이 앞서 가기에 "좋은신 신고 왔습니다 "하니

"가죽신이예요 "한다.

그의 친구는 등산화 신었는데 친구따라 강남 가는건지.

 

길은 육산이라 걷기 좋고 적당히 좁아 한줄로 줄줄이 올라 간다.

30여분 오르니 샘터가 나오는데 누군가가 물맛이 좋다  한다

하지만 그냥 가려 하니 처는 "산행거리 짧다고 하더니 요만큼도 안내려 가려느냐"고 핀잔이다.

남덕유산의 참샘에서 혼이나 진행 방향아닌 곳으론 가기 싫어 졌다.

10 여m 내려가 물을  마셔 보니 물맛은 좋다.

 

이제 약간 맛이간 억새들이지만 아직 보아 줄 만한 것들도 있어 처는 디카를 열심히 눌러대며 그나마 느린데 점점 쳐진다.

장안산 오르기전 높은봉에 오르니 사방이 산인데 아는게 없어 누구 산  잘아는분 따라 와 설명좀 들었으면 했더니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무전기를 든 분이 나서시더니 11시 방향산이 영취산이고 한시 방향 산이 백운산이라 가르쳐 주신다.

역시 말은 해야 맛이다. 영취산의 하늘금이 좋다.

 

11:55 장안산 정상이다. 넓은 공터에 정상비가 서있고 모두들 점심 식사 중인데 고개들을 숙이고 밥들먹어 알아볼

수 없어 서봉 산악회원들이 모두 간줄 알았더니 모두들 식사 중이라, 사방을 두루 조망하고

 

9시지나 죽암에서 아침먹었기에, 좀 이른듯 하지만 끼어 앉아 싸온 찰밥으로 점심 먹고

오늘은 웬일로 200c.c. 팻트병에 오가피 술을 가져왔기에 나누어 마시고

정상석 넣고 증명 사진 찍고 법년동 방향으로 하산이다.

 

장안산 내려와 건너편 장안산을 보니 처가 따라오지 않는다.

기다리니 바람은 불고 땀으로 젖은 몸과 젖은 옷 때문에 추워 경숙아! 소리쳐 부르니 예! 하면서도 나타나지 않아.

한참이나 떨고난후에 나타나 기에  좀 짜증을 부렸나보다

하는말이 "왜 짜증이야  안보이면 자기에게 다시 오던지 할것이지."

내가 주인 따라 나선 강아지 인가?  앞서가다 주인이 안보이면 되돌아오는-

 

<<앞으로 혼자 치고 나가지 못하는 것은

몇년 전에 한계령에서 서북능선 올라가 대청봉으로 가는데

한계령에서 삼십여분 올라가니 우측으로 전망이 탁 트이며 조망 좋은곳이 나타나니,

감격한 처는 뒷사람 피해 우측으로 한발 나서 내려다보며 둘러보며

갈 생각을 안하니 나먼저 5분쯤 가다가 3m 되는 바위에 앉아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온다

올라 오는 분들께  물으니 못 보았단다. 

어디 다치기라도 했나?  별별 생각하며 찾아 나서는데 전망 좋던 곳에도 없다.

또 올라 오는분에게 연두색 티에 붉은 등산조끼 입은 부인 보았냐고 물으니 한계령 방향으로 가더란다.

잠시후에 민망한 웃음과 계면쩍은 웃음의 표정으로 올라오고 있으니 나 참 !!!

 

감탄하고 이리저리 둘러 보다 -조금은 방향치인 지라 의심없이 한계령으로...........

가다보니 올라오는 사람들 뿐이더라나 ~

이정표 만나 한계령 방향이란 표식 보고도,  바람에 이정표가 돌아 갔나?하면서 

다른 이에게 또 물어보고야 되돌아 오는중이란다.>>

이러니 추워도 갈림길에선 꼭 기다려 만나 같이 가야 한다. 안그러면 가끔 이산 가족 된다.

 

정상에서 사람들이 없을때 무인 정상석 찍으려고 기다렸단다. 파노라마도 찍어보고. 디카에 오백컷이나 찍을수 있단다.

길은 외길이고 낙엽송 갈비길은 폭신폭신 한게 걷기엔 좋다.기생식물인 겨우사리도 많이보인다.


 
겨우살이 

발안엔 겨우사리가 건강에 좋다고 채취 하러 다니던 사람들이 팔십만원이나 벌금을 냈다는 이도 있어서

겨우사리를 몇컷 찍었다.

중봉 하봉은 그냥 모르게 지났고 어치재엔 발안 산악회에서 산행 안내복사지 이면에 화살표로 안내하여

그길로 내려 가는데 부인 두사람이 앞에가고 발안 산악회 후미조가 따라와 같이 간다.

 

계곡에 오니 물이 졸졸졸이고 마을은 몇집 안되고 두엄냄새가 옛날 생각 나게한다.

처가 보이기에 마을 지나 탐스런 감나무 아래서 기다리는데 오질 않는다

되돌아가보니 치솔질 했다며 탁족 하잔다. 탁족하고 버스에 가니 두시 오십분이다.

 

이번엔 발안 산악회에서 스폰서란다.

매운탕에 밥이다

다른 사람들은 거의다 먹었고 파장이라 국물에 밥 조금 먹는데

오늘은 조금 걷고 세시간마다 밥먹게 되었다.

 

사십대 한분이 없어져 찾느라 난리다. 아침에 한시간이나 걸려 샘터까지 올랐다는데 후미조와 헤어져 되 내려 갔는지?

세시지나 덕흥 고개에서 기다리다 다시 법년동으로 가 세시 반에 떠나는데 다른 모든 분들은 그냥 가자는데

부회장님은 무령고개로 다시 가자고 한다.

여태 그자리에 있으려는지.장수 119 에 신고도 하고....

 

무령고개에 되가는데 그사람이 혼자 버스 방향으로 버스를 지나쳐 간다. 사람들이 알아보고 태우는데

부회장은 버스의 사람들에게 그이에게 아무런 말들 하지 말라고,- 무안해 할가 보아 그러나보다.

덕분에 주논개 사적지를 둘러 보고 오후 다섯시에 떠나게 되었다.

 

고속도로 일차선으로 시속 100km 로 가는데 레조 가 끼어들고 오른편 야산에서 산토끼 한마리가 도로로 뛰어내려

도롤 가로 지르려나본데 중앙 분리대 때문에 일차선으로 달린다.

레조 운전자가 토끼 안치려고 갑자기 서행하다 급제동을 한다.

 

우리 버스 기사가 놀라 제동하며 우측 이차선으로 급차선 변경하여 이차선으로 주행하던 봉고에 추돌당할 위기에

레조앞으로 급히 다시 일차선으로 들어선다. 그와중에 레조의 오른 앞 방향지시등이 깨어졌으나 인명 사고는 없었다.

산 생명체를 알면서 깔아 죽일 수야 없겠으나 경우에 따라선 자기와 전가족의 목숨을 잃을번 한 아찔한 사고였다.

 

그순간에 이차선에 차가 있었다면 레조 승객은 모두 죽었을거다.

대형 버스가 덥쳤을때 소형차 승객이 살수 있었겠는지.

우리 산님들도 주행중 각별히 조심 해야겠기에 기록해 본다.

 

천안 못 미쳐서 부터 밀린것이 입장까지.......버스전용차선도 소용없다

등산대장에게 지난번 추월산 갔다올때도 이랬냐고 물으니

그땐 아니라는데 등산 대장 말은 "시골에 김장들 하러 갔다 오는 것 아닐까요" 한다.

다음날 뉴스에 수능이 끝나서란다.

 

처도 이젠 관악산이나 북한산 다녀야겠단다.

네시간 산행하려고 버스안에서 왕복 열시간 삼십분

보리밥 콩밥 좋아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낮에 나온 반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