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6년9월25-26일

누구랑:나홀로

산행코스:첫째날-징복산(若10여km)

             둘째날-대발령고개-만장대-천자봉-시루봉(웅산)-불모산-창원터널 위-용제봉(용지봉)-신정봉-대암산-대암초교로 하산(若20여km)

 

 

 

 

어제 대원들과 함께 영남 알프스 표충사에서 출발 재약산,천황산,능동산,배내봉,간월산,신불산,영축산(취서산,영취산)까지 若30여km산행을 하고 개인적인 일로 해서 부산 산정산악회 김대장님을 산행중에 만나 부산까지 공짜로 차를 타고 창원에서 1박을 한다.

피곤하긴 하지만 이틀동안 진해와 창원에 있는 산들을 오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일찍 잠자리에 들며 내일 오를 산들을 머릿속에 그려 본다.

인터넷 검색을 해서 불모산 아래에 있는 성주사를 들머리로 잡기로 하고 잠자리에 든다.

집을 나와 자니 잠이 쉽게 오질 않는다.

뒤척이다 늦게 잠이 들어 결국 산행시간이 늦어졌다.

 

 

 

불모산 아래 유명한 성주사에서 대웅전과 산신당에서 3배를 하고 스님께 산을 오르는 길을 여쭤보니 통제를 한단다.

이 어찌 할꼬?

틀림없이 검색할때는 선명히 등로가 나 있는데 말이다.

계곡쪽으로 가니 송전탑 공사하는 분들이 자물쇠를 열고 입산하는게 아닌가?

멀리서 온 사람이고 같이 들어 가자고 부탁을 했더니 허락을 해 준다.

하지만 길이 없을거라 걱정을 한다.

안심시키기 위해 오르다 못가면 내려올거라 말하고 진행한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정말 산길이 없어지고 멧돼지들이 남긴 흔적들만이 여기 저기 눈에 들어온다.

어느정도 올랐을까 능선 부근에서 할아버지 두분이 버섯을 따다 쉬시고 계셨다.

쉬시며 하시는 말씀이 멧돼지들이 많으니 조심하란다.

수 없이 만났던 멧돼지들이지만 조심해 오르며 호루라기를 불며 한참만에 능선에 올라보니 진해와 창원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아주 멋지고 깨끗해 보인다.

개념도를 보아하니 진달래 능선인거 같다.

한참동안 남해 바다의 다도해와진해. 그리고 창원을 보면서 맑은 공기와 산들로 이뤄진 이곳으로 이사 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기본적인 숨쉬기 조차 힘든 도시생활이 인간을 병들게 한다.

결국은 인간들 자신들이 만든 환경으로 인해 자기들이 피해를 보는데 말이다.

 

 

 

오랫동안 쉬면서 오늘 내일의 산행 일정을 생각해 본다.

원래는 오늘 불모산을 오를려고 성주사를 기점으로 했는데 여의치 않아 이곳 진달래 능선에 서 있고 안민고개까지 내려가서 아주 늦은 점심을 먹고 장복산을 올라가기로 한다.

하지만 안민고개에 이르니 이곳까지 오는 차가 없단다.

마침 물으니 대답해준분이 창원시 공무원인가 보다.

고맙게도 바로 아래식당까지 태워주신단다.

이런분들때문에 세상은 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합니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장복산으로 오르기 시작하는데 힘이 든다.

식후라서 속도도 나지 않고 힘은 들지만 그래도 계속 진행한다.

능선에 도착한후 아까 진달래 능선에서 본 것 같이 남해의 다도해와 진해,그리고 창원,마산의 모습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말 아름다워 보인다.

능선길을 걸으며 이곳에 오르는 사람들 특히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많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며 장복산 정상까지 간다.

아주 천천히 볼 것 다 보면서 산행을 하니 어느덧 컴컴해 진다.

산속은 알다시피 추분을 지나고 나면 쉽게도 어둠이 찾아온다.

삼밀사쪽으로 하산하며 약수도 맛보고 오랜만에 반딧불이도 두마리씩이나 보는 행운을 가질수 있었다.

사실 환경 오염으로 인해 지금은 거의 사라진 반딧불이인데 말이다.

 

 

 

 

어제는 창원에서 잤고 오늘은 내일 불모산 산행을 위해 하산해서 진해 택시를 타고 천자봉 들머리 가까운 곳에 내려 달라고 기사님께 부탁을 한다.

산위에서 봤던 진해시내와는 사뭇 달라 보였다.

하지만 나름대로 깨끗한 곳이라는 인상이 든다.

마트에서 시원한 맥주를 사 들고 숙소에 들어와 깨끗이 씻고 마시는 한 잔의 술은 오늘의 피로를 싹 씻어준다.

내일 들머리인 천자봉쪽 능선을 장복산에서 오르며 봤더니 꽤나 길어 보였다.

마음 같아선 이곳에 있는 모든 산들을 다 오르고 싶지만 말이다.

특히 산에서의 욕심은 버려야 한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대발령 입구에서 내려 천자봉 삼림욕장으로 들머리를 시작한다.

이곳은 시멘트 포장도로라서 처음부터 힘이 든다.

나는 개인적으로 특히 이런 길을 싫어한다.

풀섶길을 헤치며 들어가 능선을 오르는데 사람들이 전혀 다니지 않아 온 몸에 상처를 남긴다.

상처를 입더라도 시멘트 도로보다는 이런길을 선호한다.

어느정도 올라 천자봉을 지나는데 뱀이 한마리 나를 반가이 맞아준다.

언젠가 아는 보살님이 뱀을 보면 재수가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 ...조금 걱정이 된다.

 

 

 

천자봉을 지나 시루떡 모양을 한 웅산에 다다르니 이곳은 진해 사람들이 꽤나 오르는 곳인가 보다.

대발령에서 웅산까지는 한 사람도 만나질 못했는데 말이다.

웅산3거리에서 시루봉까지 나무 계단이 若400여개나 설치돼 있었다.

사실 산 길은 있는 그대로여야 하는데 ....

웅산(시루봉)은 바위로 이뤄져 있어 아주 멋져 보인다.

이곳까지 왔는데 정상을 안 오를수가 없지 않은가?

릿지를 하며 올라가 오늘 걸어온 길과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보고 다시금 남해 바다의 아름다움에 취해 본다.

 

 

 

시루봉에서 불모산까지 가는 중에는 어제 만났던 진달래 능선과 마주하게 된다.

불모산 만남의 3거리까지는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등로가 확실하나 이곳을 지나면 사람들이 다니질 않아 풀섶으로 뒤 섞여 있어 아주 고생을 한다.

창원지역에서는 그래도 제일 높은 곳인 불모산(801.7m)은 송신탑과 레이다 기지가 있는 곳으로 엄밀히 따지만 정상은 오를수 없는 곳이다.

산행을 하다보면 이런곳을 가끔 만나게 된다.

한편으론 꼭 필요한 시설들이니 이해가 되면서 아쉽기도 한 부분들이다.

불모산에서 나름대로 창원시와 멀리 보이는 김해를 보며 창원터널쪽으로 향하는데 이곳부터는 더더욱 등로를 찾기가 힘들다.

엄청나게 커 버린 풀들로 인해 한치 앞도 볼수가 없다.

좋은 자리에서 싸 온 행동식을 먹고 창원터널쪽으로 가며 가끔씩 떨어져 있는 밤도 주워 먹으며 한참을 와서야 대암산쪽으로 향하는 고갯마루에 이른다.

 

 

 

고갯마루에서 오늘 집으로 올라갈 생각을 하고 하산을 하는데 어느 노인분이 올라 오시며 길을 묻는데 대암산을 가신단다.

하산을 하다 만난 분이라서 다시 같이 대암산을 가기로 하고 오르기 시작하는데 된비알길이라 엄청 힘이 든다.

오늘만 하더라도 15km이상을 걸어 왔는데 말이다.

그래도 또 오르기로 했으니 힘을 내야지 하면서 용이 비상하는 형상을 가졌다하여 붙여진 용제봉(용지봉)에서 메모를 하고 대암산으로 향한다.

힘은 들지만 경치는 아름답다.

얼마를 걸었을까 두번째 세번째 뱀을 만났는데 이상하게도 한마리는 아주 검은 색을 띠고 있었다.

사실은 산행을 마치고 알탕을 하고 내려온 것까지 본 뱀은 모두 네마리였다.

재수가 있던 없던 간에 지금껏 많이 봐 왔지만 하룻동안에 이렇게 많은 뱀을 본 적은 없다.

 

 

 

드디어 오늘 산행의 마무리 산인 대암산(669m)정상에서 싸 온 쇠고기죽을 먹고 하산하기로 한다.

집으로 올라갈 시간과 군대에서 휴가나온 아들 녀석과 저녁 약속이 돼 있는데 이곳 대암산까지 오는 바람에 시간상 못지킬것 같다.

대암산에서 하산을 하고 계곡에서 오늘의 산행을 마치는 의식인 알탕(?)을 하는데 정말 물이 끝내준다.

이렇게 매끈 매끈한 물은 어디서도 못 봤는데 말이다.

아무튼 피부에 꼭 맞는 아주 좋은 물인듯 하다.

3일째 이어진 산행을 마무리 하며 창원역에서 열차표를 구하려 했으나 너무 시간을 오래 기다려야 될거 같아 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곧 바로 차를 타고 귀가 하는데 5시간이나 걸려 늦게 집에 도착했다.

이번 산행을 마치며 힘든 일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추억거리를 만든거 같아 기분이 좋다.

내 몸에 맞는 즐거운 산행을 계속 하고 싶다.

그리고 더 바란다면 산속에서 살고 싶다는 내 맘을 확인하며 산속을 헤맬것이다.

앞으로도 쭈-욱 산행을 하며 말이다.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