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따라, 구름따라 129(기장 산성산)

 

일시: 2012년 12월 1일(토)

 

코스: 부산 동백역->간비오봉수대->장산정상->기장 산성산->기장전화국

 

 12월의 시작. 아침 바람이 예사롭지 않게 볼을 때립니다. 나이를 점점 먹어가서 그런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됩니다. 겨울을 실감해서 그런지 6시가 훨 넘었는데도 밖은 캄캄합니다. 따스한 이불속에서 자꾸 빠져나오기가 어려워집니다.

 

 약 1시간 정도의 게으름을 피우다 날이 밝을 무렵, 등산 준비를 합니다. 오늘은 또 어디 산을 가 볼까? 늘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부산 주변과 경남 지역의 산들은 거의 한 번씩은 다 만나 봤기에 더 멀리 여행 계획을 세워보지만 늘 경제적 시간적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편하게 택한 곳이 바로 부산시민들이 즐겨 찾는 장산과 산성산(수령산)입니다.

 

 장산은 부산의 많은 산들 중에 그 규모 면에서 금정산 다음으로 넓고 웅장합니다. 높이로 따지면 2위인 백양산에 밀리지만 평수로 따지자면 백양산 보다 더 호화주택입니다. 부산의 산들이 다 그렇지만 장산도 넓은 억새밭을 품고 있고 계곡이 깊어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장산 정상에 서면 부산의 바다를 시원하게 조망 할 수 있어 좋습니다. 도심의 스트레스를 잠시 잊고 이곳에 서면 그야말로 편한 느낌을 받습니다.

 

 동백역은 장산 종주코스의 시발점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들머리가 비교적 도심에서 가까워 많은 등산객들이 이용하는 코스입니다. 동백역에서 해운대역 방향으로 조금만 걸으면 7번가 피자집이 나오고 그 옆길로 바로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이 코스는 간비오산과 옥녀봉을 거쳐 중봉 그리고 장산의 정상에 이르는 가장 긴 코스입니다. 버스를 이용하려면 해운대 방향 버스를 타고 운촌정류소에서 하차 길을 건너면 7번가 피자집을 만나게 됩니다.

 

 첫 봉우리인 간비오산에는 그 옛날 봉수대가 있던 자리라서 그런지 그림 같은 부산의 전경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부산의 명물 광안대교와 그 주변의 마천루들과 함께 파란 하늘과 바다가 마주 보며 인사를 합니다.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봉우리 옥녀봉은 말 그대로 옥녀가 몰래 숨어 있는 듯 아담하게 소나무 가에 솟아 있습니다.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봉에 솟은 소나무도 아름답지만 이 옥녀봉에서 소나무 사이로 바라보는 부산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중봉을 거쳐 장산 정상에 이르니 그 시원함이란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장산이 왜 장산인지를 알게 됩니다. 온 사방으로 가지를 뻗은 장산의 정점이 바로 이곳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곳 정상에 군부대가 있어 산의 미관을 해친 다는 점입니다.

 

 억새지대로 나아가니 가을 삭풍을 타고 억새들이 춤을 춥니다. 노란 물결이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을 냅니다. 억새밭 사이로 등산객들의 웃음소리가 새어 나옵니다. 바람을 막아주고 도시락을 먹기에는 억새밭만한 곳이 없겠지요.

 

기장의 산성산 방향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장산과 산성산을 연결해 주는 곳은 반송마을로 가다보면 만나는 돌탑체육공원입니다. 이곳에서 반송방향(산성산) 으로 계속 가다가 우측의 기장방향 이정표를 따르면 산성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 전에는 수령산이라고 불렀는데 기장산성이 있는 관계로 산성산으로 바꾸어 부른다고 합니다.

 

산성산 까지는 조금은 지루한 코스입니다. 그러나 유유자적하며 혼자 걷는 맛이 제법 솔솔합니다. 단체 등산객들이 여름 소낙비 내리 듯 우! 하고 지나가고 나면 조용함이 잔잔히 밀려오는 코스입니다.

 

산성산을 거쳐 기장 전화국으로 내려오면 비로서 장산의 종주코스를 완주 했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에서 쌍다리재를 거쳐 일광산으로도 산은 계속 연결됩니다.

 

12월의 첫날. 첫 장을 잘 연 하루였습니다.

간비오산 봉수대

간비오산에서 본 장산 정상

간비오산에서 본 광안대교

멋진 중봉 소나무

장산 정상에서 본 부산

 

장산 억새밭

 

 

 

 

구곡산 능선

산성산에서 바라 본 기장 명산 달음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