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막장봉 ~ 장성봉

산행일 : 2012.10.21.일요일

누구랑 : 다음카페 산장 나눔터 산우들.

어떻게 : 제수리치~투구봉~천지바위~막장봉~장성봉~버리기미재

 

 

    (산행 개념도)

 

 

 

다음카페 산장 나눔터의 정기 산행일.

행락철이라 대형버스 임대는 비싸고 구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25인승으로 아주 가까운곳을 선정했다.

속리산권에서 암릉이 아름답고 조망이 좋은곳 막장봉을 향한다.

가까우니 금방 들머리 제수리치에 도착후 산행을 시작. 

 

 

 

어느새 가을이 이렇게 깊었나 ?

화려함 보다는 이미 잎을 다 떨군 활엽수를 보니 

마음속엔 찬바람이 들며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난 가을 남자다.

유난히 가을엔 센치멘탈 해지는 경향이 짙다.

나이탓도 있지만 요즘엔 그래서 잘 삐지는것 같기도 하다.

특히 남자들이 유난히 가을에 우울증을 겪는건 나 뿐만이 아닐것이다.

그건 계절적으로 일조량이 부족해 지는 가을날이면 겪게 되는데

햇빛부족으로 우리몸은 세레토닌이란 호르몬의 분비물이 적어지며 발생되는 현상이란다.

그래서...

북유럽쪽 사람들이 남반구보다 훨~ 많이 우울증을 앓는단다.

 

오늘은 햇살이 아주 좋다.

기온도 뚝 떨어저 내린탓에 살갖에 와 닿은 공기도 상쾌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랫만에 만난 산우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에 나의 마음은

어느순간 구름한점 없는 쾌청이다.

 

 

어느새 발걸음이 이빨바위에 도착한다. 

어느누가 그런다.

임플란트 박은 본인의 이빨보다 저넘이 훨~ 좋은 이빨을 해 넣었다고....

ㅋㅋㅋ

 

 

 

첫 조망터.

무엇을 그리 바라 보는지 ?

 

 

 

 

저게 뭔산 ?

물어오는 산우한테 그저 대충 감으로 말해 준다.

대야산 둔덕산.....그리고 허옇게 들어낸 대 슬랩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희양산.

 

 

 

 

투구봉의 오름길....

암릉길이 힘들면서도 재미있어 하는 산우들.

행복함의 웃음들이 산사를 흔든다.

 

 

 

 

 

 

 

잡아주고 끌어주며 올라선 투구봉.

정상의 넓직한 암반엔 쉼터로 아주 그만이다.

사방팔방 확보된 조망에 볕 좋은 가을 햇살이 내리 쬔다.

일단.

맥주 먼저 따자 각종 간식이 쏟아저 나온다.

갈증을 한방에 해결해 주는 맥주맛은 10년 묵은 체증도 싹 내려 간 듯 시원타.

요즘엔 나도 이맛에 산을 타는것 같다.

 

 

 

암반의 한켠...

쇠말뚝이 박혀있다.

그것도 두개가 나란히...

그걸 본 우리의 산우가 하는말.

 

"이 암봉을 통채루 들어가려구 여기다 박은것 아녀~?"

 

우리보다 우리강산에 대한 연구를

더 많이 한 일본놈들 아니면 이런짓을 할 넘들은 없을것 같다. 

 

 

 

 

 

너무 많은 해찰을 떨었나 보다.

한무리의 산꾼들이 올라서고 있다.

얼른 방 빼 드리자며 산행을 재촉하자 선등을 하신분이 괜찮으니 더 쉬란다.

그분을 필봉이 알고 있나보다.

한산의 가족으로 유명하신 산내음님 이시라며 인사를 시킨다.

인사는 하긴 했어도 겁난다.

한번 봐서는 여간해서 다시 봣을땐 전혀 못 알아보는 날 오해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래서 다음에 봤을땐 저시키 아주 건방진넘이라고 할까봐...

ㅋㅋㅋ

그러니 그저 스치고 지난 사람마다 꾸벅 꾸벅 인사만 잘하믄 되는데

어떤땐 그것도 괴찮을때가 있다.

 

그곳이 좋긴 한가 보다.

우리일행을 몰고 다음능선의 암봉에 올라 뒤돌아 보니

서울의 산님들은 아직도 그자리에서 조망을 즐기고들 계신다.

 

 

 

 

 

한차레의 내려 박힌 다음

또다시 올라서며 만나게 되는 막장봉 능선중 최대의 하일라이트가 저곳이다.

일명 천지바위...

벌써 앞서가는 산우들은 저곳을 향한 오름질이 한창이다.

 

 

 

 

 

드뎌 올라선 천지바위.

이곳 저곳 살피는 초록잎새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이곳 기억나니 ?"

"글쎄~!!"

 

딘장~!

마눌은 복잡한 도심의 거리는 단 한번만 갔어도 잘만 아는데

반면 산은 그산이 그산이고 그 봉오리가 그 봉오리인 다 같은 산일 뿐이다.

내가 도심의 거리에서 똥 오줌 못가리고 헤메는걸 마눌이 이상하게 생각하 듯

몇번을 나와 같이 다녀간 이곳을 기억 못하는 마눌이 난 이상하다.

 

 

 

 

 

분화구 바위에서 기념사진 찍기에 바쁜 우리의 산우들...

난 저곳을 한라산 백록담이라 그랬고...

 

 

 

반대편 암봉을 백두산이라 불렀다.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내 죽기전 한번 걸어 볼 수나 있으련지 ?

대신 이렇게 이름이나 지어놓고 백두에서 한라까지 왕복으로 걸어본다.

 

 

 

 

맑은소리님.

아무리 바쁜 사장님이라도 하루쯤 쉬라며

꼬실려서 데리고 나왔는데 내심 아주 좋은가 보다.

하긴...

맨날 산이 고픈 여인이다.

살랑대는 가을바람과 따사로운 가을 햇살아래 행복한 미소를 엿 볼 수 있다.

 

인생 모~ 이쓰~!!!

 

앞으로 자주 만나뵙기를...

 

 

 

 

 

 

천지바위에서

모두들 퍼질러 앉더니 가기 싫은가 보다.

대전과 가까우니 뭔 부담이 있으랴~

맘껏 다리쉼을 하며 산우들과의 정담으로 시간을 죽여도 죽여도 아깝지 않다.

 

 

 

 

 

쉴만틈 쉬었나 보다.

이젠 가 보자 걸어야쥐~

 

 

 

막장봉을 향한 의례절차로

한차레 대슬랩 암반의 짜릿함을 즐겨 주시공~

 

 

 

 

 

 

 

 

 

 

힘차게 오름질로 암반을 또 타고 올라서다

 

 

 

 

 

 

 

그늘이 알맞게 드리운

단풍잎 고운 숲터널에 자리를 잡아 점심을 먹었다.

 

 

 

 

북극곰님이 내놓은 반찬이 푸짐하다.

벼라별 찬이 다 나온다.

그거보면 북극 곰탱이는 장개 잘 간겨~

맨날 저렇게 잘 얻어 먹어 살이 통통한게 분명하다.

 

 

 

 

 

 

 

먹고나서 걷는 걸음이 게으르다.

배부르니 걷기 힘든게 당연.

 

 

 

 

그래도 걸어줘야 한다.

 

 

코끼리 바위...

 

 

 

이궁~!!

그냥 지나칠 초록잎새가 아니다.

바위만 보믄 무조건 오르려 하니 우쩜 좋을까잉~!!

 

 

 

드디어 올라선 막장봉은

각자 기념사진만 박고 바로 패쓰~

 

 

 

 

 

장성봉을 앞둔 안부 삼거리.

시묘살이 계곡으로 내려가 절말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다.

예전에 이길로 올라와 장성봉을 들린후 막장봉을 거처 오늘 들머리 제수리치로 내린적이 있다.

시간이 넉넉하면 장성봉을 들려 이길로 내리면 좋긴하다.

그런데...

오늘은 왕초보 한분이 힘들어 하시고

왕년 특수부대 출신이라며 촐랑대고 까불던 첨부터님이 다리를 삐긋하여 부상을 입은 상태다.

제일 가까운 곳으로 하산하려면 버리기미재로 하산을 해야 한다.

 

 

 

 

 

장성봉에 도착하여

단체증명 사진을 남기고 버리기미재로 향한다.

이길은 현재 백두대간 구간중 출입 통제구역.

우리가 통과해야 할 거리가 아주 짧다해도 불법지역이다.

혹시 모를 국공파가 있을까 찝찝한 마음인데 그곳에서 한무리의 등반객이 올라 우리곁을 스처 지난다.

그럼 당근 아무도 없을테지 ?

 

 

 

 

내림길에서 첫 갈림길...

애기암봉의 갈림길에서 그곳을 바라보는 산우님들.

그곳은 우리의 다정한 산우와 마지막 산행길이 됐던 추억이 담긴곳이라

가슴 한켠엔 아릿한 아픔이 느껴진다.

 

 

 

 

 

내림길의 능선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시원시원.

특히 희양산은 멀리서 바라만 봐도 항상 그리움이 솟아 나는 산이다.

그건 아마도 쉽게 갈 수 없는 산이라 더 더욱 ....

 

 

 

 

둔덕산과 대야산이 지척이다.

언제 저곳을 올랐던가 ?

생각해 보니 참 많은 세월이 흐른것 같다.

 

 

 

내려 설 수록 추색이 더 짙어만 간다.

아름답다.

이젠 거의 다 왔다 싶어 폰을 들어 버스기사에게 날머리로 와 주십사 부탁을 했다.

그런데....

들머리에 차를 대고 기다리자 관리공단 차량이 오더니

우리 버스 뒤만 졸졸 따라 오는데 어쩌면 좋겠냐 전화가 왔다.

그럼.

절말에서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전화하면 오시라 해 놓고.

 

 

 

 

 

 

 

 

 

 

버리기미재 도착쯤.

능선을 비켜나 계곡으로 내려 섰는데...

관리공단 직원 6명이 내려올 지점마다 지키고 있다.

이건 예방이 아니라 단속이 목적이다.

할 수 없이 그네들과 마주한다.

첨부터님의 발목은 팅팅 부어 올라 압박붕대가 감겨 있다.

그걸 보여주며 부상 때문에 가까운 하산로를 택해 내려온거니 봐 달라 말은 애초부터 통하지 않았다.

불편해도 걸을 수 있는 사람이 구조대를 불러 헬기를 부르면

국고 5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하는데 그래도 구조대를 불러야 하냐

아님 불법지역이래도 짧은 하산로를 택해 내려 오는게 옳은거냐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냐는 말에

법은 법대로 우린 집행해야 할 뿐이란 답변 뿐.

ㅋㅋㅋ

그래서 우린 또 세금을 내야 했다.

다행인건 그래도 정상참작이 돼서 전원 범칙금 발부가 아닌 회장님만.

그러며 그네들이 하신 말씀.

 

"산에 오는게 뭐 큰 죄입니까 ?"

"정말 죄송하구여~ 저희들 입장도 좀 이해 해 주세유~"

 

맞습니다.

당신들이 뭔 죄가 있나유~?

그렇게 하라구 시킨 윗대가리 넘들이 나쁜넘들이지.

지금은 대대적인 단속기간이라 앞으로 백두대간 종주 하시는 분덜은 당분간 자제 하셔야 할 듯.

 

 

 

 

개인 볼일이 있어

마음만 함께 하려던 겨우달려가 볼일을 끝내고

부리나케 달려와 우리뒤를 쫓아와 홀로 막장봉까지 올랐단다.

그런 겨우달려와 만난 덕에 출근시간이 바쁜 뫼오름님과 내가 먼저 겨우달려 차로 대전을 향한다.

대전도심에 들어서자 벌써 해가 넘어가는 중.

햐~!!!

한낮의 길이가 정말 짧아졌다.

벌써 해가 넘어가다니.

 

 

 

함께 하신 산우님께 감사드리며

미숙한 진행으로 심려를 끼처 드린점 정중히 사과 드립니다.

 

산찾사.이용호

 

  (산행모습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