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과 짙은 안개 장성봉은 전설의 고향 한 장면(버리미기재-은티재)

 

2006080033호        2006-09-09(토)

 

자리한 곳 : 경상북도 상주시 충북 보은군

지나온 길 : 버리미기재-장성봉-막장봉-악휘봉 삼거리-은티재-은티마을

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 10km(15 : 13 ~  20 : 51) 5시간 36분,  실제거리: 약13km만보기= 20,207보

날     씨 : 비바람 (지독한 가스)

함께한 이 : 단독 주야 산행  

 

산행이야기

지난 수요일 지리산 칠선계곡 산행이 취소되어 이번 주 산행을 버리미기재-이만봉으로 정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금요일 기상청에서 발표한 일기예보는 전국이 흐리고 한두 차례 비온 후 북서쪽 지방부터 점차 개겠으며 낮에는 천둥번개와 함께 돌풍이 부는 곳도 있겠고 기온이 크게 떨어진다는 일기예보로 마음이 심란하다.

계절에 어울리지 않았지만 여분으로 등산복과 춘추용 잠바를 배낭에 넣고 집을 나서 밖으로 나오니 보슬비가 내리고 있다.(07:30)

아침까지 승용차와 대중교통이용에 결정을 내리지 못했으나 날씨 때문에 승용차를 운전하는 편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생각으로 운전석에 앉아 서울을 빠져나가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나들이 차량증가로 서행하고 있었다.

가능한 소통이 원활한 도로를 선택하다보니 혼잡한 고속도로보다는 국도를 이용하는 방법이 좋을것 같아 감곡IC를 빠져나와 지도를 보며 운행방향을 정하고 충주시로 향하다 부족한 수면으로 졸음이 밀려와 간이휴게소에 안전하게 주차시키고 늘어지게 한숨자고 일어나니 정오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충주시가지를 지나 수안보온천으로 가던 중 국도휴게소에서 올갱이국으로 점심식사를 끝내고 물 한통(2L)과 저녁식사로 김밥 한 줄을 준비하고 목적지를 향하는데도 이슬비는 내리고 있다.

길을 잘못 들어 이화령터널을 통과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통행료(1,300원)를 지불하고 가은읍에서 지방도로를 따라 화양계곡으로 길을 잡아 운전하며 목적지를 지나쳤지만 고개가 밋밋하고 아무런 표시가 없어 미쳐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렸다.

근무 중인 공원직원에게 물었으나 답답한 대답뿐이다.

지도를 펴고 방향을 확인해보니 목적지를 지나쳐 와서 오던 길로 다시 차를 돌려 적당한 공간에 다른 차가 주행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주차하고 비에 젖은 잡목사이의 등로를 들머리로 발걸음을 옮기며 그만 날씨가 맑기를 염원하며 산행을 시작했다.(15:13) 

 

- 산행 들머리 가을 소식을 전해주는 억새가 피어있다 -

산행시작이 늦고 날씨마저 이슬비와 짙은 운무로 시계확보가 어렵고 암릉 지역이라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해 내려면 밤늦은 시간까지 산행을 해야 하기에 마음은 바쁘지만 속도를 내지 못해 운무사이로 조금씩 보여주는 소나무와 기암이 마치 전설의 고향에서 보았던 한 장면 같은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 심한 바람으로 표시기가 요란하게 요통치고 기암에서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자연분재-

밧줄이 설치된 기암과 가파른 오름을 오르며 호흡이 거칠어질 즈음에 장성봉 정상석이 봄에 보고 또 본다고 나를 반긴다.(16:11)

볼거리가 많은 구간인데 심술궂은 이슬비와 운무로 등로를 잘못 들어 고생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막장봉 갈림길을 지날 때 기암과 노송사이에 세찬 바람이 불어 운무가 잠시 물러나니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금방 짙은 구름이 온 세상을 삼켜버린다.

 

 

 



 

 

 

 

- 심한 구른으로 장성봉과 악휘봉까지 이런 날씨- 

악휘봉 삼거리에서 지도와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하고 내리막을 내려선다.(18;05)

바위지대로 비에 젖어 미끄러운 내리막을 지날 때 강한 바람이 불어왔고 운무가 움직이며 보여주는 장관을 연출하였고 헤드렌턴 건전지를 교환점등을 확인한 후 바위 길을 내려서니 서서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사방이 깜깜한 어둠속에서 빛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점등하고 풀벌레 울음소리와 스틱소리 내발자국 소리가 감이로운 멜로디에 심취되어 등로를 따르는데 은티재에 왔으며 좌측이 은티마을 이라는 표시를 보고 있는데 전방에서 불빛이 보여 북에서 남으로 산행을 이어온 대간 꾼을 만나게 되는구나! 반가운 마음에서 천천히 내려가니 상대방에서 인사말을 건네왔고 나뭇가지로 울타리가 처져있어 옆으로 돌아가니 텐트를 지고 야영 중이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보니 서울에 살고 있고 오늘아침 첫 버스로 내려왔으며 자연을 즐기며 이른 시간에 도착했으나 무리할 필요가 없어 은티재에서 유하는 중이며 산행경력 30년의 베테랑 산객 高선생이셨다.

이야기를 나누며 오늘처럼 불순한 일기에 위험한 암릉지대 야간산행은 무리라고 만류하며 희양산 구간은 바위구간으로 표식기가 드물고 야밤에는 등로를 구별하기 어려워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말리고 싶다며 오늘 편하게 쉬고 내일 이어가라는 진심어린 충고를 고맙게 생각하며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인사를 나누고 하산을 시작했다.(19:25)

 

 

 

- 은티재 근방에서 어둠을 맞앗다-

등로에서 임도로 내려서니 동네불빛이 시야에 들어왔고 차량회수를 고민하고 있는데 집에서 안부전화가 왔다.

아직 초저녁인데 마을은 조용하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답답한 마음으로 사람을 찾는데 불을 밝힌 가게가 보여 반갑게 다가가보니 민박집을 겸하고 있었으나 문이 잠겨있어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어 유리창에 적혀있는 번호로 휴대전화를 걸어보니 외출중이라며 2층의 전기스위치와 이불이 있는 곳을 알려주고 자라고 일러준다.

이층으로 올라가 김밥과 삶은 달걀하나로 저녁을 때우고 하룻밤 묵어간 산객들의 낙서를 감상하고 있는데 마을에서 아이들 소리가 요란하여 밖으로 나가 차편을 물어보니 아이들도 다니러와 잘 모르고 동네어귀에 가게가 있어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러 간다고 천진하게 답한다.

 

- 은티마을 민박집 벽에 낙서가 정겹다. 김밥으로 저녁식사 중-

2층으로 올라가 전등을 끄고 쓰레기를 수거하여 신장로로 나가니 은티마을 유래비와 장승이 동구 밖을 지켜 서 있었고 앞에는 은티마을을 5개의 고봉이 부챗살처럼 감싸고 있는 산행도와 넓은 주차장에 식당을 겸하고 있는 휴게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 은티마을  수호신 장승, 휴게소 주차장에 설치된 등산안내도-

맥주 한잔으로 목을 적시며 차를 회수할 방법을 물으니 친절한 바깥주인이 택시를 불러주어 자동차회수를 쉽게 할 수 있었고 안주인은 나그네에게 고구마와 과일을 대접해 주어 고구마는 배낭에 비상식량으로 보관하여 뒷날 한 끼 식사로 요긴하게 사용했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기다리고 있는 택시에 몸을 맡기고 대중 사우나탕을 물었으나 주변에 수안보 온천이 유명한 탓인지 없단다.

얌전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늙은 애마에 올라 내일 산행지인 늘재를 향했다.

늘재로 이동 중 마을회관 주차장 한쪽 아늑한 곳에 자리 잡고 불편한 자동차에서 고단한 몸에게 휴식시간을 제공해주었다.

 

※소요경비

도로비 :3,800원  중식 :5,000원  김밥(석식),물2L :3,000원  이화령 도로비 :1,300원  맥주,안주 :3,000원원  택시비:30,000원 

일계:46,100원

 

~아련한 꿈과 희망을 염원하며 백두대간 장성봉 능선에서 궂은 날씨를 아쉬워하며~ 

 

2006-09-13

 

계백(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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