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산-한우산-자굴산 종주산행기 

 

■ 날짜 : 2011년 5월 8일

■ 날씨 : 맑음

■ 산행 길 :

한티재▶동이봉(502m)▶큰재마당▶산성산▶한우산(찰비산.836m)▶쇠목재▶자굴산(897m)▶호박재▶가례마을

■ 여행거리 : 약 17km

■ 여행속도 : 보통

■ 여행시간 : 7시간58분(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 함께 한 사람 : 직장동료(장평식.문영성.김태현)

 

오늘도 직장동료분들과 5월 정기산행을 떠납니다.

금번 산행은 어버이날과 겹치는 관계로 참여자가 적어 가이드의 힘이 조금 떨어짐을 느낍니다.

올해부터 직장산악

동호회의 회장과 산행대장을 겸하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입니다.

마라톤도 해야 하고, 농사도 지어야 하고, 장거리 무박 산행도 해야 하고, 마눌님과 오순도순 산행도 해야 하고, 가끔은 부질없는 글도 써야 하고…….그야말로 한 치의 시간낭비도 저는 용서하지 않는 답니다.

항상 바쁘게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어제의 낙남정맥(洛南正脈) 1차 산행에 이어 오늘 진양기맥(晋陽氣脈)중 하나의 코스인 한티재에서 자굴산까지 오르기 위해 가슴 설레는 여행을 떠납니다.

자주 떠나는 여행이지만 망태기만 어께에 걸치면 전 스님들이 탁발하는 것처럼 무언가 얻으려고 마음과 손으로 자연을 손짓합니다.

 

이것이 일상화 됐으니 큰 병인지? 아니면 큰 다행인지? 두고 볼 일입니다.

 

산행을 시작 하기전 대한불교 일붕선교종 총본산이며, 세계최대 동굴법당으로 영국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어 있는 의령군 궁유면에 위치한 일붕사에 들렀습니다.

물론 자연적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인간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동굴법당이지만 그 규모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답니다.

동굴법당 내부가 약 150여평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규모가 약간 작은 제2 동굴법당입니다.

규모가 크든 작든 부처님의 자비는 한결 같습니다.

 

천정에 달린 저 연등들은 저마다 무슨 사연들을 담고 있을까요?

또 어떤 소원을 원하는지요?

부처님께서 저 소원들을 다 들어주실려면 꽤나 바쁘실 것 같습니다. 

 

오색연등들이 절간을 수놓았습니다.

며칠 있으면 부처님 오신 날인데 저 등들도 각자의 주인들이 생기겠지요.

전 부처님 오신날 웅석봉을 바라보고, 산청 필봉산 밑에 있으며, 비구니승 한 분 계시는 조용한 절 정각사에 마눌님과 다녀 올랍니다.

 

누가 주인인지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앉으면 주인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건 너무 하는 것 같습니다.

말 없는 바위는 마음씨도 좋습니다.

 

일붕사 봉황대의 모습 

 

 

요즘 부쩍 산행에 맛을 들인 직장동료입니다.

충정도에서 진주까지 나를 찾아(?) 왔지요.

 

오늘 산행도 무사히 끝나길 저 돌탑에 빌어 봅니다.

일붕사는 아직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꼭 한번은 들려 볼 만한 곳이지요.

각자의 종교를 떠나서 말입니다.

 

오늘의 산행 들머리인 한티재 입니다.

큰재라는 뜻으로 합천군 쌍백면과 의령군 궁유면의 경계지점이기도 하지요.

의령의 궁유면은 우순경 사건으로도 유명한 곳이지요.

1982년 4월 이곳 궁유면의 순경이었던 우순경(우범곤)이 근무지 변경에 불만을 품고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며, 주민 62명을 사망케 하고 33명에게 중상을 입혔으며, 단 시간안에 가장 사람을 많이죽인 살인마로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대한민국의 수치이기도 하지요.

자신도 결국 수류탄으로 자폭한 무시무시한 현장이기도 한답니다. 

그 일로 인해 노태우씨가 수도경비사령관에서 내부무장관이 되었지요.

다시는 이땅에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티재에서 산성산으로 오르긴 처음입니다.

그로 인해 약간의 알바를 했지요.

산 정상은 언제나 그곳에 잇고 인간이 그 곳을 오르지요.

그래서 산정상석위에 엉덩이를 걸치거나, 다리를 걸치거나, 손을 얹는 행위도 산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요즈음도 가끔 산에서 라듸오를 트는 사람. 고함을 지르는 사람. 야호를 외치는 사람. 꼴볼견들이 많이 있지요.

몰라서 하는 사람도 있지만.....가끔은 책으로서 산에 대한 예의도  배워볼만 하지요.

 

자세히 관찰하면 우리나라 지도 같기도 하지요. 제주도도 있고......울릉도와 독도부근에는 철쭉이 피어났군요.

 

산성산과 한우산은 철쭉으로도 유명하답니다.

황매산보다는 못하지만 자연적인 맛은 황매산보다 좋답니다.

 

한우산은 찰비산이라고도 하지요.

마을사람들이 여름에도 찬비가 내린다 하여 찰 한(寒) , 비 우(雨) 자를 쓴 찰비산이라 하네요.

몇년전 벽계계곡에서 여름에 한우산으로 올랐었는데 정말 밀양의 얼음골처럼 계곡이 차갑게 느껴 졌답니다.

 

싸리나무의 꽃입니다.

싸리나무는 40-50대 이상 농촌 출신이면 많은 애환을 가지고 있지요.

옛날에는 싸리나무로 빗자루도 만들고 바지게도 만들도하고...

하여튼 많은 용도로 사용되었지요. 

지금은 산업화에 밀려 쓰임새는 없어지고 결국 양봉농가에서 싸리꿀을 재취하는데 사용되고....

꿀중에서도 싸리꿀이 좋다고 하더군요.

 

자굴산 정상옆에 핀 돌봉숭아 꽃입니다. 

요즈음 돌복숭아 열매가 몸에 좋다고 하여 돌복숭아들이 수난을 겪고 있지요.

한국사람들은 몸에 좋다면 무었이든 집어 삼키는 좋지 않은 습성이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130세를 넘긴 사람은 보지 못했답니다.

건강은 먹는 것에도 있지만 맑은정신에 더 많이 있지 않을까요?

 

 

의령의 진산인 자굴산입니다.

저의 직장에서 자굴산까지 거리도 채 30km에 불과하고, 출근시 맑은 날이면 왼쪽으로는 지리산을, 정면으론 자굴산을 벗으로 삼지요.

 

둥글레꽃이 수줍어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숫총각도 아닌 나를 부끄러워 하는가 봅니다.

덩달아 나도 부끄러워 지네요.

 

우리가 사는 세상도 위와 같았으면.....

 

그 녀석! 커 가는 꼴이 이상 스럽습니다.

 

소쩍새 울어 될 때 이곳에도 길손들이 앉아 이야기 꽂을 피웠을 텐데.....

지금은 찾는 이 없으니 네 모양도 처량하구나.

내 모양도 언젠가는 저렇게 될 터이니 그 신세 탓하지 않을련다.

 

사진상으로는 입구 이지만 산객으로선 출구입니다.

난 입구에서 출구까지 산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했지만 산은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지요.

비록 망태기에 들어 있지 않지만 내 머리속에 가득하지요.

그래서 또 산으로 갈렵니다.