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자굴산~한우산~산성산 종주

산행일 : 2013년 5월07일 화요일

어떻게 : 좌굴티재~자굴산~쇠목재~한우산~산성산~벽계동

 

 

 

 

봄은 언제 왔다 가는지 ?

지난달은 반복되던 업무에서 벗어나 직무교육으로 한달을 다 보냈다.

그러며 새삼 느꼈던 생각은 세월엔 그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는 진리였다.

 

한번 보고 읽으면 그냥 저절로 암기가 됐던

예전의 총명했던 머리가 돌대가리가 된 걸 실감했던

지난 한달간의 교육기간이 나에겐 입교 첫날부터 맨붕의 시작였다.

공부도 다 때가 있슴을 젊은이들은 알까 ?

사람은 죽을때까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선현의 말씀을 내 일찍이 실천을 했더라면

이정도까지 멍청한 넘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ㅋㅋㅋㅋ

우야튼...

치매 수준의 암기력으로 버티고 견뎌야 했던 교육기간 내내 나는 스트레스의 연속였다.

그런 형편이니 봄이 오는지 가는지 ?

 

 

 

업무에 복귀해서 맞이한 첫 휴일....

나홀로 안내 산악회를 찾았다.

이젠 어디서든  오랫만에 보는 산우님들이 나를 반겨준다.

오늘은 맘껏 자연을 느끼며 아주 천천히 숲속을 거닐어 보고 싶어 맨 꽁지에 붙어 산을 오른다.

 

 

 

초반부터 올려 붙기 시작한 등로...

첫번째 맞아주는 이정표엔 자굴산 둘레길이 표기 돼 있다.

칠부 능선으로 돌아 나가는 둘레길이면 좋을거란 생각이 들어 언제고 한번 꼭 걸어볼 참이다.

 

 (자굴산 둘레길 개념도)

 

 

 

 

능선상에서 터지는 첫번째 조망.

내조리 마을이 내려 보인다.

좀 더 길게 걸어 보려면 내조마을에서 올려 붙은 바로 앞의 능선을 타고 올라야 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쓰러지지 않는다 했다.

넓직한 바위에 넓게 뿌리를 펼치고 몇십년은 살아옴직한 아주 굵직한 소나무가 끝내 쓰러졌다.

제 아무리 평수를 넓게 차지한 덩치라도 그 깊이가 얇으면 언제고 저 꼬라지가 될터.

몸집이라도 불리지 않았다면 바람이라도 덜  타 그냥 저냥 삶을 이을 수 있었을 거다.

한마디로 분수를 모르고 살아온 결과다.

난 저러지 말아야 하는데...

 

 

 

소나무가 넘어저 자리를 내준 암릉은 뜻밖에도 아주 좋은 조망터가 돼 준다.

저 아래 내조리는 물론 ....

 

 

 

반대편으로 시선을 돌리면

쇠목재로 향하는 구불 구불 도로까지 훤하게 잘 보인다.

 

 

 

 

정상을 얼마 앞 둔 써레봉은

아주 잠깐 암봉을 타는 재미를 선사한 이후엔...

 

 

 

 

 

부드러운 육산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자굴산 정상.

사방팔방 최고의 조망처로 손색없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은 봄철의 불청객 황사는 물론 스모그까지 있어 많은 아쉬움을 일게 만든다.

이곳은 날이 아주 추운 겨울철에 올라야 황홀한 조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

 

 

 

 

 

 

 

정상에다 도시락을 펼친다.

각자 내어놓은 반찬들이 푸짐하다.

없는 찬에 식은밥이라도 산에서 먹는 밥은 정말 맛있다.

그런데 이렇게 임금 수라상 부럽지 않는 찬들이 널려 있으니 산찾사의 수저질이 분주해 진다.

 

 

 

빵빵해진 뱃고래를 꺼추기 위해

게으른 걸음을 쇠목재로 향하는데 정상 바로 아래엔 저런 원목테크가 보인다.

 

 

 

그 뿐인가 ?

가파른 내림길을 수월하게 오르 내릴 수 있게 원목계단도 쫘~악...

정말 돈 많이 들여 등로정비를 잘 한것 같다.

 

 

 

내림길에서 바라본 풍광이 멋지다.

자굴산과 매봉산이 빙 둘러처진 마을의 풍경이 평화로워 보인다.

 

 

 

 

쇠목재로 향한 내림길은 철쭉 터널.

 

 

 

소백산 철쭉과 같은 색감의 꽃들이 여인의 감성을 흔든다.

호들갑...

나이를 먹어도 여인은 여인이다.

 

 

 

참말루 친절도 하여라....

길손 쉬어가라 이런 호화로운 정자(?)도 있으니 걸터앉은 의자는 말 안해도...

 

 

 

 

햇볕을 가려주는 시원한 숲터널을 빠저 나오면.

 

 

 

 

쇠목재에 도착.

이곳은 화장실도 있으니 몸물을 뺀 가벼운 몸으로 다시 한우산을 향한다.

 

 

 

 

쇠목재에서 조금 올라서자 마자 우리를 맞아준 황홀한 조망.

아래에서 올라붙는 바람에 온몸을 내 맡기며 한참을 그렇게 서성대며 풍광을 즐긴다.

 

 

 

 

꼬부랑 꼬부랑

쇠목재를 향해 올라서는 도로가

이렇게 이뻐 보일때도 있어 한참을 내려보다 걷던 우리눈에

 

 

 

여러갈레 가지를 친 소나무를 만났다.

그런데...

이런~!!!

말광랑이 소녀들을 만난 소나무가 곤혹을 치룬다.

 

 

 

이후..

계속되는 꽃길이다.

 

 

 

 

꽃길따라 걷는길은 감동의 연속이다.

한우산~산성산은 억새로 유명한 산으로만 알았더니 철쭉이 더 멋지다.

좀 더 풍성하게 가꾼다면 바래봉보다 더 멋진 산행지가 될 거다.

 

 

 

 

 

 

 

 

 

 

한우산 정상까지 쉽게 올라설 수 있어 그런지

행락객들로 붐비는 주차장 주위엔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금이 절정이다.

 

 

 

 

 

 

조금만 올라서면 한우산 정상.

그 많은 행락객들이 외면한 한우산 정상의 외로움을 우리가 달래준다.

 

 

 

산성산으로 향한 등로는 하늘길이다.

사방팔방 거침없는 풍광이 다 나의 발 아래에 펼쳐 놓았다.

 

 

 

 

 

 

짧아서 서운했던 하늘길이 솔숲 오솔길로 바뀐 등로를 따라 걷다보면...

 

 

 

 

연초록의 새순이 너무도 아름다운 산하가 펼처진 조망터를 만난 뒤...

 

 

 

오늘의 마지막 여정..

산성산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준다.

 

 

 

산성산에서 내려 보이는 저곳.

법계동엔 버스 한대가 오롯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모처럼 산행을 끝낸 노곤함이 기분 좋은 저녁나절의 대전 도심이 붉게 물들어 간다.

서럽도록 아름다운 차창밖의 노을....

딘장~!!!

산찾사가 또 정신줄을 ?

 

 

 

  (오늘 산행의 흔적을 이 한편의 동영상에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