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백운산~영취산~장안산

산행일 : 2011.12.27. 화요일

누구랑 : 나홀로 안내산악회를 따라서....

어떻게 : 지지밸리 삼거리~중고개채~백운산~백운산~영취산~무령고개

            ~팔각정 (중식)~장안산~중봉~하봉~덕천계곡~법년동.

 

(산행 개념도)

 

연일 강추위가 계속된다.

코끝이 알싸하니 겨울맛이 나는 요즘이 난 좋다.

겨울은 사내놈들의 거시기가 탱글 탱글해야지 축 늘어지면 몸도 마음도 함께 늘어지게 된다.

오늘은 한겨울

아름다운 산줄기를 따라 길게 한번 걸어볼 참이다.

항상 내곁은 따르는 초록잎새가 연말 모임으로 맨날 일하는 남편보다 더 바쁘다.

그저 빈둥대고 노는 여자들이 뭔 망년회이고 모임인지 ?

그만큼 찾아주고 불러주는 사람이 많으니 나보다 인간성이 좋다고 해야 할까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술을 못하는 넘이라 해도 년말인데

불러주는 인간 하나 없는 쓸쓸한 산찾사는 오늘도

나홀로 내맘을 알아주고 달래주는 산에나 찾을 수 밖에....

산악회를 영업으로 하는 운영자가 힘든 계절이 요즘이다.

맨날 텅텅 비어 다니던 다른날과 달리 오늘은 제법 자리가 꽉 들어 찼다

이렇게 추운날...

길게 능선줄기를 타는 빡신 산행에

누가 올까란 기우를 깨버린건 여기 저기서 오랫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의 골수 산꾼들이다.

 

 

장수군 번암면 지지계곡이 오늘의 들머리...

맨 뒷자리에 앉아 자동빵 제일 늦게 내리고 보니

성질급한 산꾼들은 벌써 도로 아래의 지지계곡을 건너 중고개재로 향한 숲속으로 사라진다.

 

 

지지계곡이 꽝꽝 얼었다.

오늘은 바위릿지에 그만인 캠프라인을 신었는데

이런~!!!

무심코 내 디뎠다가 초장부터 엉덩방아를 찍을뻔 했다.

웨케 미끄러운지...

그저 미끄러운덴 다 좋은줄 알았는데 얼음엔 젬병이다.

그런데 오늘 육산의 능선 산행에 왜 그런 등산화를 싣었나고여~?

나는 항상 산에 다녀오면

등산화의 오물을 제거후 왁스칠을 해 보관을 하는데

지난번 산행후 어쩌다 보니 그냥 둔채로 둔걸 아침에 나서며 보게되는데

보기싫게 참으로 더럽다.

그러다면...

오늘 능선자락은 천고지가 넘는 산이니

당연 심설산행이 될거고 그럼 저 등산화는 뽀얗게 되겠지란 생각에 신고 오게 된거다.

ㅋㅋㅋㅋㅋㅋ

 

 

능선을 향한 오름길....

잔설이 남아 있다.

잔설밑엔 아주 미끄러운 낙엽이 깔렸고.

이런날은 아이젠을 하기도 그렇고 안하기도 그런 아주 애매모호한 등로다.

당연 선등자 몇명이 버벅대자 그 뒤를 따르던 산꾼들은 나란히 나란히 줄을 서서 가게된다.

 

 

월경산에서 넘어오는

등로와 만나는 중고개재에 도착했다.

이젠 본격적으로 장쾌한 능선줄기를 걷게 된다.

처음 산행 들머리에 도착해선

쌩쌩 불어대는 찬바람과 뚝 떨어진 수온주로

하루종일 추운날이 되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

숲속을 파고 들 수록 몸이 덥혀진다.

그토록 빡신 걸음도 아닌데...

가뜩이나 열이 많은 난 오면서 무장해제를 당하고 보니

중고개재에 도착해 먼저 다리쉼을 하고 있던 산꾼들이 처다보며 다들 한마디씩 한다.

"산찾사님~"

"뭘 드셔야 그리 기운이 좋아 한겨울에도 그렇게 홀라당 벗을 수 있나유~? "

먹긴 뭘~?

약해 빠저 식은땀이 흘러 그런거쥐~

ㅋㅋㅋ

한겨울 나시차림에 드러난

양 팔뚝으로 스처지나는 겨울바람의 감촉이 신선해 오히려 난 더 좋다.

 

 

백운산이 가까워 질 수록 조망이 좋아진다.

그새 우리가 이만큼 올랐나 ?

우리가 버스에서 내렸던 도로를 넘어 저 멀리 지리능선이 선을 보이고.

 

 

건너편으론

우리가 오늘 가야할 최종 목적지 장안산 능선줄기가

먹물로 쭉~쭉~ 그려 넣은것처럼 한폭의 수묵화로 치장을 하곤 그 모습을 자랑한다.

 

 

백두대간길...

이젠 고속도로다.

이정표 무시하고 시그널 잔뜩 붙어 펄럭이는곳.

그리고 길이 제일 넓어 뻥~ 뚫린 길이면 그곳이 대간길이다.

대간길이 대간한건 체력이지 이젠 길 몰라 헤메느랴 대간한 길은 아니다.

참~!

곳곳이 그넘의 출입통제로 한밤중 몰래 통과를 해야 하니

그거 하나는 참으로 대간한 일이 되것다.

딘장~!!!

 

 

겨울산행...

솔직히 요즘 무쟈게 추워 상고대를 기대했다.

그러나 상고대는 볼 수 없고 장쾌한 능선 조망들이 그 서운함을 대신한다.

 

 

백운산 정상에 도착한다.

백운산 하면....

우리나라 산 이름중 아마 백운산이나 백운봉이 제일 많을듯....

그러나.

그 많은 백운산중 이곳 백운산이 최고다.

우선 1278.6M의 높이라 백운산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산 중 제일 높고

주위엔 멋진 산군들을 거느리고 있으니 조망 또한 쥑~인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지리산의 능선들이 오늘만큼 좋은날도 없을듯 하다.

주위사람들이 저게 뭐냐 물어보길레

저것이 바로 천왕봉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의 능선이라 말해주니 믿질 않는다.

그리고는 사정없이 지리산을 깐본다.

아주 가깝고 낮아 보여 지금이라도 금방 다녀와도 되겠다나 뭐라나.....

 

 

백운산 정상을 오랫만에 와 보니

우선 아담한 정상빗돌이 우람하게 변신을 했다.

 

 

그래도 난..

우람한 최신식 정상비 보다는 아담 싸이즈

이곳의 토박이 빗돌이 맘에 들어 그곳에서 정상 증명사진을 한장 박았다.

 

 

예전 정상빗돌의 위치에선

사방팔방으로 펼처진 조망권이라 더 맘에 든다.

우선 지리의 연능은 물론...

 

 

시선을 반대로 돌리면

남덕유산의 동봉 서봉을 넘겨 북덕유 향적봉까지 아주 가까이 조망된다.

 

 

시선을 우측으로 돌리면

햐~!

남령에서 시작된 월봉산 거망산 황석산

그리고 그 뒤로 합천의 산군들이 죄다 얼굴을 디밀며 선을 보였다.

 

 

이어지는 백두대간길....

신나게 내달려도 좋을만큼 육산이다.

 

 

걷다가 툭 터진 조망터에서 서면

북덕유까지 이어지는 능선들이 산행의 힘겨움을 달래주고...

 

 

오늘 가야할

장안산을 바라보면 의욕이 샘솟는다.

 

 

발걸음이 영취산에 도착한다.

영취산...

금남호남 정맥이 이곳에서 시작된다.

영취산 정상에서 우린 백두대간길과 아쉬운 이별을 해야 된다.

어느듯 걷다보니 때를 넘겼다.

영취산에서 먹을까 했는데 배고픔을 잊었다.

?

가만 생각해 보니

삼실동료가 버스에서 건네준 고로께 하나 먹은것 때문인듯 하다.

고로니께 고로케가 고로코롬 든든한줄은 오늘 알았다.

그래서...

그냥 무령고개로 향한 내림길로 발길을 옮겼다.

 

 

순식간에 내리백힌 등로를 내려서니.....

무령고개의 쉼터엔 겨울바람이 매서워 도시락 펴기가 쉽지않다.

발길이 저절로 도로를 넘겨 장안산을 향한 숲길에 든다.

 

 

장안산으로 향한 등로에서 비켜난 작은 능선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올라서니 팔각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오르고 보니

팔각정자가 들어설 만큼 조망이 빼어나다.

여긴 남덕유의 조망권이다.

 

 

의외로 팔각정자엔

햇살이 내려 앉았고 바람 한점 없어 따스하다.

한마디로 밥 먹기 딱 좋다는 말씀....

우선....

보온을 위해 나시차림의 윗통에 우모복을 챙겨입고

보온통의 뜨거운물과 함께 도시락으로 늦은 점심을 홀로 먹는다.

후식으로 커피 한잔까지 챙겨 먹은후 되돌아 내려선 뒤 장안산을 향하는데....

 

 

부드럽게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의 오름길을 올라서자

오우~!!!!

황홀한 지리의 능선자락이

걷는 내내 나의 발걸음과 함께 한다.

 

 

장안산을 향한 등로가 훤하다.

등로옆의 잡목과 억새를 죄다 베어내 조망이 훨 좋다.

그뿐만이 아니라 중간 중간엔 원목테크의 조망처까지 갖췄다.

원목테크에 올라 바라보니 바로 코앞엔 방금전 우리가 올라섰던 백운산의 육중한 덩치가 위압적으로 다가선다.

 

 

셀카질로 내 모습 한장 담아본 후...

 

 

대로와 같은

장안산을 향한 등로를 따라 오른다.

 

 

장안산이 이젠 아주 가깝다.

저기 보이는 철탑이 장안산 정상이다.

 

 

등로정비가 아주 잘 되어 있다.

덕분에 걷기가 편하니 산행속도가 빠르게 진행된다.

 

 

장안산을 지척에 둔 마지막 원목테크 전망대....

시원시원한 조망처다.

우리가 걸어온 그간의 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돌아보니 많이 걸었다.

한겨울 조망산행중 마지막이 될것 같아 추위도 잊은채 한참을 바라 보았다.

 

 

도착한 장안산...

대한민국 8대 종산중 하나이자 호남의 진산이다.

이곳은 가을날의 억새만 좋은산으로 알았는데 겨울에 찾아드니 조망이 훨 좋은것 같다.

 

 

장안산 정상 헬기장의 철탑....

예전 산우들과 올랐을때 뿌연 시야가 아쉬워 좀 더 올라서면

뭐가 더 잘 보일까 싶어 저 철탑을 기여 올랐던 기억이 떠 올려진다.

올라봣자 그게 그거였지만....

 

 

범연동으로 향한 내림길은

우리 산장나눔터 산우들과 걸어 내렸던 그길이다.

그때가 여름날로 기억한다.

들머리를 밀목재에서 시작하여 금남호남 정맥길을 따라 올라

947.9봉인 백운산을 거처 장안산에서 중봉 하봉의 능선을 따라 법연동으로 내려섰던걸 기억한다.

그때의 기억....

다 내려선나 싶으면 앞을 막는 둔덕,그리고 또 둔덕...

ㅋㅋㅋㅋ

이미 알고있는 지형을 따라 내리는 등로라 지루함을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길게 이어지더라도

완만한 육산의 오솔길은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길이 였기에.....

 

 

마지막 내림길....

예전엔 비탈길의 이길은 참으로 까탈스러워 내려서기가 곤혹스러웠다.

그런데...

오늘은 내려서기 좋게 원목의 계단길로 정비가 돼 있다.

 

 

용림재를 두고 휘돌아가는

742번 도로에 내려서며 오늘 산행을 끝낸다.

오늘 산행은

국제신문의 개념도에 나와있는 등로대로 걸었다.

도상거리가 18.9키로에 산행시간을 6~8시간 잡아야 된다고 했는데.....

실측거리는 대략 15키로 좀 넘을것 같고...

한겨울 눈만 쌓이지 않았다면 종주엔 그리 걱정할일이 없을것 같단 생각이다.

긴 거리는 확실하나 육산이고 등로가 좋아

한겨울의 느닷없는 큰 변수가 없슴 장쾌한 능선을 걷는맛과 조망에

적극추천하고 싶은 산지의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단 산찾사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백운~영취~장안산 종주 동영상으로...)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